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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화

구승훈은 마치 바보를 보는 것처럼 그녀를 바라보았다.

“너한테 줄 것도 아닌데 내가 왜 네 손에 쥐여줬겠어?”

말하며 그는 강하리의 이마를 만져보았다.

“강 부장 열이 너무 나서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강하리가 웃었다.

“구 대표님이 저한테 선물을 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해서요.”

구승훈은 손을 거두며 무심하게 대답했다.

“선물까지는 아니고 보상일 뿐이야.”

강하리는 무슨 보상인지 묻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숙여 상자를 열어보았다.

상자를 열어본 뒤 그녀는 깜짝 놀랐다. 다이아몬드가 박힌 귀걸이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그때 그녀가 대형 스크린을 통해 보기만 했던 귀걸이였다.

강하리는 손에 들린 귀걸이를 보며 경매에서 봤던 것과 너무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비슷할 뿐 하나는 정품이었고 이건 이미테이션일 뿐이다.

마치 그녀와 송유라처럼 말이다.

강하리는 가볍게 웃으며 상자를 닫았다.

“왜? 맘에 안 들어?”

구승훈의 질문에 강하리는 그를 바라보며 한참 있다가 말했다.

“아니요.”

강하리는 무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강 부장이 좋아하면 됐어.”

강하리는 자조적인 웃음을 지었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돌아가는 차 안에서 강하리는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녀도 지금 마음속에 이 느낌이 도대체 무엇인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만약 평소에 구승훈이 귀걸이를 선물해 줬다면 그녀는 아마 엄청나게 기뻐했을 것이다. 그가 선물을 준 적은 별로 없었다. 목걸이를 제외하고는 이 귀걸이가 두 번째였다.

많이 기뻐해야 맞는 것인데 지금은 비교 대상이 있으니 어떻게 생각해도 기쁘지 않았다.

역시 사람은 모두 탐욕적이다.

강하리도 다른 여자에게 좋은 것을 준 뒤에 그녀에게 비슷한 걸 선물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주는 유일한 것을 갖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런 불만조차 말할 수가 없었다. 그럴 자격이 없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런 이미테이션도 그의 동정심에서 비롯된 것 같았다.

강하리는 쓴웃음을 지었다. 만약 이런 것이 동정심이라면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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