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의 모든 챕터: 챕터 1651 - 챕터 1660

1820 챕터

제1651화

“유진아, 네가 한 일들이 정말 많고 대단했어. 알아?”소원이 유진이를 다독였다.하지만 아들과 이렇게 가까이 이야기해본 적이 많지 않은 소원은 혹여나 말실수를 하거나 자신의 말이 유진이에게 너무 어려워 이해하지 못할까 걱정됐다.다행히 유진이는 매우 똑똑했는지라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엄마, 저 알아요. 제가 틀린 건 없었고 앞으로도 나쁜 사람들 혼내줄 거예요. 그 사람들이 성공하지 못하게 할 거예요.”소원은 아들의 영리함이 대견해 미소 지으며 말했다.“다음에는 더 조심하자. 제일 중요한 건 우리 안전을 지키는 거야. 나쁜 사람들을 잡는 일은 어른들에게 맡기자, 알겠지?”“네, 알겠어요, 엄마.”유진이는 말을 이었다.“엄마, 다음에 외할머니 뵈러 갈 때는 우리 같이 가요.”소원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너 외할머니 뵈러 갔었니?”유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아빠...”그러나 두 글자를 말한 후, 유진이는 소원이 기분 나빠할까 봐 얼른 말을 고쳤다.“그... 아저씨가 데려갔어요. 그 아저씨가 여기가 엄마의 엄마, 제 외할머니라고 알려줬어요.”소원의 마음은 복잡했다. 어떤 감정인지도 모르겠는 기분이 밀려왔다.육경한이 아들을 데리고 자신의 어머니를 찾아갔다니 뜻밖이었다.소원이 전미영을 찾아갔을 때마다 그와 마주친 적이 없었던 걸 보면 일부러 시간을 피해서 간 모양이었다.‘참 계산적이네.’유진이가 말했다.“외할머니는 말을 못 하시지만 저한테 웃어주셨어요. 제가 외할머니한테 말도 많이 걸었는데 계속 웃으면서 들어주셨거든요.”소원은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말했다.“응. 우리 유진이 정말 기특하다. 외할머니를 기쁘게 해드렸구나. 다음에는 같이 가자.”잠시 후, 유진이가 갑자기 물었다.“엄마, 저 언제 삼촌 볼 수 있어요? 저 삼촌이 너무 보고 싶어요.”서현재는 유진이의 어린 시절 대부분을 함께하며 큰 위안과 즐거움을 준 사람이었다.유진이는 아직 어리지만 자신에게 잘해준 사람은 잊지 않았다. 오랫동안 못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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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2화

소원은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몸 앞의 수건을 꽉 움켜쥐었다.그 행동에 육경한은 비웃듯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뭘 감추는 거야? 내가 못 본 데라도 있나?”그의 말투는 낮게 깔리면서도 약간 장난스러워 듣는 이를 무안하게 만들었다.소원은 그의 말을 듣고 더욱 수건을 꽉 붙들며 단호하게 말했다.“누가 당신더러 들어오라 했어?”육경한은 어처구니없다는 듯 웃음을 섞어 말했다.“내 집에 내가 들어오는 데 허락이 필요한가?”그의 말이 얄밉긴 했지만 틀린 말은 아니었다.소원은 인내심을 최대한 끌어올리며 침착하게 말했다.“나가줘. 옷 입어야 하니까.”그러자 육경한은 침대 위에 놓인 갈아입을 옷을 집어 들고는 대충 소원에게 던졌다.“그냥 이거 입어. 어차피 내가 못 본 것도 없잖아.”“...”더 이상 말다툼을 할 기운도 없었는지라 소원은 옷을 품에 안고 욕실로 들어갔다.하지만 욕실에서 옷을 확인한 순간, 그녀는 육경한이 일부러 자신을 골탕 먹이려 했다는 걸 깨달았다.그가 던진 것은 옷이 아니라 얇고 거의 투명한 속옷 같은 옷이었다. 꼭 가릴 곳만 어렴풋이 가려진 도저히 입고 나갈 수 없는 옷이었다.과거에도 이런 옷을 입어본 적 없는 그녀는 얼굴이 화끈거렸다.‘이 인간이 정말...!’분노가 치밀어 오른 소원은 소리쳤다.“육경한! 이게 뭐야!”그 순간, 욕실 문이 스르르 열리더니 육경한이 문턱에 느긋하게 기댔다.“나 불렀어?”소원은 수건을 꼭 붙들며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당신 부른 거 아니야, 나가!”육경한은 그녀의 표정을 흥미롭게 바라보며 여유로운 태도로 말했다.“분명 내 이름을 불렀잖아?”소원은 그의 태도에 답답함과 불쾌감을 느끼며 말했다.“그건 당신더러 들어오라는 뜻이 아니야!”그러나 육경한의 깊은 눈빛이 소원을 강하게 응시하자 그녀는 불편함과 불안감을 느꼈다.그와 결혼을 결정했던 당시의 상황이 떠오르며 후회가 밀려왔지만 이미 늦은 일이었다.그렇다고 완전히 후회하는 것도 아니었다. 아이와 가족의 안전을 위해 그녀는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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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3화

