All Chapters of 나 말고 다: Chapter 421 - Chapter 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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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1화

서준혁은 심장은 한순간에 누군가에게 꽉 잡힌 듯 조여왔다. 그의 새까만 눈동자는 더욱 깊어졌고 목젖을 위아래로 굴렸다.그는 원래 회사에 회의하러 가려던 참이었는데 가는 길에 하정숙이 병원에 왔다는 소식을 듣고 거의 즉시 달려왔다. 며칠간의 업무로 그는 눈에 띄게 피곤해 보였다.신유리는 그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은 채 시선은 창밖을 향했다. 비록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없었지만 거부의 뜻은 뚜렷했다.하정숙의 방문은 사람들을 매우 불쾌하게 만들었다. 임아중은 신유리처럼 참을성이 없어 이를 악문 채 서준혁을 한 번 쏘아보고는 그녀를 쫓아냈다.경찰 쪽의 조사는 이신과 연우진이 맡았다.신유리는 병원에서 이틀 더 머물다가 퇴원했다. 퇴원하는 날 마침 날씨가 좋았다. 임아중은 특별히 그녀에게 빨간 외투를 가져왔다.“나쁜 기운을 날려버려야지.”신유리는 오랫동안 햇볕을 쬐지 못했던지라 병원을 나서는 순간 공기가 매우 신선하게 느껴졌다.그동안 그녀는 병으로 인해 피부가 병약할 정도로 하얬다. 빨간 외투는 그녀의 여위고 창백한 얼굴에 약간의 혈색을 더해주었다.이신은 주차장에 가서 차를 몰고 올 테니 그녀에게 여기서 기다리라고 했다.그러자 신유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밖에서 기다릴게. 오래 누워있었더니 조금 걷는 게 좋을 것 같아.”임아중은 그녀와 함께 밖으로 나갔다. 병원 입구에는 회화나무 한 그루가 있었는데 가지는 이미 말라 있어서 푸른 잎 하나 보이지 않았다.그 나무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 눈에 띄는 마이바흐 한 대가 주차되어 있었다.서준혁은 차 앞에 선 채 깊은 눈동자로 빤히 바라보면서 이쪽으로 걸어오려 했다. 다만 두 걸음도 채 못 가고 이신의 차가 그의 시야를 가로막았다. 신유리는 무심코 고개를 들어 보는데 귓가에 이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타.” 신유리는 그만 시선을 거두었다. 그녀가 입원해 있는 동안 이신은 거의 매일 병원에 갔지만 작업실때문에 바삐 돌아쳤다.임아중은 신유리를 도와 차에 짐을 실었다.“퇴원 축하해. 앞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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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2화

신유리는 일찍이 장수영에게 부탁해 부산시에서 좋은 인프라와 구조의 집을 임대해 두었다.그녀는 허경천에게 인수인계한 후 부산시에서 안심하고 지냈다. 성남 쪽 상황은 이신이 돌보고 있어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다만 유일하게 불만이 있는 사람은 임아중이었다. 신유리가 새집을 정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녀는 전화를 걸어와 여러 차례 불평했다.“너희 다 가버리면 나 혼자 어떡하라고! 게다가 아빠가 또 선 보라고 강요까지 하는데, 글쎄 우서진 그 새끼가 나왔어.”임아중은 투덜거리더니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말했다. “우서진이 너 어디 있는지 은근슬쩍 물어보던데 안 알려줬어.”그가 신유리를 왜 궁금해하는지는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누군가를 대신해 물어본 것이 분명했다.신유리는 임아중과 잠시 대화를 나누다 전화를 끊었다. 사실 서준혁이 알아도 별로 두렵지 않았다. 이렇게 큰 부산시에서 쉽게 마주칠 리 없었다. 게다가 그녀는 일부러 장수영에게 부탁해 시내에서 다소 먼 곳에 집을 구해두었다.주거 조건은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주변 이웃 들은 좋았다. 그녀가 금방 이사 온 날, 위층 아줌마는 그녀에게 계란 한 팩을 가져다주었다.