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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다음날.

강하리가 깨어났을 때 구승훈은 이미 일어나 창가에서 전화를 받고 있었다.

슈트를 입고 가죽구두를 신은 그의 옆모습은 날카롭게 각진 모습이었다.

움직임을 들은 구승훈은 전화를 끊은 뒤 고개를 돌려 강하리와 시선을 마주쳤다.

“강 부장, 날 보는 걸 이렇게 좋아하는 거야?”

강하리는 시선을 돌렸다.

“왜 아직 안 떠났어요?”

“오늘 퇴원한다고 했잖아.”

구승훈은 그녀의 옆에 와 앉으며 빨갛게 달아오른 그녀의 얼굴에 가벼운 웃음을 터트렸다.

“강 부장 얼굴은 왜 그렇게 빨간 거야?”

강하리의 표정은 순간 부자연스럽게 변했다.

“잘못 본 거예요.”

구승훈은 바로 큰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꼬집었다.

“강 부장은 내가 정말 눈이 나쁜 줄 알아?”

그는 멈칫하더니 이어서 말했다.

“내가 그렇게 잘생겼어?”

강하리의 표정은 더욱 긴장했고 눈을 피했다.

“아니요.”

강승훈은 그녀를 놓아주며 웃었다.

“좋으면 당당하게 봐. 내가 못 보게 한 것도 아니고.”

강하리는 입술을 움찔하며 더 말하려고 했지만, 더 설명할수록 어색해질 것 같아 그저 하려던 말을 삼키며 입을 닫았다.

구승훈이 어떻게 말하든지 상관하지 않고서는 몸을 일으켜 화장실로 가서 옷을 갈아입었다.

짐을 다 싸고 나니 손연지가 병실에 들어왔다.

“이번에는 돌아가서 건강 잘 챙겨. 네 몸은 네 것이야. 알지?”

강하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손연지는 몇 마디 더 당부하더니 옆에 있는 구승훈에게 시선을 옮겼다.

“구 대표님, 제가 전에 제안들인 거 다시 잘 생각해 보시길 바랄게요. 만약 하리를 도저히 보살펴주실 수 없다면 하리는 저희 집에서 지내도 괜찮아요.”

구승훈은 순간 미간을 찌푸리며 표정도 따라서 어두워졌다.

강하리는 이 남자가 화나 났다는 것을 가장 먼저 알아챘다.

그녀는 다급하게 손연지의 앞을 막아섰다.

“괜찮아. 나 바로 집으로 돌아갈 거야.”

강하리도 손연지가 모두 자기를 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 어린 소녀는 전에는 구승훈의 강한 아우라에 무서워했으면서 지금은 더는 무서워하지 않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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