게다가 남자는 온갖 수를 다 써서 소원을 자극했다.소원은 화가 치밀어 올라 속으로 외쳤다.‘대체 이런 것들은 어디서 배운 거지? 이런 건 정말 상상도 못 했는데.’그의 과감한 행동과 적재적소에서의 신경 자극은 소원을 더욱 당황하게 만들었다.‘이건 육경한의 평소 이미지와 너무 달라. 마치 전혀 다른 사람 같아.’그는 그녀의 입술 대신 다른 곳에 입맞춤을 했다.그 덕분에 상황이 더 격렬해지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육경한은 손목을 고정하던 손을 천천히 놓고는 소원의 목을 지그시 잡아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그리고 다른 손은 점점 아래로 내려가 수건 아래로 들어갔다.소원이 있는 힘껏 저항했지만 그의 힘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그는 소원의 얼굴이 수치심으로 인해 붉게 달아오르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그 눈빛 속에는 그녀가 불편하게 여기는 생생한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소원은 육경한을 똑바로 쳐다볼 수 없었는지라 눈을 질끈 감았다.‘이 모든 게 거짓이야. 단지 각자 필요한 걸 얻기 위해 몸을 거래하는 거라고 생각하면 돼.’소원은 스스로를 이렇게 다독였지만 육경한은 결코 그녀에게 그런 여지를 주지 않으려는 듯 행동했다.그는 그녀의 방어선과 수치심을 완전히 무너뜨리려는 듯 무릎을 굽히며 가까이 다가왔다.그리고 혼란 속에서 수건은 바닥으로 미끄러졌다.소원은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뜨고 굳어버렸다.유리에 닿아 있던 손가락이 순간적으로 긴장하며 곧게 펴졌다.‘이 사람이 미쳤나? 어떻게 이런 일을...’그녀의 시선은 본능적으로 욕실 벽면의 반사된 모습을 향했고 흐릿한 증기 속에서도 두 사람의 실루엣이 뚜렷하게 보였다.그는 마치 새로운 경험을 주는 듯 그녀의 모든 감각을 흔들었다.소원의 심장은 미친 듯이 뛰고 머릿속이 하얘지며 자신도 모르게 입에서 나온 한 마디로 분노를 터뜨렸다.“육경한, 진짜 정신 나갔어?”하지만 그는 소원의 말을 무시하고 그녀를 단숨에 들어 올려 침대 위에 던지듯 내려놓았다.그리고 소원의 입술을 강하게 붙잡고 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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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4화

