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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Chapter 1131 - Chapter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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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1화

구지윤은 곽경천보다 오히려 더 담담하게 말하곤 했다.“우리 둘 다 어른이잖아요. 필요한 게 있다면 서로 도와주는 거죠. 너무 신경 쓸 필요 없어요. 그냥 서로의 잠자리 파트너일 뿐이에요.”그녀의 말은 둘 사이의 관계를 명확하게 정의하려는 듯했다.곽경천은 이 단어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특히 그 잠자리 파트너라는 역할이 구지윤과 관련된 것이 되면서 감정은 훨씬 더 복잡해졌다.그는 구지윤이 자신을 사랑하기를 바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녀가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것이 두려웠다.왜냐하면 자신은 구지윤이 원하는 것을 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곽경천이 해줄 수 있는 것은 그저 필요한 도움과 약간의 위로뿐이었다. 그 이상은 기대할 수 없었다.곽경천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부드럽게 말했다.“너는 이 방에서 자고 나는 옆방에서 잘게. 무슨 일 있으면 불러. 푹 쉬어.”말을 마치고 그는 방을 나가려 했다. 그러나 곽경천의 잠옷 끝자락이 한 손에 의해 살짝 잡혔다.곽경천은 시선을 내려 구지윤의 손을 바라보다가 다시 아름다운 그 얼굴로 시선을 옮겼다.그러고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무슨 일이야?”구지윤은 자신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그가 주는 따뜻함에 더욱 집착하게 되었다.하여 이번만큼은 자신의 마음을 감추지 않고 솔직해지고 싶었다.그녀는 말했다.“같이 있어 줄 수 있어요? 한 번만.”구지윤의 눈은 촉촉했고 약간의 상처가 있었음에도 여전히 아름다웠다. 오히려 그녀의 연약함이 더 돋보였으니 말이다.그녀의 모습은 말 한마디 없이도 남자의 보호 본능을 자극했다.곽경천은 이를 거절할 수 없었다. 사실 그는 구지윤이 혼자서 조용히 쉬기를 바랐다. 그러나 관계를 맺은 두 사람이 한 침대에 누우면 자연스럽게 단순히 자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확률이 컸다. 작은 접촉조차도 쉽게 불꽃을 일으킬 수 있었으니 말이다.곽경천은 잠옷을 벗지 않고 그대로 침대에 누워 구지윤을 품에 안은 뒤, 불을 끄고 조용히 말했다.“자, 이제 자자.”‘이 시점에 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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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2화

곽경천은 본능적으로 욕망에 휩싸였지만 이를 억누르기 위해 애써 이를 악물었다. 몸을 약간 뒤로 물러서며 구지윤과 거리를 두려 했지만 그녀가 손을 잡아당겼고 그 순간 부드러운 입술이 그의 입술 위로 다가왔다.구지윤은 특별한 기술이 있진 않았지만 곽경천의 입술을 애정 가득하게 붙잡고 있었고 그 작은 접촉만으로도 둘 사이의 긴장감이 폭발했다.곽경천은 몸을 바로 세우며 방해가 되는 잠옷을 벗어 던졌다. 길고 강한 손가락 그녀의 쇄골을 따라 부드럽게 미끄러지더니 그가 말했다.“내가 할게...”단단한 복근과 살짝 땀에 젖은 곽경천의 몸은 더욱 매혹적으로 보였다.구지윤은 지금까지 몇 번 안 되는 경험 속에서 이번에야 비로소 그 미묘한 쾌감을 제대로 느끼기 시작했다. 그녀는 용기를 내어 그를 꼭 껴안으며 행복에 겨운 나머지 울고 싶은 정도였다.곽경천은 그녀가 더 나은 경험을 하도록 의도적으로 천천히 움직였다.한 손은 침대를 받치고 다른 손은 구지윤의 등을 따라 천천히 움직였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나 불러줘...”구지윤은 얼굴이 새빨개졌고 온몸이 긴장된 상태에서 입술을 깨물며 대답하지 않았다.곽경천은 그녀가 좋아하는 부분을 알기에 일부러 속도를 늦추었다. 그는 이런 일에 타고난 재능을 보였다.너무나도 능숙한 곽경천을 구지윤은 감당하기 힘들었고 결국 애원하든 말했다.“도련님, 제발...”그러자 곽경천은 구지윤의 턱을 살짝 잡았다. 땀에 젖은 턱선에서는 땀이 뚝뚝 떨어졌다.그는 명령하듯 말했다.“그거 말고.”구지윤은 부끄러움 속에서 조용히 말했다.“오빠...”그 순간, 두 사람은 밤이 깊도록 서로에게 빠져들었고 결국 구지윤은 완전히 지쳐서 움직일 힘조차 없게 되었다.목욕조차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는지라 곽경천이 그녀를 욕실로 데려가 몸을 씻겨주었다.다시 침대에 누웠을 때, 구지윤은 이미 지쳐 방향 감각을 잃었고 생각할 여력조차 없었다.곽경천은 구지윤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한참 동안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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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3화