그와 동시.“최근 집안 사람들과 심하게 다투었다고 들었는데 심지어 주현이 시한으로 돌아가려 할 정도로 화났다며?” 우서진은 와인잔을 흔들며 무심하게 물었다.“굳이 그럴 필요 있어? 너희 아버지와 싸워 좋을 것 없잖아. 화인 그룹 지사에서 내쫓을지도 모르니까 조심해.”그의 말에 답하는 사람은 없었다. 서준혁은 맞은편에 앉아 자신의 와인잔에 술을 따르고 있었다. 우서진은 못 참겠다는 듯이 손을 뻗더니 잔을 빼앗았다. “그만해. 위출혈 한 지 얼마나 지났다고, 또 병원 가고 싶어서 환장했냐?”“그럴 리 없어.”서준혁은 짧게 대답하고 다시 술잔을 들었다. 우서진은 착잡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준혁아, 너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잖아.”그 자제심이 강한 서준혁이 제어 못 하고 이런 식으로 술에 취해본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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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3화

신유리는 임아중의 메시지에 답장하지 않았다. 그녀는 핸드폰을 끄고 계속해서 새로운 기획안을 연구하기 시작했다.금장 부산시에 왔을 동안 그녀는 이곳의 날씨, 환경, 입맛, 그리고 낯선 억양 등 모든 것이 어색했다. 허경천과 그녀는 멀리 떨어져 있었던 데다 두 사람은 별로 친하지 않아 주로 이메일과 카톡으로 업무를 처리했다. 평소에는 얼굴을 볼 일이 거의 없었다. 게다가 다른 친구도 없어 신유리는 거의 집에 틀어박혀 있었다. 그녀 역시 별로 나가고 싶지 않았고 친구도 없는 데다가 꼭 해야 할 일도 없었다. 얼마 전에 한 번 나갔다가 눈에 띄는 화인 그룹의 거대한 홍보 포스터를 봤다. 화인 그룹 본사는 금융뿐만 아니라 실물 자산도 다루고 있어서 지사와는 다르게 더 넓은 범위였다.그녀를 밖으로 나가게 한 건 부산시에 드물게 맑은 날이었을 때였다. 그녀는 빨래를 널다가 실수로 거울에 부딪혔다. 전신 거울이 흔들리며 신유리의 전체 모습을 비췄다. 창백한 얼굴, 가느다란 목, 이전에는 잘 맞았던 옷이 지금은 헐렁하게 느껴졌다. 신유리는 거울 속에 비친 여위고 눈빛이 공허한 여자를 보고 멍해졌다. 그녀는 흔들리는 동공으로 무의식 간에 손을 뻗어 거울 속의 자신을 쓰다듬었다.‘이게 나야?’‘어떻게 이렇게 엉망일 수가...’‘어떻게 내가 이렇게 엉망일 수 있지?’‘분명히 난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는데...’신유리의 마음속에 큰 파도가 일었다. 그녀는 거울 앞에 오랫동안 서서 자신을 바라봤다.임아중이 전화를 걸어올 때까지.“뭐 하고 있어? 오늘 나가 놀았어? 오늘 부산 날씨 좋다던데.”신유리는 침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아니, 집에 있었어.”“또 집에만 있었어? 내가 전화할 때마다 집에만 있더라. 거의 반달이나 됐어.”임아중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병원 가서 검진받는 거 잊지 않았지?”“응.”“다행이네.”임아중은 한숨을 내쉬더니 이내 말을 이어갔다. “이번 주말에 주언이 부산 간다고 했어. 걔한테 물건 좀 맡겼으니까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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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4화

같은 시각, 성남시.검은 정장을 쫙 빼입고 창문 앞에 서 있는 남성은 어딘가 우울해 보였다.새까만 눈동자는 유난히 깊어 보였고 어딘가 접근할 수 없는 냉담함이 느껴졌다.서준혁은 낮고 깊은 목소리로 말했다. “남주시에 있는 게 확실해?”이석민은 말했다.“전에 남주시로 출장 갔던 사람이 심 씨 그룹에서 유리 씨를 만났다고 했어요.”그는 말을 마치고 조심스럽게 서준혁을 쳐다보았다.모두 신유리가 서준혁에게 별것 아닌 존재라고 생각했고 두 사람이 그렇게 헤어졌을 때도 후회할 사람은 신유리뿐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신유리가 떠나버리자 뜻밖에도 서준혁이 크게 후회하는 상황이 되었다.이석민은 그동안 서준혁을 몇 번이나 술집에서 데리고 왔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을 정도였다. 