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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Chapter 1151 - Chapter 1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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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1화

잠시 멈춰서더니 그는 금고에서 서류 한 장을 꺼내며 말했다.“여기에 제가 쓴 편지가 있습니다. 나중에 혜인이에게 같이 전해줘요.”하지만 남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서류를 받지 않고 탐색하는듯한 시선을 던졌다.“대표님, 혹시 저한테 숨기고 있는 다른 일이 있는 건가요?”“아까부터 왜 이렇게 예의를 차리십니까? 대표님은 무슨, 말씀 편하게 하세요. 다른 일은 없고 전 그저 미리 대비하는 것뿐입니다.”이준혁은 무표정하게 답했다.남자는 몇 초간 침묵한 후 입을 열었다.“중요한 일을 논의하는 거니 그래도 예의를 차리는 게 나을 것 같아서요. 혜인 씨는 좋은 사람이예요. 그건 저도 알 수 있어요.. 예전부터 늘 대표님을 마음에 두고 있었잖아요. 게다가 대표님 건강도 아직 회복 불가능한 건 아니잖아요. 굳이 모든 길을 끊을 필요는 없어요.”그러자 이준혁은 갑자기 가볍게 웃었다.이후 그는 자신의 바짓자락을 걷어 올리며 말했다.“봐요. 내가 아직도 선택지가 있어 보이나요?”원래 탄탄했던 그의 종아리는 앙상하게 뼈만 남아 있었다.이렇게 마른 다리로 키가 190에 가까운 남성의 몸을 지탱했다는 것이 상상하기 어려웠다.게다가 다리 위로는 짙은 자주색과 보랏빛으로 부어오른 혈관이 뒤덮여 있었고 독이 퍼지면서 그 혈관들은 더욱 검은 자줏빛을 띠고 있었다.이 다리는 이준혁의 잘생긴 얼굴과 전혀 어울리지 않았고 그 자체로 섬뜩했다.심지어 세상 풍파를 많이 겪어본 맞은편의 남자도 미간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었다.이준혁의 표정은 허망함을 지나 더 이상 담담해질 수 없을 정도로 차분해졌다.“저는 혜인이에게 행복을 줄 수 없어요. 차라리 깨끗이 놓아주는 게 낫습니다.”맞은편 남자의 표정도 침울해졌고 더 이상 위로의 말을 건넬 수 없었다.많은 일은 직접 겪지 않으면 진정으로 이해할 수 없는 법이다....윤혜인은 아버지와 며칠간 해외에서 시간을 보낸 후, 다시 해외 온라인 운영 회사의 일로 바빠졌다.그녀는 몇 년간 곽씨 가문에서 건강을 잘 챙겼기 때문에 임신 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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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2화

이렇게 해서 비행기는 출발 두 시간여 만에 서울 국제공항에 성공적으로 착륙했다.구급차가 환자를 데려간 후, 윤혜인은 이제 다시 비행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그런데 승무원장이 또다시 사과하며 다가와 말했다.“승무원이 기내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비행기 안전 점검을 진행해야 합니다. 오늘 밤에는 아마 출발이 어려울 거고 내일 아침에나 다시 일정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윤혜인은 멍해졌다.‘지금 오후인데... 그 말은 서울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한다는 건가?’도지훈 역시 어이없어하며 당황해했다.항공사가 이렇게까지 불안정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곧바로 그는 곽경천에게 연락해 항공사 대표와 연결하겠다고 했다.곽씨 가문은 육상과 해상 운송 사업뿐만 아니라 국제 항공 사업도 했기에 기타 항공사들의 대표들과 잘 아는 사이였다.하지만 윤혜인은 도지훈을 말렸다. 전화로 해결될 일이 아니었고 안전이 중요한 상황에서 누구도 방심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그렇게 해서 승무원장의 주선으로 일등석 승객들에게 7성급 호텔 스위트룸이 마련되었다.