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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화

“그동안은 매일 요리를 가져오라고 할게.”

“네.”

사실 식사를 가져오든 안 가져오든 상관없었다. 그녀는 지금 몸이 안 좋긴 했지만, 식사를 차라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구승훈의 말을 그녀는 귀찮아서 대꾸하지 않았다.

식사가 거의 다 끝나갈 때쯤 강하리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

핸드폰을 보니 임정원이었다. 구승훈도 누군지 본 것 같았고 순간 표정이 안 좋아졌다.

강하리가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구승훈은 우아하게 냅킨으로 입 주변을 닦은 뒤 냅킨을 식탁에 던져 놓았다.

“강 부장 왜 안 받아?”

그의 어두운 얼굴에 조금 분노가 섞여 있는 것 같았다. 강하리는 긴 한숨을 쉬며 전화를 받았다.

임정원과 아무런 사이도 아니었는데 전화를 받지 않으면 오히려 뭔가 켕기는 것이 있다고 오해할 것 같아 전화를 받으려고 했다. 바로 그때 구승훈이 핸드폰을 가져가 스피커폰으로 바꿨다.

강하리의 표정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구승훈은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왜? 뭐 켕기는 거라도 있어?”

“켕기는 거 없어요.”

그녀는 구승훈 앞에서 임정훈의 전화를 받는 것을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다른 사람이 자기의 사적인 전화 내용을 듣는다는 것이 불편했다.

이미 전화를 받은 상태에서 임정원에게 창피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마음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네, 임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하리 씨 좀 괜찮아요?”

“네 많이 좋아져서 퇴원했어요. 무슨 일 있으세요?”

임정원의 목소리에는 웃음기가 서려 있으면서도 유난히 다정하게 들렸다.

“요즘 사건 회의가 여러 번 열릴 것 같아서요. 하리 씨 시간 있어요? 만약 시간 있으면 회의에 참석할래요? 사건에 대해 하리 씨가 사전에 이해해 두면 좋을 것 같은데.”

강하리도 사건 분석 회의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만약 구승훈이 옆에 없었다면 그녀는 무조건 대답했을 것이다. 하지만 구승훈이 옆에 있으니 또 어떤 귀찮은 일이 생길지 몰라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영통으로 참여해도 괜찮을까요?”

“그래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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