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숨기려고 했지만 입을 떼자마자 이미 목이 메었다.곽진명은 순식간에 윤혜인이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고 나지막하고 걱정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혜인아, 무슨 일이야?”윤혜인은 재빨리 감정을 감추며 목을 가다듬고 말했다.“아니에요, 아빠. 방금 물 마시다가 사레 들렸어요.”“그래? 그럼 지금 그쪽에 도착한 거야?”곽진명이 물었다. 그는 비행기 경유에 대해서는 몰랐기 때문에 아직 윤혜인이 출장 중인 줄 알았다.“네, 아빠, 도착했어요.”멀리서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리자 감정이 북받쳐 오를 것 같아 윤혜인은 얼른 화제를 돌렸다.“아빠, 아빠가 아시는 분 중에 폭탄 해체하실 줄 아는 군인 한 분 계시죠?”윤혜인은 아버지가 해외에서 굉장히 친하게 지내던 군인이 있었고 그가 폭탄 해체 전문가였다는 걸 기억했다.그 군인은 해외에서 오랜 경험을 쌓으며 폭발물 처리 업무를 맡았었다.“아, 스미스 말이야? 왜, 그 사람한테 뭐 물어보려고?”“네. 그게 어떻게 된 일이냐면 제 친구 중에 감독인 강미연이라는 친구 있잖아요. 기억하시죠? 그 친구가 지금 영화 촬영 중인데 폭약 관련된 정보를 좀 알아봐야 해서요. 스미스 아저씨 연락처 좀 주실 수 있나요?”곽진명은 딸의 말을 신뢰했기에 대답했다.“아, 그럼. 내가 스미스한테 연락해서 너가 물어보면 다 알려주라고 할게.”“네, 고마워요, 아빠.”윤혜인은 또다시 목이 메였다.“바보 같은 녀석, 아빠한테 뭘 고맙다고 그래. 일할 때도 몸조심하고 건강도 잘 챙겨라. 아름이는 나랑 네 홍 아줌마가 잘 보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네, 아빠도 건강 조심하시고요...”“알았다. 돌아오기 전에 네 오빠한테 미리 말해. 공항에 마중 나갈 거야.”“네, 아빠. 그럼 끊을게요.”전화를 끊자마자 눈물이 한 방울 떨어졌다.윤혜인은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몰랐다.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그녀와 이준혁의 생존 확률은 각각 60%와 10%에 불과하다. 또 다른 가능성은 둘 다 폭약과 함께 목숨을 잃는 것이다.어느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