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194화

Author: 이한나
“한구운 씨, 정말로 나를 구해서 여기서 나가고 싶은 거예요?”

윤혜인이 물었다.

“그럼 나가고 나서는 날 어디로 데려가려는 건데요? 집으로 돌려보낼 거예요?”

남자는 잠시 멍해졌고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답은 내가 알려줄게요”

윤혜인이 말했다.

“당신은 그렇게 하지 않겠죠.”

“한구운 씨는 이제 서울에 기반이 없어요. 그러니까 나를 데리고 나가려는 진짜 목적은 나를 멀리 해외로 데려가서 아무도 없는 곳에 가둬두려는 거겠죠. 맞아요?”

한구운은 여전히 침묵했다.

이 순간, 이들 둘만이 있을 뿐이고 더 이상 거짓말을 할 필요는 없었다. 무엇보다도 윤혜인의 앞에서는 굳이 가면을 쓰고 싶지 않았다.

“한구운 씨는 아직도 자기 자신을 잘 모르는 거예요?”

윤혜인이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당신은 언제나 이기주의자일 뿐이에요. 당신이 하는 모든 일은 오로지 당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일 뿐 다른 사람의 생각은 전혀 상관없죠. 그리고 필요할 때면 협박도 마다하지 않잖아요.”

윤혜인은 한구운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의 본성을 꿰뚫어 보는 말에 한구운의 얼굴은 잠시 푸르스름해졌다가 다시 차가운 표정으로 돌아왔다.

“그럼 이준혁은 다르기라도 해?”

한구운은 비웃으며 말했다.

“윤혜인, 알아둬. 남자는 다 똑같아. 아무도 마음속에 사욕이 없는 사람은 없어. 이준혁도 예전에 나와 네가 가까워지는 걸 보고 여러 일들을 벌였잖아. 결국 널 대하는 이준혁의 태도도 단순한 소유욕 때문일 뿐이야. 너희 여자들만 멍청하게 그걸 사랑이라고 착각하는 거지!”

한구운은 스스로 결론을 내렸다.

“사실 남자들한테 사랑과 소유욕은 본질적으로 같은 거야.”

그가 한참 동안 쏟아낸 말을 다 듣고 윤혜인은 단호히 말했다.

“아니요. 준혁 씨는 당신과 같지 않아요. 그리고 많은 남자들과도 달라요.”

윤혜인은 더 이상 이런 사람에게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

많은 것들이 그녀에게는 분명했지만 한구운에게는 아무리 말해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한구운의 집착은 이미 뼛속 깊이 스며들어 있었다.

어쩌면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195화

    ‘혜인이는 왜 나한테는 그런 식으로 대하지 않는 걸까. 똑같은 남자인데... 내가 한 일도 이준혁 못지않은데. 오늘도 마찬가지야. 여기에 폭탄이 가득한 걸 알면서도 난 혜인이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돌아왔잖아. 똑같이 목숨을 걸고 한 행동인데... 대체 우리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는 거냐고.’“그래요. 나 상처받았어요.”윤혜인은 주저 없이 인정했다.사실 지금 이 순간에도, 얼마 전의 상황을 떠올리면 가슴이 찌릿찌릿 아팠다.하지만 주훈이 모든 걸 윤혜인에게 털어놓았을 때 윤혜인은 그를 미워할 수 없었다.몸이 그렇게까지 나빠졌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그녀를 위해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고 길을 터주려 했다는 걸 알게 된 순간, 이준혁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었다.그는 유언장을 수정하며 윤혜인에게 더 유리한 조건들을 추가했고 이천수와 한구운을 상대하면서도 철저히 그녀와 아이를 위한 이익을 위해 싸웠다.이준혁은 자신의 목숨을 걸고서라도 악명 높은 에단 찰스를 잡으려 했다.목적은 분명했다.그 모든 건 바로 윤혜인을 위한 것이었다.지난번 차 안에서 에단 찰스가 목소리를 변조해 내뱉은 말들을 듣는 순간 윤혜인은 깨달았다.이 악인이 잡히지 않는 한, 자신은 평안한 삶을 살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그는 수많은 사람을 죽이려 했고 언젠가 윤혜인을 떠올려 흥미가 생기면 언제든지 그녀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었다.그래서 이준혁이 마지막으로 하려던 일은 직접 에단 찰스를 잡는 것이었다.그리고 원지민과의 결혼식을 올린 이유는 에단 찰스가 더 이상 이준혁에게 중요한 사람으로 윤혜인을 생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이 모든 것을 주훈이 전화로 설명했을 때 윤혜인은 이준혁의 의도를 확신했다.윤혜인은 고개를 들어 앞에 서 있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 한구운을 바라보며 말했다.“그 사람의 방식이 옳다고 생각되지는 않지만 난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어요.”“준혁 씨는 나에게 선택을 강요하지 않았어요. 사랑을 핑계로 도덕적 압박을 주지도 않았죠. 그 사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196화

