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의 모든 챕터: 챕터 121 - 챕터 130

984 챕터

제121화

강하리는 너무 화가 났다.비록 현재 그녀의 몸 상태가 안 좋다고 해도 이미 번역을 끝낸 문서를 지워버리는 건 무슨 뜻일까?강하리는 그를 째려보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구승훈은 또 몇 마디 했다.“그리고 난 내 컴퓨터에 다른 남자 물건이 있는 건 바라지 않아.”강하리는 숨이 막혀 갑자기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구승훈이라는 남자는 원래부터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었다.최악의 경우 다시 번역하면 된다.구승훈은 그녀의 생각을 읽었는지 말했다.“강 부장 좋은 말로 할 때 집에서 휴식하면서 건강 관리해. 내가 강 부장에게 휴가를 준 건 집에서 잘 휴식하면서 건강 관리를 잘하라는 뜻이지 다른 남자를 위해 일하라는 건 아니야. 만약 강 부장이 그렇게 일을 하고 싶은 거라면 내일부터 회사로 출근해.”강하리는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구승훈이 너무 강압적이었기에 이 일은 앞으로 몰래 해야겠다고 생각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비서가 식사를 가져왔다.구승훈은 뜨거운 물수건을 가져와 강하리의 손을 닦아주었다.강하리는 본능적으로 거절하고 싶었지만, 구승훈은 깊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강 부장 나한테 직접 보살펴 달라고 하지 않았어?”강하리의 입술은 얼어붙었다. 이 정도까지는 할 필요 없다고 말하려 했지만 구승훈은 이미 그녀의 손을 다 닦은 뒤 놓아주었다.“그렇게 말했으면 더는 투정 부리지 말고 와서 밥 먹어.”강하리가 앉자 구승훈은 도시락을 하나씩 열었다.그런 다음 대추 수프를 그녀의 앞에 놓아주었다.“단 걸 아무리 좋아한다고 해도 자주 먹으면 안 돼.”“자주 먹진 않았어요.”3년 동안 그녀는 고작 몇 번 정도밖에 먹지 않았다.구승훈은 아니라고 할 수는 없어 코웃음을 치고서는 젓가락을 들며 밥을 먹기 시작했다.그는 식사 예절을 중시했고 항상 천천히 우아하게 먹었다.강하리는 그와 3년을 함께하며 식사할 때 말을 많이 하지 않는 버릇이 생겼다.두 사람은 매우 조용하게 식사했고 밥을 거의 다 먹었을 때 구승훈의 핸드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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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구승훈은 전화를 다 받은 뒤 강하리를 바라보았다.“일이 있어서 오늘 저녁에는 함께 못 있을 것 같아. 혼자 괜찮겠어?”“네, 괜찮아요.”강하리는 바로 대답했다.“그래, 내일 아침에 데리러 올게. 그리고 퇴원하자.”“네.”구승훈은 병원을 나왔고 우연히 안현우를 만났다.안현우는 요즘 회사에 강하리를 닮은 인턴이 들어와서 지루할 틈이 없었다.오늘 그 인턴이 몸이 안 좋다며 병원에 꼭 같이 와달라고 해서 그는 함께 병원으로 왔다.이것이 그가 점심에 레스토랑에서 강하리를 마주친 이유였다.사실 강하리를 마주치기 전까지 그는 인턴과 재밌게 즐기고 있었다.하지만 오늘 점심 강하리를 마주친 순간 그 인턴에 대한 흥미가 완전히 떨어졌다.아우라도 강하리에게 비교할 수가 없었고 생김새도 강하리와 닮지 않은 것 같았다. 유일하게 비슷한 점이 강하리와 비슷한 키였다.강하리의 매력은 역시 일개 인턴과 비교할 수 없었다.안현우는 순간 마음이 심각하게 간질거렸다.하지만 아쉽게도 강하리 이 여자는 꽤 능력이 있었다. 계속해서 구승훈의 옆에 남아있었다.“승훈아?”안현우의 목소리가 들렸다.구승훈은 고개를 끄덕였다.안현우는 눈썹을 치켜들며 물었다.“점심에 그 사진들 봤어?”구승훈은 그를 바라보았다.“안 대표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바로 해.”안현우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그 더러운 여자를 계속 옆에 두는 게 재밌어?”구승훈의 발걸음조차 멈추지 않으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안 대표도 알다시피 난 내 일에 대해 다른 사람이 묻는 거 안 좋아해.”