소원은 밤새 이어진 피곤함에 결국 다음 날 오후까지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눈을 뜨자마자 보니 침대에 남아 있어야 할 남자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몸 아래 깔린 침대 시트도 전날의 짙은 색에서 은은한 미색으로 바뀌어 있었다.소원은 희미하게 기억났다.‘침대 시트를 갈아야 했던 건... 너무 젖어서 못 잘 지경이었으니까.’이런 생각이 미치자 얼굴이 뜨겁게 달아오르며 남자의 지나친 무절제함에 화가 치밀었다.‘도대체 이 거래는 누구한테 유리한 거야? 완전 오랫동안 굶주린 늑대처럼 굴었잖아.’처음의 분위기조차 그저 식전 음식 같은 것에 불과했다니 정말 어이없을 정도였다.소원이 간신히 몸을 일으키려던 순간, 방 문이 살며시 두드려졌다.“사모님, 깨어나셨습니까?”그 말에 잠시 멍해 있던 소원은 곧 대답했다.“네, 깼어요.”“아침 식사를 방으로 가져다드릴까요? 대표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이 말을 듣고 소원은 잠시 침묵했다.‘우리가 어제 얼마나 늦게까지 했는지 다들 아는 걸까...’창피함이 몰려왔지만 굳이 내려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마주할 용기도 없었다.“10분 뒤에 가져와 주세요.”침대에서 내려오려던 그녀는 한쪽 다리가 휘청이며 힘이 풀리는 걸 느꼈다.속으로 육경한을 욕한 뒤 이를 악물며 욕실로 가 재빠르게 씻었다.방으로 올라온 아침 식사를 보니 준비된 음식은 매우 간단하면서도 정갈했다.죽, 깔끔한 반찬, 그리고 속을 편하게 해주는 보양식 위주의 메뉴였다.소원은 생각보다 배가 고팠는지라 음식들을 허겁지겁 먹어치웠다.그녀의 속이 가벼워진 건 단순히 음식을 먹어서만이 아니었다.유진이와 아주머니의 상황이 조금씩 안정되면서 마음속 큰 짐이 내려간 덕이었다.‘아주머니는 그동안 유진이를 위해 거의 모든 걸 바치셨어. 내가 아주머니를 포기할 순 없어. 반드시 좋은 치료를 받게 해야 해.’그녀는 어제 전문가들이 한 말을 떠올렸다.제대로 치료만 한다면 아주머니의 몸 상태가 70% 정도는 회복될 수 있다는 희망적인 이야기였다.특히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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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5화

“대표님,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으신 건가요? 얼굴이 정말 밝아 보이네요.”“대표님 결혼하신다면서요? 아마 방민아 씨와 관련된 일이겠죠.”“방민아 씨랑 늘 사이가 좋았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기분 좋아 보인 적은 없었는데... 꼭 방민아 씨 때문은 아닌 것 같아요.”“그럼 누구 때문인데요?”직원들이 소곤소곤 수군거리는 소리에 갑자기 낮고 냉랭한 목소리가 끼어들었다.“다들 그렇게 한가해요?”직원들이 고개를 돌리자 소종이 마치 지옥에서 온 사신처럼 서 있는 게 보였다.“소 비서님...”소종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일 안 하고 대표님 뒷얘기나 하다니. 다음번에 근무 시간에 이런 소리를 들으면 월간 개근 수당 전부 삭감할 테니까 알아서들 해요.”직원들은 몸을 움츠리며 황급히 흩어졌지만 모퉁이를 돌아가면서도 계속 속삭였다.“소 비서님, 왜 이렇게 분노하신 거예요? 뭔가 이상한 냄새 나는데.”“대표님 기분은 좋아 보이던데 소 비서님은 왜 이렇게 안 좋아 보이죠?”“그만해요. 또 걸리면 진짜 큰일 나요. 빨리 일이나 하자고요...”소종의 얼굴이 어두웠던 이유는 방금 홍보 부서에서 나온 직후였기 때문이다.30분 전, 육경한은 그에게 방씨 가문과의 결혼 취소에 대한 공식 발표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이 발표는 회사 안팎으로 큰 충격을 줄 것이 분명했다.단순히 대표의 개인사가 아니라 방씨 가문과 여전히 협력 관계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터진 폭탄 같은 소식이었기 때문이다.‘만약 방민아 쪽에서 가만히 있지 않고 문제를 일으키면 지금까지 쌓아온 신뢰와 명성이 추락할 수밖에 없겠지.’소종은 속으로 기도했다.‘제발 방민아가 입 다물고 조용히 넘어가 줬으면. 괜히 일 키우지 말라고.’그러나 속으로 한탄하면서도 그는 방민아를 조금은 비웃고 있었다.‘사모님 자리를 꿰찰 거라고 철석같이 믿었는데... 결국 이렇게 완전히 패배하다니. 쓸모없네.’그렇게 소종은 대표 사무실에 도착했다.육경한은 책상 앞에서 컴퓨터 모니터를 보며 프로젝트 제안서를 수정하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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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6화