    마치 윤혜인이 말했던 그대로였다.한구운은 언제나 완벽한 이기주의자였다.그는 무언가를 희생해야 한다면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보상이 충분히 크고 매력적이어야만 했다.지금처럼 자신이 지불한 노력과 얻을 보상이 불균형할 때는, 한구운은 명확하게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한구운의 반쪽 얼굴은 어둠 속에 숨어 밤과 하나가 되었다. 오랜 침묵 끝에 그는 살며시 입술을 떼고 말했다.“혜인아, 네가 살아있길 바라. 그건 진심이야.”그 말을 마친 한구운은 망설임 없이 등을 돌렸다.마치 그 옛날, 광기 어린 어머니가 마지막 숨을 내쉴 때 돌아서 나간 것과 같은 모습이었다.그의 마음이 정말 아무런 동요도 없었을까?당연히 아니었다.하지만 한구운은 그 동요를 억누를 수 있었다. 이것이 그와 다른 사람들의 차이였다.그러나 자신도 모르게 한 방울의 차가운 눈물이 카펫 위로 떨어졌다. 그 눈물은 소리조차 내지 않았다.마음을 가다듬은 후, 윤혜인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더 확신하게 되었다.더 이상 떨리지 않는 손을 그녀는 정확하게 노란색 연결선 위에 올렸다....한편, 홀 안에서.원지민의 웨딩드레스는 여기저기 더러워져 흠집투성이였고 액세서리들도 흐트러져 있었다. 두꺼운 화장은 갈라져 그녀의 얼굴을 추하게 만들었다.평소라면 외모를 중요하게 생각했겠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에단 찰스에 대한 두려움과 자신의 안전이 어느 정도 보장된 후, 원지민의 얼굴에는 만족스러운 미소가 떠올랐다.그녀는 이준혁의 불타는 듯한 눈길을 마주하면서도 전혀 두려움 없이 당당히 쳐다보았다.“하하, 준혁아. 지금 많이 불안하지?”원지민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 에단이 혜인 씨를 잡으면 어떻게 할지 궁금하네. 설마...”그녀는 입을 가리며 일부러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설마 혜인 씨의 배를 갈라서 네 아이를 꺼내는 건 아닐까?”“닥쳐!”남자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원지민을 쏘아보았다. 그의 눈에서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197화

    원지민은 극도의 질투와 원한으로 인해 이미 얼굴이 일그러져 있었다. 그녀는 더욱 흥분한 목소리로 외쳤다.“그런데 내가 널 쉽게 죽일 것 같아? 북안도에는 수많은 비밀 약이 있어. 그 약들은 네 사지를 다 썩어 문드러지게 만들지만 뇌는 오랫동안 멀쩡하게 남아 있게 둘 거야. 난 네가 직접 그 고통을 겪으며 어떤 괴물로 변하는지 보게 할 거야. 네 자랑스러운 재능, 네가 누려온 지위, 그 모든 것이 무용지물이 되겠지. 너는 그저 아무 쓸모도 없는 인간 말종, 쓰레기, 인간 돼지가 될 뿐이야...”말을 하면서 원지민의 얼굴에 기괴한 미소가 떠올랐다.“이준혁, 그때가 되면 네가 도대체 무엇을 자랑할 수 있을지 두고 보자고.”그녀는 광기에 사로잡힌 듯한 눈빛으로 이준혁을 똑바로 쳐다보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내가 얻지 못하는 건 다 망가져도 절대 다른 사람에게 가지 않게 할 거야!”“쾅!”갑자기 무언가가 날아와 그녀의 머리를 세차게 강타했다.“...아아아!!!”잠깐의 정적 후 원지민은 머리를 감싸 쥐고 끔찍한 비명을 질렀다.오른쪽 머리에서 피가 샘솟듯이 흘러내리며 그녀의 얼굴을 뒤덮었다.그녀는 도대체 이준혁이 어떻게 그 쟁반을 집어 던졌는지 보지도 못했다.‘분명히 두 손이 묶여 있었을 텐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지?’원지민의 두 눈은 공포로 가득 찼다.언제 손이 풀린 건지 이준혁은 천천히 원지민의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지금은 그런 걸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지금 이 순간, 이준혁은 찰스의 부하들보다 훨씬 더 무서웠다. 마치 언제라도 그녀를 산산조각내어 죽일 것만 같았다.“살려줘!”궁지에 몰린 원지민은 찰스의 부하들에게 도움을 청하려 했지만 조금 전 경비병은 다른 일을 보러 나갔고 또 다른 경비병은 방금 두 사람이 단단히 묶여 있는 것을 확인하고 화장실에 간 상태였다.그래서 아무리 소리쳐도 원지민을 도울 사람은 없었다.“살려...”하지만 그녀의 외침이 끝나기도 전에 이준혁은 이미 원지민의 멀쩡한 손을 발로 짓밟고 비틀고 있었다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198장

    윤혜인이 자신의 아이를 다시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그리고 윤혜인이 아이를 낳기로 결심한 것을 알게 된 후, 이준혁의 생존 욕구는 어느 때보다 강렬해졌다.그는 살아남고 싶었다. 살아남아서 그녀와 함께 아이를 맞이하고 싶었다.아름이가 태어날 때 곁에 있지 못한 것이 이준혁의 삶에서 되돌릴 수 없는 후회로 남았다.때문에 이번에는 반드시 아이가 태어나는 것을 직접 보고 싶었다.이준혁이 작은 유리병을 주머니에 넣는 순간 문 쪽에서 소리가 들렸다.“살려...”원지민이 입을 크게 벌리며 비명을 지르려고 했지만 이준혁은 그녀의 입에 재빨리 손수건을 틀어막았다.“우웅... 우웅...”화장실에 다녀온 그림자 팀원이 들어와서 어수선한 장면을 보고는 재빨리 달려왔다.“그 자식은 어딨어?”그는 원지민의 머리에 피가 범벅인 것을 보고 당황하며 물었다.“우웅... 우웅....”원지민은 답답해서 미칠 것 같았다. 자기 입에 손수건이 틀어막혀 있는데 그걸 보지도 못하냐고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그제야 그림자 팀원은 사태를 파악하고 급히 손수건을 빼내며 다급하게 물었다.“그 자식은 어디 있냐고!”“당신...”그녀가 ‘뒤에'라는 말을 하려던 찰나,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이준혁은 손에 든 지팡이를 들어 남자의 목 뒤를 내리쳤고 그 팀원은 고개를 돌릴 새도 없이 그대로 기절했다.원지민은 치를 떨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멍청한 놈, 돼지처럼 굼떠!”하지만 이준혁은 그녀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몸을 숙여 손을 칼처럼 만들어 그림자 팀원의 목 뒤를 세게 내리쳤다.그곳의 경혈을 타격하면 세 시간 동안은 절대 깨어나지 못할 것이다.그는 다시 지팡이를 집어 들고 완전히 부서진 왼쪽 무릎을 질질 끌며 힘겹게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 남자를 옆으로 끌어다 두었다.그동안 이준혁은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 채로 얇은 입술을 살짝 벌려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과거에는 아주 쉽게 해낼 수 있었던 일들이 이제는 그에게 너무도 고통스럽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199화