안현우가 킥킥 거리며 웃었다.그도 당연히 알고 있다. 구승훈이 사적인 일은 아무리 구승재라고 해도 묻기 어려웠다.그런데 이 문제는 단지 여자 때문이었다.그리고 강하리는 돈을 주면 데리고 놀 수 있는 여자였기에 안현우는 구승훈이 이 일 때문에 자기에게 화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구승훈도 안현우가 일부러 그를 오해하게 만들려고 사진을 보냈다는 것에 화를 내는 것은 아니었다.강하리에 대한 안현우의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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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화

구승훈의 얼굴은 계속 굳어 있었다.안현우가 강하리를 언급한 이후로 그의 마음속에는 또 짜증이 몰려왔다.그는 항상 안현우가 그에게 강하리를 언급하는 것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결국, 그도 강하리와 어떠한 관계도 맺을 계획이 없었기 때문이다.어쨌든 계약이 만료되면 그녀는 다른 남자를 만날 수 있었다.이 관계는 단지 돈을 주고 잠자리를 가진 거래였고 그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그랬기에 그의 주변 사람들이 강하리에게 호감을 표시하더라도 그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오직 강하리만 자기의 신분을 똑똑히 알고 계약 기간 동안 다른 남자를 만나지 않으면 되는 것이었다.하지만 안현우가 이렇게 계속 그의 앞에서 강하리에 대한 욕망을 나타내니 그도 조금 짜증이 났다.그는 핸드폰을 힐끔 쳐다보더니 바로 구승재에게 전화를 걸었다.“형?”구승훈은 눈을 가늘게 떴다.“안현우에게 귀찮은 일 좀 만들어 줘.”“뭐?”그는 심지어 자기의 귀를 의심했다.안현우는 구승훈과 함께 자란 친구였다. 두 가문도 사이가 좋았다고 안현우와 구승훈도 사이가 나쁘지 않았다.갑자기 안현우에게 귀찮은 일을 만들어 주라니?“내 말 못 알아듣겠어? 안현우를 골치 아프게 만들어 주란 말이야.”구승훈은 정말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구승재는 멈칫했다.“왜 그래 형? 무슨 일 있었어?”“아니.”구승훈은 짜증을 참으며 말했다.“그럼 왜 갑자기 현우 형한테 귀찮은 일을 만들어 주라는 거야? 만약 현우 형이 알게 된다면 이다음에 어떻게 지내려고 그래?”구승훈은 담배에 불을 붙이려고 딸칵 소리를 냈다.라이터의 약한 불꽃이 남자의 차가운 옆 모습을 비추어 그림자 때문에 더욱 어두워 보였다.“못하겠어? 못하겠으면 다른 사람 시킬 거야.’구승재는 조금 두려웠다.그는 자기 형이 마음속으로 얼마나 불쾌해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잠시 머뭇거리다가 물었다.“어느 정도로 하면 되는데?”그는 조심스럽게 물었다.결국, 오랫동안 서로를 알고 지낸 친구이기 때문에 지난번 김주한을 상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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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화

강하리는 가슴이 답답했지만 그래도 평소의 침착함을 유지하며 말했다.“안 대표님 이런 걸 저한테 보낸 이유가 뭐죠? 능력이 있으시다면 구승훈이 절 포기하게 만드세요.”안현우가 가벼운 웃음을 터트렸다.“승훈이도 남자야. 아무 때나 잠자리를 가질 수 있는 여자를 왜 포기하겠어. 오히려 문제는 강 부장이야. 이렇게 구승훈 옆에 있는 게 무슨 의미가 있지?”강하리는 비웃음을 날렸다.“의미가 있건 없건 모두 저의 개인적인 일이죠. 안 대표님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왜 아무런 관련이 없어? 난 강 부장과의 잠자리를 기다리고 있어.”강하리는 이를 악물었다.“안현우, 다른 여자하고 놀아. 난 당신 같은 남자는 보기만 해도 구역질이 나니까. 내 사진을 몰래 찍어서 구승훈에게 보내고 구승훈의 말을 몰래 녹음해서 나한테 보내면서 중간에서 이간질하는 거 너무 비열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안현우는 이런 것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비열하면 뭐 어때? 