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Chapter 631 - Chapter 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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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1화

구승훈은 그날 밤 구씨 가문으로 돌아가 구씨 가문 사람들을 모두 저택으로 불러 모았다.“가주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으니 오늘 여러분을 불러서 제대로 얘기할까 합니다. 이 가주 자리 저도 안 하면 그만입니다. 다른 사람으로 바꾸고 싶으면 오늘 밤 분명하게 얘기하세요.”사람들은 충격받은 얼굴로 서로만 바라보았다.멀쩡한 가주를 갑자기 왜 바꾸겠나?구승훈이 늘 무모하게 행동해도 타고난 사업적 재능은 아무도 부정할 수 없었다.그가 가주가 된 이후 구씨 가문은 줄곧 상승세를 보였는데 이 시점에서 가주를 바꾸는 건 미친 짓이 아닌가?하지만 아무도 입을 열지 않을 것 같던 순간, 구정우가 말을 꺼냈다.“자고로 가주는 구씨 가문의 이익을 위해 생각해야 하는데 형은 그동안 무슨 짓을 했지?”구승훈이 피식 웃었다.“우리 동생이 가주 자리가 탐나나 봐?”구정우는 인정하지 않았다.“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건데 그런 것도 가주라고 한다면 나도 할 수 있지.”구승훈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그럼 가주 자리는 이제부터 네가 맡아. 앞으로 이 구승훈은 구씨 가문과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이니까.”그의 말에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당황했고 구동근은 허옇게 질린 얼굴로 구승훈을 노려보았다.“구승훈, 대체 원하는 게 뭐야?”구승훈은 웃었다.“없어요. 약속대로 구씨 가문을 무너뜨리려고요.”그날 밤, 구승훈은 10여년 동안 구씨 가문에 심어놓은 세력을 모두 제거했다.구씨 가문 사람들은 구승훈이 지난 10여년간 구씨 가문의 거의 모든 것을 자신의 명의로 옮겼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달았다.채무 주식 계약을 통해 구씨 가문의 모든 자산을 대놓고 에비뉴의 명의로 이전하고 모든 인맥과 자원, 심지어 구씨 가문에서 작성한 계약서까지 전부 구승훈이 책임자라는 걸 명확하게 명시해 놓았다.따라서 구승훈이 떠나면 모든 계약은 무효가 된다.구승훈은 조금의 자비도 베풀지 않고 그날로 즉시 구씨 가문의 자산, 인맥, 자원, 계약서 등을 가지고 구씨 가문을 떠났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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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2화

강하리는 눈빛에 조금의 온기도 없이 창문 앞에 서 있었다.“하기 싫으면 다른 사람 찾아봐요. 강요하는 사람 없으니까.”“어휴... 못 들은 걸로 해요. 근데 그 몸으로 정말 괜찮겠어요?”강하리가 시선을 내렸다.“내가 전에 말했던 것들 다 준비됐어요?”나문빈은 피식 웃었다.“진작 준비했으니 옆에서 재밌게 구경이나 하라고요.”강하리는 고개를 끄덕였고 주해찬은 담요를 손에 들고 강하리의 어깨에 덮어주었다.“가서 좀 누워 있어.”하지만 강하리는 고개만 저으며 다시 일하러 갔다.며칠 후, 강하리가 드디어 휴식을 끝마치는 날 한동안 강하리를 저격하던 번역업체의 재무 상황 실체가 드러났다.재정 적자, 횡령, 탈세, 불법 계약 등의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며 회사 대표인 문연진은 놀라서 얼굴이 핏기가 없을 정도로 하얗게 질려 있었다.그녀는 울면서 문원진에게 달려갔다.“할아버지, 우리 어떡해요!”문원진은 온라인에서 폭로한 재정 문제 기사를 보며 관자놀이가 지끈거렸다.사실은 그다지 큰 문제가 아니었다. 재정적인 문제 하나 없는 회사가 어디 있겠나.그런데 누군가 이것들을 전부 대외적으로 폭로할 줄이야.그는 나지막이 문연진을 다독였다.“겁내지 마, 누가 우리 문씨 가문 사람들을 함부로 건드리겠어. 이미 사람 보내서 윗선에 연락했어. 그깟 작은 회사에 적자가 나도 메꾸면 그만인 거 아니야?”