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Chapter 321 - Chapter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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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1화

윤혜인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더는 군말 없이 손에 쥐고 있던 카드를 주훈에게 건네줬다.“차용증은 주 비서님께서 갖고있습니까?”주훈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여긴 6억 원이에요. 확인하시고 차용증은 저한테 돌려주세요.”주훈은 잠시 머뭇하더니 입을 열었다.“대표님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게...”“아니요. 주 비서님께서 처리해 주세요.”윤혜인은 이준혁의 새 여자 친구한테 오해받고 싶지 않다고 바로 거절했다.정유미는 여전히 그들을 주시하고 있었고 주훈은 말썽을 일으키기 싫어서 윤혜인을 데리고 차용증에 관한 일을 처리하러 갔다.차용증을 건네받은 후 윤혜인은 집으로 돌아갔다.이준혁은 밤이 깊어질 때까지 사무실에서 일했다.퇴근하고 나왔을 때 정유미는 이미 소파에서 자고 있었다.이준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정유미 씨는 왜 아직도 여기에 있는 거죠?”주훈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대답했다.“유미 씨께서 계속 가지 않았습니다.”이준혁은 눈살을 찌푸렸다. 완전히 주훈의 잘못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정 씨네 가문은 지금 한창 상승세를 타고 있는중인데 만약 정유미를 쫓아내면 다른 사람들은 이 씨네 가문과 정 씨네 가문의 사이가 좋지 않은 줄 알고 주식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주훈은 이내 물었다.“유미 씨를 깨울까요?”“아뇨, 문 열어줄 사람만 있으면 됩니다.”이준혁은 말을 마치고 떠날 준비를 했다.“대표님.”주훈은 그를 불러 세우고 오후에 윤혜인이 돈을 갚으러 온 일에 대해 전했다.그는 카드를 이준혁에게 건네주며 말했다.“그럼 이 카드는?”사실 당시 이준혁은 윤혜인이 차용증을 가지러 오면 그저 줄 테니 돈을 갚을 필요는 없다고 했다.그도 윤헤인에게 설명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카드를 그의 손에 억지로 쥐여주었다.주훈은 엄청 눈치 보였다.이준혁은 화가 치밀어 올라 녹색 카드를 한참 동안 쳐다보더니 이를 갈며 말했다.“버리세요.”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몸을 돌리고 떠났다.이준혁은 화가 잔뜩 난 채 차에 탔다. 위가 쥐어짜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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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화

윤혜인은 소파에 던져졌다. 생리통 때문에 그녀는 힘없이 말을 내뱉었다. “도대체 뭐 하는 거죠?”“네 생각엔?”이준혁의 얼굴은 차갑게 굳은 채 이미 반쯤 다 헤쳐진 셔츠 속으로 뚜렷한 복근을 드러냈다. 길고 고운 손가락은 단추를 계속 풀고 있었다. 무엇을 할지는 말하지 않아도 뻔했다. “미쳤어?”윤혜인의 감정은 격해졌다. “너 아직도 나를 잘 모르나 봐.”이준혁은 입꼬리를 치켜올리며 그녀를 거칠게 덮쳤다. 그녀를 소파에 눕힌 채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과연 담이 있을가 없을가?”윤혜인은그에 의해 소파에 갇힌채 도망갈 곳이 없었다. 그가 그녀의 입술을 베어물자 그녀는 얼굴을 돌리며 눈시울이 붉어진 채 증오에 가득찬 말투로 내뱉었다. “이준혁, 하기만 해봐, 가만두지 않을 거야.”그녀의 말에 이준혁은 갑자기 입꼬리를 치켜올리며 웃었다. 다만 그 웃음은 은근히 자조적이었다. “그럼 네 말을 꼭 명심하고 절대 날 가만두지 마.”그는 그녀의 갸름한 턱을 단번에 베어물었다. 누가 봐도 그의 여자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마크를 남기려는 듯했다. 