비열하지 않은 남자도 있나?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하는 건 어때? 강 부장 나하고 딱 한 번만 자는 거야. 딱 한 번만. 승훈이한테는 말하지 않을게. 그런 다음에는 절대 질척거리지 않을게. 어때?”“꺼져!”강하리는 분노하며 욕설을 뱉은 뒤 전화를 끊었다.전화를 끊은 뒤에도 그녀는 한참 동안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사실 그녀는 구승훈에게 전화하고 싶었다.그에게 왜 한편으로는 계속 다른 남자를 만나지 말라고 하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말을 하는 건지 묻고 싶었다.만약 그가 정말 신경 쓰지 않는다면 왜 그녀가 다른 남자와 말 한마디를 하는 것도 화를 내는 것인지 궁금했다.만약 신경 쓴다면 왜 안현우에게 이런 말을 한 것인지 이유를 묻고 싶었다.하지만 결국 그녀는 전화를 걸 수 없었다.그녀에게는 그런 용기가 없었다.구승훈에게서 너무나 많은 상처를 받아 이런 질문을 할 용기조차 잃었다.더욱 불쾌한 말을 들을까 봐 두려웠다.그녀는 정말로 모욕당하고 싶진 않았다.손연지가 퇴근한 뒤 그녀의 병실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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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화

순간 강하리는 완전히 절망감을 느꼈다.그녀는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질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윽.”그녀는 있는 힘껏 그 사람의 입술을 깨물며 격렬하게 몸부림쳤다.“나야!”구승훈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그녀는 순간 다시 살아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그녀는 몇 초 뒤 반응했고 순간 갑자기 불안해졌다.“승훈 씨 미쳤어요?”구승훈의 웃음소리가 들렸고 그녀의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웃음소리에서 약간의 기쁨이 들려왔다.“내가 미친 걸까, 아니면 강 부장이 해명해야 하는 걸까? 나인 줄도 모른 거야?”강하리는 숨이 막혔다.이런 상황에서는 오직 두려움만이 느껴졌다.그녀는 심지어 구승훈일 거라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그는 떠날 때 분명 오늘 저녁에는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했었다.“미안해요. 정말 몰랐어요.”“그럼 벌을 받아야지.”구승훈은 말을 마친 뒤 다시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을 머금었다.강하리의 몸은 다시 긴장했다. 현재 그녀의 몸 상태로는 구승훈이 뭔가를 더할 수가 없었다.그리고 그럴 기분도 아니었다.“승훈 씨, 나 몸이... 읍...”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구승훈은 또다시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키스는 점점 더 깊어졌다.강하리는 구승훈이 도대체 어디에서 자극받은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하지만 그녀는 아무리 몸부림쳐도 벗어날 수가 없었다. 이 남자가 원한다면 아무리 그녀가 거부해도 그는 그녀를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구승훈은 그런 욕구가 정말 강한 편이었다.강하리는 평소에 그를 상대하는 것도 벅찼다.그녀가 생리하는 기간이 아닌 이상 그는 쉴 틈을 주지 않았다.심지어 하루에 3, 4번을 할 때도 있었다. 그동안은 그녀가 유산으로 인해 몸이 좋지 않았기에 구승훈은 아마도 많이 참았을 것이다.게다가 이제 그녀는 그의 몸이 반응했다는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그녀의 몸은 또다시 긴장했다.구승훈이 그녀를 잠깐 놓아준 틈에 물었다.“안 하면 안 돼요?”