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33화

작가: 재인
강하리가 모를 리 있나.

위험하기도 하고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것들도 많았다.

문연진을 상대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지만 문씨 가문의 뿌리까지 건드리는 건 힘겨운 일이었다.

“알아요.”

심준호는 짧게 대꾸하며 말했다.

“안다니 다행이네요. 아무튼 내 말은 위험한 일에 휘말리지 마요. 이번 문씨 가문 일은 이미 저질렀으니 내가 도와주겠지만 앞으로 혼자 할 생각이라면 이만 접어요. 하리 씨 안전이 제일 중요하고 복수는 승훈이가 할 일이에요.”

강하리의 눈가에 살짝 열감이 오르며 그녀가 답했다.

“알아요, 심 변호사님. 감사합니다.”

심준호는 몇 마디 더 당부한 뒤 전화를 끊었다.

나문빈은 구씨 가문의 정보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강하리 씨, 다음 싸움은 이렇게 쉽지 않을 것 같네요. 문씨 가문은 뿌리가 깊게 박혀 있고 구씨 가문은 무너지고 있어도 아직 남아있는 잔해만 해도 엄청나서 우리가 상대하기 쉽지 않아요. 특히 구씨 가문 시스템은 구승훈이 어떻게 해놨는지 우리 쪽 해커들도 전혀 들어가지 못해요.”

강하리는 다소 멍하니 창가에 서 있었다.

귀에는 나문빈의 횡설수설이, 머릿속에는 심준호의 당부가 맴돌았다.

한참이 지난 후에야 그녀는 나지막이 말했다.

“며칠 후면 매년 행사로 진행하는 자선 파티가 있죠?”

나문빈이 멈칫했다.

“네, 왜요?”

강하리는 입술을 달싹였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한편 구승훈도 이미 강하리가 문연진에게 손을 댔다는 소식을 접하고 미간을 찡그리며 안색이 살짝 어두워졌다.

“전에는 움직일 기미가 안 보였어?”

구승재는 다소 침울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강하리 씨 현재 업무 능력으론 우리가 감시할 수준을 넘어섰어. 같이 일하는 나문빈이 테크 회사를 가지고 있는데 아마 그 회사 직원 중 한 명이 문연진 쪽 재무 시스템을 해킹했나 봐.”

미간을 꾹 누르던 구승훈은 다소 씁쓸하면서도 마음이 아팠다.

그녀가 정말로 혼자 복수할 생각인가보다.

“문씨 가문에서 또 복수하지 못하도록 하리 주변에 사람들 심어놔.”

구승재는 대답을 하고 서둘러 준비하러 갔
이 책을 계속 무료로 읽어보세요.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잠긴 챕터

관련 챕터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634화

    차가 파티장 입구에 멈추고 나서야 강하리는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차에서 내려 눈앞에 펼쳐진 익숙한 풍경을 바라보던 그녀는 갑자기 송유라의 팬에게 팔을 긁혔던 때가 떠올라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나문빈의 팔짱을 끼고 파티장에 들어서는데 입장하자마자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지나치게 예쁜 얼굴 덕분에 가는 곳마다 시선을 끌었고 나문빈은 미소를 지으며 강하리 옆을 걸었다.“미인과 함께 걷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이죠.”하지만 강하리는 입장하는 순간부터 중앙에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모두가 떠받들고 있는 남자에게 시선이 쏠렸다.정안그룹은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구승훈의 영향력은 구씨 가문에 있을 때 못지않았다.더군다나 독립해서 스스로 일궈낸 사업이라 젊은 사람들이 더더욱 그를 우러러보았다.이 순간, 그 남자는 이미 파티장에 서 있는 순간부터 이목을 집중시켰다.하지만 오늘 밤 그의 옆에는 또 다른 여자가 있었다.강하리가 구승훈 옆에 있는 여자를 힐끗 보니 바로 자기 귀걸이를 디자인한 유명 주얼리 디자이너 천아름이었다.구승훈도 강하리가 들어오는 순간부터 관심이 그곳으로 쏠려있었다.그녀의 날씬해진 허리선을 보며 구승훈은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을 느꼈다.임신한 틈을 타 겨우 한 달 동안 찌웠던 살이 금방 사라져 버렸고 심지어 예전보다 더 말랐다.나문빈은 강하리와 구승훈을 번갈아 바라봤다.“둘이 계속 그렇게 서로만 쳐다보면 파티 참석한 사람들이 자리를 비켜줘야 할 것 같잖아요.”정신을 차린 강하리는 눈가에 담긴 씁쓸함을 감추고 와인 잔을 손에 든 채 저쪽으로 걸어갔다.붉은색 드레스가 그녀의 몸에서 하늘거렸고 특별히 컬을 넣은 짙은 머리카락은 여성스러운 매력을 더했다.구승훈은 그녀가 걸어오는 모습을 보는 순간 심장이 불규칙적으로 뛰기 시작했다.구승훈의 행동을 알아챈 천아름도 고개를 돌려 이쪽을 바라보았다.주얼리 디자이너의 예민함 때문인지 강하리의 귀에 걸린 귀걸이가 한눈에 들어왔다.그녀는 곧바로 알아차리고 구승훈을 바라보았다.“저분을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635화