하지만 일등석과 비즈니스석 전체를 예약한 윤혜인은 블랙카드 소유자이자 항공사의 귀빈이었다.승무원장은 매우 정중하게 약간 미안한 듯 말했다.“사실 저희 항공사에서는 귀하께 대통령 스위트룸을 제공해드려야 하는데 오늘 밤에는 대통령 스위트룸과 이그제큐티브 스위트룸 모두 한 분의 결혼식 때문에 예약되어있어서요... 대형 스위트룸들이 모두 그분의 귀빈들을 위해 쓰이고 있거든요.”윤혜인의 얼굴에 있던 미소가 순간 굳어졌다. 이제야 생각났다. 승무원이 언급한 그 사람은 아마도 이준혁일 것이다. 며칠 동안 그녀는 일에 몰두하며 일부러 잊으려 했고 그래서 정말로 이준혁을 떠올릴 시간이 없었다.그런데 이렇게 운명처럼 그의 결혼식이 열리는 호텔에 묵게 될 줄이야.도지훈 역시 이 사실을 떠올린 듯했다.승무원이 계속 설명하려 하자 그는 가볍게 기침을 하며 말을 끊었다.“다른 호텔로 예약해 주실 수 있을까요? 아니면 저희가 직접 예약해도 상관없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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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3화

윤혜인은 앞쪽에 있는 여성의 하얗게 칠한 옆얼굴과 웨딩드레스 자락만 보일 뿐이었다.그러나 어렴풋이 그 신부가 원지민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아마도 웨딩드레스는 여성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는 무기인 듯했다.원지민의 창백했던 얼굴이 이 순간 고급스럽게 변해 보였고 옆모습에서조차도 생동감 있고 아름다운 모습이 느껴졌다.원지민은 엘리베이터에 들어가기 직전 고개를 돌려 윤혜인을 바라보았다. 순간 그녀의 눈빛에 놀라움이 스쳤지만 곧 평정을 되찾았다.원지민의 성격이라면 분명 이 기회를 틈타 윤혜인을 비꼬며 몇 마디 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시선을 거두더니 조용히 비서의 부축을 받아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만약 그 얼굴이 원지민이 아니었다면 윤혜인은 자신이 착각했다고 의심했을 것이다. 원지민이 눈앞에서 윤혜인을 비꼴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다니 정말 드문 일이었다.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웨딩드레스의 끝자락도 보이지 않게 된 순간, 윤혜인은 삶이 참으로 꿈같다고 느꼈다.이준혁에게 쫓겨 서울을 떠난 후, 그녀는 다시는 그들의 결혼식에 참석할 기회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다.그녀가 잠시 멍해 있던 순간, 조금 전에 소리치던 비서가 성큼성큼 다가와 매우 거칠게 말했다.“당신 말이야. 왜 아직도 핸드폰을 들고 있어?”윤혜인이 좌우를 둘러봤지만 자신과 도지훈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게다가 핸드폰을 들고 있는 사람도 자신뿐이었는지라 윤혜인은 이내 비서가 말하는 사람이 자신이라는 걸 깨달았다.윤혜인은 설명했다.“저는 사진을 찍지 않았어요. 그냥 핸드폰을 사용하고 있었을 뿐입니다.”하지만 비서는 말을 마치자마자 윤혜인의 핸드폰을 빼앗으려 했다. 그러자 도지훈이 그 손목을 단단히 붙잡았다.그러고는 단호하게 손을 뿌리치며 매섭게 말했다.“손 치우세요!”“너!”비서는 손목이 아픈 듯 화가 나서 지나가던 호텔 직원에게 소리쳤다.“여기 일을 어떻게 하는 겁니까? 오늘 결혼식에 핸드폰 들고 들어오는 거 금지라면서요?”직원은 윤혜인을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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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4화

