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Chapter 331 - Chapter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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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1화

이신우는 긴 다리를 쭉 뻗고 앉아 있었고 셔츠 단추는 단 하나 남기고 다 풀어졌기에 크고 튼튼한 가슴 근육이 한눈에 들어왔다.윤혜인은 잠시 어리둥절해져서 어쩔 바를 몰랐다.흐트러진 옷을 입고 있던 여자가 귀신을 본 것처럼 놀라서 윤혜인을 욕했다.“당장 꺼져.”그제야 정신이 돌아온 윤혜인은 얼굴을 붉히며 미안하다는 말을 던지고는 재빨리 방에서 나가려고 했다.문을 잠그고 나가려는 그녀를 본 이신우가 말했다.“잠깐만요.”이 말을 들은 윤혜인은 또 한 번 멍해져서 문을 등지고 제자리에 서 있었다.가는 것도 아니고 안 가는 것도 아니었다.이신우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뻔했다.“내려가서 기다리세요.”그는 무게감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러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윤혜인은 재빨리 아래층으로 달려갔다.문이 다시 닫히는 것을 본 여자는 다시 이신우에게 자기 몸을 가져다 댔다.하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남자는 아까처럼 흥분을 느끼지 못했고 몹시 냉담했다.그러는 모습을 보자 여자는 마음속으로 또 쳐들어온 윤혜인을 욕하기 시작했다.“여름 씨, 나가 주세요.”이신우는 냉담한 표정으로 일어나 옷을 정리하고 벨트를 다시 하고 차가운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방금 뜨거웠던 감정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조여름은 달갑지 않게 느껴졌다.그녀는 서울대의 엘리트였고 다른 사람의 소개로 이신우의 국내 업무 보좌관으로 일하고 있었다.공항에서 이신우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녀는 이 경험이 많아 보이는 남자를 사랑하게 되었다.그의 프로필에는 35세라고 되어 있지만 얼굴만 보면 그냥 서른이 조금 넘은 것 같았다.그의 이목구비는 나무랄 데 없이 잘생겼고 우월한 집안 형편과 좋은 교육을 받은 그는 어디에 가든, 무엇을 하든 남다른 우아함을 지니고 있었다.진한 향수와 독한 술처럼 매혹적이었다.그 후 그녀는 일 때문에 그와 함께 승마장에도 가고 온천도 갔다. 그의 완벽한 근육질 몸매를 본 그녀는 더욱 이 훌륭한 남자에게 빠져들었다.오늘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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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화

조여름이 아래층으로 내려오자 소파에 앉아 이신우를 기다리는 윤혜인을 발견했다.보들보들한 니트를 입은 윤혜인은 가느다란 허리에 하얗고 예쁘게 생긴 얼굴이었다...확실히 부러운 비주얼을 가지고 있는 여자였다.남자들이 첫눈에 반할만한 얼굴이었다.두 사람은 눈이 마주쳤지만 서로 말을 하지 않았다.조여름은 문득 익숙한 느낌이 들더니 문득 아까 책상 위의 그 사진이 생각났다.사진 속의 여자와 눈앞의 이 여자는 눈매가 서로 너무 닮았다.하지만 윤혜인은 분명히 젊어 보였고 나이가 안 맞았다...그녀는 뭔가 깨달았는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조여름은 하이힐 소리를 내며 윤혜인의 옆을 지날 때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말했다.“신우 씨 집에서 뭐 하세요?”조여름의 일을 망쳤다는 생각에 윤혜인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저는 가정 교사예요.”“가정 교사?”조여름은 믿지 못하겠다는 듯이 험한 말을 했다.“가정 교사라는 핑계로 신우 씨를 꼬시려고 하는 거죠?”그러자 윤혜인은 어이가 없어서 말문이 막혔다.