구승훈은 아무런 말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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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그러나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그의 기분은 좋아졌다.방에는 불도 켜지 않았고 창밖에서 들어오는 희미한 불빛 속에서 구승훈은 여전히 벨트를 풀고 있는 여자를 내려다보았다.그녀는 살짝 눈살을 찌푸린 채 조금 급해 하며 핑크빛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구승훈은 그녀의 턱을 잡고 다시 키스했고 그와 동시에 그녀의 손을 큰손으로 잡고서는 벨트를 함께 풀었다.강하리를 만난 뒤로 그는 손으로 한 적이 별로 없었다. 그도 강하리가 손으로 해주는 것을 딱히 좋아하지 않았다. 그는 손보다는 그녀의 몸에 깊이 들어가는 것을 좋아했다.하지만 오늘 밤에는 그도 만족감을 받았다.구승훈은 침대에 기대며 강하리를 가슴에 기대게 했다.“강 부장, 오늘 밤은 아주 표현이 좋았어.”그의 목소리에는 만족감이 묻어났다.강하리는 눈에 떠오르는 감정을 숨기기 위해 눈을 감았다.그녀는 그의 팔을 떼어내고서는 침대에서 내려와 욕실로 들어갔다. 손을 씻고 나오니 그는 창가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방에는 여전히 조명을 켜진 않았지만, 창가에 있는 그의 실루엣은 보였다.강하리는 시선을 옮겼다. 마음속으로는 아직도 구승훈의 말들이 떠올랐다.그녀는 아까 한순간 만약 안현우를 받아주면 구승훈이 정말 자기를 놓아줄지 생각했었다.하지만 결국 그녀는 남자들 사이에서 노리개가 되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안현우 같은 남자에게 더욱 역겨움을 느꼈다.만약 언젠가 구승훈을 떠나게 된다면 그녀는 사랑해 주는 남자를 만나 지금보다는 인생을 더 잘 살아가고 싶었다.마음을 전부 그에게 주었지만, 그에게서는 아무런 반응도 얻지 못했다.“못 온다고 하지 않았어요? 왜 또 온 거예요?”창가에서 불꽃이 튀더니 구승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왜? 강 부장은 내가 온 게 싫어?”강하리는 그에게 다가가지 않았고 반대쪽 창가에 기댔다.“난 단지 구 대표님이 굳이 오실 필요는 없었다는 말을 하고 싶을 뿐이에요.”구승훈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럴 필요는 없지만 오늘 밤은 꽤 괜찮았어.”강하리는 그가 말하는 것이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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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다음날.강하리가 깨어났을 때 구승훈은 이미 일어나 창가에서 전화를 받고 있었다.슈트를 입고 가죽구두를 신은 그의 옆모습은 날카롭게 각진 모습이었다.움직임을 들은 구승훈은 전화를 끊은 뒤 고개를 돌려 강하리와 시선을 마주쳤다.“강 부장, 날 보는 걸 이렇게 좋아하는 거야?”강하리는 시선을 돌렸다.“왜 아직 안 떠났어요?”“오늘 퇴원한다고 했잖아.”구승훈은 그녀의 옆에 와 앉으며 빨갛게 달아오른 그녀의 얼굴에 가벼운 웃음을 터트렸다.“강 부장 얼굴은 왜 그렇게 빨간 거야?”강하리의 표정은 순간 부자연스럽게 변했다.“잘못 본 거예요.”구승훈은 바로 큰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꼬집었다.“강 부장은 내가 정말 눈이 나쁜 줄 알아?”그는 멈칫하더니 이어서 말했다.“내가 그렇게 잘생겼어?”강하리의 표정은 더욱 긴장했고 눈을 피했다.“아니요.”강승훈은 그녀를 놓아주며 웃었다.“좋으면 당당하게 봐. 내가 못 보게 한 것도 아니고.”강하리는 입술을 움찔하며 더 말하려고 했지만, 더 설명할수록 어색해질 것 같아 그저 하려던 말을 삼키며 입을 닫았다.구승훈이 어떻게 말하든지 상관하지 않고서는 몸을 일으켜 화장실로 가서 옷을 갈아입었다.짐을 다 싸고 나니 손연지가 병실에 들어왔다.“이번에는 돌아가서 건강 잘 챙겨. 네 몸은 네 것이야. 알지?”강하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손연지는 몇 마디 더 당부하더니 옆에 있는 구승훈에게 시선을 옮겼다.“구 대표님, 제가 전에 제안들인 거 다시 잘 생각해 보시길 바랄게요. 