번마다 서준혁은 만취 상태였고 결국 병원에 또 입원하더니 조금 나아졌다.서준혁은 짧게 대답하고 더 이상 아무 말 없이 창밖을 바라보았다.그녀의 마지막 연락은 그에게 송금한 3억 원이었다. 돈은 새로운 계좌로 송금되었고 성남시라고 적혀있었다. 아무 말 없이 단지 차가운 숫자뿐이었다. 신유리가 얼마나 그와의 관계를 끊고 싶어 했는지 알 수 있었다.서준혁은 자조적인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더니 창밖의 하늘을 바라보았다.잠시 후, 그는 다시 입을 열었다.“오담윤 쪽 상황은 어떻습니까?”“이사회는 현재 매우 긴박한 상황입니다. 이사장님께서 오담윤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어요.”서준혁의 눈에 엷은 조소가 스쳤다. “참으로 정이 깊은 부자네요.”이석민은 더 이상 아무 말도 잇지 못했다. 서준혁과 서씨 가문의 갈등이 모두에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자연히 서창범에게 사생아가 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이 사생아는 서준혁이 화인 그룹 본사에서 쫓겨난 해에 서창범이 직접 본사로 데려와 양성했고 현재는 본사 기획부의 부장이다. 누가 더 높은 지위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석민은 서준혁에게 물었다.“그럼 남주시 쪽은 어떻게 할까요?”“그녀를 방해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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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5화

임아중은 남주시에서 며칠만 머물다가 떠났다. 그녀는 떠나기 전 백화점에서 자두를 위해 많은 물건을 사들였다. 옷, 분유, 장난감, 기저귀까지, 마치 아기용품 코너를 통째로 가져올 기세였다. 신유리는 자두를 데리고 그녀를 배웅하러 갔다. 임아중은 아쉬운 마음에 자두를 안고 놓아주려 하지 않았다. 연말이 다가오며 신유리는 바빠졌다. 신연은 그녀랑 자주 연락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연말이면 신연에게 업무 보고를 해야 했다. 남주시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대부분의 지역 산업이 이미 깊게 얽혀 있어 외부인이 끼어들기 어려웠다. 하지만 신연이 그녀에게 줬던 기한은 길었다.이신은 크리스마스 전후로 남주시에 올 예정이었다. 이후 남주시에서 설날을 보내려고 했다. 신유리는 신연과 함께 12월 20일에 부산시로 가서 다음 해의 계획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그 사이 그녀는 저녁 모임에 참석했다. 남주시에서 친하게 지내던 몇몇 사모님들이 그녀에게 괜찮은 남자를 소개해 주었다.신유리는 어쩔 수 없이 웃으며 연락처를 교환했다. 후에 몇 명과 연락을 주고받았지만 그녀의 상황을 듣고 나서는 더 이상 연락이 없었다.신유리는 일에 몰두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저녁 모임은 정식적인 자리가 아니라 참석자들도 다양했다. 최근 숏폼 동영상에 빠져 있는 몇몇 재벌 2세들은 동영상을 촬영해 사이트에 올렸다.재벌 2세들의 커뮤니티는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 우서진은 친구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술집에 모였다. 핸드폰에 몇 통의 메시지가 뜨더니 동영상이 와있었다. 그는 영상의 썸네일만 보고도 어떤 모임인지 알 수 있었다.우서진은 관심이 없어 영상을 보다가 끄려고 했지만 한 장면에 눈길이 멈췄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휘파람을 불었다.마침 회의를 끝낸 참에 서준혁은 우서진의 메시지를 받았다. 그는 최근 늦게까지 야근하고 있었다.[보낸 영상 좀 봐봐.]우서진의 메시지에 서준혁은 네 글자만 답장했다.[관심 없어.]우서진은 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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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6화