    구승훈은 눈앞에 있는 여자를 바라보며 거절의 말이 입술에 맴돌았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내뱉을 수가 없었다.한 달 동안 그녀를 보지 못했기에 너무 보고 싶었다.그녀가 자신에게 뭔가 할 말이 있는 것 같았다.그렇지 않고서야 그녀의 성격상 다시는 그에게 먼저 말을 걸지 않을 테니까.그녀가 무슨 말을 할지도 그는 마음속으로 알고 있었다.이런 느낌을 말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그녀가 자신에게 기대길 바라면서도 너무 가까이 다가오면 다칠까 봐 두려웠다.“한 달 동안 잘 지냈어?”질문을 던진 구승훈은 다소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이렇게 야위고 초췌한 모습인데 잘 지냈을 리가 있나.구승훈은 가슴이 너무 아파서 당장이라도 달려가 그녀를 안아주며 연정이가 무사하다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그는 참아야 했다.“나쁘지 않았어.”강하리가 나지막이 대답하자 구승훈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살 많이 빠졌네.” 강하리는 대답하지 않고 그를 바라보기만 했고 구승훈은 다소 쓴웃음을 지었다.“편식하지 말고 많이 먹어.”강하리의 코끝이 시큰해나며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가자, 데려다줄게.”구승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뒤돌아 밖으로 걸어 나갔다.강하리는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가득한 눈빛으로 그의 뒤를 바라보며 뒤따랐다.두 사람은 함께 파티장을 빠져나갔고 파티장 한구석에서 문연진은 이를 악물고 지켜보고 있었다.‘강하리 망할 년, 날 이렇게 만들어놓고 또 승훈 오빠를 꼬드겨?’아무도 그녀가 지난 일주일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모른다. 문씨 가문 아가씨가 잡혀 들어갔다니, 지금 생각해도 피를 토할 것 같았다!문연진이 분노에 떨고 있는데 이때 한 남자가 술잔을 들고 그녀에게 다가왔다.“문연진 씨.”문연진은 불쾌한 표정으로 구정우를 바라보았다.“무슨 일이죠?”구정우는 와인 잔을 들고 문 앞에 서 있는 두 남녀의 뒷모습을 향해 시선을 보냈다.“강하리한테 당했다면서요?”문연진은 이미 화가 난 상태였기에 구정우의 이 말을 듣자 얼굴이 일그러졌다.“구정우, 사생아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636화

    분명 떠날 때만 해도 그를 증오하던 그녀였는데 이제는 자식의 복수를 위해 그를 다시 찾아왔다.구승훈의 가슴은 아팠지만 그의 말투에는 전혀 타협하려는 의지가 없었다.“하리야, 아이를 위해 복수하는 건 네가 할 필요 없어. 넌 몸조리만 잘하면 돼.”씁쓸함이 강하리의 눈에 가득 찼다.“내 몸은 이제 괜찮아.”“그래?” 구승훈이 얼굴을 찡그린 채 그녀를 보자 강하리는 그의 시선을 피했다.“구승훈 당신이 힘도 있고 인맥도 있는 건 알지만 내 자식이야. 내 손으로 직접 아이 복수를 하고 싶어!”구승훈은 눈앞에 있는 여자를 바라보며 한참 후에야 말했다.“하리야, 내가 복수할게, 내 손으로 할 거야. 아이뿐만 아니라 네 어머니 복수도 내가 직접 할게.”강하리는 침묵을 지키다가 잠시 후 웃음을 터뜨렸다.“구승훈 씨, 내가 제일 먼저 당신을 찾아와 손을 내민 건 당신이 아이 아빠고 적어도 우리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 당신이 내 유일한 선택지인 건 아니야. 구씨 가문도, 문씨 가문도 적대 세력이 많잖아. 당신이 안 하겠다면 다른 사람을 찾을 거야.”그녀는 시선을 내리며 말했다.“내 자식이야. 아무도 나한테서 내 자식의 복수를 할 권리를 빼앗을 수 없어.”그렇게 말한 뒤 그녀는 차 문을 열고 내렸다.구승훈은 무언가를 꾹 참는 듯한 눈빛으로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물었다.“누구랑 손잡을 건데?”강하리는 발걸음을 멈추었다.“그건 구 대표님께서 상관할 바가 아니잖아요.”말을 마친 그녀가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건물 안으로 들어갔고 구승재는 차 옆에 서서 멍하니 강하리를 바라보았다.“형, 강하리 씨랑 제대로 얘기 안 했어?”구승재는 시트에 몸을 뒤로 젖히더니 곧 쓴웃음을 내뱉었다.“뭘 제대로 얘기해?”그녀는 제대로 된 대화를 하러 온 게 아니라 단지 협력 의사를 내비쳤을 뿐이었다.하지만 어떻게 그녀를 위험한 상황으로 내몰 수 있겠나.구승훈은 고개를 숙이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뿌연 연기 속에는 형언할 수 없는 고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637화

