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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화

윤혜인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등 뒤에서 느껴지는 차갑고 무서운 눈길은 마치 그녀의 가슴을 가르고 마음속을 훤히 들여다보는 것 같았다. 그녀는 몸이 떨려왔다.

한구운은 그녀의 손을 잡고 남자의 흉악한 눈빛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이고는 그녀를 데리고 떠났다.

정신을 차려보니 윤혜인은 어느새 집 앞에 도착해 있었다.

한구운은 꽃다발을 그녀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일찍 들어가 쉬어.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해.”

한구운은 몇 마디를 더 했지만 윤혜인의 귀에는 그의 말이 들어오지 않았다. 그는 대충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를 보며 자리를 떠났다.

그녀는 언제 한구운이 건넨 꽃다발을 받았는지도 생각나지 않았다.

오랫동안 그녀는 이준혁 이외의 다른 사람들과 다정하게 지내본 적이 없었다.

이준혁 앞에서 다른 사람과 손을 잡는 것도 죄책감이 들었다.

그러나 그녀는 오늘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준혁의 눈빛이 두렵긴 했지만 그것 이외에는 그렇게 어렵지 않은 것 같았다.

집안에 들어간 윤혜인은 꽃다발을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다.

한구운이 왜 그녀에게 꽃다발을 줬을까?

큰 꽃다발이 정말 예뻤다. 꽃을 싫어하는 여자는 없다.

그녀는 꽃다발의 향기로움은 맡을 수 없었지만 꽃의 아름다움은 좋았다. 그녀는 꽃을 거실 탁자 위에 올려놨다.

이때, 소원에게서 문자 한 통이 날라왔다.

[나, 오늘 너희 집에 가서 잘래.]

윤혜인은 알겠다고 문자를 보낸 뒤 샤워하러 갔다.

샤워를 마친 그녀가 욕실에서 머리를 반쯤 말렸을 때 초인종이 울렸다.

그녀는 아무런 경계도 없이 문을 열며 말했다.

“비밀번호 까먹었어?”

하지만 밖에 있는 사람은 소원이 아니라 이준혁이었다.

윤혜인은 머리가 하얘졌다. 이내 정신이 돌아온 그녀는 손을 뻗어 문을 닫으려 했다.

이준혁은 느긋하게 발을 뻗어 닫기는 문을 막으며 날카로운 눈동자로 그녀를 지긋이 바라봤다.

“모두가 다 알길 바라는 거야?”

그의 말에 윤혜인은 더 이상 그를 막지 않았다.

어차피 이준혁에게는 들어올 방법이 있었다. 그는 문을 닫고 집안으로 들어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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