만약 하리를 도저히 보살펴주실 수 없다면 하리는 저희 집에서 지내도 괜찮아요.”구승훈은 순간 미간을 찌푸리며 표정도 따라서 어두워졌다.강하리는 이 남자가 화나 났다는 것을 가장 먼저 알아챘다.그녀는 다급하게 손연지의 앞을 막아섰다.“괜찮아. 나 바로 집으로 돌아갈 거야.”강하리도 손연지가 모두 자기를 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 어린 소녀는 전에는 구승훈의 강한 아우라에 무서워했으면서 지금은 더는 무서워하지 않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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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게다가 구승훈이라는 남자는 자기의 기분을 나쁘게 하는 사람들에게 결코 자비를 베풀지 않았다.아마도 지난번에는 그녀가 금방 유산했기에 그냥 지나간 것일 수도 있었다.이번에는 그녀가 유산했다는 핑계도 그에게는 끝난 것 같았다.“연진아 너 바쁠 텐데 먼저 가 봐. 집에 도착하면 전화할게.”손연진은 그녀를 가슴 아픈 눈빛으로 한 번 바라보며 마지막으로 구승훈을 향해 흥하고 콧방귀를 뀐 뒤 몸을 돌려 병실을 나갔다.방에는 강하리와 구승훈 두 사람만이 남았고 침묵 속에서 강하리가 먼저 입을 열었다.“연지가 성격이 조금 급해요. 날 걱정해서 그런 거니까 화내지 말아 주세요.”구승훈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눈을 가늘게 떴다.“강 부장도 내가 못 해준다고 느껴?”강하리는 입술을 움찔거리다가 웃으며 말했다.“잘해주죠. 어떤 스폰서가 이렇게 직접 병실에 와서 애인을 돌봐주겠어요?”“구 대표님은 이미 충분히 잘하고 계세요. 저도 구 대표님에게 여자 친구나 아내를 대하는 것처럼 보살펴 달라고 하면 안 된다는 건 아주 잘 알고 있어요.”구승훈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안색이 점점 더 안 좋아지는 것 같았다.그는 가늘고 긴 손가락으로 그녀의 턱을 잡아 눈을 마주 보게 만들었다. 한참이 지난 뒤 조롱하는 말을 뱉었다.“근데 강 부장의 표정은 그렇게 말하지 않는 것 같은데.”강하리는 조금 멍한 표정을 지었다. 한참 뒤 그녀도 처량한 웃음을 터트렸다.“그럼 이제부터 구 대표님이 저한테 더 잘해주실래요?”구승훈은 귀찮다는 표정을 지으며 가볍게 웃었다.“그건 앞으로 강 부장의 태도에 달렸어.”말을 마친 뒤 강하리를 놓아주었다.강하리는 웃으며 말했다.“구 대표님은 제 태도가 아직도 부족하다고 생각하세요?”“강 부장은 더 잘할 수 있잖아. 어젯밤처럼 말이야.”구승훈은 말하면서 격려하듯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난 강 부장 믿어.”강하리는 손가락이 뻣뻣해질 정도로 꽉 쥐었다.“제가 김 대표님에게 감사를 드려야죠.”구승훈은 웃으며 말했다.“천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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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화

구승훈은 마치 바보를 보는 것처럼 그녀를 바라보았다.“너한테 줄 것도 아닌데 내가 왜 네 손에 쥐여줬겠어?”말하며 그는 강하리의 이마를 만져보았다.“강 부장 열이 너무 나서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강하리가 웃었다.“구 대표님이 저한테 선물을 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해서요.”구승훈은 손을 거두며 무심하게 대답했다.“선물까지는 아니고 보상일 뿐이야.”강하리는 무슨 보상인지 묻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숙여 상자를 열어보았다.상자를 열어본 뒤 그녀는 깜짝 놀랐다. 다이아몬드가 박힌 귀걸이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그때 그녀가 대형 스크린을 통해 보기만 했던 귀걸이였다. 강하리는 손에 들린 귀걸이를 보며 경매에서 봤던 것과 너무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비슷할 뿐 하나는 정품이었고 이건 이미테이션일 뿐이다.마치 그녀와 송유라처럼 말이다.강하리는 가볍게 웃으며 상자를 닫았다.“왜? 맘에 안 들어?”