    하지만 임정원에겐 익숙한 모습이었다.강하리는 그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리다가 때마침 구승훈과 두 눈이 마주치고는 시선을 거두어 임정원을 바라보았다.“가요, 들어가서 얘기해요.”임정원은 강하리를 바라봤다.그는 강하리와 구승훈의 최근 상황에 대해 알지 못했고 유일하게 알고 있는 건 구승훈이 최근 인터넷에 올린 첫눈에 반했다는 내용의 고백이었다.하지만 지금은 두 사람 사이도 그리 좋은 것 같지 않아 보였다.“괜찮아요? 하리 씨랑 저 사람...”강하리가 미소를 지었다.“신경 쓰지 마세요.”그렇게 말한 뒤 그녀는 앞장서서 식당으로 들어갔다.구승훈은 정안그룹 대문 앞에 서서 강하리가 임정원과 함께 식당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얼굴이 지독하게 일그러졌다.강하리가 임정원을 찾아갈 줄은 몰랐다.게다가 일부러 보란 듯이 잘 꾸미고 나왔다.그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비서를 바라보았다.“임정원 씨 결혼했나?”비서는 당황했다.“네?”구승훈은 한손을 주머니에 넣더니 한참 후에 말했다.“가서 정인 로펌 파트너 변호사 임정원이 결혼했는지 알아봐.”비서는 이걸 왜 확인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재빨리 대답을 하고 전화를 걸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상대측에서 다시 전화가 걸려 왔다.“아니요, 구 대표님. 정인 로펌 임정원 씨는 결혼하지 않았고 여자 친구도 없습니다.”구승훈이 웃었다.“그 나이가 되도록 왜 여자 친구가 없는 거지?”비서는 잠시 침묵했다.“저도 잘은 모르겠지만 임 변호사님이 대표님과 비슷한 나이인 것 같은데 대표님도 미혼이고 여자 친구가 없지 않습니까?”구승훈은 고개를 숙인 채 미간을 꾹 누르다가 문득 이 여자가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곧 그는 실소를 터뜨렸다.정말 일부러 그랬다고 해도 그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구 대표님, 식사 시간 다 됐습니다.”구승훈은 한숨을 살짝 내쉬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장 차로 향했다.다만 식사하는 내내 구승훈의 기분이 매우 좋지 않다는 것을 모두가 느낄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638화

    구승훈은 이마에 핏줄이 툭 튀어나올 정도로 화가 났지만 그는 지금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는 자신을 탓할 수밖에 없었다.그녀가 일부러 임정원과 정안그룹 밑에서 약속을 잡았다는 걸 알면서도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구승훈은 아직도 그녀가 밤낮으로 임정원을 위해 통역을 고민하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기에 이렇게 찾아왔고 그녀는 누가 봐도 그가 찾아오길 기다린 모습이었다.“임정원이랑 일하는 게 그렇게 좋아?”“구승훈 씨, 난 협력할 사람이 필요해. 난 복수를 해야 하는데 당신이 원하지 않는다면 우린 각자의 길을 갈 수밖에 없어. 당신이 원하면 함께 아이의 복수를 하는 거고.”강하리는 붉어진 눈으로 말했다.“난 그저 아이의 원수를 갚고 싶을 뿐이야. 그러니 잘 생각해 보고 다시 날 찾아와.”그렇게 말한 뒤 그녀는 차 문을 열고 내렸다.구승훈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고 그의 눈빛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했다.이 여자에겐 언제나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 같았다.집으로 돌아온 강하리는 주해찬의 전화를 받았다.“선배?”“하리야, 내일 정신과 의사랑 예약 잡았어.”강하리는 얼굴을 찡그렸다. “난 괜찮아요, 정신과 의사 안 만나도 돼요.”주해찬은 한숨을 내쉬었다.“다들 걱정시키기 싫으면 얌전히 가.”강하리는 입술을 굳게 다물고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네, 알았어요.”강하리는 다음 날 아침 일찍 주해찬이 말한 정신과 상담소에 갔고 막 차를 세웠을 때 옆 건물 영아 연구소에 낯익은 차 한 대가 들어오는 것을 목격했다.강하리는 미간을 찌푸렸고 곧 노진우가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보았다.그의 손에는 유아용품이 잔뜩 들려 있었다.강하리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짓다가 낮은 목소리로 노진우를 불렀다.“노진우 씨?”노진우는 강하리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몸이 굳어버린 채 강하리를 돌아보았다.“강하리 씨?”강하리는 입술을 다물고 얼굴이 다소 창백해진 채 노진우를 바라보았다.“왜 여기 있어요?”노진우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스쳐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639화

    그녀는 연구소 입구에 한참을 서 있다가 들어가 보기로 했다.노진우의 아이가 이곳에 있다는 것을 알았고 오랫동안 노진우의 보살핌을 받아왔기에 모른 척할 수 없었다.그래서 한번 찾아가 볼 생각이었는데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경비원에게 제지당했다.“여긴 면회가 허용되지 않습니다.”강하리는 입술을 달싹였다.“죄송합니다.”그러고는 돌아서서 자리를 떠났다.어느 순간 하늘에서는 눈이 내리고 있었고 강하리는 차에 앉아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렸다.구승훈은 노진우의 전화를 받고 곧장 달려왔다.차에 앉아 멍하니 있는 강하리를 바라보던 그는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을 느꼈다.도로에는 얇은 눈이 쌓여 있었고 강하리는 찰나의 순간 당황하던 노진우의 표정을 생각하며 얼굴을 찡그린 채 조심스럽게 운전했다.신호등 앞에 멈추고 나서야 그녀는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다시 시동을 거는데 갑자기 강하리의 휴대폰이 울렸다.구승훈의 전화였다.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전화를 받았다.“하리야, 어떤 차가 따라오고 있어.”강하리는 깜짝 놀랐고 구승훈의 목소리가 다시 한번 들려왔다.“오른쪽 뒤에 있는 밴인데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가. 내가 처리할게, 알았지?”강하리는 전화기를 꽉 쥐었지만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알았어.”다시 차에 시동을 걸고 강하리가 천천히 앞으로 달리는데 구승훈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오른쪽으로 천천히 가.”강하리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오른쪽 차선으로 직진했고 백미러를 통해 밴이 뒤따라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그녀는 조금도 한눈을 팔지 않으려고 핸들을 꽉 잡았다.하지만 심장은 금방이라도 가슴에서 튀어나올 것처럼 빠르게 뛰고 있었다.강하리는 핸들을 꽉 잡은 채 이따금 뒤따라오는 차를 살폈다.뒤의 차는 그녀가 발견한 걸 눈치챘는지 급가속을 하며 이쪽으로 들이박았고 강하리는 재빨리 액셀을 밟았다.하지만 뒤차는 바짝 뒤따라오고 있었다.“하리야, 속도 줄여!”강하리가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자 오히려 뒤차가 그녀를 향해 돌진했다.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640화