임아중의 친구는 성이 박씨였고 이름은 박재훈이었다.연회장에 들어서자마자 그는 신유리와 거리를 두며 말했다. “갈 때 연락하면 돼요. 아중이가 명령을 내렸거든요. 반드시 유리 씨를 안전하게 데려가야 한다고.”신유리는 웃으며 말했다. “아중이는 여기서 공룡이라도 나올 줄 아나 봐요?”박재훈은 어깨를 으쓱했다. “그러게요.”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신유리는 공룡보다 더 불편한 것을 보게 되었다. 이런 자리에서 서준혁과 마주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어서 남주시에서 연회에 참석할 때마다 항상 명단을 꼼꼼히 확인하곤 했다. 하지만 이번 부산시 행사는 신연이 직접 초대한 거라 거절할 기회가 없었다.박재훈은 그녀의 시선을 눈치채고 물었다. “무슨 일 있어요?”“아니에요, 그냥 이렇게 큰비가 내리면 내일 아침 비행기에 지장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더 이상 서준혁을 바라보지 않았다. 거의 1년이 지났다. 서준혁과 이미 아무런 관계도 없었기에 그와 관련된 일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었다.신유리는 박재훈과 정중히 인사를 한 뒤 샴페인 한 잔을 들고 멀지 않은 곳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무리로 향했다. 남주시의 사장들도 몇몇 있었고 원청아도 있었다. 비록 신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그의 의도를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그녀는 처음부터 신연과 약속했다. 신연을 대신해 남주시에서 일을 하기로 했고 그가 어떤 동기로 그녀를 도왔든 자두의 목숨을 구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녀는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 미소를 지으며 자연스럽게 합류했다.갑자기 끼어든 목소리에서 이야기는 멈췄다. 서준혁은 잔을 들고 원청아를 보며 말했다. “사장님, 오랜만이네요.”원청아는 눈빛이 살짝 흔들리더니 웃으며 말했다. “대표님 덕분에 화인 그룹과 협력할 기회가 있었을 뿐이죠.”그녀는 과일 주스를 들고 말했다. “죄송해요, 대표님. 요즘 몸이 안 좋아서 술을 못 마셔요. 과일 주스로 대신할게요.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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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7화

신유리는 박재훈의 차를 타고 호텔로 돌아가며 아까 원청아가 둘 사이의 관계를 오해했다는 사실에 대해 알려주었다. 박재훈은 개의치 않아 했고 신유리를 호텔까지 데려다주었다.적어도 신유리는 오늘 저녁 원청아와 연락처를 교환했고 남주시로 돌아간 뒤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다.호텔로 돌아온 후, 임아중은 그녀에게 자두의 영상을 보내주며 물었다. “박재훈 어때?”신유리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좋지.”“그럼 걔랑 사귈래? 우린 대학 동창인데 정말 정직하고 여자관계도 깨끗해. 게다가 외동아들이고 부모님은 대학교수야.”임아중은 메시지로 말하는 것이 성에 차지 않아 바로 전화를 걸었다. “나 지금 진지해. 박재훈은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야.”신유리는 난처했다. “난 지금 이대로가 좋아.”“그냥 너희가 한 번 만나봤으면 해서 그래. 내일 불러낼 테니까 다시 만나봐.”임아중의 말을 듣자 하니 박재훈은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듯했다. 신유리는 그녀가 정말로 박재훈에게 얘기할까 봐 임아중과 약속한 후 전화를 끊었다.신유리는 다음 날 아침 남주시로 돌아가는 비행기였다. 신유리는 저녁 내내 잠들지 못하고 침대에서 뒤척였다. 밖에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다. 다행히 세차게 내리지는 않았다.