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8화

게다가 구승훈이라는 남자는 자기의 기분을 나쁘게 하는 사람들에게 결코 자비를 베풀지 않았다.

아마도 지난번에는 그녀가 금방 유산했기에 그냥 지나간 것일 수도 있었다.

이번에는 그녀가 유산했다는 핑계도 그에게는 끝난 것 같았다.

“연진아 너 바쁠 텐데 먼저 가 봐. 집에 도착하면 전화할게.”

손연진은 그녀를 가슴 아픈 눈빛으로 한 번 바라보며 마지막으로 구승훈을 향해 흥하고 콧방귀를 뀐 뒤 몸을 돌려 병실을 나갔다.

방에는 강하리와 구승훈 두 사람만이 남았고 침묵 속에서 강하리가 먼저 입을 열었다.

“연지가 성격이 조금 급해요. 날 걱정해서 그런 거니까 화내지 말아 주세요.”

구승훈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눈을 가늘게 떴다.

“강 부장도 내가 못 해준다고 느껴?”

강하리는 입술을 움찔거리다가 웃으며 말했다.

“잘해주죠. 어떤 스폰서가 이렇게 직접 병실에 와서 애인을 돌봐주겠어요?”

“구 대표님은 이미 충분히 잘하고 계세요. 저도 구 대표님에게 여자 친구나 아내를 대하는 것처럼 보살펴 달라고 하면 안 된다는 건 아주 잘 알고 있어요.”

구승훈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안색이 점점 더 안 좋아지는 것 같았다.

그는 가늘고 긴 손가락으로 그녀의 턱을 잡아 눈을 마주 보게 만들었다. 한참이 지난 뒤 조롱하는 말을 뱉었다.

“근데 강 부장의 표정은 그렇게 말하지 않는 것 같은데.”

강하리는 조금 멍한 표정을 지었다. 한참 뒤 그녀도 처량한 웃음을 터트렸다.

“그럼 이제부터 구 대표님이 저한테 더 잘해주실래요?”

구승훈은 귀찮다는 표정을 지으며 가볍게 웃었다.

“그건 앞으로 강 부장의 태도에 달렸어.”

말을 마친 뒤 강하리를 놓아주었다.

강하리는 웃으며 말했다.

“구 대표님은 제 태도가 아직도 부족하다고 생각하세요?”

“강 부장은 더 잘할 수 있잖아. 어젯밤처럼 말이야.”

구승훈은 말하면서 격려하듯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난 강 부장 믿어.”

강하리는 손가락이 뻣뻣해질 정도로 꽉 쥐었다.

“제가 김 대표님에게 감사를 드려야죠.”

구승훈은 웃으며 말했다.

“천만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