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Chapter 591 - Chapter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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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1화

하지만 그의 존재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주해찬은 강하리가 제대로 쉬지 못했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그는 강하리에게 낮은 목소리로 몇 가지 질문을 던지다가 이쪽을 응시하는 구승훈의 눈빛을 발견했다.그 눈빛은 소유욕을 가득 품고 있었다.강하리도 뒤를 돌아보며 무표정하게 구승훈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거두었다.“먼저 들어가, 박 교수님이 기다리고 계셔.”강하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회의실로 들어가고 주해찬은 구승훈의 옆으로 걸어갔다.“주해찬 씨, 안녕하세요.”주해찬은 복잡한 눈빛으로 구승훈 앞에 섰다.“구승훈 씨, 전에 나한테 했던 말 기억나요? 지금 당신이 이러면 하리만 힘들어요. 강하게 밀어붙여 가족들을 다 이기고 찾아오든지 아니면 멀리 떨어져요.”구승훈이 피식 웃었다. 예전에 그가 주해찬에게 했던 말인데 고스란히 그에게 돌아왔다.마음속으로 말로 표현 못 할 감정이 밀려왔지만 뭐라 해도 그는 자신과 강하리 일에 다른 사람이 간섭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주해찬 씨 걱정하지 마세요. 구씨 가문의 사람이나 일은 내가 제대로 해결할 테니까.”구승훈은 자신 있게 말했지만 주해찬은 구씨 가문이 그렇게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님을 분명히 알았다.구씨 가문의 상황은 주씨 가문보다 훨씬 더 복잡했다.하지만 그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전에도 말했다시피 또다시 하리한테 상처 주면 내가 데려가겠다고 했어요. 이번 해외 파견은 무산됐지만 하리만 원한다면 주저 없이 데리고 갈 겁니다.”구승훈은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차가운 웃음을 내뱉었다.“데려갈 수 있겠어요? 주해찬 씨, 할 수 있었다면 말만 하지 말고 그렇게 했겠죠.”그는 강하리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연약해 보여도 굉장히 강단 있는 성격이었다.그녀가 가고 싶지 않다면 아무도 데려갈 수 없었다.지금의 강하리에겐 아이가 제일 우선이고 두 번째는 아마 그녀의 일일 것이다.그녀는 외교부 일을 사랑하기 때문에 이쪽의 모든 결정에 기꺼이 순응했다.그는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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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2화

강하리가 행사장에서 바쁜 하루를 마치고 나오니 밖은 벌써 어두워져 있었다.어젯밤에 제대로 쉬지 못하고 오늘 하루 종일 일하다 보니 몸이 조금 피곤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이제 일이 끝났으니 서둘러 얼른 돌아가서 쉬고 싶었다.짐을 싸서 나갈 준비를 하는데 문연진이 갑자기 그녀를 불렀다.“강하리 씨.”문연진은 웃는 얼굴로 강하리 옆으로 걸어갔다.“이렇게 빨리 돌아와서 일을 할 줄은 몰랐는데, 어머니의 죽음도 큰 영향은 없나 보네요.”강하리의 움직임이 멈칫하며 그녀의 눈에서 분노가 번뜩였다.“문연진 씨, 마지막으로 나에 대해 그렇게 말했던 사람이 결국 어떻게 됐는지 알아요?”문연진은 당황하다가 이어 조롱 섞인 눈빛을 번쩍였다.“지금 날 협박해요?”강하리가 웃었다.“네, 협박하는 거예요. 문연진 씨, 다시는 나 건드리지 마요. 안 그럼 그쪽 승훈 오빠가 알면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될 테니까.”말을 마친 그녀가 피식 웃었다. “아, 깜빡하고 말 못 했네요. 지난번에 나한테 그렇게 말했던 사람 이름이 장서연이에요. 모르겠으면 인터넷에서 검색해 봐요.”문연진은 장서연의 일에 대해 어느 정도 들은 바가 있었다.