침대 옆에 놓인 핸드폰이 울리자 신유리는 확인해 보니 또 '1'이라는 사람이 보낸 메시지였다.[연애할 때도 사람 보고 해야지. 아무나 만나서는 안돼.]비록 짧은 한마디였지만 신유리의 불쾌함은 고조에 달했다.충고하는 듯한 말투는 신유리로 하여금 메시지를 보낸 사람이 배 나온 느끼한 중년 남자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화를 억누르며 그를 삭제하려 했지만 사모님께서 소개해 준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망설여졌다.그녀는 냉담하게 한마디를 보냈다.[당신은 제 사적인 일에 간섭할 권리가 없습니다.]그는 10분 후에야 마침표 하나만 보내왔다.신유리는 불쾌한 마음에 더 이상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핸드폰을 한쪽에 던지고 억지로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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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8화

우서진은 약간 짜증이 난 얼굴을 하고 있었고 요즘 집안사람들이 그와 임아중의 일을 다시 꺼내기 시작했는데 임아중이 지금 여기에 나타난 것은 절대로 우연이 아니겠다는 생각에 빠져있었다.하지만 그가 뭐라고 임아중을 비웃기도 전에 임아중의 품안에 아이 한명이 꼭 안겨져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그 아이는 그녀와 비슷한 색깔의 옷을 입고 임아중과 무척이나 친한 듯 잘 어울렸다.우서진은 그런 두 사람의 모습에 놀라 눈이 휘둥그레 해지더니 순간 입에서 욕설들이 터져나왔다.“*발, 내가 임아중 그 *이 나보다 더 더럽게 논다고 그랬지? 그렇게 단순하고 순진할 사람일리 없다고 했잖아! 지금 남주시에 사생아까지 낳아놓고 산다는 말이야?”그는 임아중이 아이와 놀아주는 모습과 옆에서 두 사람에게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까지 보고는 자신의 생각이 틀림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저게 친애가 아니면 뭐겠어?]우서진은 단 한 번도 아이가 임아중 것이 아니라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고 되려 임아중의 약점을 잡았다는 생각에 의기양양해하며 다가갔다.임아중은 자두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아이가 어찌나 착한지 아무리 장난을 치고 놀래 켜도 절대 울음을 터뜨리지도 않았다.신유리가 떠난 그 며칠간 임아중은 특별히 자두와 자신에게 비슷한 색깔들의 옷을 맞췄고 오늘은 연한 노란색의 옷을 선택해 입고 나왔다.통통한 볼살을 가지고 있는 자두는 옆에서 보면 만화에 나오는 짱구와도 같았고 오늘 노란색의 옷을 입고 있어 그런지 계란의 노른자와도 비슷했다.임아중은 그런 아이가 너무 귀여워 뽀뽀를 연신 해댔고 그 순간, 귓가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아중 씨, 저한테 뭐 설명도 안 해줄 겁니까?”임아중은 고개를 들어 상대를 확인했고 그가 우서진이라는 것을 발견하고는 되물었다.“제가 왜 설명을 해드려야 하죠? 그리고 그쪽은 지금 왜 여기에 있는 거예요?”“오늘 만약 제가 이곳에 있지 않았더라면 임아중 씨한테 사생아가 있다는 비밀도 모르고 살 뻔했습니다?”우서진은 임아중을 조롱이라도 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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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9화