하지만 말은 그렇게 해도 이미 일이 크게 벌어진 상황이었고 문씨 가문은 큰 노력을 기울였지만 열기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문원진은 여전히 식지 않은 열기에 화가 나서 피를 토할 지경이었다.문연진은 집에서 울며불며 난리를 쳤다.“분명 강하리 짓이야, 강하리 그 나쁜 년이 나한테 복수하는 거야!”옆에서 염진숙이 짜증을 냈다.“네 회사에 문제가 생긴 걸 넌 모르고 있었어? 왜 강하리를 탓해? 너한테 문제가 없었으면 강하리가 아무리 들춰내도 약점 잡힐 일이 있었겠어?”“조용히 해!” 문연진의 눈이 분노로 빨갛게 달아오르더니 문원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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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3화

강하리가 모를 리 있나.위험하기도 하고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것들도 많았다.문연진을 상대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지만 문씨 가문의 뿌리까지 건드리는 건 힘겨운 일이었다.“알아요.”심준호는 짧게 대꾸하며 말했다.“안다니 다행이네요. 아무튼 내 말은 위험한 일에 휘말리지 마요. 이번 문씨 가문 일은 이미 저질렀으니 내가 도와주겠지만 앞으로 혼자 할 생각이라면 이만 접어요. 하리 씨 안전이 제일 중요하고 복수는 승훈이가 할 일이에요.”강하리의 눈가에 살짝 열감이 오르며 그녀가 답했다.“알아요, 심 변호사님. 감사합니다.”심준호는 몇 마디 더 당부한 뒤 전화를 끊었다.나문빈은 구씨 가문의 정보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강하리 씨, 다음 싸움은 이렇게 쉽지 않을 것 같네요. 문씨 가문은 뿌리가 깊게 박혀 있고 구씨 가문은 무너지고 있어도 아직 남아있는 잔해만 해도 엄청나서 우리가 상대하기 쉽지 않아요. 특히 구씨 가문 시스템은 구승훈이 어떻게 해놨는지 우리 쪽 해커들도 전혀 들어가지 못해요.”강하리는 다소 멍하니 창가에 서 있었다.귀에는 나문빈의 횡설수설이, 머릿속에는 심준호의 당부가 맴돌았다.한참이 지난 후에야 그녀는 나지막이 말했다.“며칠 후면 매년 행사로 진행하는 자선 파티가 있죠?”나문빈이 멈칫했다.“네, 왜요?”강하리는 입술을 달싹였다.“아무것도 아니에요.”한편 구승훈도 이미 강하리가 문연진에게 손을 댔다는 소식을 접하고 미간을 찡그리며 안색이 살짝 어두워졌다.“전에는 움직일 기미가 안 보였어?”구승재는 다소 침울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강하리 씨 현재 업무 능력으론 우리가 감시할 수준을 넘어섰어. 같이 일하는 나문빈이 테크 회사를 가지고 있는데 아마 그 회사 직원 중 한 명이 문연진 쪽 재무 시스템을 해킹했나 봐.”미간을 꾹 누르던 구승훈은 다소 씁쓸하면서도 마음이 아팠다.그녀가 정말로 혼자 복수할 생각인가보다.“문씨 가문에서 또 복수하지 못하도록 하리 주변에 사람들 심어놔.”구승재는 대답을 하고 서둘러 준비하러 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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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4화

차가 파티장 입구에 멈추고 나서야 강하리는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차에서 내려 눈앞에 펼쳐진 익숙한 풍경을 바라보던 그녀는 갑자기 송유라의 팬에게 팔을 긁혔던 때가 떠올라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나문빈의 팔짱을 끼고 파티장에 들어서는데 입장하자마자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지나치게 예쁜 얼굴 덕분에 가는 곳마다 시선을 끌었고 나문빈은 미소를 지으며 강하리 옆을 걸었다.“미인과 함께 걷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이죠.”하지만 강하리는 입장하는 순간부터 중앙에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모두가 떠받들고 있는 남자에게 시선이 쏠렸다.정안그룹은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구승훈의 영향력은 구씨 가문에 있을 때 못지않았다.더군다나 독립해서 스스로 일궈낸 사업이라 젊은 사람들이 더더욱 그를 우러러보았다.