이준혁은 그토록 그를 거부하는 그녀가 미웠다. 그녀보다 더 차갑고 모진 여자를 본 적이 없었다. 사랑하지 않는다더니 진짜로 사랑하지 않았고 남자친구를 찾는다더니 진짜로 남자친구를 찾았다. 일련의 서운함이나 미련도 없이 쿨하게 과거를 버리고 새롭게 시작했다. 그녀는 지극히 독했다.이준혁은 그녀의 턱을 깨물고 자세히 훑어보더니 물었다. “네 돈은 그가 준거야? 6억원에 너를 가졌어?”윤혜인은 손바닥을 가볍게 꼬집으며 좀 가소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화가 난 것은 알고 보니 6억원 때문이었다.그는 이 돈이 다른 남자가 그녀에게 준 것이라고 생각했다. 슬프게도 이미 이혼했으면서도 그는 여전히 그녀를 하찮게 보고 있었다. 그녀는 눈을 들어 분노로 가득찬 그의 시선을 마주하고 비아냥거리는 웃음을 띠며 말했다. “준혁 씨는 돈 한푼 쓰지 않고 날 가졌는데 지금 6억원원에 날 가졌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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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화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다지 심하지 않았어요.”예전에 그녀는 가벼운 생리통이 있었는데 오기 전이면 미리 준비를 잘해서 이준혁은 몰랐었다. 게다가 매번 생리가 올 때마다 그녀는 이준혁을 안고 잤다. 그의 몸은 따뜻해서 안고 자면 편안했다. 이번에는 생리가 갑자기 와서 그녀는 미처 준비를 하지 못했다. 더욱이 유산후 몸조리를 잘하지 못한 탓으로 특히 심하게 아팠다. 그녀는 눈을 내리깔며 그의 소매자락에 피자국이 약간 붉게 묻은 것을 보고 얼굴이 바짝 달아올랐다. 그녀는 그의 소매자락을 가리키며 말했다. “준혁 씨, 소매를 씻어야겠네요.”이준혁은 고개를 숙여 바라보거니 그제야 생리혈이 묻은 것을 발견했다. 그는 사실 결벽증이 있었지만 별로 개의치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씻고 올게.”윤혜인은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긴 속눈썹을 천천히 내리깔았다. 그녀도 그가 결벽증이 있어 조금만 더러운 것이 묻어도 블쾌해하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 생리혈이 묻었다고 싫어하지 않았다...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다가 약효가 작용하였는지 그녀는 혼미해져 잠이 들었다. 한밤중에 윤혜인은 몸을 뒤척이다 팔뚝에 물체가 닿는것을 느꼈다. 그녀는 깜짝 놀라 눈을 번쩍 떴더니 그녀의 곁에 사람이 자고 있었다. 윤혜인 손을 뻗어 침대머리의 전등을 켰다. 몸이 경직되였다. 눈을 몇번 깜박이고서야 그녀는 옆에서 자고 있는 사람이 이준혁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그는 그녀 때문에 잠에서 깬듯 칠흑같은 눈망울로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너...”윤혜인은 이불을 잡아채서 몸을 감싸며 오래만에 겨우 한마디를 짜냈다. “이 변태야!”“응?”이준혁은 아직 잠에서 덜 깬듯 말소리가 흐릿했다. 윤혜인의 작은 얼굴이 사과처럼 빨갛게 물들었다. 그녀는 그를 가리키며 말했다. “준혁 씨 왜 옷을 입지 않고 있어요?”이준혁은 고개를 숙이고 자신을 내려다보더니 그제야 생각난듯 당당하게 말했다. “옷이 더러워졌는데 어떻게 입어?”그는 마구잡이로 나오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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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4화