말을 마친 윤혜인은 방으로 돌아와 그 후로는 한 번도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저녁 식사도 방으로 배달되어 왔다.식사를 하면서 윤혜인은 습관적으로 경제 채널을 켰는데 화면에 바로 이준혁의 성대한 결혼식 장면이 나왔다.그녀는 잊고 있었다. 이곳은 해외의 경제 채널이 아니었다.지금 서울의 모든 채널이 아마도 그 남자의 전례 없는 결혼식 현장을 방송하고 있을 것이다.화면에 나오는 건 점심시간의 감사 연회로 손님들이 넘쳐나고 현장은 화려하게 장식되어 꽃바다로 빛났다.이 결혼식을 위해 꽤 많은 돈을 쏟아부은 것이 분명했다.잘 차려입은 멋진 남자와 아름다운 신부는 입구에서 나란히 손을 잡고 연단으로 향했다.여기까지 보고 나서 윤혜인은 더 이상 볼 마음이 사라졌다.자신을 괴롭힐 필요는 없었다. 현재 임신 중이니 감정이 격해지는 것은 피해야 할 일이었고 괜히 스스로 불편함을 찾을 필요는 없었다.감정이란 멀어질수록 희미해지는 법, 상대의 어떤 일에도 신경 쓰지 않게 된 것만으로 그녀는 꽤나 큰 진전을 이루었다고 생각했다.윤혜인이 이제 막 TV를 끄려는 순간, 화면 속의 배경음이 갑자기 딱 하고 꺼졌다.곧 단정하고 세련된 하얀 정장 차림을 한 한구운이 두 손을 들어 박수를 치며 천천히 무대 위로 올라갔다.“오늘 정말 기쁜 날이군요.”한구운은 신랑 신부를 바라보며 가식적인 미소를 지었다.“이씨 집안을 대표하여 형님께 축하드립니다.”순간, 현장이 술렁였다.‘이씨 집안을 대표한다고? 무슨 뜻이지?’그동안 몇 번의 소란이 있었지만 이선 그룹의 명성을 위해 그런 소식들은 모두 차단되었다.그래서 약간의 소문은 있었을지 몰라도 현장에 있던 많은 협력업체들은 한구운의 정체를 알지 못했다.사람들은 궁금해했다.‘저 사람이 왜 이씨 집안을 대표하는 거지?’높은 자리에 서 있던 이준혁의 표정은 불만으로 가득했다.한구운과 이천수는 초대받지 못한 사람들 중 하나였고 몇몇 주주들 또한 입장이 금지되었었다. 그런데 이들이 모두 청첩장을 받았다는 사실에 당혹스러웠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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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5화

원지민은 슬쩍 이준혁을 훔쳐보며 속으로 크게 놀랐다.‘왜 준혁이는 모든 걸 다 알고 있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거지?’하지만 그 놀라움도 잠시일 뿐이었고 곧 다가올 장면을 생각하니 마음이 설레었다. 특히 윤혜인이 지금쯤 어딘가에 숨어서 이 모든 걸 몰래 보고 있을 생각에 속이 시원해졌다.아까 윤혜인을 비꼬지 않은 이유는 바로 곧 있을 이 장면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준혁이 사람을 붙여 원지민을 감시하며 함부로 돌아다니지 못하게 했기에 어쩔 수 없었다.그렇지 않았더라면 원지민은 윤혜인을 비꼴 기회를 놓치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이준혁은 윤혜인이 서울에 돌아온 걸 아직 모르는 것 같았다.담담한 남자의 표정을 보니 그가 내린 처벌이라는 것이 생각났다.그 처벌은 고작 윤혜인을 해외로 내쫓아 서울에 돌아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그게 무슨 처벌이라는 거야? 내가 받은 처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그 괴물 같은 아이를 내 침대 곁에 두어 매일 밤마다 악몽을 꾸게 하는 게 더 끔찍하다고.’이틀 연속으로 원지민은 임호가 온몸이 불에 타서 끔찍한 모습으로 자신을 찾아와 아이를 지키지 못했다고 목을 졸라대는 꿈을 꾸었다.사실 아이가 이준혁의 친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부터 원지민은 그 아이를 없애버릴 생각을 하고 있었다.하지만 그 아이가 이준혁을 상대로 사용할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기에 잠시 남겨두었을 뿐이었다.그러나 기회가 되면 당장 그 아이를 없애버리려는 마음은 결코 사라진 적이 없었다. 결국 어떤 남자도 진심으로 남의 아이를 받아들일 수는 없을 테니 말이다.그래서 원지민은 무리하게 호르몬제를 복용하며 몸을 해쳤다. 아이를 없앨 핑계를 만들기 위해서였다.원지민은 자신의 잘못된 선택들을 모두 이준혁을 너무 사랑했기 때문으로 합리화했다.자신이 이미 이만큼을 희생했는데 만약 이준혁을 얻지 못한다면 너무 큰 손해라고 느꼈다.그래서 이번만큼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마음이었다.그 누구보다도 잘생긴 이준혁의 얼굴을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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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6화