    이준혁은 원지민에게 다가가 그녀도 기절시킨 후 특수부대에 넘기려고 했으나 에단 찰스의 무전 내용을 듣고는 걸음을 멈췄다.사태를 알아차린 원지민의 얼굴은 종잇장처럼 하얗게 질려버렸다.에단 찰스라는 그 미친놈에 대한 소문은 원지민도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본인의 어머니를 죽인 것도 그였고 서울에 있는 그의 저택에서는 사람을 고문하는 방법을 연구하며 즐긴다는 소문도 있었다.사람의 피부로 만든 등불까지 만들었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에단 찰스는 통제를 벗어난 미치광이였다.그에게 붙잡히면 고통스럽게 죽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원지민은 결코 에단 찰스에게 잡히고 싶지 않았다.“준혁아, 이준혁, 제발 부탁이야. 모든 죄를 인정할게. 경찰에 넘겨줘. 내가 저지른 모든 일, 어떤 죄든 다 받아들일 테니까...”원지민은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발목에 묶인 쇠사슬을 벗어나지 못해 몸부림쳤다.지금 그녀는 이준혁을 따라가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예전에는 이준혁이 죽음을 앞두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그가 자신을 죽일까 두려워했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이준혁은 윤혜인이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녀와 아기를 보기 위해서라도 불법적인 일을 저지르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때문에 그가 경찰에 자신을 넘기기만 하면 원지민은 탈출할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원지민은 울면서 외쳤다.“제발, 에단 찰스에게 날 넘기지 마. 절대 안 돼. 부탁이야... 부탁해...”하지만 그녀의 처절한 울음에도 불구하고 이준혁의 마음에는 조금의 연민도 없었다.원지민이 얼마나 교활한지 그는 잘 알고 있었다.설령 감옥에 간다고 해도 그녀는 그곳에서도 자신을 무죄로 만들 수 있는 수많은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그에 비해 에단 찰스와 마주하는 것은 원지민에게 가장 적합한 결말이었다.이준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원지민이 내민 손을 보며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본 뒤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네가 스스로 자초한 일이야. 잘 즐겨, 원지민.”그렇게 이준혁은 문 쪽으로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200화

    윤혜인은 노란색 연결선을 가위로 정확하게 겨누고 주저하지 않고 단번에 잘랐다.“싹둑...”가위가 선을 자르는 소리와 동시에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눈을 꼭 감았다. 가슴이 마구 뛰며 심장이 곧 뚫고 나올 것만 같았다.겁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폭발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성공했다!’기쁜 나머지 하마터면 윤혜인은 소리를 지를 뻔했지만 지금은 그럴 여유도 시간도 많지 않았다.그녀는 다음 폭약 지점으로 가야 했다.호텔에서 구한 도구가 든 가방을 챙기고 윤혜인은 이전에 파악한 경로를 따라 또 다른 폭약 지점으로 서둘러 이동했다. 첫 번째 경험 덕분에 이번에는 별다른 고민 없이 가위를 꺼내 들고 연결선을 향해 자르려 했다.하지만 싹둑 소리가 나지 않고 대신 쿵 하는 커다란 소리가 들렸다.“툭!”윤혜인의 손에서 가위가 떨어졌고 그녀는 당황한 나머지 바닥에 엎드리며 머리를 감싸 쥐었다.그 큰 소리에 폭탄이 터진 줄 알았다.하지만 예상했던 폭발은 일어나지 않았고 곧 머리를 살짝 들며 윤혜인이 상황을 확인하려던 순간, 그녀의 관자놀이에 차갑고 검은 총구가 닿았다.윤혜인의 온몸이 굳어버렸다.검은 복장의 그림자 팀원이 그녀를 한번 훑어보고 말했다.“너구나? 우리 주인님이 찾는 그 여자가!”윤혜인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이 남자가 말하는 주인님이 에단 찰스를 뜻하는 걸 알았으니 말이다.곧 다시 폭약 쪽을 한번 돌아보던 남자는 욕설을 내뱉었다.폭약의 연결선이 잘려 있었던 것이다.그는 다시 윤혜인을 향해 무섭게 눈을 번뜩이며 물었다.“네가 자른 거야?”윤혜인은 고개를 숙여 말없이 있었다. 그러자 남자는 그녀의 턱을 세게 움켜잡았다.“팍!”총의 손잡이가 윤혜인의 입술을 강하게 가격했고 하얀 치아를 붉게 물들인 피가 입가를 타고 흘러내렸다.“퉤!”윤혜인은 피를 뱉으며 말했다.“그래. 내가 잘랐어.”남자는 이미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확인하려 했던 것뿐이라 윤혜인은 더 숨길 이유가 없었다.그저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이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201화