이 순간, 그 남자는 이미 파티장에 서 있는 순간부터 이목을 집중시켰다.하지만 오늘 밤 그의 옆에는 또 다른 여자가 있었다.강하리가 구승훈 옆에 있는 여자를 힐끗 보니 바로 자기 귀걸이를 디자인한 유명 주얼리 디자이너 천아름이었다.구승훈도 강하리가 들어오는 순간부터 관심이 그곳으로 쏠려있었다.그녀의 날씬해진 허리선을 보며 구승훈은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을 느꼈다.임신한 틈을 타 겨우 한 달 동안 찌웠던 살이 금방 사라져 버렸고 심지어 예전보다 더 말랐다.나문빈은 강하리와 구승훈을 번갈아 바라봤다.“둘이 계속 그렇게 서로만 쳐다보면 파티 참석한 사람들이 자리를 비켜줘야 할 것 같잖아요.”정신을 차린 강하리는 눈가에 담긴 씁쓸함을 감추고 와인 잔을 손에 든 채 저쪽으로 걸어갔다.붉은색 드레스가 그녀의 몸에서 하늘거렸고 특별히 컬을 넣은 짙은 머리카락은 여성스러운 매력을 더했다.구승훈은 그녀가 걸어오는 모습을 보는 순간 심장이 불규칙적으로 뛰기 시작했다.구승훈의 행동을 알아챈 천아름도 고개를 돌려 이쪽을 바라보았다.주얼리 디자이너의 예민함 때문인지 강하리의 귀에 걸린 귀걸이가 한눈에 들어왔다.그녀는 곧바로 알아차리고 구승훈을 바라보았다.“저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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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5화

구승훈은 눈앞에 있는 여자를 바라보며 거절의 말이 입술에 맴돌았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내뱉을 수가 없었다.한 달 동안 그녀를 보지 못했기에 너무 보고 싶었다.그녀가 자신에게 뭔가 할 말이 있는 것 같았다.그렇지 않고서야 그녀의 성격상 다시는 그에게 먼저 말을 걸지 않을 테니까.그녀가 무슨 말을 할지도 그는 마음속으로 알고 있었다.이런 느낌을 말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그녀가 자신에게 기대길 바라면서도 너무 가까이 다가오면 다칠까 봐 두려웠다.“한 달 동안 잘 지냈어?”질문을 던진 구승훈은 다소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이렇게 야위고 초췌한 모습인데 잘 지냈을 리가 있나.구승훈은 가슴이 너무 아파서 당장이라도 달려가 그녀를 안아주며 연정이가 무사하다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그는 참아야 했다.“나쁘지 않았어.”강하리가 나지막이 대답하자 구승훈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살 많이 빠졌네.” 강하리는 대답하지 않고 그를 바라보기만 했고 구승훈은 다소 쓴웃음을 지었다.“편식하지 말고 많이 먹어.”강하리의 코끝이 시큰해나며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가자, 데려다줄게.”구승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뒤돌아 밖으로 걸어 나갔다.강하리는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가득한 눈빛으로 그의 뒤를 바라보며 뒤따랐다.두 사람은 함께 파티장을 빠져나갔고 파티장 한구석에서 문연진은 이를 악물고 지켜보고 있었다.‘강하리 망할 년, 날 이렇게 만들어놓고 또 승훈 오빠를 꼬드겨?’아무도 그녀가 지난 일주일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모른다. 문씨 가문 아가씨가 잡혀 들어갔다니, 지금 생각해도 피를 토할 것 같았다!문연진이 분노에 떨고 있는데 이때 한 남자가 술잔을 들고 그녀에게 다가왔다.“문연진 씨.”문연진은 불쾌한 표정으로 구정우를 바라보았다.“무슨 일이죠?”구정우는 와인 잔을 들고 문 앞에 서 있는 두 남녀의 뒷모습을 향해 시선을 보냈다.“강하리한테 당했다면서요?”문연진은 이미 화가 난 상태였기에 구정우의 이 말을 듣자 얼굴이 일그러졌다.“구정우, 사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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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6화