이신우는 확실히 매력 있는 남자였기에 누가 봐도 그런 생각을 할 수는 있었다.하지만 윤혜인은 단지 그에게서 돈만 벌고 싶다고 하늘에 맹세라도 할 수 있었다.조여름은 그녀가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그녀가 묵인한 줄 알고 더 무례하게 굴었다.“당신처럼 청순한 척하는 여자들을 많이 봤어요. 일한다는 핑계로 더러운 짓거리를 하고 다니죠. 정말 비천하네요.”윤혜인은 어이가 없었다.“아가씨, 모든 사람이 당신과 같다고 생각하지 마세요.”조여름은 윤혜인의 말에 반박할 수 없었기에 화를 내며 말했다.“신우 씨가 당신을 마음에 들어 한다고 생각해요? 당신은 단지 대역일 뿐이에요. 얼굴이 좀 예쁘게 생겼다고 너무 대단하게 여기지는 마세요.”대역이라는 말을 들은 윤혜인은 의심스러워서 이내 물었다.“무슨 뜻이죠?”그러자 조여름은 바로 말했다.“당신은 서재의 그...”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조여름 씨.”양복에 구두를 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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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3화

이하진은 감히 아버지의 말을 듣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내려온 후 늘 하던 대로 죽어도 자신이 한 짓을 인정하지 않았다.“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어요. 아버지도 제가 책을 보기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아시잖아요. 제가 어떻게 선생님께 책을 가져오라 할 수 있겠어요?”그는 이신우를 등지고 윤혜인을 향해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윤 선생님, 왜 저를 모함하세요?”이하진이 갑자기 말을 바꾸자 윤혜인은 당황하지 않고 휴대전화를 꺼냈다.“방금 녹음했어.”그러자 이하진의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졌다.“야! 이 지독한 여자가 감히 날 건드려?”그러자 윤혜인이 담담하게 말했다.“네가 먼저 날 해치지 않았다면 이런 일도 없을 거잖아.”이하진은 화가 치밀어 올라서 이신우를 바라보며 모처럼 기대하는 눈빛을 보냈다.“아버지, 저를 안 믿고 저 여자를 믿으세요?”이신우는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한참 지나서야 말했다.“엎드려.”그러자 이하진은 안색이 몹시 나빠졌다.“싫어요!”그는 큰 소리로 외쳤다.이신우는 조용히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그럼, L 국으로 돌아가고 싶어?”그 말을 들은 이하진은 어쩔 수 없이 천천히 고개를 숙이고 엎드렸다.이신우는 손에 회초리를 들고 심하게 때렸다.“팍! 팍! 팍!”그는 세 번 내리쳤다.그렇게 아프지는 않았다.다만, 너무 창피한 느낌이 들었다.이하진도 이제 막 열여덟이 되었기에 사내라고 자부했다.엉덩이까지 맞을 줄은 몰랐다.그것도 가정 교사 앞에서 말이다.그는 눈시울을 붉히며 화가 나서 소리쳤다.“전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어요.”그리고 자기 방으로 달려갔다.윤혜인은 이신우가 자기 아들을 이렇게 가르칠 줄은 몰랐다. 하지만 이하진이 꼴 보기 싫을 때 그녀도 그의 엉덩이를 후려갈기고 싶어 했다.일도 끝났으니 더 이상 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윤혜인은 이신우에게 말했다.“신우 씨, 별 다른 일이 없으시면 전 이만 가볼게요.”그러자 이신우는 외투를 껴입고 앞으로 가면서 대답했다.“가는 길이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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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화