    윤혜인은 필사적으로 몸을 비틀며 그의 손에서 벗어나려고 했고 다시 전기 충격 판을 그의 손목에 대고 충격을 주었다.손목에 작은 상처가 났고 윤혜인은 그 상처를 노려 지속적으로 전류를 흘려보냈다.전류가 손목을 마비시키기 시작하면서 남자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욕설을 퍼부으며 손을 뒤로 뺐다.“젠장!”남자는 손목을 감싸 쥐고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바닥에 웅크렸다.윤혜인은 그 틈을 타서 다리를 뽑아 들고 달리기 시작했다.호텔 복도의 문들이 모두 닫혀 있어 숨을 곳이 없었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았다.하지만 곧 뒤에서 타닥타닥 추격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남자가 이미 그녀를 쫓아오고 있었다.“멈춰! 너 도망칠 수 없어! 멈추라고!”그림자 팀원은 손을 다친 상태에서도 끈질기게 윤혜인을 쫓아오며 소리쳤다. 그는 무전기를 들어 상황을 보고했다.“주인님, 여자를 찾았습니다. 지금 7층에서 추격 중입니다!”에단 찰스는 무전기의 보고를 듣고 살짝 미소를 지었다.그는 고개를 돌려 피투성이가 된 원지민을 향해 미소 지으며 말했다.“미안하군, 원지민 양. 그 여자가 너무 늦게 나타난 탓이지. 어쩔 수 없었어.”원지민은 바닥에 엎드린 채 한없이 피를 쏟아내고 있었다.가까이서 보면 그녀의 입가가 피투성이가 된 것이 보였다. 그 옆에 버려진 살점은 바로 원지민의 잘린 입이었다.에단 찰스는 실제로 그녀의 입을 도려낸 것이다.절망한 채 원지민은 바닥에 누워 있었다.변명할 시간조차 없이 이 미친놈에게 무참히 당한 것이다.세상에 이런 미친 사람이 존재하다니, 아무 말도 없이 에단 찰스는 원지민에게 이 끔찍한 짓을 저질렀다.원지민의 속에서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에단 찰스는 원지민이 죽은 듯이 바닥에 누워 있는 모습을 보고는 금세 흥미를 잃었다.그의 눈에 원지민은 쓸모없는 실패작에 불과했다.남자에게 버림받고 온갖 악행을 저질렀음에도 그녀는 겨우 평범한 여자인 윤혜인조차 처리하지 못했으니 말이다.에단 찰스는 실크 손수건을 집어 손을 닦고 그의 앞에 튄 피까지 닦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202화

    하지만 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갑자기 팔에 전기가 찌릿하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모기에게 물린 듯한 감각이었다.고개를 내려다보니 팔에 주사기가 꽂혀 있었고 원지민은 잔인하게 입을 크게 벌리고 기괴한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할 말을 잃은 에단 찰스는 곧바로 총을 꺼내려 했지만 이미 늦어버린 뒤였다.온몸에 마비가 퍼지기 시작했고 그가 맞은 것은 고분자 마취제였다. 맞은 후 반응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1초에 불과했다.“너!!”그는 겨우 한 마디만 내뱉고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고분자 마취제가 빠르게 에단 찰스의 신경을 마비시켰기 때문이다.“킥킥킥...”원지민은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그녀는 천천히 일어나 방금 자신의 입을 도려낸 그 칼을 집어 들었다.그리고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미친 듯이 에단 찰스의 얼굴을 향해 칼을 내리찍기 시작했다.다른 부위는 건드리지 않고 오로지 얼굴만 집중해서 찔렀다.그러자 원래 잘생기고 점잖던 얼굴은 순식간에 핏빛 벌집으로 변했다.“죽어, 죽어, 죽어!!!”원지민은 이렇게 소리치며 칼을 휘둘렀다.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그토록 악명을 떨치던 북안도의 지배자, 에단 찰스가 결국 한 여자의 손에 죽게 될 줄을.더군다나 그가 하찮게 여기던 원지민에게 말이다.원지민은 더 이상 에단 찰스의 원래의 얼굴을 알아볼 수 없게 되자 비로소 칼을 내던졌다.그리고는 그의 얼굴을 자세히 살피며 손으로 부드럽게 쓰다듬기 시작하더니 기괴한 웃음과 함께 중얼거렸다.“이제야 보기 좋네. 내가 얼마나 균일하게 찔렀는지 봐. 네가 한 것보다 훨씬 낫지... 다음에는 더 잘해 볼게...”원지민은 완전히 미쳐버린 상태였다.그녀는 땅에 엎드려 있던 작은 권총을 집어 들고 비틀거리며 일어났다.“잘 숨어. 내가 너 찾으러 갈 거니까... 킥킥킥...”그녀의 끔찍한 웃음소리가 호텔 복도를 가득 메웠다.그와 동시에 다른 쪽에서 윤혜인은 감히 멈출 생각도 하지 못한 채 전력으로 달렸다.계단을 이용하는 것은