“소원, 우리 혼인신고 했어.”육경한이 짧고 간결하게 설명했다.소종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대표님 미친 거 아니야? 혼인신고를 했다고?’한참 후, 소종은 겨우 입을 열었는데 말 속엔 분노를 억누를 수 없었다.“형님, 무슨 생각이신 겁니까? 그 여자가 형님을 해치려고 한다는 걸 알면서도 옆에 두시겠다고요?”소종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정말 이해가 안 됐다.육경한의 머리를 한번 확인해봐야 할 것 같았다. 병원에 가서 뇌 CT라도 찍어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그저 황당하고 답답할 뿐이었다.“네가 신경 쓸 필요 없어. 내가 시키는 대로 해.”육경한은 단호하게 말했다.그나마 소종은 평생을 함께하며 고난을 헤쳐온 동료였기에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다른 사람이었다면 이런 말 자체를 꺼낼 기회조차 없었을 것이다.“형님...”소종은 어렵게 입을 뗐다.그가 육경한을 ‘형님’이라고 부르는 건 솔직한 진심을 말할 때뿐이었다.그 호칭은 그들이 한때 얼마나 험난한 늪에서 기어 나왔는지를 상기시켜주는 이름이었다.지금의 안정된 삶을 소중히 여겨야 했다.그런데 왜 굳이 육경한이 스스로 곁에 시한폭탄을 들여놓으려 하는지, 그것도 머리맡에까지 두는지 소종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만.”육경한이 그의 말을 끊었다.“이제부터 소원은 내 아내야. 미우 그룹의 모든 자원은 소원을 위해 조건 없이 제공될 거다. 그리고 누구든 내 아내를 괴롭히는 걸 나는 보고 싶지 않아. 알겠어?”“...”소종은 말문이 막혔다.정말이지 이해할 수 없었다.‘그 차갑고 무정한 여자가 대체 뭐가 좋아서 대표님은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육경한이 한 말은 지켜야 했다.지켜야 하는 동시에 그의 안전도 보장해야 했다. 그것밖에 할 수 없었다.“알겠습니다.”소종은 고개를 끄덕였다.“가 봐.”육경한이 말했다.사무실에서 나간 뒤에도 소종은 화가 더 치밀어 올랐다.하여 그는 바로 게으름을 피우는 직원들을 닭 잡듯이 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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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7화

소원은 순간 멍해졌다.‘아빠가 투신했던 일이 사실이 아니라니... 뭔가 숨겨진 진실이라도 있다는 건가?’“우리 아빠가... 대체 뭘 아신 거죠?”마음이 급해진 탓에 소원은 말이 꼬였다.강민혜는 진정시키려는 듯 말했다.“소원 씨, 너무 서두르지 마세요. 저도 단지 의심이 들어서 소원 씨한테 확인하려고 왔을 뿐입니다.”강민혜는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소진용의 투신 사건 당시에는 그녀도 아직 학생이었다.그때 그녀는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어머니의 재혼으로 고아가 되었고 빚쟁이들이 집안의 물건을 모두 빼앗아 가는 처지에 놓였다.그런 상황에서 학업을 이어가기 어려웠던 그녀는 다행히도 성적이 우수했고 담임선생님의 추천으로 소씨 가문이 설립한 희망 프로젝트에서 지원받게 되었다.그렇게 어렵게 이어진 학업 덕분에 강민혜는 사회에 나가면 반드시 이 은혜를 갚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대학에 진학하며 서울로 온 뒤에야 그녀는 소씨 가문이 이미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소진용이 투신자살했다는 소식을 접했다.당시의 소문들을 강민혜는 믿기 힘들었다.어떤 이는 소진용이 경제 범죄를 저지르고 감옥에 가지 않으려고 투신했다고 했고 또 다른 이는 그가 겉으로는 선한 척했지만 사실은 악행을 덮으려 했던 경제 범죄자라고 주장했다.그러나 강민혜는 이런 말들을 믿지 않았다.어릴 적 소진용이 지방으로 내려와 희망 프로젝트 사업을 점검하던 때, 강민혜는 그를 멀리서 한 번 본 적이 있었다.둥근 얼굴, 통통하지도 마르지도 않은 체격, 그리고 미소 지을 때 자신의 아버지처럼 넉넉하고 믿음직스러운 인상.그녀는 자신의 아버지가 좋은 사람이었던 것처럼 소진용도 좋은 사람이라고 믿었다.다행히도 이후 미우 그룹이 나서서 소씨 가문과 관련된 계약서 위조 사건이 일부 직원들의 음모였음을 밝혔고 진범도 처벌받았다.그렇다면 소진용이 감옥에 가지 않으려고 투신했다는 말은 더더욱 말이 되지 않았다.하지도 않은 일을 두고 무엇이 두려웠단 말인가?그래서 강민혜는 일을 시작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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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8화

