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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8화

구승훈은 이마에 핏줄이 툭 튀어나올 정도로 화가 났지만 그는 지금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는 자신을 탓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일부러 임정원과 정안그룹 밑에서 약속을 잡았다는 걸 알면서도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구승훈은 아직도 그녀가 밤낮으로 임정원을 위해 통역을 고민하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기에 이렇게 찾아왔고 그녀는 누가 봐도 그가 찾아오길 기다린 모습이었다.

“임정원이랑 일하는 게 그렇게 좋아?”

“구승훈 씨, 난 협력할 사람이 필요해. 난 복수를 해야 하는데 당신이 원하지 않는다면 우린 각자의 길을 갈 수밖에 없어. 당신이 원하면 함께 아이의 복수를 하는 거고.”

강하리는 붉어진 눈으로 말했다.

“난 그저 아이의 원수를 갚고 싶을 뿐이야. 그러니 잘 생각해 보고 다시 날 찾아와.”

그렇게 말한 뒤 그녀는 차 문을 열고 내렸다.

구승훈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고 그의 눈빛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했다.

이 여자에겐 언제나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 같았다.

집으로 돌아온 강하리는 주해찬의 전화를 받았다.

“선배?”

“하리야, 내일 정신과 의사랑 예약 잡았어.”

강하리는 얼굴을 찡그렸다.

“난 괜찮아요, 정신과 의사 안 만나도 돼요.”

주해찬은 한숨을 내쉬었다.

“다들 걱정시키기 싫으면 얌전히 가.”

강하리는 입술을 굳게 다물고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

“네, 알았어요.”

강하리는 다음 날 아침 일찍 주해찬이 말한 정신과 상담소에 갔고 막 차를 세웠을 때 옆 건물 영아 연구소에 낯익은 차 한 대가 들어오는 것을 목격했다.

강하리는 미간을 찌푸렸고 곧 노진우가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보았다.

그의 손에는 유아용품이 잔뜩 들려 있었다.

강하리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짓다가 낮은 목소리로 노진우를 불렀다.

“노진우 씨?”

노진우는 강하리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몸이 굳어버린 채 강하리를 돌아보았다.

“강하리 씨?”

강하리는 입술을 다물고 얼굴이 다소 창백해진 채 노진우를 바라보았다.

“왜 여기 있어요?”

노진우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스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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