Latest chapter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651화

    “유진아, 네가 한 일들이 정말 많고 대단했어. 알아?”소원이 유진이를 다독였다.하지만 아들과 이렇게 가까이 이야기해본 적이 많지 않은 소원은 혹여나 말실수를 하거나 자신의 말이 유진이에게 너무 어려워 이해하지 못할까 걱정됐다.다행히 유진이는 매우 똑똑했는지라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엄마, 저 알아요. 제가 틀린 건 없었고 앞으로도 나쁜 사람들 혼내줄 거예요. 그 사람들이 성공하지 못하게 할 거예요.”소원은 아들의 영리함이 대견해 미소 지으며 말했다.“다음에는 더 조심하자. 제일 중요한 건 우리 안전을 지키는 거야. 나쁜 사람들을 잡는 일은 어른들에게 맡기자, 알겠지?”“네, 알겠어요, 엄마.”유진이는 말을 이었다.“엄마, 다음에 외할머니 뵈러 갈 때는 우리 같이 가요.”소원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너 외할머니 뵈러 갔었니?”유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아빠...”그러나 두 글자를 말한 후, 유진이는 소원이 기분 나빠할까 봐 얼른 말을 고쳤다.“그... 아저씨가 데려갔어요. 그 아저씨가 여기가 엄마의 엄마, 제 외할머니라고 알려줬어요.”소원의 마음은 복잡했다. 어떤 감정인지도 모르겠는 기분이 밀려왔다.육경한이 아들을 데리고 자신의 어머니를 찾아갔다니 뜻밖이었다.소원이 전미영을 찾아갔을 때마다 그와 마주친 적이 없었던 걸 보면 일부러 시간을 피해서 간 모양이었다.‘참 계산적이네.’유진이가 말했다.“외할머니는 말을 못 하시지만 저한테 웃어주셨어요. 제가 외할머니한테 말도 많이 걸었는데 계속 웃으면서 들어주셨거든요.”소원은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말했다.“응. 우리 유진이 정말 기특하다. 외할머니를 기쁘게 해드렸구나. 다음에는 같이 가자.”잠시 후, 유진이가 갑자기 물었다.“엄마, 저 언제 삼촌 볼 수 있어요? 저 삼촌이 너무 보고 싶어요.”서현재는 유진이의 어린 시절 대부분을 함께하며 큰 위안과 즐거움을 준 사람이었다.유진이는 아직 어리지만 자신에게 잘해준 사람은 잊지 않았다. 오랫동안 못 본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650화

    시선을 축 늘어트린 육경한의 눈동자에 소원의 목에 올라온 닭살이 보였다. 입고 온 옷이 얇았는데 병원에서 에어컨을 너무 세게 튼 것이다.소원은 아주머니가 너무 걱정되어 육경한이 옷을 벗어줘도 딱히 거부하지는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육경한이 옷을 벗어줬다는 것도 발견하지 못한 것 같았지만 육경한은 기분이 좋아졌는지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전문가 회진은 3시간이나 지속되었고 토론으로 얻은 방안은 투석, 즉 피를 바꾸는 것이었다. 치료 과정이 꽤 오래 걸릴뿐더러 아주머니가 언제 깨어날지도 미지수였고 치료한다 해도 아주머니의 몸은 예전처럼 돌아가기 어려웠다. 최악의 상황이 닥치면 생활 능력을 잃을 수도 있다는 말에 소원은 눈시울이 붉어졌다.순간 방민아에 대한 원망도 극에 달했다.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다른 사람의 인생을 망치고도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방민아만 생각하면 정말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었다.소원이 고개를 들어 육경한에게 말했다.“난 아주머니 이렇게 만든 사람 절대 용서 못 해.”육경한은 소원이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인지 알고 있었다.“걱정하지 마. 난 절대 끼어들지 않을게.”“약속 못 지킬까 봐 그러지.”적어도 지금은 육경한에게 밉보이면 안 된다는 생각에 소원은 말을 가려서 했다. 유진을 지키려면, 서현재가 어떤 상황인지 알아내려면 일단 몸을 사려야 했다. 서진태는 소원이 봤던 사람 중에 제일 악독한 사람이었기에 서현재도 잘 지낼 리가 없었다.지금 상황을 해결하려면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육경한밖에 없었다.육경한이 눈썹을 살짝 추켜세우더니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그게 무슨 말이야? 유진이 내 아들이기도 해.”소원이 대꾸했다.“알면 됐어.”육경한이 이렇게 말하니 소원도 일단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육경한만 끼어들지 않는다면 방민아의 상황은 절대 좋아질 수 없었다.간호조무사가 일단 두 사람에게 돌아갈 것을 요구했다. 일단 여독을 말끔히 배출하고 투석을 시작해야 했기에 두 사람이 여기 남아있어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게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649화