할아버지가 한 말 때문에 그동안 송씨 일가를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그녀는 이 사건이 그저 단순한 사고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구승훈이 손을 쓴 거였나?문연진은 너무 화가 나서 순식간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하지만 곧 그녀는 다시 차갑게 비웃었다.“강하리 씨, 아직 모르죠? 할아버지 생신날, 그쪽 가고 할아버지가 내가 승훈 오빠 약혼녀라고 발표했어요. 알겠어요? 내가 승훈 오빠 진짜 약혼녀라고요. 당신은 이제 내연녀예요.”강하리의 등이 뻣뻣하게 굳었다.사실 그날 밤 구동근이 문연진을 구승훈의 약혼녀라고 발표한 것은 강하리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그 사실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다.그때 그녀는 구승훈의 마음속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만 신경 썼고 그날 밤 구승훈이 건넨 아도레가 무엇보다 위안이 되었다.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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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3화

주해찬은 문연진을 노려보았다. “문연진 씨, 그날 Y국 바에 있던 사람이라면 구승훈이 하리에게 매달린다는 건 다 아는데 자꾸 억지 부리는 것도 능력이네요.”그는 말을 마치고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약혼녀 타이틀은 자칭한 건가요? 구승훈도 인정했어요?” 주해찬은 그녀와 더 말을 섞기 싫어서 이 말만을 남긴 채 뒤돌아 자리를 떠났고 문연진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채로 그 자리에 남았다.헤프닝은 끝났지만 사람들은 각자의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주해찬은 전력 질주해서 몇 걸음만에 강하리를 따라잡았다.“너무 마음에 두지 마. 네가 당당한데 겁낼 게 뭐가 있어. 사람들이 아무것도 모르는 것도 아니고.”강하리는 입술을 달싹이며 웃었다.“알아요, 오늘 나서줘서 고마워요 선배.”주해찬은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나한테 고맙다는 인사를 왜 해, 내가 널 도와주는 건 당연한 건데.” 강하리는 가슴에 답답함을 느끼며 고개를 들어 주해찬을 바라보았다.“선배, 맞선은 잘 돼가요?” 주해찬이 웃었다.“한번 빠지면 다른데 쉽게 눈 돌리기 힘든 거 너도 이해할 거야.”강하리는 시선을 내린 채 씁쓸하게 웃었다.“하지만 그건 좋지 않아요.”할 수만 있다면 자신과 구승훈이 그렇게 깊은 인연을 맺지 않길 바랐다. 어린 시절의 인연도, 그토록 기나긴 짝사랑도 없었으면 좋겠다.그러면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홀가분하게 돌아설 수 있는데...주해찬은 고개를 끄덕였다. “안 좋지만 가끔은 원할 때가 있지.”강하리는 자조적으로 웃으며 낮게 말했다.“그럴 가치가 없어요.”구승훈은 그녀에게 그만한 가치가 없었고 그녀 역시 주해찬이 이럴만한 가치가 없었다. 하지만 주해찬은 강하리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일찍 가서 쉬어, 내가 데려다줄까?”강하리는 깊게 숨을 내쉬며 감정을 추스른 뒤 고개를 저었다.“아뇨, 그냥 택시 타고 갈게요.”주해찬은 마음이 놓이지 않았지만 그녀의 뜻에 따랐다.두 사람이 밖으로 나오자 이미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구승훈이 보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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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4화