윤혜인은 고개를 끄덕이었다.“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잘 가르칠게요.”“공부뿐만 아니라 인성까지 좀 신경 써주세요.”“네. 알겠어요. 지난번에 외할머니 일은 아직 감사드리지 못했는데. 제가 하진이를 열심히 가르쳐서 보답하겠어요.”신호등에 걸리자 차는 다시 멈춰 섰다.이신우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뚫어져라 보다가 웃으면서 말했다.“저한테 그렇게 예의를 차릴 필요는 없어요. 그러시면 오히려 멀게 느껴져요.”윤혜인은 그래도 진지한 표정으로 인사를 했다.“아니에요. 병원의 일은 정말 고마웠어요. 항상 기억하고 있죠.”이신우는 그녀에게 감사의 인사를 받으려고 한 게 아니었기에 그는 화제를 돌렸다.“게다가 저는 지금 혜인 씨의 작은 삼촌이 아니니 편하게 말을 놓으셔도 돼요.”“네?”윤혜인은 그가 그런 걸 신경 쓸 줄은 몰랐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너무 예의 바르게 대하면 마치 늙은 사람과 대화하는 느낌이 들었다.이신우는 그녀를 힐끗 쳐다보더니 말했다.“설마 혜인 씨가 준혁이와...”이준혁의 얘기가 나오자 윤혜인은 어깨를 들썩이며 다급하게 말했다.“아니에요. 전 준혁 씨와 아무런 관계도 없어요.”그녀의 모습을 본 이신우는 대략 짐작이 갔다. 분명히 아직 그를 마음에 두고 있는 것 같았다.그는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런 뜻이 아니에요.”그 후로 두 사람은 내내 말을 하지 않았다.윤혜인은 창밖의 별을 바라보았다. 달빛에 반쯤 비친 그녀의 얼굴은 더 하얗고 젤리처럼 부드러웠고 아름다웠다.이신우는 그녀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정말 그림처럼 아름다웠다.그녀는 그 사람과 너무 닮았다.그는 내색을 내지 않고 천천히 시선을 돌렸다.목적지에 도착하자 윤혜인은 차에서 내려 인사했다.원래 가는 길이 같은 방향이었기에 그녀도 큰 부담이 없었다.제자리에서 기다렸다가 이신우가 아직 가지 않자 그녀도 그가 바라보는 방향을 따라 앞을 보았다.그러자 그녀는 보자마자 멍해졌다.검은색의 마이바흐가 아파트 단지 길목에 마치 잠복해 있는 맹수처럼 조용히 멈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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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5화

다음 순간 그는 몸을 굽혀 그녀를 뒷좌석에 앉혔고 차 문을 닫을 겨를도 없이 허리를 굽혀 그녀의 턱을 받들고 입술에 키스했다.윤혜인은 손을 뻗어 그의 셔츠를 잡아당겼다. 그러자 셔츠 단추가 하나 터졌는데도 그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그녀가 화가 나서 입을 벌릴 때 그는 그녀의 혀끝을 물고 온몸이 짜릿하게 느껴질 정도로 힘껏 빨아들였다.마침내 그는 만족스러운 듯 손을 놓았고 윤혜인은 화가 나서 손을 치켜들었지만, 그는 그녀의 손을 잡고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다시 내 여자가 되어줄래?”그의 말을 들은 그녀는 너무 어이가 없고 화가 났다.그는 마치 그녀의 약점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매번 주도권을 차지했다.그녀는 분명히 화가 났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얽힐 대로 얽힌 지금 상황이 싫었다.그녀는 이준혁이 빛과 같다고 생각했다.예전에 그녀는 그에게 다가가 빛을 안은 듯 그를 안았다.하지만 그 빛은 그녀에게 무자비한 상처를 주었다.지금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그와 얽히기 싫어서 피하려고 했다. 아직도 그와 엮인다면 또 어떤 희망이 생겨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런 희망 때문에 또 한 번 상처를 받을 것을 생각하니 질식할 것 같았다.아무도 그녀가 왜 피하고 있고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그녀는 거의 살려달라고 비는 말투로 말했다.“이준혁 씨, 도대체 어떻게 해야 저를 놓아줄 수 있어요? 저랑 자고 싶어요? 자고 나면 저를 바로 놓아줄 수 있는 건가요?”그러자 이준혁의 눈빛은 차갑게 변했다.“무슨 뜻이야?”“제가 무슨 뜻이겠어요? 