    사실 그게 더 무서웠다. 육경한이 소원을 위해 한걸음 크게 물러났다는 사실만으로도 다른 사람은 영원히 따라가기 힘들 정도였다.방민아는 오장육부가 뒤틀릴 정도로 후회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결혼하기 전에 절대 소원과 유진을 건드리지 않고 몸을 사렸을 텐데 말이다. 그랬다면 지금 행복하게 육경한과 결혼하기만을 기다렸을 것이다.방민아는 거의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지금 당장 이혼해요. 이혼만 해준다면 돈은 원하는 만큼 두둑이 챙겨주고 아이랑 떠날 수 있게 해줄게요. 어때요?”소원이 콧방귀를 뀌었다.“방민아 씨, 진심이에요? 설마...”소원이 잠깐 뜸을 들이더니 말했다.“원하는 걸 얻고 나서 우리가 다시 눈엣가시라고 생각해 우리를 다시 찾아내거나 함정을 팔 수도 있잖아요.”방민아는 그녀의 생각을 속속들이 꿰뚫어 보는 소원이 너무 싫었다. 소원과 유진은 정말 방민아가 잊으려 해도 자꾸만 거슬리는 눈엣가와도 같아 빼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었다. 그 두 사람이 이 세상에 살아 있는 한 육경한의 마음을 영원히 얻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은 절대 그렇게 말해서는 안 되기에 방민아가 고개를 숙이며 입을 열었다.“절대 그럴 일 없어요. 약속한 거니까 변하지 않아요.”소원이 웃으며 말했다.“방민아 씨,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 한 승낙은 아무짝에도 쓸데가 없어요. 내가 방민아 씨를 믿을 일은 더더욱 없고요. 나는 내가 지키고 싶은 사람들 최선을 다해 지킬 거예요. 돈도 많고 신분도 있는 방민아 씨가 이번에도 무사히 나올지 모르지만 이걸로 끝이 아니라는 것만 기억해요.”“아악. 내가 당신 죽여버릴 거야.”방민아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미친 사람처럼 소원에게 달려들어 목을 조르려 했다. 하지만 손이 닿기도 전에 젊은 경찰이 방민아를 제압하더니 날카롭게 경고했다.“방민아 씨, 난동 그만 부리고 업무에 협조해 주세요. 첫 번째 경고에요.”무슨 일이 있으면 방씨 가문에서 대신 해결해 줬기에 방민아는 이런 상황에 놓인 적이 단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648화

    소원은 출동한 경찰이 나이가 젊고 스포츠머리를 하고 있어 남자인 줄 알았는데 목소리가 얇은 걸 봐서는 여자였다. 그래도 방민아의 기세에 전혀 밀리지 않고 또박또박 말했다.“경찰 번호는 3210921, 아가씨,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경찰서로 연행하고 있으니 협조 바랍니다.”방민아가 코웃음 쳤다.“적법하면 체포영장 내놔요. 신고한다고 다 잡아가지 말고.”“그건 조사에 협조하면 다 밝혀질 일이에요.”그러더니 손을 내밀어 방민아의 손을 뜯어내려는데 손이 닿기도 전에 방민아가 막무가내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건드리지 마요. 집행하는 척하면서 성추행하려는 거 내가 모를 줄 알아요?”젊은 경찰은 너무 어이가 없었지만 출동하면서 막무가내로 체포에 불응하는 사람을 많이 보기도 했고 경찰이 서비스 업종도 아니었기에 범죄자의 체면을 봐주거나 범죄자가 하자는 대로 해줄 리가 없었다.젊은 경찰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저기요, 아줌마, 자중하세요. 이 장면은 보디캠으로 전부 기록하고 있어요. 게다가 전 여자고요. 제 옷을 잡고 놓지 않는 사람은 오히려 방민아 씨입니다. 전 그저 제 옷을 잡은 손을 떼어내려 했을 뿐이고요.”아줌마라는 호칭에 방민아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랐다. 서울에서 내놓으라 하는 가문의 여식으로 살아온 방민아를 보는 사람마다 아가씨로 존칭했는데 이 경찰은 난동 좀 부린 거 가지고 바로 아줌마라고 불렀다. 아줌마는 방민아 같은 나이에 쓰일만한 호칭이 아니라 40에서 50대는 되는 여자들을 부르는 말인데 말이다.“아줌마라니. 예의라는 게 없어요? 죽고 싶어요?”방민아가 발악하자 젊은 경찰은 구겨진 제복을 툭툭 털며 말했다.“내 말 틀렸나요? 방민아 씨 말대로라며 나도 아줌마한테 성추행당했다고 할 수 있잖아요.”약이 잔뜩 올랐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방민아를 보며 소원은 하마터면 웃음이 터질 뻔했다.“방민아 씨, 경찰이 무슨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방씨 가문 도우미인 줄 알아요?”방민아는 이런 상황을 만든 소원을 보며 걷잡을 수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647화

    육경한이 가자 유진은 소원을 데리고 시터가 남긴 약 찌꺼기를 찾으러 갔지만 주방은 말끔히 청소한 상태였고 시터가 쓰던 방에서도 흔적을 찾지 못했다.소원은 시터에게 직접 물어볼 생각에 보디가드를 찾아가서야 시터가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몇 마디 묻지도 못했는데 쓰러졌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러다 마침 경찰서에서 사람이 나온 걸 보고 방민아와 같이 경찰에게 넘겼다고 말했다.‘정녕 그 약이 뭔지 알아낼 방법이 없는 걸까?’그때 유진이 말했다.“엄마, 약 봉투를 찍은 적이 있는데 그 봉투로 무슨 약인지 알 수도 있지 않을까요?”소원은 너무 기쁜 나머지 유진을 안고 뽀뽀했다.“유진이 정말 너무 대단한데? 큰 도움이 됐어.”유진이 고개를 숙이며 수줍어했다. 유진은 차갑던 예전과 달리 많이 밝아진 것 같은 소원이 너무 좋아 손을 꼭 잡은 채 용기 내어 물었다.“엄마, 혹시 유진이가 미운 건 아니죠? 유진이가 나쁜 이모 말 들은 건 나쁜 이모의 약점을 잡기 위해서예요.”소원이 유진의 볼을 어루만지며 웃었다.“그런 생각할 필요 없어. 똑똑한 유진이가 알아서 자기를 지켜냈으니 엄마는 너무 뿌듯한걸?”소원이 자기를 미워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이 말을 듣고 나니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소원은 유진의 호루라기에서 뺀 메모리칩을 핸드폰에 꽂아 넣었다. 용량이 생각보다 컸고 유진도 많은 사진을 찍었다. 사진에는 시간까지 표기되어 있었는데 이것으로 아주머니가 시터의 박해를 받았다는 건 충분히 입증할 수 있지만 방민아가 이 일에 가담했다고 볼 수는 없었다.영상이 아니라 사진이었기에 오디오가 없어 방민아가 시터와 서 있는 것만으로 이 일에 직접적으로 참여했다고 우길 수는 없었다. 제일 안전한 방법은 시터가 직접 방민아가 사주한 일이라고 인정하는 것이었지만 지금으로써는 시터의 마음을 돌리기 매우 어려워 보였다.일단 급선무가 아주머니를 구하는 것이었기에 일단 다른 건 뒤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사진을 뒤로 넘기던 소원은 원하는 사진을 발견하고 핸드폰으로 육경한에게 보내줬다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646화