문연진은 화가 나서 피를 토할 지경이었다.특히 뒤에서 모든 사람들이 행사장을 빠져나가고 있는 지금 조금 전 상황만 봐서는 뭔지 모르겠지만 지금 구승훈이 이렇게 말하면 문연진의 얼굴만 여지없이 내리치는 꼴이었다.“승훈 오빠...”하지만 이미 그녀를 상대하고 싶지 않았던 구승훈은 진작 강하리를 끌고 자리를 떠났다.강하리가 벗어나려고 했지만 구승훈은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하리야, 그만해 안 그러면 네 뒤에 있는 동료들 다 보는 앞에서 너 안고 차에 태울 거야.”강하리의 가슴이 분노로 꽉 조여왔다.“구승훈, 이거 놔! 내가 당신한테 등을 돌리게 만들지 마!”구승훈은 다시 한번 그녀의 손목을 움켜잡고 아무 말 없이 그녀를 차 안으로 끌어당겼다.차에 탄 뒤에야 그가 물었다.“질투나?”강하리는 그를 노려봤다. “내가 질투할 게 뭐가 있어?”말은 그렇게 해도 말투에 질투가 고스란히 섞여 있었다.그녀는 마음이 불편했다.어쨌든 문연진은 그의 약혼녀라는 타이틀을 차지하고 있는데 자기한테 와서 매달리면서 왜 그녀는 그냥 내버려두는 걸까.그는 강하리의 손을 잡고 나지막이 말했다.“그럼 우리 사이 공개하는 거 어때?”강하리는 곧바로 손을 뒤로 뺐다.“당신이 나한테 매달리지 않는 게 제일 좋아.”구승훈은 심장이 저릿하며 쓴웃음을 지었다.“넌 내 아이 엄마고 어렸을 때부터 내가 그리워한 사람이야. 더구나 내가 기억이 없어도 여전히 좋아한 사람인데 너 아니면 내가 누구한테 매달려?”구승훈은 그녀의 손목을 잡고 부드럽게 주물렀다. “무슨 수를 쓰든 어렸을 때의 기억을 되찾아서 네가 아는 승훈 오빠로 돌아올게.”어린 시절 이야기를 꺼내자 강하리의 마음이 답답해졌다.구승훈은 손을 들어 하얗고 보드라운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졌다.“하리야, 우리 사이에 남긴 후회들 하나하나 내가 다 보상해 줄게.후회?강하리는 눈가가 시큰 해났다.두 사람 사이에는 이제 정말 후회만 남은 것 같았다.구승훈이 그녀의 턱을 잡고 고개를 숙여 붉게 물든 그녀의 눈가에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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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5화

“방값 대신 내가 씻겨주는 건 어때”“꺼져!”구승훈은 결국 매달리다 소파에서 잤고 강하리는 더 이상 그와 다투기도 싫었다.이 남자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해냈다.정말 피곤했는지 강하리는 누운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잠이 들었다.구승훈은 침대 옆에 앉아 한참을 지켜보다가 강하리를 품에 안았다.다음 날 어슴푸레 날이 밝자 그는 갑자기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입술 사이로 익숙한 향기가 퍼지자 강하리는 몸부림치며 그를 밀어내려 했지만 구승훈이 갑자기 말을 꺼냈다.“나 오늘 연성으로 돌아가. 노진우가 너 챙겨줄 거니까 하리야, 내가 올 때까지 기다려.”강하리는 깜짝 놀라서 몸부림치는 것도 잊었다.구승훈은 그 틈을 타 입술에 몇 번 더 뽀뽀한 뒤 침대에서 일어나 재빨리 몸을 씻고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강하리는 이미 닫혀버린 문을 바라보면서 조금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보름 가까이 문화 교류회가 진행되고 강하리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구승훈은 보름 동안 나타나지 않았다.강하리는 그에게 뭐가 그렇게 바쁘냐고 묻지도 않고 그저 몸과 마음을 다해 일에 몰두했다.드디어 문화 교류회가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강하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행사장 입구에서 진태형이 기다리고 있었다.“진 장관님, 무슨 일 있어요?”진태형은 얼굴을 찡그리며 그녀를 바라봤다.“쓸데없는 소리가 들리길래 무슨 일이라도 있을까 봐 보러 왔어요.”그동안 부서에는 어디선가 전해진 소문이 돌고 있었다.강하리가 박근형의 뒤를 이어받은 건 전부 인맥 덕분이며 윗선에서 그녀를 봐준 건 당연히 부적절한 거래 때문이라고 했다.소문은 제법 그럴듯하게 퍼졌지만 극도로 애매모호한 상황을 연출했고 그런 소문일수록 사람들은 더 빨리 퍼뜨렸다.진태형은 강하리가 처음 부서에 들어와 박근형의 자리를 물려받으면 질투하는 사람이 있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강하리의 실력이 눈에 보이기에 대충 이틀 정도 돌다가 잠잠해질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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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6화

