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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7화

방에 들어가기 전에 그는 멈춰서서 차가운 눈빛으로 탁자 위에 놓여있는 흰 장미꽃을 바라봤다.

“꽃 좋아해?”

그는 다른 사람에게 꽃을 준 기억이 한 번도 없었다.

윤혜인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누가 주냐에 따라서 달라요.”

말을 마친 그녀는 자신의 혀를 깨물고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준혁은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그녀는 그를 자극할 생각이 없었다. 대학생 때 그녀를 스토킹하던 한 남자가 그녀가 모르는 사이에 그녀의 책가방과 교과서에 붉은 장미를 넣은 적이 있었다.

이 일로 그녀는 한동안 정말 무서움에 떨며 지냈었고 장미만 보면 나쁜 생각이 들곤 했었다. 그래서 주는 사람에 따라서 다르다고 말한 것이었지 한구운이 준 장미라서 좋아한다는 뜻이 아니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준혁은 방에 들어가지 않고 그녀를 탁자 위의 장미 위에 눕혔다.

장미꽃 위의 이슬 때문에 등이 축축해진 탓에 윤혜인은 몸을 파르르 떨며 이준혁의 셔츠를 꽉 잡았다. 등 뒤에 눌린 장미 때문에 온전히 힘을 쓸 수가 없었다.

많은 곳 중에서 왜 여기인지 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다.

“여기는 싫어요.”

그녀는 긴장했을 때 눈동자가 촉촉해지곤 했다. 어쩔 수 없이 꽃잎 위에 누워 있는 그녀를 보며 덮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이준혁은 눈을 내리깔고 그녀의 말에 거절하며 다가갔다.

“여기서 하자.”

딱딱한 포장지가 깔리며 소리가 나자 이준혁은 그녀의 등 뒤로 손을 뻗어 장미의 포장을 풀었다.

포장이 풀리며 장미들이 여기저기 흩어졌다. 어떤 꽃들은 탁자 위에 있었고 어떤 꽃들은 탁자 양쪽에 떨어졌다.

윤혜인은 탁자가 두 사람의 무게를 견딜 수 있을지 몰라 긴장된 마음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그녀는 저항하며 그를 밀어냈다.

“난 여기가 싫어요. 하고 싶지 않아요...”

이준혁은 그녀를 흘겨보며 말했다.

“그럼 넌 내가 계속 이러기를 바라는 거야?”

그도 망설이지 않고 일어서며 그만하려 했다.

만약 이곳이 아닌 다른 곳이었다면 윤혜인도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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