분명 떠날 때만 해도 그를 증오하던 그녀였는데 이제는 자식의 복수를 위해 그를 다시 찾아왔다.구승훈의 가슴은 아팠지만 그의 말투에는 전혀 타협하려는 의지가 없었다.“하리야, 아이를 위해 복수하는 건 네가 할 필요 없어. 넌 몸조리만 잘하면 돼.”씁쓸함이 강하리의 눈에 가득 찼다.“내 몸은 이제 괜찮아.”“그래?” 구승훈이 얼굴을 찡그린 채 그녀를 보자 강하리는 그의 시선을 피했다.“구승훈 당신이 힘도 있고 인맥도 있는 건 알지만 내 자식이야. 내 손으로 직접 아이 복수를 하고 싶어!”구승훈은 눈앞에 있는 여자를 바라보며 한참 후에야 말했다.“하리야, 내가 복수할게, 내 손으로 할 거야. 아이뿐만 아니라 네 어머니 복수도 내가 직접 할게.”강하리는 침묵을 지키다가 잠시 후 웃음을 터뜨렸다.“구승훈 씨, 내가 제일 먼저 당신을 찾아와 손을 내민 건 당신이 아이 아빠고 적어도 우리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 당신이 내 유일한 선택지인 건 아니야. 구씨 가문도, 문씨 가문도 적대 세력이 많잖아. 당신이 안 하겠다면 다른 사람을 찾을 거야.”그녀는 시선을 내리며 말했다.“내 자식이야. 아무도 나한테서 내 자식의 복수를 할 권리를 빼앗을 수 없어.”그렇게 말한 뒤 그녀는 차 문을 열고 내렸다.구승훈은 무언가를 꾹 참는 듯한 눈빛으로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물었다.“누구랑 손잡을 건데?”강하리는 발걸음을 멈추었다.“그건 구 대표님께서 상관할 바가 아니잖아요.”말을 마친 그녀가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건물 안으로 들어갔고 구승재는 차 옆에 서서 멍하니 강하리를 바라보았다.“형, 강하리 씨랑 제대로 얘기 안 했어?”구승재는 시트에 몸을 뒤로 젖히더니 곧 쓴웃음을 내뱉었다.“뭘 제대로 얘기해?”그녀는 제대로 된 대화를 하러 온 게 아니라 단지 협력 의사를 내비쳤을 뿐이었다.하지만 어떻게 그녀를 위험한 상황으로 내몰 수 있겠나.구승훈은 고개를 숙이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뿌연 연기 속에는 형언할 수 없는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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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7화

하지만 임정원에겐 익숙한 모습이었다.강하리는 그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리다가 때마침 구승훈과 두 눈이 마주치고는 시선을 거두어 임정원을 바라보았다.“가요, 들어가서 얘기해요.”임정원은 강하리를 바라봤다.그는 강하리와 구승훈의 최근 상황에 대해 알지 못했고 유일하게 알고 있는 건 구승훈이 최근 인터넷에 올린 첫눈에 반했다는 내용의 고백이었다.하지만 지금은 두 사람 사이도 그리 좋은 것 같지 않아 보였다.“괜찮아요? 하리 씨랑 저 사람...”강하리가 미소를 지었다.“신경 쓰지 마세요.”그렇게 말한 뒤 그녀는 앞장서서 식당으로 들어갔다.구승훈은 정안그룹 대문 앞에 서서 강하리가 임정원과 함께 식당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얼굴이 지독하게 일그러졌다.강하리가 임정원을 찾아갈 줄은 몰랐다.게다가 일부러 보란 듯이 잘 꾸미고 나왔다.그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비서를 바라보았다.“임정원 씨 결혼했나?”비서는 당황했다.“네?”구승훈은 한손을 주머니에 넣더니 한참 후에 말했다.“가서 정인 로펌 파트너 변호사 임정원이 결혼했는지 알아봐.”비서는 이걸 왜 확인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재빨리 대답을 하고 전화를 걸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상대측에서 다시 전화가 걸려 왔다.“아니요, 구 대표님. 정인 로펌 임정원 씨는 결혼하지 않았고 여자 친구도 없습니다.”구승훈이 웃었다.“그 나이가 되도록 왜 여자 친구가 없는 거지?”비서는 잠시 침묵했다.“저도 잘은 모르겠지만 임 변호사님이 대표님과 비슷한 나이인 것 같은데 대표님도 미혼이고 여자 친구가 없지 않습니까?”구승훈은 고개를 숙인 채 미간을 꾹 누르다가 문득 이 여자가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곧 그는 실소를 터뜨렸다.정말 일부러 그랬다고 해도 그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구 대표님, 식사 시간 다 됐습니다.”구승훈은 한숨을 살짝 내쉬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장 차로 향했다.다만 식사하는 내내 구승훈의 기분이 매우 좋지 않다는 것을 모두가 느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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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8화