구동근은 그의 말을 듣고 숨이 막힐 뻔했다.“정말 그년 때문에 구씨 가문을 무너뜨리겠다고? 구승훈, 너 미쳤어?”구승훈은 빙그레 웃었다.“겨우 이걸로 미쳤다고 하세요? 이제 시작인데요.”구동근은 너무 화가 나서 손에 잡히는 대로 구승훈에게 던졌다.“개자식, 구씨 가문에서 꺼져! 우리 구씨 가문에는 너 같은 놈 없다!”구승훈은 눈을 번쩍 뜨고 구동근을 바라보았다.“할아버지는 제가 구씨 가문 가주라는 걸 잊으셨나 봐요? 구씨 가문에선 내 말이 곧 법이에요!”구동근은 구승훈을 노려보았다.“네가 가주라고? 지금 네가 하는 걸 봐라, 이게 어디 가주가 할 짓이야! 구승훈, 네 가주 자리 내가 줬다. 내가 맞다고 하면 맞는 거고 아니라면 넌 아무것도 아닌 거야. 구씨 가문에 쓸만한 놈이 너밖에 없는 줄 알아?”구승훈의 얼굴에 서늘한 기운이 스쳐 지나갔다.“할아버지, 나이 드셨으면 편히 물러나서 노년을 즐기세요, 헛짓거리하지 마시고. 문연진이 마음에 들면 걔를 데려와요. 전 불만 없어요. 언젠가 작은 삼촌이 태어날지 누가 알아요. 할아버지 마음에 드는 사람을 왜 저한테 넘겨주세요, 재밌어요?”구동근은 피가 거꾸로 솟으며 가슴을 들썩거리더니 그대로 피를 토하며 쓰러졌고 구씨 가문은 아수라장이 되었다.구승훈은 구동근을 둘러싸고 당황해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걸어 나갔다.구승재는 복잡한 표정이었다.오늘 밤 일이 이렇게까지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할아버지가 강하리를 받아들이는 게 왜 그렇게 힘든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꼭 이렇게까지 조부모와 손자가 서로 등을 돌리는 상황까지 와야 했나?이런다고 구씨 가문의 기둥이 뽑히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가족들의 불화를 자아냈다.이번 일은 구동근의 얼굴에 따귀를 날린 거나 다름없었고 어떤 식으로든 구승현을 구할 수 없었다.구동근이 가장 소중히 여기던 가문의 명예도 완전히 외부의 조롱거리가 되었다.형이 정말 구씨 가문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하지만 할아버지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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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7화

송동혁은 갑자기 후회가 밀려오며 과거 자신의 결정을 후회했다.만약 강하리를 구승훈에게 직접 보냈더라면 지금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하지만 안타깝게도 만약은 없었다.송동혁은 구승훈을 보는 순간 무의식적으로 입을 열어 선처를 호소했다.“구 대표, 유라를 봐서라도 ...”구승훈은 성큼성큼 다가가 송동혁을 잡아 올렸다.“송동혁, 내가 다 알았는데도 거짓말을 해?”송동혁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구 대표, 내가 안 그랬어, 내가 아니야...”구승훈은 그를 물속으로 걷어찼다.송동혁은 물속에서 몸부림치며 도움을 요청했다.“구 대표, 살려줘. 유라는 하양이 아니야. 하지만 걘 늘 진심이었어. 구 대표, 구 대표...”송동혁의 외침이 수감실에 울려 퍼졌다.“구 대표, 살려줘. 개가 되고 소가 돼서 속죄할게. 제발 살려줘...”구승훈은 그의 머리채를 붙잡고 다시 물 밖으로 끌어 올렸다.“누가 그러라고 했어?”구승훈의 차갑고 서늘한 시선이 송동혁을 노려보았고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내가 정신이 나갔어. 기억을 잃었으니 유라가 강하리를 대신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어쩔 수 없었어. 송씨 가문은 그때 파산 직전이었고 난 도저히 방법이 없었어. 구 대표, 제발 살려줘, 제발...”그의 멱살을 잡은 구승훈의 눈에 살기가 번뜩였고 송동혁의 얼굴이 붉게 물들어갔다.구승재는 깜짝 놀라며 달려와 구승훈을 끌어안았다.송동혁은 죽어 마땅한 사람이었지만 형의 손에서 죽을 수는 없었다.