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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3화

윤혜인은 앞쪽에 있는 여성의 하얗게 칠한 옆얼굴과 웨딩드레스 자락만 보일 뿐이었다.

그러나 어렴풋이 그 신부가 원지민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아마도 웨딩드레스는 여성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는 무기인 듯했다.

원지민의 창백했던 얼굴이 이 순간 고급스럽게 변해 보였고 옆모습에서조차도 생동감 있고 아름다운 모습이 느껴졌다.

원지민은 엘리베이터에 들어가기 직전 고개를 돌려 윤혜인을 바라보았다. 순간 그녀의 눈빛에 놀라움이 스쳤지만 곧 평정을 되찾았다.

원지민의 성격이라면 분명 이 기회를 틈타 윤혜인을 비꼬며 몇 마디 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시선을 거두더니 조용히 비서의 부축을 받아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

만약 그 얼굴이 원지민이 아니었다면 윤혜인은 자신이 착각했다고 의심했을 것이다. 원지민이 눈앞에서 윤혜인을 비꼴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다니 정말 드문 일이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웨딩드레스의 끝자락도 보이지 않게 된 순간, 윤혜인은 삶이 참으로 꿈같다고 느꼈다.

이준혁에게 쫓겨 서울을 떠난 후, 그녀는 다시는 그들의 결혼식에 참석할 기회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녀가 잠시 멍해 있던 순간, 조금 전에 소리치던 비서가 성큼성큼 다가와 매우 거칠게 말했다.

“당신 말이야. 왜 아직도 핸드폰을 들고 있어?”

윤혜인이 좌우를 둘러봤지만 자신과 도지훈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게다가 핸드폰을 들고 있는 사람도 자신뿐이었는지라 윤혜인은 이내 비서가 말하는 사람이 자신이라는 걸 깨달았다.

윤혜인은 설명했다.

“저는 사진을 찍지 않았어요. 그냥 핸드폰을 사용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하지만 비서는 말을 마치자마자 윤혜인의 핸드폰을 빼앗으려 했다. 그러자 도지훈이 그 손목을 단단히 붙잡았다.

그러고는 단호하게 손을 뿌리치며 매섭게 말했다.

“손 치우세요!”

“너!”

비서는 손목이 아픈 듯 화가 나서 지나가던 호텔 직원에게 소리쳤다.

“여기 일을 어떻게 하는 겁니까? 오늘 결혼식에 핸드폰 들고 들어오는 거 금지라면서요?”

직원은 윤혜인을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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