이준혁은 흥하고 코방귀를 뛰며 나갔다. 윤혜인은 자신의 혀를 깨물고 싶을 만큼 후회되였다. 방금 무슨 쓸데없이 입을 놀리다니.남자를 아까워하면 재수가 없고 남자를 동정하면 불행해진다고 지당한 명언을 잊으면 안된다. 그리고 그녀는 어떻게 이준혁과 같은 침대에서 편안하고 깊은 잠을 잤는지 의문이었다.그들은 지금 서로 사랑해서 한 침대에서 잘 수 있는 사이가 아니었다. 이준혁이 오기를 기다려서 윤혜인 평온을 회복하고 담담하게 말했다. “준혁 씨, 오늘 너무 고마웠어요. 시간이 늦었는데 이만 돌아가세요.”이준혁은 그녀를 주시하며 냉소했다. “이제야 시간이 늦은 걸 알았어?”“한밤중에 남녀가 함께 있으면 오해를 사기 쉬워요.”윤혜인은 원래 새로 사귄 여자친구가 오해 할 것이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또 괜히 질투한다고 여길까봐 완곡하게 일깨워준 것이였다. 이준혁의 귀에 닿은 말들은 흔히 의미가 바뀌었다. 그는 냉랭하게 말했다. “한구운이 오해할가봐 두려운거지? 하긴 이미 6억원이나 쓴 여자가 나랑 자면 어떻게 되겠어?”이 말은 귀에 거슬려 윤혜인은 주먹을 움켜쥐었다. 그녀는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았다. 차거운 얼굴로 재촉했다. “그만 가세요.”이준혁은 오히려 더 밀어붙쳤다. 이불을 들치고 침대에 오르더니 윤혜인을 품안에 안았다. 그의 몸은 너무 뜨거워서 몸이 닿으니 마치 난로같았다. 윤혜인은 몸부림쳤지만 되려 그는 뒤에서 두손을 뻗어 그녀의 가슴앞에서 깍지꼈다. 그는 위협적으로 말했다. “자중해. 함부로 나를 유혹하지 말고.”윤혜인은 더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 그녀는 본래 배가 아파 그와 다투기도 귀찮았다. 그리고 그녀는 점점 그의 몸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의 큰 손이 줄곧 그녀의 아랫배를 문지르고 있어서 마치 따뜻한 난류가 몸속으로 들어오는 것 같았다. 부드럽고 편안했다. 아랫배까지도 편해졌다. 고요한 밤, 이준혁은 눈을 내리깔며 그녀의 가늘고 하얀 목덜미를 잠시 보더니 목젖이 오르내렸다. 눈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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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문앞윤혜안운 마음이 갑자기 다급해졌다. 그것은 사람의 육안으로도 볼 수 있는 당황함이였다. 그녀가 방금 자신이 집에 없다고 말하려는 순간 한구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안해, 당황했지? 소원한테 물었더니 네가 집에 있다고 하길래 밖에서 기다렸어. 급하지 않으니 일어나서 씻어.”갑자기 윤혜인은 온몸이 부들부들 떨려났다. 그녀는 머리가 마비되는 것 같았고 피가 머리끝까지 솟구치는 것 같았다. “으음...”옅은 신음소리가 새여나왔다. 윤혜인은 황급히 자신의 입을 막으며 그의 말에 대답을 하고 급급히 전화를 끊었다. 다음 순간, 그녀는 남자를 자신의 몸에서 밀쳐내며 잠옷을 움켜쥐더니 화가 나서 손을 내들어 뺨을 때리려 했다. 그녀는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였다. 누가 아침부터 그더러 정당치 못한 일을 하라고 했던가.그러나 손이 허공으로 올라가자 이준혁의 손에 되려 잡히고 말았다.그는 그녀를 흘겨보며 눈빛을 깊이 숨겼다. “내 여자만 때릴 자격 있어. 그래도 때릴 거야?”윤혜인은 즉시 손을 거두어들이며 때리려 하지 않았다. 심지어 그와 엮이고 싶지 않았다. 이것은 그를 더욱 화나게 했다. “왜? 벌써 쫄기는, 다른 남자를 꼬실 땐 오히려 신나하더니.” 그의 눈빛과 어조는 마치 그녀가 외도를 한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윤혜인은 이 남자와 어울리기만 하면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할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결코 좋은 일이 아니었다. 이미 이혼한 이상 더는 다른 감정이 자신을 좌우지하게 해서는 안된다. “대표님께서 오해하셨어요.”윤혜인은 웃으며 말했다. “다른 남자가 아니라 제 남자 친구인데요.”“남자 친구? 그런데도 지금 나랑 이러고 있는거야?”이준혁은 입가에 비웃음을 띠며 말했다. “윤혜인, 너무 까졌네.”윤혜인은 천천히 주먹을 움켜쥐었다. 그녀를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오히려 한가지 일이 더 미쩍었다. “대표님, 뭣때문에 이렇게 집착하시는 거죠?”그녀는 눈동자를 깜박거리더니 마치 자신마저도 인정하지 않는 사실을 발견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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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화

