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은 육경한이 회사에 가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랐다.그는 간단한 집안 차림새를 하고 있었고 서재에서 나온 것으로 보아 한참 동안 서재에서 일하고 있었던 듯했다.그는 천천히 계단을 내려와 소원에게 다가오더니 그녀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며 부드럽게 말했다.“머리도 제대로 못 빗고 뭘 이렇게 서둘러?”소원의 심장이 조여왔다.강민혜와 함께 조사하려는 일이 그와도 관련이 있었기 때문이다.그녀는 그가 눈치채지 않게 하려는 듯 잠시 머뭇거리다 말했다.“혜인이가 같이 잠깐 나가자고 해서.”눈빛이 살짝 흔들리더니 육경한은 이내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래.”더 이상 캐묻지 않고 그는 도우미의 손에서 국을 받아 들고는 말했다.“기운 좀 보충해. 어젯밤에 힘 좀 썼잖아. 마시고 나가.”소원은 그를 노려보았지만 그가 의심할까 봐 얌전히 국을 받아들고 마셨다.“다 마셨어.”곧 도우미가 다가와 그릇을 치웠고 육경한은 그녀를 보며 말했다.“잠깐 기다려. 옷 갈아입고 데려다줄게.”심장이 철렁 내려앉은 소원이 급히 말했다.“아니, 괜찮아.”“응?”육경한은 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바라보았다.소원은 손바닥을 꽉 쥔 채 아무 설명 없이 말했다.“그냥 싫어.”육경한은 그녀를 한참 바라보다가 말했다.“알겠어. 그럼 기사 불러줄게.”소원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니, 혜인이가 차 보내줬어.”그 말을 듣고서야 육경한은 걱정을 조금 내려놓았다. 윤혜인의 집안 차량이라면 안전도가 높아 별문제는 없을 테니 말이다.“그래, 다녀와.”그는 소원을 현관까지 배웅하며 그녀가 차에 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차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소원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다행히 그녀는 미리 계획해 둔 덕분에 빠르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윤혜인의 스카이 별장은 이곳에서 멀지 않아 그녀가 메시지를 보낸 지 얼마 되지 않아 차량이 도착했다.소원은 전화를 걸었다.“혜인아, 고마워. 나 나왔어.”“고맙긴. 혹시 무슨 일 있으면 꼭 말해야 해, 알겠지?”윤혜인은 소원을 걱정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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