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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화

윤혜인은 고개를 끄덕이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잘 가르칠게요.”

“공부뿐만 아니라 인성까지 좀 신경 써주세요.”

“네. 알겠어요. 지난번에 외할머니 일은 아직 감사드리지 못했는데. 제가 하진이를 열심히 가르쳐서 보답하겠어요.”

신호등에 걸리자 차는 다시 멈춰 섰다.

이신우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뚫어져라 보다가 웃으면서 말했다.

“저한테 그렇게 예의를 차릴 필요는 없어요. 그러시면 오히려 멀게 느껴져요.”

윤혜인은 그래도 진지한 표정으로 인사를 했다.

“아니에요. 병원의 일은 정말 고마웠어요. 항상 기억하고 있죠.”

이신우는 그녀에게 감사의 인사를 받으려고 한 게 아니었기에 그는 화제를 돌렸다.

“게다가 저는 지금 혜인 씨의 작은 삼촌이 아니니 편하게 말을 놓으셔도 돼요.”

“네?”

윤혜인은 그가 그런 걸 신경 쓸 줄은 몰랐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너무 예의 바르게 대하면 마치 늙은 사람과 대화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신우는 그녀를 힐끗 쳐다보더니 말했다.

“설마 혜인 씨가 준혁이와...”

이준혁의 얘기가 나오자 윤혜인은 어깨를 들썩이며 다급하게 말했다.

“아니에요. 전 준혁 씨와 아무런 관계도 없어요.”

그녀의 모습을 본 이신우는 대략 짐작이 갔다. 분명히 아직 그를 마음에 두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런 뜻이 아니에요.”

그 후로 두 사람은 내내 말을 하지 않았다.

윤혜인은 창밖의 별을 바라보았다. 달빛에 반쯤 비친 그녀의 얼굴은 더 하얗고 젤리처럼 부드러웠고 아름다웠다.

이신우는 그녀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정말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그녀는 그 사람과 너무 닮았다.

그는 내색을 내지 않고 천천히 시선을 돌렸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윤혜인은 차에서 내려 인사했다.

원래 가는 길이 같은 방향이었기에 그녀도 큰 부담이 없었다.

제자리에서 기다렸다가 이신우가 아직 가지 않자 그녀도 그가 바라보는 방향을 따라 앞을 보았다.

그러자 그녀는 보자마자 멍해졌다.

검은색의 마이바흐가 아파트 단지 길목에 마치 잠복해 있는 맹수처럼 조용히 멈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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