    “난 그런 적 없어요... 경한 씨, 제발 믿어줘요. 나 아니에요.”방민아는 죽어도 인정하지 않았다. 만약 정말 방민아가 유진을 해친 게 된다면 더는 육경한과 이어질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방민아는 육경한이 유진을 얼마나 끔찍이 아끼는지 잘 알고 있었다. 유진을 위해 정관 수술까지 하겠다는 사람인데 다른 사람은 절대 따라올 수가 없었다.“그런 적 있는지 없는지는 경찰 조사에 맡기죠.”육경한이 이렇게 말하더니 안으로 들어가려 걸음을 멈추고는 한마디 보충했다.“그리고 최근에 방씨 가문에서 진행한 프로젝트, 민아 씨 아버지가 80%의 수익을 가져갔어요. 그때 도와준 은혜를 수천조로 갚았는데 그걸로 부족해요?”방민아가 계속 따라붙으려는데 보디가드가 막아섰다. 그뿐만이 아니라 경찰이 오기전까지 도망가지 못하게 막기까지 했다.온몸에 힘이 풀린 방민아가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된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그 빌어먹을 년이 어쩌다 경한 씨의 와이프가 된 거지? 그 자리는 내 자리여야 하는데.’방민아는 새로 한 매니큐어가 부러질 정도로 바닥을 박박 긁었지만 발견하지 못했다. 머릿속엔 온통 어떻게 다시 육경한의 와이프 자리를 꿰찰지, 어떻게 빌어먹을 소원과 짐승만도 못한 유진에게 복수할지로 가득 차 있었다....유진이 이끄는 대로 걸어간 유진은 이내 아주머니를 가둬놓은 방에 도착했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아주머니는 누렇게 뜬 얼굴로 침대에 누운 채 생기를 잃어가고 있었다.소원이 눈물을 뚝뚝 떨구며 침대맡으로 다가가 통곡했다.“아주머니...”유진이 놀라서 울음을 터트리더니 아주머니의 손을 잡고 연신 불러댔다.“할머니... 할머니... 일어나봐요...”“아직 숨은 쉬고 있어.”뒤에 나타난 육경한이 이렇게 귀띔했다.소원이 고개를 들어 손을 아주머니의 코밑에 갖다 댔다. 호흡이 약하긴 했지만 확실히 숨은 쉬고 있었다. 흥분한 소원이 유진을 꼭 끌어안으며 말했다.“유진아, 엄마 구급차 불렀어. 아주머니 선한 사람이니까 하느님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645화

    방민아가 육경한의 바짓가랑이를 잡으며 말했다.“경한 씨, 내가 잘못했어요. 내가 다 잘못했어요. 앞으로 다시는 소원 씨 안 건드릴게요. 다 질투해서 그런 거라고 이해해 주면 안 돼요? 소원 씨가 경한 씨 마음을 차지한 것도 모자라 자꾸만 경한 씨를 뒤흔드는 게 질투 나서 그랬어요. 이제 잘못한 거 알았고 앞으로 소원 씨 존재도 묵인할 테니까 제발 나 버리지 마요...”방민아의 말에 소원은 넋을 잃고 말았다. 육경한만 동의하면 일부다처제도 받아들이겠다는 뜻처럼 들렸다.다만 방민아는 원할지 몰라도 소원은 싫었다. 생각만 해도 너무 역겨운 상황이었다. 조선시대가 망한 지 언젠데 있는 집 딸인 방민아가 남자를 떠나서는 살 수 없다는 구시대의 여인상을 보이는 게 너무 우스웠다. 게다가 소원은 한평생 육경한 곁에 남아 있을 생각이 없었다.육경한이 언짢은 표정으로 다리를 들자 방민아는 어쩔 수 없이 처참한 모습으로 바닥을 짚을 수밖에 없었다.“나 와이프 있는 남자예요. 방민아 씨, 앞으로 말 가려서 해요.”육경한의 눈매는 여전히 차갑기만 했지만 ‘와이프’라는 말을 내뱉는 육경한의 말투에서 방민아는 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온도를 느꼈다. 방민아와 함께 있을 때와는 비교도 안 되게 갑자기 살아난 것 같은 느낌이었다. 방민아와 함께 있을 때는 늘 차분하고 덤덤하고 감정 기복이 없었는데 말이다.살아났다는 말이 제일 맞는 것 같았다. 오랫동안 쓰고 있던 가면을 벗어던지고 진정한 자아를 찾아낸 것처럼 피가 있고 살이 있는 육경한으로 다시 태어났다.그런 육경한을 보며 방민아는 너무 불안했다. 전에는 본 적 없는 아예 다른 모습이었다.소원은 방민아가 사랑과 전쟁을 패러디하는 걸 지켜볼 생각이 없었다. 그저 육경한이 살인미수범인 방민아를 감싸면 어쩌나 걱정할 뿐이었다.하지만 육경한의 생각 따윈 상관없었다. 아까 절대 끼어들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니 소원은 핸드폰을 꺼내 경찰에 신고했다.“안녕하세요. 경원 별장인데 신고 좀 하려고요. 누군가 제 아들을 해치려고 했어요. 네.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644화