지금 저한테 매달리는 게 저랑 자고 싶어 그러시는 거잖아요.”윤혜인은 이슬이 맺힌 눈으로 똑바로 그를 쳐다보았다.“뭐라고?”“준혁 씨와 자고 나면 저를 더 이상 괴롭히지 않을 수 있어요? 그렇다면 제가...”이준혁은 경멸에 찬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공짜로 나랑 자주는 거야?”그의 말에는 모욕과 굴욕이 가득했다.윤혜인은 주먹을 쥐고 몸을 떨며 괴로워했다. 자신의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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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화

윤혜인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등 뒤에서 느껴지는 차갑고 무서운 눈길은 마치 그녀의 가슴을 가르고 마음속을 훤히 들여다보는 것 같았다. 그녀는 몸이 떨려왔다.한구운은 그녀의 손을 잡고 남자의 흉악한 눈빛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이고는 그녀를 데리고 떠났다.정신을 차려보니 윤혜인은 어느새 집 앞에 도착해 있었다.한구운은 꽃다발을 그녀에게 건네주며 말했다.“일찍 들어가 쉬어.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해.”한구운은 몇 마디를 더 했지만 윤혜인의 귀에는 그의 말이 들어오지 않았다. 그는 대충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를 보며 자리를 떠났다.그녀는 언제 한구운이 건넨 꽃다발을 받았는지도 생각나지 않았다. 오랫동안 그녀는 이준혁 이외의 다른 사람들과 다정하게 지내본 적이 없었다.이준혁 앞에서 다른 사람과 손을 잡는 것도 죄책감이 들었다.그러나 그녀는 오늘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준혁의 눈빛이 두렵긴 했지만 그것 이외에는 그렇게 어렵지 않은 것 같았다.집안에 들어간 윤혜인은 꽃다발을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다.한구운이 왜 그녀에게 꽃다발을 줬을까?큰 꽃다발이 정말 예뻤다. 꽃을 싫어하는 여자는 없다.그녀는 꽃다발의 향기로움은 맡을 수 없었지만 꽃의 아름다움은 좋았다. 그녀는 꽃을 거실 탁자 위에 올려놨다.이때, 소원에게서 문자 한 통이 날라왔다.[나, 오늘 너희 집에 가서 잘래.]윤혜인은 알겠다고 문자를 보낸 뒤 샤워하러 갔다.샤워를 마친 그녀가 욕실에서 머리를 반쯤 말렸을 때 초인종이 울렸다.그녀는 아무런 경계도 없이 문을 열며 말했다.“비밀번호 까먹었어?”하지만 밖에 있는 사람은 소원이 아니라 이준혁이었다.윤혜인은 머리가 하얘졌다. 이내 정신이 돌아온 그녀는 손을 뻗어 문을 닫으려 했다.이준혁은 느긋하게 발을 뻗어 닫기는 문을 막으며 날카로운 눈동자로 그녀를 지긋이 바라봤다.“모두가 다 알길 바라는 거야?”그의 말에 윤혜인은 더 이상 그를 막지 않았다.어차피 이준혁에게는 들어올 방법이 있었다. 그는 문을 닫고 집안으로 들어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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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7화

방에 들어가기 전에 그는 멈춰서서 차가운 눈빛으로 탁자 위에 놓여있는 흰 장미꽃을 바라봤다.“꽃 좋아해?”그는 다른 사람에게 꽃을 준 기억이 한 번도 없었다.윤혜인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누가 주냐에 따라서 달라요.”말을 마친 그녀는 자신의 혀를 깨물고 싶었다.아니나 다를까 이준혁은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사실 그녀는 그를 자극할 생각이 없었다. 대학생 때 그녀를 스토킹하던 한 남자가 그녀가 모르는 사이에 그녀의 책가방과 교과서에 붉은 장미를 넣은 적이 있었다.이 일로 그녀는 한동안 정말 무서움에 떨며 지냈었고 장미만 보면 나쁜 생각이 들곤 했었다. 그래서 주는 사람에 따라서 다르다고 말한 것이었지 한구운이 준 장미라서 좋아한다는 뜻이 아니었다.