    강하리는 창백한 얼굴로 구승훈을 잠시 바라보다가 힘없이 이마를 그의 어깨에 살짝 기대었다.“고마워.”그녀는 구승훈에게 나지막이 속삭였다.구승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고맙다는 인사를 왜 하냐며 따져 묻고 싶었지만 입가에 차오른 말을 곧바로 바꿨다.“천만에.”곧 경찰이 도착하고 강하리는 조사를 위해 구승훈의 차로 이동했다. 경찰서에 앉은 강하리는 여전히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뜨거운 물 한 컵을 손에 들고 있었다.“무서워?”시선을 내려 그녀를 바라보는 구승훈의 눈엔 가슴 아픈 기색이 가득했다.강하리는 입술마저 하얗게 질려 있었다.“복수를 하기 전에 죽을까 봐 무서워.”구승훈은 가슴이 저릿했다.“하리야, 너...”하지만 강하리는 아무 말 없이 눈앞에 있는 경찰만 바라보고 있었다.조사를 마친 경찰이 두 사람에게 말했다.“두 차가 미리 상의하고 이 아가씨를 노린 것 같은데요.”강하리가 시선을 바닥으로 내렸고 구승훈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이건 청부 살인인데 범인이 누구인지 알아낼 수 있을까요?”“최선을 다해 수사하겠습니다.”구승훈은 고개를 끄덕였다.강하리를 경찰서 밖으로 데리고 나온 그는 전화 한 통을 걸었다.다른 사람들이 조사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본인이 직접 알아보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통화가 끝난 후 그는 강하리를 곧장 병원으로 데려갔다.강하리의 몸 상태를 철저하게 체크한 후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같은 시각 구승재 측에서 다시 전화가 왔고 전화기를 움켜쥔 구승훈의 표정이 굳어졌다.“문씨 가문이야?”강하리가 낮은 목소리로 묻자 구승훈은 침묵하며 그녀를 바라봤다.“문씨 가문이 왜 그랬는지 알지?”강하리는 고개를 들어 그의 시선을 마주했다.“알아, 내가 문연진을 건드려서 그런 거잖아.”구승훈은 한숨을 내쉬었다.“알면서도 계속할 거야? 강하리, 네가 기어코 하겠다면 앞으로 이런 일은 수도 없이 일어날 거야. 복수는 너만 해? 네가 복수를 시작하면 그 사람들도 너한테 보복할 거야!”웃고 있는 강하리의 눈가에 눈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641화

    강하리는 창밖만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구승훈이 강하리를 집에 데려다주며 막 차를 주차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갑자기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강하리가 시선을 내리고 휴대폰을 바라보니 노진우의 전화였다.강하리가 그를 쳐다보자 구승훈은 자연스러운 태도로 전화를 끊었다.“노진우 씨 해고하지 않았어?” 강하리가 갑자기 묻자 구승훈이 답했다.“근데 애 키우는 게 너무 힘들다며 계속 돌아오고 싶대.”강하리의 입꼬리가 굳어지며 한참이 지나서야 말을 이어갔다.“오늘 노진우 씨를 봤어”구승훈은 다소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어디서?”강하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구승훈을 바라보기만 했다.“구승훈 씨, 나 어디서 만났어?”그녀는 연구소에서 막 나오기 바쁘게 구승훈의 연락을 받았던 것을 기억했다.구승훈은 시선을 돌렸다.“정신과 의사한테 상담받으러 갔어, 요즘도...”강하리는 멈칫하다가 곧 고개를 끄덕이고는 더 이상 질문하지 않고 그냥 그렇게 차에서 내렸다.구승훈은 극도로 복잡한 표정으로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휴대전화를 들고 노진우에게 전화를 걸었다.“당분간 연락하지 마.”노진우는 잠시 침묵했다. “강하리 씨가 의심해요?”구승훈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강하리가 의심하는지도 모르겠다.그녀는 너무 똑똑하고 지나치게 예민해서 의심하든 의심하지 않든 조심해야 했다.구승훈은 노진우의 전화를 끊고 나서 한참 뒤 미간을 꾹 눌렀다.강하리가 집으로 돌아오니 손연지가 게임을 하는 소리가 들렸다.“노민우, 이 멍청아. 대체 게임을 어떻게 하는 거야? 가서 때리라고, 왜 자꾸 나만 따라와?”방에서 손연지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강하리는 심호흡을 하고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괜한 생각이겠지.아이가 정말 살아있다면 구승훈이 그녀에게 숨길 이유가 없었다.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향했다.하지만 방으로 돌아와서도 그녀는 결국 나문빈에게 전화를 걸었다.“나문빈 씨, 연구소에 대해 알아봐 줘요. 네, 모든 정보와 연