    “내가 곧 경한 씨랑 결혼할 것 같으니까 뺏어가려는 거죠. 어림도 없어요.”방민아의 머릿속엔 온통 소원이 육경한을 뺏어가는 장면으로 가득해 이성을 잃었다.“내 남편 뺏어갈 생각하지 마요. 소원 씨는 그저 뻔뻔한 세컨드일 뿐이에요.”“하하하...”소원이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다.“방민아 씨, 남편이라고 부르기엔 아직 이르지 않나요? 결혼 등기는 했어요? 왜 아는 사람이 없죠?”방민아는 이미 마음속으로 자기가 미우 그룹 안주인이라고 생각해 차분하게 말했다.“곧 등기하러 갈 거예요. 경한 씨가 다음 주에...”“다음 주에도 등기는 못 할 거예요.”소원이 단칼에 잘라버렸다.“왜요? 소원 씨가 못한다면 못하는 거예요? 봐요. 내 남자 뺏어가려는 거 맞잖아요. 하하. 내가 잘 캐치한 거 맞죠?”이성을 잃은 방민아는 꼴이 우스워도 너무 우스웠다.“내가 오늘 등기했거든요.”소원이 바로 이렇게 말했다. 그 말은 마치 번개처럼 방민아에게 떨어졌고 방민아는 환청이라도 들리는 줄 알았다. 올해 들었던 중에 가장 우스운 말이라고 생각했다.‘소원이 왜 경한 씨랑 결혼 등기를... 에이, 잘못 들은 거겠지.’생각은 그렇게 했지만 방민아는 심장이 떨려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방민아의 얼굴이 잿빛이 되어가자 소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쾌감을 느꼈고 십 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것처럼 온몸이 편안해지는 것 같았지만 이걸로는 부족했다. 방민아가 갚아야 할 빚은 아직도 많았다.소원이 말을 이어갔다.“그러니 방민기 씨 애인하라고 한 제안은 못 받아들이겠네요. 남편이 동의하지 않을 것 같아서요.”방민아는 마치 얼음물이라도 뒤집어쓴 것처럼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그럴 리 없어. 절대 그럴 리 없어...’“거짓말하지 마요.”방민아가 이성을 잃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니 육경한의 팔을 부여잡고 캐물었다.“경한 씨, 진짜가 아니라고 해줘요. 소원 씨가 나 속이는 거라고 좀 말해줘요...”육경한의 침묵에 방민아의 마음도 점점 싸늘해졌다. 진실은 눈앞에 보이는 그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643화

    소원은 거짓말하지 않았다. 방민아는 분명 소원의 아이를 죽이겠다고 말했다. 게다가 소원을 때릴 때 보인 표정은 정말 소원을 죽이고 싶은 표정이었다.육경한은 여자가 이렇게 자주 변하는 동물인지 몰랐다. 방민아도 예전엔 이런 여자가 아니었다.소원은 육경한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방민아 편을 든다고 생각해 바로 입을 열었다.“방민아 씨, 그 말은 경찰서 가서 얘기해요. 난 절대 그냥 넘어갈 수 없으니까.”방민아는 화가 나 미칠 지경이었다.‘너 따위가 뭔데 감히 이딴 식으로 말해? 그냥 못 넘어가? 못 넘어가면 어쩔 건데.’방민아는 육경한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마음이 약해진 거라고 생각해 얼른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하소연했다.“소원 씨, 우리 원수라도 졌어요? 내가 곧 경한 씨랑 결혼할 것 같으니까 아니꼬운가 본데 나 소원 씨 아이 최선을 다해 보살폈어요. 나를 모함한 것도 뭐라 안 했는데...”방민아가 잠깐 뜸을 들이더니 말했다.“소원 씨는 엄마라 그러겠지만 나도 누군가의 딸이에요. 내가 괴롭힘당하는 거 알면 우리 아빠가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방민아는 방민수까지 끌어들였다. 방민수가 나온 이상 육경한도 방씨 가문의 은혜를 저버리진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애초에 육경한이 사면초가의 처지에 빠졌을 때 방씨 가문이 없었다면 미우 그룹도 서울에서 자리를 잡지는 못했을 것이다. 제일 어려울 때 손길을 건넨 사람을 저버릴 순 없는 일이었기에 이 점만으로도 육경한은 방민아를 너무 심하게 대하진 않을 것이다.소원이 입을 열었다.“방민아 씨, 우리 원수 진 거 없어요. 오히려 너무 열정적으로 대해줬죠.”방민아는 소원이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인지 몰라 멈칫하는데 소원이 다시 말을 이어갔다.“아까도 오빠 방민기 씨의 애인이 되라고 열정적으로 소개해 줬잖아요.”“그... 그게 무슨 헛소리에요.”방민아는 켕기는 게 있는 사람처럼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그게 왜 헛소리에요?”소원이 말했다.“방민기 씨 애인으로 반년만 있으면 3개월 후에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