하지만 구승훈은 송동혁의 목을 잡은 손을 놓지 않았고 남자의 눈은 증오로 가득 차 있었다.구승재의 심장이 철렁했다.“형!”구승훈은 송동혁의 목을 조른 채 물속으로 밀어 넣었다.구승재는 아무리 말려도 소용이 없자 서둘러 강하리에게 전화를 걸었다.강하리는 구승재의 전화를 받고 살짝 놀랐다.“구승재 씨?”“하리 씨, 우리 형한테 한마디 해줄래요? 형한테 말 좀 해줘요.”강하리는 잠시 멈칫하다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형이 왜요?”강하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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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8화

전화를 끊고 나서야 구승훈의 감정은 차분해졌다.구승재는 그 옆에서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역시 형을 다루는 데는 강하리가 제격이었다.“형, 송동혁은?”구승훈은 손을 닦으며 어두운 눈빛으로 말했다.“돌려보내, 저쪽에서 잘 대접하라고 해. 쉽게 죽여선 안 돼. 장진영도 그때 강하리를 납치한 혐의를 뒤집어씌워서 같이 보내!”구승재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고 구승훈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물었다.“정신과 의사는 찾았어?”구승재가 답했다.“찾았는데 형 ...”형이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주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알아낸 것들과 조금 전 송동혁의 말까지 더해져 구승재는 거의 모든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구승훈은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고 말을 꺼내기도 전에 대답했다.“데려와.”강하리의 마음은 구씨 가문에 대한 뉴스를 본 후부터 조금 복잡해졌다.구씨 가문이 겪은 일들을 생각하면 구승훈의 짓이라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녀는 가슴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감정을 억누르며 가쁜 숨을 내쉬었고 노진우가 옆에서 그녀를 바라보았다.“강하리 씨, 구 대표님이 어르신과 등을 돌렸어요.”강하리는 굳어버린 채 한참 후에야 물었다.“그 사람 위험해질까요?”노진우는 고개를 저었다.“모르겠어요.”“어르신도 젊었을 때는 수단 방법 가리지 않았는데 두 사람이 이렇게 등을 돌리니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어요.”그는 강하리를 바라봤다.“강하리 씨, 구 대표님께 직접 전화해서 물어보는 게 어때요?”강하리는 두 손을 말아쥐었다.호텔에 돌아와 샤워하고 나온 그녀는 휴대폰을 멍하니 쳐다보기 시작했다.한참 만에 겨우 휴대폰을 들었지만 전화를 걸기도 전에 주해찬에게서 연락이 왔고 그녀는 통화 버튼을 눌렀다.“선배, 무슨 일 있어요?”주해찬은 미소를 머금은 목소리로 말했다.“로키 씨가 널 만나고 싶어 해.”강하리는 멈칫했다. 로키는 그녀에게도 익숙한 사람이었다.유엔 세계 언어 연구 센터의 설립자였기에 강하리는 주저하지 않았다.“좋아요, 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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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9화

주해찬은 그녀를 보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이쪽으로 걸어왔다.“무슨 일 있어요?”주해찬은 웃으며 말했다.“널 스카우트할 생각인가 봐.”강하리는 순간 당황했다. “정말요?”주해찬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못 믿겠으면 직접 물어봐.”로키는 강하리를 보고 무척 반가워했다.“강하리 씨, 늦은 시간에 또 귀찮게 해서 죄송합니다.”강하리는 미소를 지었다. “괜찮아요, 로키 씨. 무슨 일 있으세요?” 로키는 옆에 앉은 청년을 바라보았고 청년이 자기소개를 했다.“안녕하세요, 나문빈이라고 합니다.”그러고는 곧바로 강하리 앞에 기획서를 내밀었고 강하리는 어색하고 그걸 건네받아 확인하고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이건...”