최신 챕터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995화

    최하영의 말에는 묘한 의미가 담겨 있었지만 강하리는 굳이 캐묻지 않았다.앞자리에서 운전하던 노민우가 백미러로 뒷좌석을 흘깃 보며 가볍게 기침했다.“방금 공항에서 기다리는데 구승훈한테 전화가 와서 하리 씨 도착했는지 묻더라고요.”강하리는 여전히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노민우는 혀를 차며 무언가 더 말하려다 강하리가 화제를 돌렸다.“최 대표님, 요즘 많이 바쁘세요?”최하영은 손에 들고 있던 염주를 천천히 굴리다 말고 흥미로운 듯 고개를 들었다.“왜요? 저랑 데이트하고 싶어요?”강하리는 입가에 미소를 띠며 답했다.“제가 그런 영광을 누려도 될까요?”최하영은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이내 피식 웃으며 말했다.“다른 사람이라면 힘들겠지만, 하리 씨라면 언제든지 가능하죠.”“좋아요. 그럼 그렇게 정해진 거예요. 일 끝나면 연락할게요.”강하리는 최씨 가문이 운영하는 호텔에서 묵기로 했다.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천아름에게서 영상 통화 요청이 들어왔다.전화를 받자마자 화면에는 불빛이 반짝이는 도시의 야경이 비쳤다.“예쁘지?”배경에서 손연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강하리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응, 예뻐.”“기분 좋아졌어?”“응.”손연지는 웃으며 덧붙였다.“그래, 행복해야 해. 쓸데없는 사람과 일에 너무 신경 쓰지 마. 친구야, 무슨 일이 있어도 난 항상 곁에 있을 거야.”그녀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고 강하리는 잠시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았다.그때 천아름이 나직하게 말했다.“오늘 연지가 구승훈을 봤대. 병원 앞에서 그 여자랑 말다툼하고 있었대.”강하리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천아름은 한숨을 쉬며 말을 이었다.“그래도 좀 조심할 줄 알았는데, 오늘 저녁에 글쎄 구승훈이 그 여자 데리고 파티에 가고는 실시간 검색어에까지 올랐어. 흥!”강하리의 눈꺼풀이 미세하게 떨렸다.“그래? 둘 사이가 꽤 좋은가 보네.”“흥! 진짜 좋았다면 그 여자 욕먹게 그렇게 내버려뒀겠어? 난 구승훈이 뭔가 큰 일을 꾸미고 있는 것 같아. 친구야,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994화

    “말도 안 돼요.”노민우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하지만 강하리는 더 이상 이 대화를 이어가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차분하게 인수 건의 다음 단계에 대해 간략히 설명했고 노민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듣고 있었다.“요즘 기명 제약 주식을 누군가가 계속 사들이고 있더라고요. 처음엔 하리 씨가 시킨 건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강하리는 순간 걸음을 멈췄다.“조사 안 해 봤어요?”노민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하리 씨가 한 줄 알았으니까 굳이 조사할 필요 없다고 생각했죠.”강하리는 깊이 숨을 들이쉬며 뭔가 말하려던 순간, 어디선가 익숙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리 씨, 이런 우연이 다 있네요?”마치 질기게 달라붙는 벌레처럼 그 혐오스러운 감각이 몇 년이 지나도 여전히 강하리를 따라다녔다.“안 대표님도 누구 데리러 오셨습니까?”노민우가 먼저 나서며 강하리 앞으로 살짝 몸을 움직여 그녀를 가렸다.하지만 안현우의 시선은 여전히 강하리에게서 떨어질 줄 몰랐다.“하리 씨, 오랜만이네요. 이제 인사도 안 해줘요? 아 깜빡했네요. 이제 심씨 가문의 아가씨죠?”그는 갑자기 피식 웃더니 일부러 한 마디 덧붙였다.“심씨 가문의 아가씨면 뭐 해요? 결국엔 남자한테 버려진 신세가 됐는데.”그 말을 들은 노민우의 얼굴빛이 변했다.“안현우, 그만둬!”하지만 안현우는 조롱 섞인 눈빛으로 비웃으며 멈출 생각이 없어 보였다.“왜? 아직도 이 여자랑 자고 싶어?”순간, 노민우는 안현우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안현우는 비틀거리며 손가락으로 입가의 피를 닦으며 계속 말했다.“내가 맞췄지? 아니면 둘이 이미 잤나? 어땠어, 좋았어?”눈이 뒤집힌 안현우는 당장이라도 다시 달려들 기세였다.“너 이 새끼, 미쳤어?”안현우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뭘 그렇게 흥분해? 우리 중에 그런 생각 안 해본 사람이 있기나 해?”노민우가 이를 악물며 무언가 말하려던 찰나, 강하리가 그의 손을 붙잡았다.“그냥 가요. 저딴 놈이랑 말 섞을 필요 없어요.”강하리가 급히 차 문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993화

