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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4화

“한구운 씨, 정말로 나를 구해서 여기서 나가고 싶은 거예요?”

윤혜인이 물었다.

“그럼 나가고 나서는 날 어디로 데려가려는 건데요? 집으로 돌려보낼 거예요?”

남자는 잠시 멍해졌고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답은 내가 알려줄게요”

윤혜인이 말했다.

“당신은 그렇게 하지 않겠죠.”

“한구운 씨는 이제 서울에 기반이 없어요. 그러니까 나를 데리고 나가려는 진짜 목적은 나를 멀리 해외로 데려가서 아무도 없는 곳에 가둬두려는 거겠죠. 맞아요?”

한구운은 여전히 침묵했다.

이 순간, 이들 둘만이 있을 뿐이고 더 이상 거짓말을 할 필요는 없었다. 무엇보다도 윤혜인의 앞에서는 굳이 가면을 쓰고 싶지 않았다.

“한구운 씨는 아직도 자기 자신을 잘 모르는 거예요?”

윤혜인이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당신은 언제나 이기주의자일 뿐이에요. 당신이 하는 모든 일은 오로지 당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일 뿐 다른 사람의 생각은 전혀 상관없죠. 그리고 필요할 때면 협박도 마다하지 않잖아요.”

윤혜인은 한구운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의 본성을 꿰뚫어 보는 말에 한구운의 얼굴은 잠시 푸르스름해졌다가 다시 차가운 표정으로 돌아왔다.

“그럼 이준혁은 다르기라도 해?”

한구운은 비웃으며 말했다.

“윤혜인, 알아둬. 남자는 다 똑같아. 아무도 마음속에 사욕이 없는 사람은 없어. 이준혁도 예전에 나와 네가 가까워지는 걸 보고 여러 일들을 벌였잖아. 결국 널 대하는 이준혁의 태도도 단순한 소유욕 때문일 뿐이야. 너희 여자들만 멍청하게 그걸 사랑이라고 착각하는 거지!”

한구운은 스스로 결론을 내렸다.

“사실 남자들한테 사랑과 소유욕은 본질적으로 같은 거야.”

그가 한참 동안 쏟아낸 말을 다 듣고 윤혜인은 단호히 말했다.

“아니요. 준혁 씨는 당신과 같지 않아요. 그리고 많은 남자들과도 달라요.”

윤혜인은 더 이상 이런 사람에게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

많은 것들이 그녀에게는 분명했지만 한구운에게는 아무리 말해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한구운의 집착은 이미 뼛속 깊이 스며들어 있었다.

어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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