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지민은 온몸에 힘이 빠져 벽에 기대며 중얼거렸다.“이준혁, 너는 완전히 미친놈이야!”“원지민, 이건 네가 치러야 할 대가야.”남자는 한 치의 연민도 없이 조롱했다.원지민은 마치 세상이 무너진 듯 느꼈다. 정말로 무너진 것이다. 모든 게 끝나버렸다.하지만 아직 죽고 싶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생각은 많은 사람들이 함께 죽는다면 그렇게 두렵지 않을 것 같았다.“이준혁, 네가 이긴 것 같아?”원지민은 냉소하며 말했다.“사실 넌 이기지 못했어. 넌 세상에 네가 가장 사랑하는 여자가 나라고 선언했잖아. 결국 널 사랑하던 그 여자는 깊이 상처받았을 거야!”이 말에 이준혁의 평온하던 얼굴이 급격히 차가워졌다.그의 얼굴은 살벌하게 굳어졌고 무자비한 냉기가 뿜어져 나왔다.“시간이 있다면 네가 곧 직면할 일이나 생각해.”그는 차갑게 말했다.“난 아무 상관 없어.”조금 전까지 두려움에 떨던 원지민은 빠르게 태도를 바꾸었다. 그 변화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네가 나랑 함께라면 그렇게 두렵지 않을 것 같아. 죽는다고 해도 함께 죽으면 죽은 후에도 연인이 될 수 있잖아. 그거 괜찮지 않아?”속에서 구역질이 올라오는 것을 참으며 이준혁은 차갑게 말했다.“원지민, 누가 너를 죽게 한다고 했어?”그러자 원지민은 고개를 들어 이준혁을 바라보며 의문스러운듯한 표정을 지었다.툭.그 순간, 하나의 주사기가 원지민 발치에 떨어졌다.이준혁은 말했다.“넌 살길을 시도해볼 수 있어.”하지만 원지민은 여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물었다.“왜 나한테 이걸 주는...”그러나 다음 순간 그녀는 곧바로 알아차렸다.“이준혁, 네 의도는 날 죽이는 게 아니구나!”역시나 수많은 음모를 꾸민 여자인 만큼 그녀의 머리는 순식간에 돌아갔다.“내가 에단 찰스를 죽이게 만들고 그 후에 공포 속에서 내 남은 인생을 살게 하려는 거지? 하루하루가 찰스 가문에게 쫓기며 지옥 같은 삶을 살도록 만들려는 거야. 그렇지?”이준혁의 눈에 핏기가 서리며 살기 띤 빛이 스쳤다.“죽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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