    병원을 나오자마자, 강하리는 주차장 한편에서 오토바이에서 내린 천아름을 발견했다.천아름은 그녀를 보자마자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무슨 일이야? 괜찮아?”강하리는 짧은 숨을 들이쉬고 정신을 다잡으며 대답했다.“괜찮아. 그런데 넌 여긴 왜 왔어?”천아름은 머리카락을 손끝으로 쓸어넘기며 말했다.“손연지 데리고 드라이브 가려고. 산에 올라가서 야경 보면 예쁠 것 같아서. 같이 갈래?”강하리는 살짝 입술을 깨물다 웃으며 천아름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아니야. 나 비행기 타러 가야 돼. 먼저 갈게. 너희끼리 재밌게 놀고, 나중에 보자.”그녀가 발걸음을 돌리려 하자 천아름이 손목을 붙잡았다.“힘든 일 있었어?”솔직히 너무 힘들었지만 티 내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무언가 말하려던 찰나, 천아름이 갑자기 환하게 웃으며 큰 소리로 말했다.“너 돌아오면 내가 남자 소개해 줄게. 잘생긴 댕댕남이야.”바로 문을 열고 나오려던 구승훈이 발걸음을 멈췄고 천아름을 향해 분노의 눈빛을 던졌다.천아름은 그 시선을 느끼며 일부러 구승훈 옆에 선 임희주를 도발적인 눈빛으로 쳐다보며 말했다.“아이고, 구 대표님, 이렇게 아무나 만나고 다니는 거예요?”임희주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무슨 뜻이에요?”천아름은 입꼬리를 한쪽 올리고 강하리를 힐끔 보며 능청스럽게 덧붙였다.“봤지? 본인 얘기하는 건 아나 봐.”그녀는 장난스럽게 강하리의 턱을 살짝 잡아 들어 올렸다.“됐어. 가. 돌아와서 소개팅은 꼭 해.”강하리는 말 없이 그녀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아무런 미련 없이 돌아섰다.구승훈은 강하리의 뒷모습을 오랫동안 바라보며 그녀의 차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도 시선을 거두지 못했다.그 후에야, 천아름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천아름 씨, 남 일에 참견하지 마세요.”천아름은 비웃음을 흘렸다.“구 대표님은 이렇게 여자 데리고 다니면서, 우리 하리는 왜 안 돼요?”그러곤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임희주를 훑어보며 말했다.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992화

    구승훈이 목을 움찔거리며 무언가 말하려던 순간, 강하리의 뒤편에서 임희주가 다가왔다.“구 대표님 아내분도 계셨네요?”문 앞에 선 임희주는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강하리에게 인사했다.하지만 대답을 들을 생각도 없이 성큼성큼 진료실 안으로 들어서더니, 구승훈 옆으로 바짝 다가가 친근한 목소리로 말했다.“다 끝났어요? 끝났으면 가요.”구승훈은 강하리를 바라보던 시선을 거두고 짧게 대답했다.“곧 끝나니까 기다려요.”임희주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멍든 복부에 손을 갖다 대더니 천연덕스럽게 눌러보았다.그 순간, 구승훈의 눈빛이 싸늘하게 식었고 임희주는 별것 아니라는 듯 웃으며 손을 거두었다.문 앞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강하리는 피식 차가운 웃음을 흘렸다.그러곤 천천히 안으로 걸어 들어와 임희주를 바라보며 말했다.“임 선생님, 잠시 밖에서 기다려 주시겠어요?”임희주가 입을 떼려는 순간, 강하리는 바로 준봉에게 시선을 돌렸다.“임 선생님 모시고 나가 주세요.”준봉은 즉시 대답하고는 임희주에게 공손히 말했다.“임 선생님, 가시죠.”임희주는 구승훈을 한 번 노려보았지만 그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자 코웃음을 치며 돌아섰다.간호사는 강하리와 구승훈을 번갈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강 대표님, 저는 밖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이제 진료실에 남은 건 둘뿐이었다.강하리는 말 없이 구승훈의 배에 난 상처를 내려다보고는 옆에 놓인 소독 거즈를 집어 들고 임희주가 손을 댔던 자리부터 강하게 닦기 시작했다.그러자 구승훈이 강하리의 손목을 움켜잡았다.강하리는 몇 번 뿌리쳤지만 그는 좀처럼 놓아주지 않았다.강하리의 눈은 벌써 붉어져 있었고 창백한 얼굴에는 분노가 서려 있었으며 눈빛은 날카로운 칼날 같았다.구승훈은 피식 웃으며 낮게 말했다.“뭐 하자는 거지?”강하리는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그 말을 해야 할 사람은 나인 것 같은데? 구승훈, 지금 뭐 하자는 거야?”구승훈은 강하리의 손을 놓아주고는 아무렇지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991화