그러나 어떤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이준혁은 방에 들어가지 않고 그녀를 탁자 위의 장미 위에 눕혔다.장미꽃 위의 이슬 때문에 등이 축축해진 탓에 윤혜인은 몸을 파르르 떨며 이준혁의 셔츠를 꽉 잡았다. 등 뒤에 눌린 장미 때문에 온전히 힘을 쓸 수가 없었다. 많은 곳 중에서 왜 여기인지 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다.“여기는 싫어요.”그녀는 긴장했을 때 눈동자가 촉촉해지곤 했다. 어쩔 수 없이 꽃잎 위에 누워 있는 그녀를 보며 덮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이준혁은 눈을 내리깔고 그녀의 말에 거절하며 다가갔다.“여기서 하자.”딱딱한 포장지가 깔리며 소리가 나자 이준혁은 그녀의 등 뒤로 손을 뻗어 장미의 포장을 풀었다.포장이 풀리며 장미들이 여기저기 흩어졌다. 어떤 꽃들은 탁자 위에 있었고 어떤 꽃들은 탁자 양쪽에 떨어졌다.윤혜인은 탁자가 두 사람의 무게를 견딜 수 있을지 몰라 긴장된 마음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그녀는 저항하며 그를 밀어냈다.“난 여기가 싫어요. 하고 싶지 않아요...”이준혁은 그녀를 흘겨보며 말했다.“그럼 넌 내가 계속 이러기를 바라는 거야?”그도 망설이지 않고 일어서며 그만하려 했다.만약 이곳이 아닌 다른 곳이었다면 윤혜인도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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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8화

그의 말이 사실이 아니라면 미친개한테 물렸다고 생각하면 되고 만약 사실이라면 남은 인생을 평화롭게 보낼 수 있었다.이렇게 비교해 보니 망설임이 사라졌다.그녀는 입술을 달싹이며 자신의 결정을 말했다.“앞으로 나를 속이지 않는다는 준혁 씨의 말을 믿어볼게요.”그녀는 잔머리를 굴려 예전에 그가 했던 말을 내뱉으며 믿어보겠다고 했다.그가 번복하려 할 때 이 말을 떠올리면 예전에 자신이 그녀에게 했던 약속이 생각날 것이다.윤혜인의 착각인지 아닌지 그녀는 이준혁이 자신의 말을 듣고 기뻐하지 않는다는 걸 느꼈다. 심지어 화도 난 것 같았다.그녀의 느낌은 사실이었다.키스하기 전 이준혁이 그녀에게 말했다.“이젠 네가 후회해도 소용없어.”그의 촉촉한 입술이 강압적으로 그녀의 입술에 키스를 퍼부으며 그녀의 매끄러운 작은 혀를 탐했다.그녀를 부술 것 같은 힘이었다.윤혜인은 그의 키스에 혀가 마비가 된 것 같았고 손가락도 떨려왔다.몸 아래 있던 장미꽃에서 매혹적인 향기를 머금은 즙이 흘러나와 탁자를 따라 땅바닥에 떨어졌다.뜨거운 열기가 그녀를 엄습해왔고 이준혁도 고의로 그녀를 괴롭혔다.그의 키스는 입술에서부터 아래로 서서히 내려갔다.정교한 턱을 지나 예쁜 쇄골로 넘어갔고 마지막으로 그녀의 부드러운 목덜미를 가볍게 빨아들이며 키스를 퍼부었다.윤혜인은 떨림이 멈추지 않았다. 조금 후회가 됐지만 그녀는 지금 번복할 수 없었다. 앞으로를 생각하면 참을 수 있었다.이때 문소리가 들려왔고 윤혜인은 깜짝 놀라며 긴장했다.이준혁은 밖에서 나는 소리가 아닌 윤혜인의 행동에 미간을 찌푸렸다. 윤혜인은 그제야 소원이 오늘 저녁에 와서 자겠다고 한 사실이 생각났다.그들은 거실의 탁자에 있는 상태였기에 지금 피하려고 해도 이미 늦은 상태였다.윤혜인은 심장이 세게 뛰었다. 그녀는 반항하는 것도 잊고 있었다.“띠띠... 잘못된 비밀번호입니다.”기계음 소리에 그녀는 잠시 마음이 놓였다. 곧이어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가 들려왔다.“띠띠... 잘못된 비밀번호입니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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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9화