크리스마스가 끝나고 며칠 후면 또다시 새해가 돌아오기에 신유리는 손에 맡은 업무들을 내려놓고 임아중 일행들과 함께 쇼핑을 즐겼다.모두들 남주시에 같이 왔지만 이신은 업무를 위해 이리저리 바삐 돌았고 임아중은 인터넷에서 말한 유명한 곳들은 하나하나 다 가보며 지치치도 않는 사람처럼 돌아다녔다.신유리가 금방 남주시에 왔을 때는 어디를 가도 낯선 곳이고 사람들도 모르거니와 친구는 더더욱 없어 일에 미쳐사는 사람처럼 일만 해댔다.하지만 그때 당시에도 임신을 하고 있던 그녀이기에 매일 집에만 틀어박혀 있을 수는 없어 가끔 혼자 산책도 나갔었다.가끔 집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광장에 나가보면 어린 아이들이 보드를 배우고 있는 것도 볼 수 있었고 또 가끔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어울려 춤도 추는 모습을 보았었다.그러나 더 많은 시간은 차를 타고 남주시의 곳곳을 이동하는데 허비했고 이런 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 신유리는 오히려 사람들을 데리고 가이드 역할을 하며 놀러 다닐 수가 있었다.임아중과 곡연은 신이 나게 놀면서 사진을 잔뜩 찍어댔고 밥을 먹을 때에도 앉아서 찍은 사진들을 정교하게 포토샵을 해댔다.그러다가 임아중은 갑자기 고개를 들어 반짝반짝 빛이 나는 눈을 하고는 그들을 바라보며 말을 했다.“새해에 스키 타러 가지 않을래? 남주시에 되게 유명한 스키장도 있어, 전에 봤을 때는 수리 중이었는데 오늘 보니까 새해쯤이면 다시 연대!”신유리는 임아중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었고 그러자 임아중은 더욱 신이나 말했다.“그쪽에 별장도 있대, 가서 너랑 자두는 별장 안에서 휴식하고 우리는 나가서 스키 탈게. 다 같이 새해를 보내면 좋잖아 안 그래?”“그리고 박재훈도 요즘 남주시쪽에 있다던데 만약 괜찮으면 내가 걔도 부를게.”신유리는 박재훈이라는 이름을 듣고 그날 임아중이 자신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아니나 다를까, 임아중은 바로 신유리를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유리 너도 재훈이랑 친해지면 좋잖아, 애는 되게 착해. 꽤나 좋은 사람이야.”신유리는 임아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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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0화

잔뜩 걱정하고 고민하는 임아중과는 달리 신유리는 무표정한 얼굴로 소파에 앉아 고객에게 문자를 보내주고 있었다.“유리야, 넌 서준혁 씨가 발견하는게 두렵지도 않아?”그런 그녀의 모습을 본 임아중이 물었다.타자를 하던 신유리의 손이 임아중의 물음에 문득 멈추더니 대답했다.“지금 돌아가면 더 의심할게 뻔하잖아.”그녀는 서준혁이라는 사람을 잘 알고 있었고 지금은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지만 실은 속으로 다 알아차렸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만약 지금 그들이 자두를 데리고 황급히 돌아간다면 서준혁의 의심 병이 도질 것도 뻔했고 방금 그와 마주친 신유리는 허둥지둥했었기에 더욱 행동을 조심했어야만 했다.“전에 우서진 씨랑 말했잖아요? 자두가 아중 씨 사생아라고. 왜 무서워해요? 아까 우서진 씨는 자두가 아중 씨 아이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옆에 있던 곡연이 흘려보내듯 말을 했고 임아중은 그제야 무릎을 탁 치더니 순간 걱정이 녹아내렸는지 말을 했다.“아, 맞다! 우서진 그 멍청이 같은 *도 있었지.”임아중은 아이의 엄마역할을 대신 해주는 것에는 전혀 아무렇지 않아했다. 왜냐하면 귀엽고 깜찍한데다가 착하기까지 한 자두같은 딸을 두는 것도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신유리는 이 일에 대해 전혀 의견이 없었고 미안하다는 듯 임아중을 바라보았다.그러지 임아중은 손을 휘휘 내저으며 신유리를 안심시켰다.“정말 미안하면 나중에 자두가 컸을 때 내가 양로원에 있다면 가끔 찾아와서 나한테 잘 하라고 당부해줘, 내가 걔 두 번째 엄마잖아.”신유리는 임아중의 말에 피식 웃음을 터뜨렸고 순간 이신과 눈이 마주쳤다.그러자 분위기는 묘하게 어색해져 버렸다.아까 이신의 손에 잡아 끌려갔을 때에는 전혀 몰랐지만 지금 와서야 그에게 잡혔던 손에서 불이 나듯 뜨거워진 느낌이 들었다.그녀는 왠지 모르게 다급해져서 핸드폰을 들고 몸을 일으키며 어색한 분위기를 풀려는 듯 말했다.“나 나가서 고객이랑 전화 한 통만 하고 올게.”“쯧.”신유리가 나가자마자 임아중이 이신을 아니 꼽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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