    택시는 천천히 달렸다.강하리는 차에 앉아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불빛들을 바라보며 자기 행동에 의구심을 가졌다.구승훈은 확실하게 말했었다. 이제 강하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하지만 강하리는 그저 구승훈이 어떻게 지내는지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어쩌면 그를 잊기 위한 행동일 지도 모른다.퇴근 시간의 정체 속에서 차는 병원 앞에 도착했고 강하리는 차에서 내려 깊은숨을 들이쉬며 병원 안으로 들어섰다.응급실은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구승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이미 떠난 걸까? 강하리는 응급실을 둘러보며 끝내 찾을 수 없게 되자 결국 심준호에게 전화를 걸었다.심준호는 강하리가 병원에 있다는 소식을 듣자 피식 웃으며 말했다.“아마 방금 엑스레이 찍었을 거야. 에휴, 너는 그 녀석을...”심준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강하리는 전화를 끊었다.심준호의 맞은편에서 이를 지켜보던 심예진이 눈을 깜빡이며 웃었다.“하리가 전화 끊어버렸어?”심준호는 휴대폰을 무심히 치우고 천천히 스테이크를 썰어 접시를 심예진 앞으로 옮겼다.“이번에 한국에 얼마나 있을 거야?”심예진은 포크를 입에 물고 잠시 생각했다.“설 지나고 갈게. 하리 일 때문에 아빠랑 할아버지가 요즘 기분이 안 좋으셔.”심준호는 짧게 대꾸했다.“그래. 그 사람과는 헤어져.”심예진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오빠, 무슨 소리야? 왜 그래?”심준호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아빠와 할아버지가 우리 결혼 재촉하는 거 알잖아. 그래서 요즘 기분이 안 좋으셔.”심예진은 조급한 듯 말했다.“하지만 오빠, 우리는 그냥 연기하는 거라고 했잖아. 부모님 기분 맞춰드리려고 한 거라면서.”심준호는 술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신 뒤 심예진을 보며 미소 지었다.“걱정하지 마. 결혼도 연기야. 네 사업에 영향 주지 않을 거야. 다만 네 남자 친구는...”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덧붙였다.“헤어지는 게 좋겠어. 안 그러면 부모님과 할아버지가 오해하실 수도 있으니까.”심예진은 입술을 꽉 깨물며 눈가에 눈물이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990화

    강하리는 갑자기 말을 멈추었다.표면적인 평온함은 결국 깨져 버렸고 그녀는 심준호를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삼촌, 구승훈에게 무슨 일이 있었어요? 삼촌은 알고 있죠?”심준호는 룸미러를 보며 태연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오늘 승훈이가 내 사무실에 와서 유언장을 작성했어. 아마 무슨 일이 있었던 게 확실해. 아니면, 누가 그 나이에 유언장을 쓰겠어?”강하리의 얼굴이 순간 창백해졌고 손톱이 손바닥을 깊이 찔렀다.심준호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어찌 됐든 너에게 숨긴 거잖아. 죽어도 싸. 안 그래?”강하리는 심준호를 묵묵히 바라보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심준호는 입가에 미소를 띠며 굳이 말을 이어가지 않았다.차가 JM 건물 앞에 멈추자 심준호는 강하리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말했다.“출근해. 쓸데없는 놈 때문에 괜히 신경 쓰지 말고. 나중에 삼촌이 좋은 사람 소개해 줄게.”하지만 강하리는 바로 회사로 향하지 않았고 뒤돌아 정안 빌딩을 바라보았다.“삼촌도 구승훈이 왜 그런 건지 모르는 거예요?”심준호는 부정하지 않았다.“어쨌든 나는 승훈이에겐 남이니까.”강하리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저도 마찬가지예요.”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JM 건물로 향했다.심준호는 강하리가 사라지는 모습을 묵묵히 바라보다가 한숨을 쉬었다.분명 서로 마음이 있는데 왜 이렇게 서로를 괴롭히는 걸까?강하리는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회의실로 들어갔다.기명 제약 인수 건은 이미 시작되었고 강하리는 신중하게 모든 단계를 꼼꼼히 살폈다. 이것은 결국 손연지의 생계를 책임지는 일이었기에 어떠한 실수도 용납할 수 없었다.앞으로의 진행 과정을 결정하고 나니, 어느덧 저녁 시간이 되었다.강하리는 회의실에서 나와 안예서에게 말했다.“오늘 저녁 연성시로 가는 비행기 티켓을 예약해 줘.”안예서는 대답하며 바로 예약을 진행했다.그 순간, 강하리의 휴대폰에 메시지가 도착했다.역시 심준호였다.[아, 맞다. 깜빡했네. 그 녀석, 다친 것 같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989화

    강하리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눈앞에 있는 차는 그녀에게 익숙했다.얼마 전 심준호 생일에 그녀가 직접 선물했던 차였다.심준호는 차에서 내려 석연란과 심연청을 바라보았고 그 시선에 두 사람의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특히 심연청은 더욱 그랬다.심씨 가문 사람 중에서 그녀가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은 바로 그녀의 사촌 오빠, 심준호였다.“오빠...”심연청은 매우 낮은 목소리로 인사했고 조금 전까지의 거만함은 온데간데없었다.석연란도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준호야, 무슨 일로 왔어?”심준호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제 조카 데리러 왔어요.”그는 강하리를 바라보며 덧붙였다.“아, 방금 구승훈이 나를 찾아왔는데, 이혼하기 싫다고 징징거리더라. 그러니까 기다리지 마.”석연란과 심연청은 그 말을 듣고 얼굴이 굳어졌다.그들은 드디어 집안에서 한숨 돌릴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하며 결혼식 날 강하리가 혼자 남겨진 모습을 보며 속으로 통쾌함을 느꼈던 그들이었다.그런데 이제 와서 구승훈이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니?“준호는 참 자기 사람한테 잘해준다니까. 하지만 이 결혼을 후회한 사람은 다름 아닌 구승훈 당사자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심준호는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그래서 이제 와서 아무리 후회해도 받아줄 수 없다는 거죠.”석연란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심준호는 이미 강하리를 데리고 차로 향하고 있었다.“삼촌이 그랬잖아. 이런 인간들 만나면 말로 싸울 필요가 없다고. 그냥 바로 한 대 갈기면 되는 일을 뭐 하러 목 아프게 말다툼해?”심준호는 말하면서 강하리를 차에 태운 후, 자신도 옆자리에 올라타고는 바로 자리를 떠났다.석연란은 심준호의 차가 사라지는 것을 보며 이를 갈았다.“엄마, 오빠 말이 진짜야? 구승훈, 후회하는 거야?”석연란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말도 안 돼. 구승훈이 뭐가 아까워서 강하리 같은 여자한테 매달리겠어? 그냥 한때의 감정이지. 곧 다른 여자 찾을 거야. 두고 봐. 남자들은 원래 다 그렇잖아.”그녀의 눈빛이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988화