구승훈은 이마에 핏줄이 툭 튀어나올 정도로 화가 났지만 그는 지금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는 자신을 탓할 수밖에 없었다.그녀가 일부러 임정원과 정안그룹 밑에서 약속을 잡았다는 걸 알면서도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구승훈은 아직도 그녀가 밤낮으로 임정원을 위해 통역을 고민하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기에 이렇게 찾아왔고 그녀는 누가 봐도 그가 찾아오길 기다린 모습이었다.“임정원이랑 일하는 게 그렇게 좋아?”“구승훈 씨, 난 협력할 사람이 필요해. 난 복수를 해야 하는데 당신이 원하지 않는다면 우린 각자의 길을 갈 수밖에 없어. 당신이 원하면 함께 아이의 복수를 하는 거고.”강하리는 붉어진 눈으로 말했다.“난 그저 아이의 원수를 갚고 싶을 뿐이야. 그러니 잘 생각해 보고 다시 날 찾아와.”그렇게 말한 뒤 그녀는 차 문을 열고 내렸다.구승훈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고 그의 눈빛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했다.이 여자에겐 언제나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 같았다.집으로 돌아온 강하리는 주해찬의 전화를 받았다.“선배?”“하리야, 내일 정신과 의사랑 예약 잡았어.”강하리는 얼굴을 찡그렸다. “난 괜찮아요, 정신과 의사 안 만나도 돼요.”주해찬은 한숨을 내쉬었다.“다들 걱정시키기 싫으면 얌전히 가.”강하리는 입술을 굳게 다물고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네, 알았어요.”강하리는 다음 날 아침 일찍 주해찬이 말한 정신과 상담소에 갔고 막 차를 세웠을 때 옆 건물 영아 연구소에 낯익은 차 한 대가 들어오는 것을 목격했다.강하리는 미간을 찌푸렸고 곧 노진우가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보았다.그의 손에는 유아용품이 잔뜩 들려 있었다.강하리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짓다가 낮은 목소리로 노진우를 불렀다.“노진우 씨?”노진우는 강하리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몸이 굳어버린 채 강하리를 돌아보았다.“강하리 씨?”강하리는 입술을 다물고 얼굴이 다소 창백해진 채 노진우를 바라보았다.“왜 여기 있어요?”노진우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스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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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9화

그녀는 연구소 입구에 한참을 서 있다가 들어가 보기로 했다.노진우의 아이가 이곳에 있다는 것을 알았고 오랫동안 노진우의 보살핌을 받아왔기에 모른 척할 수 없었다.그래서 한번 찾아가 볼 생각이었는데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경비원에게 제지당했다.“여긴 면회가 허용되지 않습니다.”강하리는 입술을 달싹였다.“죄송합니다.”그러고는 돌아서서 자리를 떠났다.어느 순간 하늘에서는 눈이 내리고 있었고 강하리는 차에 앉아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렸다.구승훈은 노진우의 전화를 받고 곧장 달려왔다.차에 앉아 멍하니 있는 강하리를 바라보던 그는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을 느꼈다.도로에는 얇은 눈이 쌓여 있었고 강하리는 찰나의 순간 당황하던 노진우의 표정을 생각하며 얼굴을 찡그린 채 조심스럽게 운전했다.