정말이지 하늘이 한구운을 돕고 있었다.한구운은 입꼬리를 씩 올리며 말을 이었다.“오늘 이 사실을 밝히는 이유는 어떤 누군가가 불순한 의도로 자신에게 속하지 않은 자리를 차지하고 그것을 아버지께 돌려드리지 않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아버지는 그저 선의로 입양했을 뿐인데 이 혈연관계가 없는 형이라는 사람은 오히려 저를 배제하고 제 자리를 차지하려 들고 있어요. 저와 아버지를 내쫓으려는 자가 바로 저 사람입니다.”그는 고개를 돌려 여전히 침착한 표정을 유지하는 이준혁을 향해 비웃으며 말했다.“세상에 이런 일이 어디 있나요. 이준혁 씨?”그 ‘이준혁 씨'라는 호칭은 극도로 비아냥거리는 톤으로 들렸다.보통 사람이었다면 이미 부끄러워 얼굴을 들지 못하거나 수치심에 화를 냈을 것이다.하지만 이준혁은 여전히 차분한 얼굴로 서 있었고 마치 자신이 지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 아니라는 듯했다.한구운은 자신만만한 상태였으나 이 순간 감정을 전혀 읽을 수 없는 이준혁의 무표정한 얼굴에 조금은 불안해졌다.‘어떻게 이렇게 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을 수 있지?’이때, 이천수가 무대로 올라오며 입장을 밝혔다.회사 내에서 이준혁과 다툼을 벌였던 좋지 않은 이미지를 만회하기 위해 이번에는 눈물을 흘리며 연기를 하기 시작했다.“준혁아, 비록 우리가 피는 안 섞였지만 아버지는 언제나 너를 아들로 여기며 가르쳐 왔다. 네가 나의 은혜를 저버린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구운이를 그렇게 잔혹하게 대할 필요가 있었니? 그 방법은 너무 가혹했다!”이천수는 눈물을 훔치며 탁한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이렇게 변해버린 것도 내 잘못이 크다. 하지만... 이번 일로 인해 난 너에게 정말 큰 실망을 했다.”이천수의 연기는 마치 철이 들지 않는 자식을 더 이상 어찌할 수 없어 애타 하는 아버지의 모습이었다.이들의 말에 따르면 이준혁은 정말로 배은망덕한 사람이 되는 셈이었다.도덕적인 측면에서는 당연히 사람들의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법적 규정상으로도 이준혁은 이선 그룹을 상속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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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7화

이준혁의 말에 이천수는 갑자기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뭔가 불길한 예감이 들었지만 겉으로는 여전히 평정을 유지하며 말했다. “지금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 네가 끝까지 고집을 부리겠다면 나도 할 수 없이 너를 상대로 재산 침탈 혐의로 고소할 수밖에 없어!”“그래요. 이천수 씨 말대로 저희는 아무런 혈연관계가 없으니 제가 이천수 씨를 친척이라고 여길 이유도 없죠.”이준혁은 차갑게 말했다.이천수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왜 마치 뭔가를 알고 있는 듯한 말투를 쓰는 거지? 그럴 리가 없어. 그 당시 그 비밀을 아는 사람은 오직 아버지와 아저씨뿐인데... 절대로 제삼자가 알 수 없는 일이야. 그런데 왜 저렇게 확신하면서 말하는 거지?’이태수는 평생 약속을 철저하게 지키며 살아왔다.그가 이천수에게 절대 이준혁의 출생 비밀을 외부에 퍼뜨리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니 그 약속은 결코 깨지지 않았을 것이다.주진희는 이태수의 가장 가까운 심복이었고 그 사건에 개입한 사람이라 어쩔 수 없이 그 비밀을 알게 되었다. 그게 다였다.