구승훈의 질문에 강하리는 그를 바라보며 한참 있다가 말했다.“아니요.”강하리는 무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강 부장이 좋아하면 됐어.”강하리는 자조적인 웃음을 지었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돌아가는 차 안에서 강하리는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았다.그녀도 지금 마음속에 이 느낌이 도대체 무엇인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만약 평소에 구승훈이 귀걸이를 선물해 줬다면 그녀는 아마 엄청나게 기뻐했을 것이다. 그가 선물을 준 적은 별로 없었다. 목걸이를 제외하고는 이 귀걸이가 두 번째였다.많이 기뻐해야 맞는 것인데 지금은 비교 대상이 있으니 어떻게 생각해도 기쁘지 않았다.역시 사람은 모두 탐욕적이다.강하리도 다른 여자에게 좋은 것을 준 뒤에 그녀에게 비슷한 걸 선물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주는 유일한 것을 갖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이런 불만조차 말할 수가 없었다. 그럴 자격이 없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런 이미테이션도 그의 동정심에서 비롯된 것 같았다.강하리는 쓴웃음을 지었다. 만약 이런 것이 동정심이라면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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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화

“그동안은 매일 요리를 가져오라고 할게.”“네.”사실 식사를 가져오든 안 가져오든 상관없었다. 그녀는 지금 몸이 안 좋긴 했지만, 식사를 차라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하지만 구승훈의 말을 그녀는 귀찮아서 대꾸하지 않았다.식사가 거의 다 끝나갈 때쯤 강하리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 핸드폰을 보니 임정원이었다. 구승훈도 누군지 본 것 같았고 순간 표정이 안 좋아졌다.강하리가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구승훈은 우아하게 냅킨으로 입 주변을 닦은 뒤 냅킨을 식탁에 던져 놓았다.“강 부장 왜 안 받아?”그의 어두운 얼굴에 조금 분노가 섞여 있는 것 같았다. 강하리는 긴 한숨을 쉬며 전화를 받았다.임정원과 아무런 사이도 아니었는데 전화를 받지 않으면 오히려 뭔가 켕기는 것이 있다고 오해할 것 같아 전화를 받으려고 했다. 바로 그때 구승훈이 핸드폰을 가져가 스피커폰으로 바꿨다.강하리의 표정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구승훈은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왜? 뭐 켕기는 거라도 있어?”“켕기는 거 없어요.”그녀는 구승훈 앞에서 임정훈의 전화를 받는 것을 신경 쓰지 않았다.하지만 그녀는 다른 사람이 자기의 사적인 전화 내용을 듣는다는 것이 불편했다.이미 전화를 받은 상태에서 임정원에게 창피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마음을 가다듬으며 말했다.“네, 임 변호사님 안녕하세요.”“하리 씨 좀 괜찮아요?”“네 많이 좋아져서 퇴원했어요. 무슨 일 있으세요?”임정원의 목소리에는 웃음기가 서려 있으면서도 유난히 다정하게 들렸다.“요즘 사건 회의가 여러 번 열릴 것 같아서요. 하리 씨 시간 있어요? 만약 시간 있으면 회의에 참석할래요? 사건에 대해 하리 씨가 사전에 이해해 두면 좋을 것 같은데.”강하리도 사건 분석 회의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만약 구승훈이 옆에 없었다면 그녀는 무조건 대답했을 것이다. 하지만 구승훈이 옆에 있으니 또 어떤 귀찮은 일이 생길지 몰라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영통으로 참여해도 괜찮을까요?”“그래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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