문이 열리는 동시에 불도 꺼졌다.술에 취한 소원이 습관적으로 불을 켜려다 원래 켜져 있던 불을 끈 것이었다.실내는 어둠에 빠졌다. 이준혁은 일어나지 않고 차가운 손가락으로 그녀의 턱을 잡고 그녀의 입술에 키스를 퍼부었다.그의 키스에 정신이 혼미해진 윤혜인은 미칠 지경이었다.소원이 비틀거리며 소리를 질렀다.“혜인아, 혜인아. 우리 혜인이. 뭐야, 고래 뱃속에 들어왔나 왜 이렇게 어두워? 흑흑... 무서워. 혜인아 어디 있어?”소원이 눈앞까지 다가온 것을 본 윤혜인은 어쩔 수 없이 그의 혀를 힘껏 깨물었다. 그가 아파하는 틈을 타 그를 밀어낸 그녀는 탁자에서 뛰어 내려왔고 마침 다리가 풀렸던 소원에게 안기게 됐다.그녀는 게슴츠레한 눈으로 땅바닥에 널브러진 장미꽃을 보면서 꼬인 혀로 말했다.“올해 눈이 이렇게 일찍 왔어? 혜인아, 우리 눈사람 만들자... 남자들은 믿을 놈이 없어. 기다려, 기다려봐. 내가 너에게 남자친구를 소개해 줄게. 너 어떤 스타일 좋아해? 어린애? 아니면 나이가 좀 있는 아저씨? 비행기 기장?”소원은 술을 많이 마신 탓인지 말실수를 많이 했다.윤혜인은 그녀의 입을 막았다.“그만해.”“읍... 말할래... 사실 선배도 괜찮은 사람이야. 너희 가짜...”이준혁이 사실을 알게 될까 봐 두려웠던 윤혜인은 그녀를 끌고 욕실로 들어가서 쾅 하고 문을 닫았다.‘어떻게 이준혁을 속였는데. 더 이상 문제가 생기면 안 돼.’소원은 술을 많이 마셨는지 얼굴이 새빨갰다.윤혜인은 그녀의 옷을 벗긴 뒤 물을 받아놓은 욕조에 그녀를 밀어 넣었다. 그제야 소원의 몸 곳곳이 눈에 들어왔다.목부터 발가락까지 곳곳에 빨린 것 같은 검붉은 자국이 있었고 어떤 곳은 물렸는지 껍질이 벗겨져 딱지가 앉아 있었다.윤혜인은 그녀의 등과 엉덩이도 자세히 봤다. 마치 무엇에 맞은 것 같은 은은한 붉은 흔적들이 보였다.그녀도 미숙한 소녀가 아니었기에 이런 흔적들의 왜 생긴 것인지 알 것 같았다.이준혁도 예전에 그녀를 이렇게 괴롭혔던 적이 있었지만 이 정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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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0화

소원의 목소리는 아주 작았다. 얼마나 작았냐면 마치 유리처럼 다치기만 해도 부서질 것만 같았다.“혜인이가 날 우습게 볼까 봐 무서워.”윤혜인은 소원을 품에 꼭 안았다. 눈에서는 눈물이 방울방울 흘러내렸다.그녀는 울음을 참으며 말했다.“안 그래. 난 영원히 널 우습게 보지 않을 거야. 소원아, 무슨 일 있으면 반드시 나에게 알려줘야 해. 내가 네 뒤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돼줄게.”소원은 비록 술에 취했지만 무언갈 느낀 듯이 그녀를 안고 엉엉 울었다.목욕하면서 둘다 흠뻑 젖었다.윤혜인은 깨끗이 닦은 후 소원을 끌고 나와 소원에게 잠옷을 입히고 그녀를 부축해 방으로 갔다.소원은 우느라 지쳤는지 베개를 안고 곤히 잠들었다.윤혜인도 샤워를 시키면서 힘이 빠진 상태라 움직이고 싶지 않아 방으로 돌아가 잠을 자려 했다.문을 열고 들어가니 베란다 난간에 비스듬히 기댄 채 담배를 피우고 있는 이준혁이 보였다.그녀는 멈칫했다.이준혁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힐끗 쳐다봤다. 남의 집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그는 느릿하게 담배를 피웠다.그는 몸에 샤워 타올 한 장을 대충 걸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이상하게 보이지 않고 멋있고 섹시해보였다.그의 얼굴은 몸매와 잘 어울렸다. 아무것도 입지 않아도 멋있었다.윤혜인은 그가 아무것도 입지 않은 모습을 생각하고 얼굴이 빨개졌다.지금 그의 몸에 걸친 수건 한 장도 없는 것과 같았다.그녀는 헐렁하게 허리에 걸친 샤워 수건을 달려가서 꽉 조여주고 싶었다.혹시라도 소원이 들을까 봐 그녀는 들어간 뒤 방문을 닫았다.“아직도 안 갔어요?”“시간이 아직 안됐잖아.”윤혜인은 눈을 깜박거리며 물었다.“무슨 시간이요?”이준혁은 돌아서서 그녀를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그는 인내심을 가지고 설명했다.“내가 오늘 밤이 지나면 끝내겠다고 말했잖아. 아직 시간 남았어.”그는 침대 옆에 놓인 알람시계를 보며 말했다.“네가 샤워를 하는 데 35분이나 낭비했어. 지금 10시야.”윤혜인은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들을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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