신호등 앞에 멈추고 나서야 그녀는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다시 시동을 거는데 갑자기 강하리의 휴대폰이 울렸다.구승훈의 전화였다.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전화를 받았다.“하리야, 어떤 차가 따라오고 있어.”강하리는 깜짝 놀랐고 구승훈의 목소리가 다시 한번 들려왔다.“오른쪽 뒤에 있는 밴인데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가. 내가 처리할게, 알았지?”강하리는 전화기를 꽉 쥐었지만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알았어.”다시 차에 시동을 걸고 강하리가 천천히 앞으로 달리는데 구승훈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오른쪽으로 천천히 가.”강하리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오른쪽 차선으로 직진했고 백미러를 통해 밴이 뒤따라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그녀는 조금도 한눈을 팔지 않으려고 핸들을 꽉 잡았다.하지만 심장은 금방이라도 가슴에서 튀어나올 것처럼 빠르게 뛰고 있었다.강하리는 핸들을 꽉 잡은 채 이따금 뒤따라오는 차를 살폈다.뒤의 차는 그녀가 발견한 걸 눈치챘는지 급가속을 하며 이쪽으로 들이박았고 강하리는 재빨리 액셀을 밟았다.하지만 뒤차는 바짝 뒤따라오고 있었다.“하리야, 속도 줄여!”강하리가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자 오히려 뒤차가 그녀를 향해 돌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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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0화

강하리는 창백한 얼굴로 구승훈을 잠시 바라보다가 힘없이 이마를 그의 어깨에 살짝 기대었다.“고마워.”그녀는 구승훈에게 나지막이 속삭였다.구승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고맙다는 인사를 왜 하냐며 따져 묻고 싶었지만 입가에 차오른 말을 곧바로 바꿨다.“천만에.”곧 경찰이 도착하고 강하리는 조사를 위해 구승훈의 차로 이동했다. 경찰서에 앉은 강하리는 여전히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뜨거운 물 한 컵을 손에 들고 있었다.“무서워?”시선을 내려 그녀를 바라보는 구승훈의 눈엔 가슴 아픈 기색이 가득했다.강하리는 입술마저 하얗게 질려 있었다.“복수를 하기 전에 죽을까 봐 무서워.”구승훈은 가슴이 저릿했다.“하리야, 너...”하지만 강하리는 아무 말 없이 눈앞에 있는 경찰만 바라보고 있었다.조사를 마친 경찰이 두 사람에게 말했다.“두 차가 미리 상의하고 이 아가씨를 노린 것 같은데요.”강하리가 시선을 바닥으로 내렸고 구승훈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이건 청부 살인인데 범인이 누구인지 알아낼 수 있을까요?”“최선을 다해 수사하겠습니다.”구승훈은 고개를 끄덕였다.강하리를 경찰서 밖으로 데리고 나온 그는 전화 한 통을 걸었다.다른 사람들이 조사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본인이 직접 알아보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통화가 끝난 후 그는 강하리를 곧장 병원으로 데려갔다.강하리의 몸 상태를 철저하게 체크한 후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같은 시각 구승재 측에서 다시 전화가 왔고 전화기를 움켜쥔 구승훈의 표정이 굳어졌다.“문씨 가문이야?”강하리가 낮은 목소리로 묻자 구승훈은 침묵하며 그녀를 바라봤다.“문씨 가문이 왜 그랬는지 알지?”강하리는 고개를 들어 그의 시선을 마주했다.“알아, 내가 문연진을 건드려서 그런 거잖아.”구승훈은 한숨을 내쉬었다.“알면서도 계속할 거야? 강하리, 네가 기어코 하겠다면 앞으로 이런 일은 수도 없이 일어날 거야. 복수는 너만 해? 네가 복수를 시작하면 그 사람들도 너한테 보복할 거야!”웃고 있는 강하리의 눈가에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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