나문빈은 웃으며 말했다.“L국에 있는 제 회사인데 강하리 씨를 모셔가고 싶습니다.”말을 마친 그가 이어서 강하리에게 한바탕 소개를 늘어놓았고 강하리는 계속 귀를 기울였다.나문빈이 말한 회사는 JM그룹으로 사실 그가 말하지 않아도 강하리는 알고 있었다.세계 최고의 고급 비즈니스 번역 회사였다.번역가만 아니라 번역 소프트웨어와 번역 로봇 개발도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하지만 나문빈의 말을 듣고도 강하리는 웃기만 했다.“미안하지만 지금 당장 사업을 할 생각은 없어요.” 나문빈은 개의치 않았다.“알아요, 하지만 이 회사는 유엔 언어기구에 소속되어 있고 사업이 다가 아니에요. 전 세계의 고급 비즈니스 번역을 받을 뿐만 아니라 각국의 고위 인사들과도 협력하죠. 게다가 유엔 산하 회사라 외교부 업무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아요.”로키가 웃으며 말했다.“강하리 씨, 잘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 당신은 언어에 특출난 재능을 가진 귀한 인재거든요.”강하리는 입술을 다물고 미소를 지었다.“하지만 회사는 이미 잘 되고 있고 제 생각에는 저 같은 사람이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해요.”로키는 여전히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 “강하리 씨를 통해 이곳 시장을 개척하고 싶어 스카우트하는 겁니다.”강하리는 멈칫했다. 그런 거였군.“강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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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0화

강하리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무의식적으로 배를 감싸려다 갑자기 무언가 생각난 그녀는 애써 행동을 참으며 옆 테이블을 잡았다.이를 본 주해찬은 황급히 일어나 얼른 강하리를 부축하려 했지만 노진우가 한발 빨랐다.강하리는 노진우의 부축을 받고 나서야 얼굴이 조금 나아진 듯 보였다.주해찬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괜찮아? 어디 안 다쳤어?”강하리는 충격에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고 주해찬은 무의식적으로 강하리의 작은 배를 바라봤다.강하리는 몸을 돌려 그의 시선을 피했다.“선배, 나 진짜 괜찮아요.”조금 전 그 애는 속도가 빨랐지만 힘은 세지 않았다.그녀가 정말 괜찮다는 말에 주해찬은 고개를 끄덕였고 노진우가 다가와서 아이를 옆으로 들어 올렸다.어린아이는 자신이 사고 쳤다는 것을 알았는지 노진우가 들어 올리자 울음을 터뜨렸다.그런데 곧바로 아이 엄마가 서둘러 달려왔다.“당신들 뭐야, 왜 우리 애를 괴롭혀?”노진우의 웃지 않는 표정은 다소 위협적이었다.“아주머니, 여기가 공공장소인 건 아세요? 애 똑바로 안 봐요? 그러다 부딪혀서 사람 다치면 어떡하시려고요.”순간 여자의 얼굴이 일그러졌다.“여기가 공공장소면 우리도 마음대로 할 수 있죠. 어린애가 부딪히면 얼마나 아프겠어요. 조금 뛰어다니는 게 왜요, 그쪽 레스토랑이에요?”노진우가 다른 말을 하려던 찰나 강하리가 그를 쳐다보았고 노진우는 입을 다물며 다가와 그녀를 부축하려 했다.하지만 강하리는 고집을 부리며 그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식당엔 사람도 보는 눈도 많은데 보통 사람이 애와 부딪힌 걸로 누가 부축을 받나.그녀는 아무 말도 없이 바로 노진우를 데리고 자리를 떠났다.식당을 나서고 나서야 그녀는 말했다.“가서 저 여자와 어린아이를 잘 지켜보고 다른 사람과 접촉한 건 없는지 살펴봐요. 그리고 심 변호사님께 연락해서 식당 카메라 돌려보라고 해요. 저 아이가 계속 뛰어다닌 건지 아니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온 건지 확인하세요.”노진우는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고 주해찬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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