    만약 진짜로 아직 희망이 있었다면 이혼하고 나중에 일이 해결되면 다시 그녀를 되찾으면 되는 거였다.하지만 그는 여전히 그들의 유일한 연결고리를 놓지 못하고 있었다.구승훈은 소파 등받이에 기대어 한참 후 쓴웃음을 지었다.그는 희망을 버린 것이 아니라 희망을 품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었다.여초연과의 문제는 해결책을 찾고는 있지만 해결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다. 어쩌면, 여초연은 차라리 죽는 한이 있더라도 그의 행복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게다가, 그의 상태는 점점 악화되고 있었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조차 확신할 수 없었다. 어쩌면 언젠가 갑작스레 생을 마감할 수도 있었다.그래서 그는 유언장을 쓰고 싶었다.그가 줬던 것들을 강하리는 모두 되돌려줬다. 하지만 유언장에 적힌 것이라면 돌려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구승훈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고 심준호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는 조용히 절차에 따라 유언장을 작성해 주었다.일을 마치고 나서야 심준호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무슨 일이 있더라도, 우리는 네 가족이야. 도움이 필요하면 혼자 감당하려 하지 마.”구승훈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고마워, 삼촌.”심준호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흥! 빨리 병원에 가서 치료나 받아. 피 냄새가 진동하네.”구승훈은 고개를 끄덕이고 밖으로 나갔다. 문 앞에 도착했을 때, 심준호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강하리 쪽은 내가 설득해 보겠지만, 하리 성격을 너도 알잖아. 만약 하리가 계속 이혼을 고집한다면 나도 굳이 강요하지 않을 거야.”구승훈은 뒤돌아보지 않은 채 문손잡이를 꽉 쥐었다. 긴 침묵이 흐르고 그는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알았어.”가정 법원 앞에서 강하리는 계단에 서서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그녀의 표정은 차분하고 침착한 모습에서 조용하고 쓸쓸한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결국 구승훈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그녀는 실망해야 할지, 아니면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지 몰랐다.그러나 그녀는 알고 있었다.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987화

    심준호는 그 말을 듣고 비웃음을 터뜨렸다.그는 어릴 적부터 구승훈과 함께 자랐고 그가 강하리에게 얼마나 많은 상처를 줬었는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항상 구승훈 편에 서서 도왔지만 이번만큼은 너무 지나쳤다.“이혼하기 싫다고? 난 네가 이혼하고 싶지 않아 하는 모습이 전혀 안 보이는데?”심준호는 비웃는 표정을 짓고는 이내 휴게실로 가서 약상자를 가져와 책상 위에 던졌다.“알아서 약 찾아 발라.”그는 그렇게 말하며 손에 들고 있던 넥타이를 쓰레기통에 내던졌고 구승훈은 문에 기대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약은 괜찮아. 그렇게 몸 약한 사람 아니야.”심준호는 그를 무시한 채 책상에 앉았다.“오늘 가정 법원에 가야 하는 거 아니었어?”구승훈은 가볍게 한숨을 쉬며 소파에 앉았다.심준호는 그 모습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아까 아무리 세게 때렸다고 해도 앉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다쳤을 리가 없었다.“다쳤어?”하지만 구승훈은 그 질문을 무시하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강하리에게 전화해서 기다리지 말라고 해.”심준호는 전화를 걸지 않았고 그의 말에도 대답하지 않았다.“다쳤으면 병원에 가.”구승훈은 테이블 위에 놓인 리시안셔스 꽃다발을 내려다보다가 한참 후에 입을 열었다.“준호야.”이 망나니는 평소에는 뻔뻔하게 ‘삼촌’이라고 부르다가, 이럴 때는 다시 이름을 부르는 것이었다.“이혼할 마음을 먹은 것 같네.”구승훈은 손가락으로 꽃잎을 쓸며 말했다.“부탁 하나만 들어줄래?”심준호는 구승훈을 조용히 바라보며 물었다.“무슨 부탁인데?”구승훈은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나, 유언장을 쓰고 싶어.”심준호는 깜짝 놀란 기색을 보이며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대체 무슨 일이야?”그는 구승훈이 강하리를 사랑하지 않아서 결혼식에 나타나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그가 강하리를 얼마나 깊이 사랑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구승훈이 이렇게 행동하는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심준호뿐만 아니라 강하리도 분명히 구승훈에게 무슨 사정이

좋은 소설을 무료로 찾아 읽어보세요
GoodNovel 앱에서 수많은 인기 소설을 무료로 즐기세요! 마음에 드는 책을 다운로드하고,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앱에서 책을 무료로 읽어보세요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