전형적인 나쁜 남자 스타일이었다.윤혜인은 그를 상대하고 싶지 않았지만 어떤 일들은 확실히 해야 했다. “대표님, 가실 때 문 닫는 거 잊지 마세요. 그리고...“그녀는 잠시 멈칫하다가 이내 다시 말을 이었다. “앞으로 다시 찾아오지 마세요. 더 이상 이사하고 싶지 않아요.”이왕 끊을 거라면 깨끗이 끊고 싶었다. 그녀는 질질 끌고 싶지 않았다. 이준혁은 약간 차가운 눈빛으로 윤혜인을 바라보며 가슴이 무시할 수 없을만큼 아팠다. 그녀는 다시 그를 좋아하지 않겠다고 완전히 포기한건가?윤혜인이 그의 앞으로 지나다가 그는 그녀의 손목을 잡아챘다. “네 말이 맞아. 널 사랑하게 된 것 같아. 너도 알잖아. 한가지 일에 확신하면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는 거.”이준혁은 손을 뻗어어 윤혜인의 하얖고 부드러운 얼굴을 어루만지며 또박또박 말했다. “더 이상 고집 부리지마. 이번생은 나한테 벗어날 생각하지 마.”윤혜인은 그자리에 멍하니 굳어진채 어찌할바를 몰랐다. 그녀는 고의적인 조롱에도 불구하고 그가 태연히 그녀를 사랑한다고 인정하리라고 도무지 생각하지 못했다.그녀는 그를 이윽토록 응시하다가 겨우 한마디를 꺼냈다. “변태에요?”방금 그를 향해 거드름을 피우던 기세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남은 것은 소름뿐이였다. “이제야 알았어?”이준혁이 대수롭지 않게 대꾸했다.이런 이준혁의 모습은 윤혜인더러 끔직했다. 그녀는 그가 수단이 많은 사람인걸 알지만 다만 전에 한 번도 그녀에게 쓴 적이 없었다. “준혁 씨, 미쳤어요? 날 사랑한다고 하면 내가 돌아갈것 같아요?”윤혜인은 화가 났는지 무서웠는지 저도 모르게 몸이 떨렸다. “하늘이 무너져도 준혁 씨한테 돌아갈 일은 없을거에요.”“그래.”그는 덤덤하게 대꾸했다. 마치 아무도 감히 건드리지 못하는 이준혁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그의 눈빛은 마치그녀가 주제넘은 행동을 비웃는 것 같았다. “모르지. 혹시 나한테 부탁하며 내곁으로 돌아오고 싶어할지도.”윤혜인은 손이 계속 떨렸다. 앞에 있는 무례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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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화

윤혜인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우리는 재결합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재결합할 생각이 없어요. 어젯밤에 제가 몸이 불편해서 그가 여기 남아 돌봐주었을 뿐이에요.”그녀는 한구운에게 구구절절 설명하려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자신에게 말하는 것 같았다. 이혼한 후부터 그녀는 재결합할 생각이 없었고 이준혁과 죽어도 상종하지 않을 사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방금 그의 말은 그녀를 두렵게 했다. 그가 심지어 한구운과 여유롭게 인사할 수 있는 것은 반드시 자시가 이길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그렇게 침착할 수 있었다. 그녀는 생각할 수록 화가 났다. 그가 사랑하는 건 그녀가 아닌 관계를 나눌 수 있는 그녀의 몸이 었다. 한구운은 왠지 기분이 좋아졌고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이런 생각을 떨쳐버리고 다시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방금 무슨 말을 하려던 거야?”윤혜인은 숨을 크게 들이쉬더니 미안한 어조로 말했다. “선배, 우리 그만 만나야 될것 같아요.”한구운의 안색이 순간 어두워졌다.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손목을 잡아채며 물었다. “왜?”윤혜인은 한구운의 어두워진 안색을 보더니 의아해졌다. 게다가 손에 힘이 세서 그녀를 아프게 했다. 그녀는 할수없이 입을 열었다. “선배...”한구운은 그제야 알아채고 손을 떼더니 부드럽게 웃었다. “미안해. 혜인아, 실례를 범했어.”그의 다정한 웃음은 봄바람 같아서 윤혜인의 의혹을 날려버렸다. “괜찮아요.”“그럼 두 번째로 차인 거네. 또 이준혁때문이야?”윤혜인 부정하지 않았다. “전 선배의 사업에 영향을 끼칠까봐 두려워요. 