감시를 피하려고 일부러 CCTV를 피해 움직이는 사람이라면 분명 무언가 의도가 불순한 사람일 가능성이 컸다.어쩌면 처음부터 나쁜 일을 계획하고 있었다는 뜻일지도 몰랐다.“다만 이 사람은 나중에 당황해서 사무실을 나간 뒤 모퉁이에 있는 CCTV를 깜빡 잊고 지나친 후에야 다시 감시를 피하려 했던 것 같습니다.”강민혜가 설명했다.“이 층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모든 경로를 확인했지만 이 사람의 흔적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솔직히 말해 흐릿한 모습 하나만으로는 그 사람의 정체를 알아내기가 쉽지 않았다.게다가 옷차림을 보니 양복을 입고 있었는데 당시 사무실 건물 안에서는 양복을 입은 사람이 대부분이다.소원은 영상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알아보기가 정말 어려웠으니 말이다.강민혜는 다시 영상을 넘기며 말을 이었다.“하지만 같은 건물 내 다른 CCTV 기록을 검색해보니 2층 모퉁이에서 비교적 뚜렷한 모습을 포착했습니다. 그 사람은 2층 창문을 통해 아래 플랫폼으로 뛰어내리며 CCTV를 피하려 한 것으로 보입니다.”이 이야기를 들으니 더욱 수상쩍었다.CCTV를 피하려고 2층 창문에서 뛰어내리는 사람이라니 너무 황당한 행동이었다.이런 짓을 할 사람은 오직 나쁜 일을 저지른 사람일 가능성이 높았다.“기술적인 분석 결과 이 인물은 소진용 씨 사무실에서 나온 사람이 맞습니다. 소원 씨, 이 사람을 보시고 혹시 아는 사람인지 확인해주시겠어요?”강민혜가 물었다.시간이 오래 지나 CCTV 화질은 이미 많이 저하된 상태였다.흐릿하게나마 이마와 눈썹 그리고 검은 정장을 입은 모습이 보였다.영상 속 남성은 정면에서 카메라를 발견한 듯 눈살을 찌푸리며 불쾌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그 모호한 얼굴을 보자 소원은 묘한 익숙함이 느껴졌다.그리고 문득 외쳤다.“그 사람이네요!”놀란 강민혜가 물었다.“이 사람을 아세요?”그녀는 몇 날 며칠을 밤을 새워가며 CCTV를 분석하고 이 사람의 흔적을 한 프레임씩 추적한 끝에 이 장면을 찾아냈다.물론 영상이 흐릿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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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9화