바로 그 비밀 때문에 주진희는 결국 목숨을 잃게 되었고 이천수는 그가 오래전에 죽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때 주진희가 그 비밀로 이천수가 위협하지 않았더라면, 이준혁을 탄핵하려던 회의에서 그가 왜 패배하고 굴복했겠는가?주진희는 노회한 이태수에게서 배운 늙은 여우였다. 이천수는 그들 둘 모두가 극도로 교활하다고 생각했다.만약 이태수가 살아 있지 않았다면 이천수가 그 오랜 세월 동안 권력을 빼앗으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을 리 없었다.하지만 이태수는 매우 영리한 사람이었다. 이천수는 그를 이길 확신이 없었고 그래서 이태수가 세상을 뜬 후에야 이선 그룹에 자신의 세력을 조금씩 침투시킬 수 있었다.그 과정은 매우 오래 걸렸다.이태수가 이천수의 야망을 눈치챘는지 회사 내에서 이천수가 큰 결정을 내리는 데 관여하지 못하도록 차단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태수조차 자신의 급작스러운 병세를 예측하지 못했고 갑작스러운 죽음은 그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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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8화

이준혁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과분한 거 맞죠. 당연한 겁니다.”잠시 말문이 막히더니 이천수의 표정이 굳었다.더 이상 부처님 같은 연기는 할 수 없었다. 속이 끓어오르자 결국 참지 못하고 욕설을 내뱉었다.“이 빌어먹을 자식...”하지만 금방 자신이 실수를 했다는 걸 깨닫고 몇 번 기침을 하고 나서 말을 고쳤다.“준혁아, 네가 이렇게 끝까지 고집을 부리니 나도 더 이상 어찌할 도리가 없구나. 너를 아들로 대하려 했지만 네가 나를 아버지로 여기지 않으니 나도 더는 너에게 아버지 행세를 할 수 없다. 여기서 선언하마. 이제 너와 이선 그룹은 아무런 관계도 없다. 앞으로 우리는 서로의 길을 가고 남처럼 지내자!”그 말을 마치며 이천수는 거짓으로 눈물을 훔치며 더욱 비통한 표정을 지었다. 그가 간신히 짜낸 악어의 눈물이 마치 진심처럼 보였다.사람들은 이천수의 연기에 속아 넘어갔고 그의 사주를 받은 몇몇 사람들이 분위기를 몰아갔다.“이 대표 너무하는군. 어떻게 그렇게 은혜를 저버릴 수 있어? 회장님이 이 대표를 몇십 년이나 길렀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나?”“맞아. 이번엔 이 대표가 잘못한 거야. 나도 자네가 젊고 유능한 인재라 생각했는데 도덕과 효심이 부족하군.”“천재라 해도 마음이 나쁘면 결국 사람들한테 외면받게 되지.”이천수는 이런 말들이 들려오자 마치 신이 돕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며 경계심이 풀렸다.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준혁아, 앞으로는 우리 이씨 집안의 도움이 없으니 지민이에게 잘 의지해야 할 거다. 그래도 그나마 굶을 걱정은 없겠지.”하지만 이준혁이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이천수는 그가 사람들의 말에 기가 눌려 침묵한 것으로 생각하고 속으로 매우 기뻐했다.그는 이선 그룹의 주인으로서 권위를 부여받은 듯 고개를 들어 명령했다.“오늘 결혼식이 끝난 후로 더 이상 이씨 집안의 본가에 돌아오지 마라. 어차피 너는 이씨 집안의 자손이 아니니 그곳은 너에게 맞지 않다. 오직 자격 있는 사람만이 그곳에 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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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9화