아무래도 좀 거리를 두는 게 좋을 것 같아요.”한구운은 쓸쓸하게 웃었다.“이미 영향을 끼쳤다면 어떡할래?”윤헤인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무슨 말씀이세요?”“나 AI에서 해고되었어. 거래를 조작해 앞으로 투자은행에 취직할 수 없다고 하더라고.”한구운은 비록 가볍게 말했지만 윤혜인의 가슴에는 파도가 일고 있었다. 선배가 여러 해 동안 열심히 공부했는데 결국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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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화

그 여자가 마약을 과다 복용해서 죽을 때, 그는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고 구급차도 부르지 않았다.그는 죄가 있는 그 여자의 마지막 순간까지 빤히 지켜보기만 했다.그는 슬픈 감정을 감추어 가며 말했다.한구운의 제안은 꽤 좋아 보였지만 윤혜인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거절했다.“전 아직 그런 생각은 없어요.”그녀는 해외로 가고 싶었지만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혼자서도 해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한구운은 매우 온화하게 웃으며 말했다.“급해하지 마. 아직 반년 남았어. 그때 가서 네가 가고 싶다면 내가 데리고 갈게.”윤혜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한구운과 함께 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그녀는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구운 오빠, 잠시만요.”그리고 그녀는 방으로 들어가 그의 어머니가 준 돈봉투를 꺼내 한구운에게 건네주었다.한구운은 돈봉투를 보자 즉시 거절했다.“혜인아, 괜찮아. 그날 고생 많았어. 이건 당연히 네가 받아야 해.”하지만 윤혜인은 고집을 부리면서 끝내는 그의 손에 쥐여 주었다. 자기 것이 아닌 물건을 함부로 받을 그녀가 아니었다.집을 나선 후.한구운의 나긋나긋한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윤혜인의 망설임 없이 거절하던 모습을 생각하자 뜻밖으로 그의 마음속에는 알 수 없는 아픔이 있었다.그러지 말아야 했는데.설마 그가 정말 윤혜인에게 관심이 생긴 걸까?휴대전화가 울리자 그는 전화를 받았다. 맞은 편에서 무슨 말을 했다.그러자 그는 고개를 돌려 윤혜인의 집 창문을 바라보다가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행적을 그녀에게 알려 줘서 걸려들게 해.”...서울 정신 병원.임세희는 어둡고 작은 방에 갇혔다.그 방에는 창문도 없었고 바람이 잘 통하지 않아 마치 죽은 사람 냄새 같은 악취가 났다.발밑에는 쥐가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어떤 쥐는 심지어 그녀의 발 위로 기어오르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녀는 참을 수밖에 없었다. 놀라서 마구 뛰어다니다가 죽은 쥐를 밟는 게 더 두려웠다.이 방은 그녀가 도망치다가 실패한 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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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화

그의 말을 들은 임세희는 멍해졌다. 남자의 목소리는 맑고 촉촉했지만 이준혁의 목소리는 아니었다.그러자 그녀는 재빨리 반응하며 말했다.“이 목소리는 준혁 오빠가 아니야. 그럼 넌 누구야? 누구냐고!”“나?”젊은 남자는 낮게 웃으며 말했다.“널 구하러 온 사람이지.”임세희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날 구한다고? 왜?”젊은 남자는 그녀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았다.“네가 임신했어. 알고 있었어?”“내가... 임신했다고?”임세희는 벼락을 맞은 사람처럼 굳어졌다.