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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그러나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그의 기분은 좋아졌다.

방에는 불도 켜지 않았고 창밖에서 들어오는 희미한 불빛 속에서 구승훈은 여전히 벨트를 풀고 있는 여자를 내려다보았다.

그녀는 살짝 눈살을 찌푸린 채 조금 급해 하며 핑크빛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구승훈은 그녀의 턱을 잡고 다시 키스했고 그와 동시에 그녀의 손을 큰손으로 잡고서는 벨트를 함께 풀었다.

강하리를 만난 뒤로 그는 손으로 한 적이 별로 없었다. 그도 강하리가 손으로 해주는 것을 딱히 좋아하지 않았다. 그는 손보다는 그녀의 몸에 깊이 들어가는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오늘 밤에는 그도 만족감을 받았다.

구승훈은 침대에 기대며 강하리를 가슴에 기대게 했다.

“강 부장, 오늘 밤은 아주 표현이 좋았어.”

그의 목소리에는 만족감이 묻어났다.

강하리는 눈에 떠오르는 감정을 숨기기 위해 눈을 감았다.

그녀는 그의 팔을 떼어내고서는 침대에서 내려와 욕실로 들어갔다. 손을 씻고 나오니 그는 창가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방에는 여전히 조명을 켜진 않았지만, 창가에 있는 그의 실루엣은 보였다.

강하리는 시선을 옮겼다. 마음속으로는 아직도 구승훈의 말들이 떠올랐다.

그녀는 아까 한순간 만약 안현우를 받아주면 구승훈이 정말 자기를 놓아줄지 생각했었다.

하지만 결국 그녀는 남자들 사이에서 노리개가 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안현우 같은 남자에게 더욱 역겨움을 느꼈다.

만약 언젠가 구승훈을 떠나게 된다면 그녀는 사랑해 주는 남자를 만나 지금보다는 인생을 더 잘 살아가고 싶었다.

마음을 전부 그에게 주었지만, 그에게서는 아무런 반응도 얻지 못했다.

“못 온다고 하지 않았어요? 왜 또 온 거예요?”

창가에서 불꽃이 튀더니 구승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강 부장은 내가 온 게 싫어?”

강하리는 그에게 다가가지 않았고 반대쪽 창가에 기댔다.

“난 단지 구 대표님이 굳이 오실 필요는 없었다는 말을 하고 싶을 뿐이에요.”

구승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필요는 없지만 오늘 밤은 꽤 괜찮았어.”

강하리는 그가 말하는 것이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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