안상철은 번 돈으로 집을 한 채 산 것을 제외하면 거의 다 딸의 치료비로 사용했다.소진용이 안상철에게 금전적인 도움을 주려 했지만 그는 고집이 세서 자신이 번 돈 외에는 받으려 하지 않았다.게다가 그는 자신이 버는 돈이면 딸 치료비로 충분하다며 끝까지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그런 사이였기에 안상철이 소진용의 마지막 가는 길에 오지 않은 건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평범한 직원들조차 자발적으로 조문을 왔는데 소진용에게 깊은 은혜를 입은 안상철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건 납득하기 어려웠다.소씨 가문이 몰락한 이후로는 안상철을 본 적이 없었던 것도 이상했다.하지만 당시 소원은 소진용을 잃은 슬픔에 빠져 이런 일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었다.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뭔가 크게 잘못된 것 같았다.소원은 강민혜에게 말했다.“지금 어디 있는지는 모르지만 예전에 살던 집 주소는 기억나요.”강민혜는 곧바로 대답했다.“주소를 알려주세요. 퇴근 후에 제가 직접 가보겠습니다.”물론 주소나 활동 내역은 공식적으로 조회할 수 있었지만 절차를 거쳐야 했고 특히 오래된 사건이라 신청 과정이 매우 번거롭고 시간이 오래 걸렸다.그래서 강민혜는 소원에게 직접 주소를 물은 것이다. 이렇게 하면 훨씬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다.또한 퇴근 시간에 가는 것이니 직무에 영향을 미치지도 않았다.소원은 주소를 알려준 뒤 물었다.“저도 같이 갈 수 있을까요?”그녀 역시 소진용의 투신이 단순한 사건이 아니었을 가능성을 확인하고 싶었다.안상철은 분명히 무언가를 알고 있을 것이다.머릿속에 무서운 생각이 스쳤다.‘혹시 아빠는... 자살이 아니었던 걸까?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해 강민혜는 망설이며 말했다.“다른 건 괜찮지만 혹시 위험한 상황이 생길까 봐 걱정됩니다.”“괜찮아요.”소원은 단호하고도 격앙된 목소리로 대답했다.“정말 다 민혜 씨 말만 들을게요. 절대 방해되지 않겠습니다.”잠시 고민했지만 강민혜는 소원의 절박한 마음을 이해했다.“좋아요. 하지만 꼭 제 지시에 따라주세요.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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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0화

“방씨 가문의 변호사가 현재 그런 주장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다른 건 제가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강민혜가 말했다.소원은 이해했다. 변호사의 주장은 본인이 따로 알아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강민혜가 알려준 것도 기밀을 누설한 것은 아니었다.게다가 소원이 경찰서에 온 목적은 방민아를 만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저는 시터를 만나러 왔습니다.”그러자 강민혜는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시터요?”“네, 물어볼 게 있어서요.”강민혜는 곧바로 말했다.“신청은 하셨나요? 변호사가 아닌 일반인은 피의자를 함부로 만날 수 없습니다.”소원은 대답했다.“변호사를 데리고 왔어요. 다만 그분이 저를 만나줄지는 모르겠네요.”소원은 변호사를 데리고 와 시터와 직접 대화를 시도할 생각이었다.방씨 가문이 시터에게 상당한 금전적 대가를 제공했을 가능성이 높았고 그래서 입을 다물고 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하지만 어떤 경우든 시도는 해봐야 했다.“그럼 제가 한번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 사람이 면회를 허락할지 말이죠.”강민혜가 말했다.“그 전에 시터에게 한마디만 전해주실 수 있을까요?”소원이 물었다.“무슨 말이죠?”강민혜는 잠시 고민했다.피의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건 규정을 어길 수도 있어 신중해야 했기 때문이다.“걱정 마세요. 불편하게 만들 내용은 아니에요. 변호사가 그분 아들이 보낸 변호사라는 것만 전해주세요.”이 말에는 문제가 없었다.강민혜가 확인해보니 신청자는 실제로 시터의 아들이었고 소원과 함께 온 상태였다.아들도 시터가 진실을 말하기를 바라는 듯 보였다.“알겠습니다. 제가 가서 물어보겠습니다.”강민혜는 고개를 끄덕였다.잠시 후, 강민혜는 돌아와 변호사가 안으로 들어가도 된다고 알렸다.시터는 변호사가 자신의 아들이 보낸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면회를 허락한 것이었다.그렇게 변호사는 꽤 오랜 시간 시터와 대화를 나누었고 시간이 다 되어야 밖으로 나왔다.소원은 급히 물었다.“결과가 어땠나요?”변호사는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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