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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화

강하리는 가슴이 답답했지만 그래도 평소의 침착함을 유지하며 말했다.

“안 대표님 이런 걸 저한테 보낸 이유가 뭐죠? 능력이 있으시다면 구승훈이 절 포기하게 만드세요.”

안현우가 가벼운 웃음을 터트렸다.

“승훈이도 남자야. 아무 때나 잠자리를 가질 수 있는 여자를 왜 포기하겠어. 오히려 문제는 강 부장이야. 이렇게 구승훈 옆에 있는 게 무슨 의미가 있지?”

강하리는 비웃음을 날렸다.

“의미가 있건 없건 모두 저의 개인적인 일이죠. 안 대표님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왜 아무런 관련이 없어? 난 강 부장과의 잠자리를 기다리고 있어.”

강하리는 이를 악물었다.

“안현우, 다른 여자하고 놀아. 난 당신 같은 남자는 보기만 해도 구역질이 나니까. 내 사진을 몰래 찍어서 구승훈에게 보내고 구승훈의 말을 몰래 녹음해서 나한테 보내면서 중간에서 이간질하는 거 너무 비열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안현우는 이런 것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비열하면 뭐 어때? 비열하지 않은 남자도 있나?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하는 건 어때? 강 부장 나하고 딱 한 번만 자는 거야. 딱 한 번만. 승훈이한테는 말하지 않을게. 그런 다음에는 절대 질척거리지 않을게. 어때?”

“꺼져!”

강하리는 분노하며 욕설을 뱉은 뒤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은 뒤에도 그녀는 한참 동안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

사실 그녀는 구승훈에게 전화하고 싶었다.

그에게 왜 한편으로는 계속 다른 남자를 만나지 말라고 하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말을 하는 건지 묻고 싶었다.

만약 그가 정말 신경 쓰지 않는다면 왜 그녀가 다른 남자와 말 한마디를 하는 것도 화를 내는 것인지 궁금했다.

만약 신경 쓴다면 왜 안현우에게 이런 말을 한 것인지 이유를 묻고 싶었다.

하지만 결국 그녀는 전화를 걸 수 없었다.

그녀에게는 그런 용기가 없었다.

구승훈에게서 너무나 많은 상처를 받아 이런 질문을 할 용기조차 잃었다.

더욱 불쾌한 말을 들을까 봐 두려웠다.

그녀는 정말로 모욕당하고 싶진 않았다.

손연지가 퇴근한 뒤 그녀의 병실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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