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24화

같은 시각, 성남시.

검은 정장을 쫙 빼입고 창문 앞에 서 있는 남성은 어딘가 우울해 보였다.

새까만 눈동자는 유난히 깊어 보였고 어딘가 접근할 수 없는 냉담함이 느껴졌다.

서준혁은 낮고 깊은 목소리로 말했다.

“남주시에 있는 게 확실해?”

이석민은 말했다.

“전에 남주시로 출장 갔던 사람이 심 씨 그룹에서 유리 씨를 만났다고 했어요.”

그는 말을 마치고 조심스럽게 서준혁을 쳐다보았다.

모두 신유리가 서준혁에게 별것 아닌 존재라고 생각했고 두 사람이 그렇게 헤어졌을 때도 후회할 사람은 신유리뿐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신유리가 떠나버리자 뜻밖에도 서준혁이 크게 후회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석민은 그동안 서준혁을 몇 번이나 술집에서 데리고 왔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을 정도였다. 번마다 서준혁은 만취 상태였고 결국 병원에 또 입원하더니 조금 나아졌다.

서준혁은 짧게 대답하고 더 이상 아무 말 없이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마지막 연락은 그에게 송금한 3억 원이었다.

돈은 새로운 계좌로 송금되었고 성남시라고 적혀있었다.

아무 말 없이 단지 차가운 숫자뿐이었다.

신유리가 얼마나 그와의 관계를 끊고 싶어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서준혁은 자조적인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더니 창밖의 하늘을 바라보았다.

잠시 후, 그는 다시 입을 열었다.

“오담윤 쪽 상황은 어떻습니까?”

“이사회는 현재 매우 긴박한 상황입니다. 이사장님께서 오담윤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어요.”

서준혁의 눈에 엷은 조소가 스쳤다.

“참으로 정이 깊은 부자네요.”

이석민은 더 이상 아무 말도 잇지 못했다. 서준혁과 서씨 가문의 갈등이 모두에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자연히 서창범에게 사생아가 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이 사생아는 서준혁이 화인 그룹 본사에서 쫓겨난 해에 서창범이 직접 본사로 데려와 양성했고 현재는 본사 기획부의 부장이다.

누가 더 높은 지위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석민은 서준혁에게 물었다.

“그럼 남주시 쪽은 어떻게 할까요?”

“그녀를 방해하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