어쩐지 요즘 속이 메스꺼운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그녀는 방안의 악취를 너무 맡아서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자신이 임신했을 줄은 전혀 몰랐다.그럼 이 아이는 그 빌어먹을 송휘재의 아이일 것이다.게다가 그 기간 그녀는 이준혁을 속이기 위해 병든 사람처럼 보이게 하는 주사를 많이 맞았다. 그래서 이 아이는 태어나도 기형아기에 절대 낳으면 안 되었다.그녀는 무릎을 꿇고 젊은 남자에게 빌었다.“제발 이 아이를 없애주세요. 기형아를 낳아서 절대 안 돼요.”“쳇.”남자는 비웃는 어조로 말했다.“지금부터 배 속의 아이를 지켜야 해. 괴물이든 기형아든 낳아야 해. 네 아이만이 널 다시 정상으로 돌려놓을 수 있다는 걸 명심해.”임세희는 눈물을 글썽이며 물었다.“그럴 수 있어요? 제가 정말 예전의 생활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요?”“그래.”남자는 말을 마치고 돌아서 떠났다.무거운 철문이 다시 쾅 하고 닫혀버렸다.임세희의 마음속에 다시 희망이 생겼다.그녀의 가족들도 모두 그녀를 포기했고 이제 모든 게 그녀 자신에게 달렸다.독이 묻은 해독제라 해도 살 수 있다면 그녀는 삼켜야 했다.그녀는 나가서 윤혜인에게 직접 복수하고 싶었다.‘모두 그 천한 년의 잘못이야. 빌어먹을 년. 죽어도 마땅해!’...화요일 아침.윤혜인은 제시간에 별장에 도착했다.이신우는 없었고 집에는 도우미 아주머니뿐이었다.이하진이 위층에 있다는 말을 듣고 윤혜인은 바로 올라가서 문을 두드렸는데 아무런 반응도 없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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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0화

윤혜인은 오기 전에 이미 이하진을 가르쳤던 선생님들이 어떻게 그에게 당했는지 조사를 했다.이하진의 수단에 맞서야 할 뿐만 아니라 그보다 먼저 움직여야 했다.어찌 됐든 그가 썼던 수단으로 그에게 거울 치료를 해야 했다.이하진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누가 털도 다 자라지 않았다고 해요? 한번 보실래요...”윤혜인은 담담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표정은 마치 이하진에게 이게 성추행이라고 알려주는 것 같았다.이하진은 순식간에 목이 메어왔다. 이렇게 어려운 상대는 처음이었다.“선생님은 정말...”말문이 막힌 그는 윤혜인을 한참 가리키다가 말했다.“뻔뻔하네요!”그러자 윤혜인은 그를 힐끗 쳐다보면서 말했다.“아까 누가 뭘 보여준다고 한 것 같은데.”도대체 누가 뻔뻔하냐고 되묻는 뜻이었다.이하진은 완전히 그녀의 기세에 밀렸다. 자신보다 더 뻔뻔한 사람은 처음 보았다.그는 이불 속에 머리를 처박고 창피해서 차마 울지는 못하고 화가 나서 머리를 움켜쥐었다.윤혜인은 뒤에서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얘야, 아니면 나랑 협력할래?”“전 아이가 아니에요!”이하진은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그의 키는 윤혜인보다 30cm 정도 더 컸다.하지만 다음 순간 그는 윤혜인이 성추행을 말했던 게 생각나서 재빨리 뒤로 물러섰다.그 모습을 본 윤혜인은 담담하게 웃었다. 자신이 그를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그녀는 문백 교육센터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업적도 없고 학부모를 선택할 수도 없었다.이하진을 잘 가르치는 것이 가장 빨리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는 방법이었다.그녀는 말을 이어갔다.“지난번에 했던 말이 기억나? 나랑 내기 한번 하자.”이하진은 눈동자를 굴리면서 한참 생각하더니 말했다.“좋아요. 그때 가서 후회하지 마요.”“그럴 일 없을 거야.”“네! 그럼 다음 주 금요일로 하죠. 연락할 때까지 기다리세요.”이하진이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다음 주 금요일을 선택한 건 그날에 이신우가 해외로 가면 아무도 그를 단속할 수 없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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