“이 자식, 나 모함할 생각은 하지도 마!”이천수는 양손을 허리에 얹고 당당하게 말했다.“모두가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있다. 네가 출생의 비밀을 알고 분노해서 나를 모함하려는 거라는 건 누구나 알 수 있지!”그러자 이준혁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차갑게 말했다.“임산 씨, 제기 임산 씨를 무슨 이유로 모함하겠습니까? 임산 씨의 정체를 본인이 기억하지 못하니 제가 모두에게 알려주도록 하죠.”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천수는 급히 말을 끊으며 소리쳤다.“이 자식, 내가 너 가만두지 않을 거야! 내가 그렇게 만만해 보여?!”그는 허둥지둥 허리띠를 풀려고 했으나 너무 급한 나머지 제대로 풀지 못했다. 결국 이천수는 벗어낸 신발을 들어 이준혁을 향해 던졌다.하지만 이준혁의 경호원이 재빨리 발을 들어 그 신발을 마치 공처럼 되차서 돌려보냈다.“쿵!”큰 소리가 나며 이천수는 자신이 던진 신발에 맞아 가슴을 부여잡고 바닥에 쓰러졌다.이천수는 쓰러지자마자 고통스러운 소리로 외쳤다.“어떻게 어린놈이 어른을 때려! 이 미친놈이! 당장 이 녀석을 잡아다가 혼내 줘야 해!”한구운은 이천수가 쓰러지자 황급히 달려가 그의 팔과 등을 부축하며 다급히 물었다.“아버지, 아버지 괜찮으세요?”하지만 이천수가 정말 괜찮을 리가 없었다. 그 상황을 연기라도 해야 하는 처지였는지라 그는 신음하며 말했다.“아이고, 가슴이 너무 아프구나. 안에 무슨 문제가 생긴 것 같아. 아이고...”이천수가 고통스러운 신음 소리를 내자 한구운은 곧바로 이준혁을 비난했다.“너무하네요. 우리 아버지가 형을 몇 년이나 키워줬는데 그 은혜도 모르고 형은 어떻게 부하를 시켜 아버지를 다치게 할 수 있어요?!”그러자 이준혁은 입꼬리를 씩 올리며 차갑게 대꾸했다.“이건 그저 자업자득일 뿐이지.”그는 한구운과 이천수의 비슷한 얼굴을 바라보며 냉소를 지었다.“두 사람은 도둑이야. 진정 우리 할아버지를 배신한 건 두 사람이라고.”한구운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이준혁의 옷깃을 잡아 그를 한 대 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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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0화

이준혁이 왜 계속 이천수를 임산이라고 부르는지에 대해 사람들의 의문이 커져갔다. 모두의 시선이 다시 무대 위로 쏠렸고 이준혁은 차갑게 말하기 시작했다.“어린 시절 병으로 인해 거리에 버려진 당신을 할아버지가 우연히 발견했죠. 당신 얼굴이 내 친부였던 이문천 씨와 약간 닮아 보여서 할아버지는 당신을 우리 이씨 집안에 데려왔습니다. 이후 한 도사가 당신의 팔자에 큰 재앙이 있을 거라며 이 세상의 가족만이 그 재앙을 피하게 도울 수 있다고 했죠. 때문에 할아버지는 당신이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그 말을 믿고 당신을 우리 집안의 친자식으로 발표한 거고요.”이준혁은 잠시 말을 멈추고 주변을 바라본 후 이어서 말했다.“그 후 13년이 지나고 제 부모님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죠. 저는 갓 태어나 아직 포대기에 싸여 있을 때였습니다. 당신은 할아버지가 저를 아끼는 것을 보고 자청해서 저를 당신의 아들로 키우겠다고 나섰죠. 그리고 또 한 번 도사를 끌어들여 제 운명이 당신과 함께 있어야 좋다고 말했고요.”“사실 당신은 본인의 이익만을 위해 그런 거였는데 말이죠. 나를 이용해 이씨 집안의 유일한 상속자가 되려는 욕심 때문이었죠.”그 순간, 이준혁은 한구운을 바라보며 덧붙였다.“아마 주 집사님이 너에게 이 사실을 말해준 것이 마지막 계기가 되었겠지?”이준혁의 말을 마치자마자, 현장은 충격에 휩싸였다. 사람들은 오늘이 그저 화려한 결혼식일 줄로만 알았는데 사건은 끊임없이 반전되고 있었다.이제는 이천수가 이씨 집안에 입양된 아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리고 이준혁이 진정한 이씨 집안의 손자였다.몸이 굳어버린 채 멍하니 서 있는 이천수를 깨운 것은 한구운의 강한 손길이었다.한구운은 그의 귀에 빠르게 속삭였다.“이준혁이 알면 뭐 어쩌겠어요? 증거가 없잖아요. 누가 이준혁이 그 죽은 이문천의 아들이라는 걸 증명할 수 있겠어요?”한구운의 말이 이천수에게 일깨움을 주었다.‘그래. 준혁이가 이 사실을 안다고 해도 아무 소용이 없어. 이 비밀을 아는 사람은 모두 이 세상에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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