윤혜인은 화장실에서 정신없이 구토하고 나서 얼굴을 씻고 휴대용 가글을 꺼내 입을 헹궜다.이제 나가려는데 세면대 쪽에 한 여자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그 여자의 몸은 술 냄새와 함께 바비큐 냄새가 섞여 있었고 느끼하면서도 매운 향이 풍겨왔다.윤혜인은 순간적으로 입과 코를 막았다. 다시 구토가 밀려왔기 때문이다. 화장실로 돌아가 다시 토를 하고 나서야 겨우 나왔다.그런데 그 여자는 아직도 원 자리에 있었다.“아가씨, 괜찮아요?”그 여자는 방금 물로 몸을 닦았는지 이전보다 훨씬 깨끗해졌고 냄새도 거의 나지 않았다.윤혜인은 살짝 코를 막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괜찮습니다.”그 여자는 미안한 듯 말했다.“죄송해요. 아까 웨이터랑 부딪혀서 음식이랑 술이 제 몸에 다 쏟아졌거든요. 냄새가 너무 심하죠?”그러자 윤혜인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아니에요. 제 문제예요. 요즘 제가 냄새에 좀 민감해서요.”이 말에 여자는 밝게 웃으며 말했다.“아가씨, 보니까 상태가 제가 임신했을 때랑 똑같은데요? 혹시 임신하신 거 아니에요?”잠시 멈칫하며 윤혜인은 대답하지 않았다.낯선 사람의 지나친 친절에는 항상 경계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그 여자는 윤혜인에게 알코올이 함유되지 않은, 자극 없는 물티슈를 건넸다.“이거요. 임산부도 쓸 수 있는 거예요.”윤혜인은 상대의 호의를 거절할 수 없어 물티슈를 받으며 말했다.“감사합니다. 근데 전 그냥 위가 안 좋아서 그렇지 임신은 아니에요.”상대는 친절해 보였지만 윤혜인은 그 여자가 질문하는 방식이 꽤 무례하다고 느꼈다. 자신이 임신했다고 한 적도 없는데 계속 임신을 암시하는 질문을 하니 뭔가 불편했다.더군다나 오늘 윤혜인은 검은색 하이웨이스트 트렌치코트를 입고 있었는데 허리선이 위로 올라가 있어 외투를 벗지 않는 이상 배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왜 그 여자가 자꾸 임신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없었다.여자는 웃으며 말했다.“미안해요. 제가 착각했나 봐요.”윤혜인은 웃으며 대답했다.“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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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4화

원지민은 점점 더 확신이 들었다.‘그래, 윤혜인은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진 게 틀림없어. 준혁이를 정말 사랑하는 줄 알았는데 헤어진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다른 남자와 엮어 아이까지 가지다니... 수년간의 정이 참 가볍기도 하네. 역시 천박한 여자는 변하지 않지,’원지민은 속으로 비웃었다.이 상황을 이준혁에게 빨리 말하고 그의 표정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남자들은 대개 자기 전 여자가 다른 남자와 엮이는 일을 싫어할 테고 특히 그것도 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말이다.이준혁의 태도를 생각하니 원지민은 당장 전화를 걸어 이 소식을 직접 알리고 싶었다.윤혜인의 진짜 모습을 그가 알 수 있도록 말이다.그러나 혹시 잘못된 정보일까 봐 조심스럽게 다시 물어보았다.“정말 확실해? 임신한 게 맞아?”그러자 비서는 의자를 끌어와 원지민 옆에 앉으려 했다.하지만 원지민은 코를 막고 손을 휘저으며 조금 떨어져 앉으라고 지시했다.그 비린내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것이었다. 임신한 사람으로서는 더더욱 그 냄새를 참을 수 없었다.비서는 쑥스러운 듯 웃으며 의자를 멀찍이 끌어가며 말했다.“제가 들어갔을 때 또 구토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물어봤는데 임신은 아니라고 부정하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한번 시도해봤죠. 일부러 부딪칠 듯이 다가갔는데 첫 반응이 배를 감싸는 거였어요. 그러니 임신이 아니면 뭐겠어요?”원지민은 임신 후 육감이 예민해져서 그런지 한눈에 보고 윤혜인이 임신했을 가능성을 의심했었다. 그런데 그게 사실로 밝혀진 것이다.비서는 경험이 많은 듯 덧붙였다.“제 생각엔 아직 초기인 것 같아요. 보통 임신 5개월 이전에는 배가 잘 드러나지 않거든요. 5개월 이후부터 조금씩 배가 불러오고 7,8개월쯤 되면 크게 부풀어요. 제 짐작으로는 3,4개월 정도 된 것 같아요.”“3,4개월...”그 말을 듣고 멍해진 원지민은 얼굴에 당혹스러운 듯한 기색이 스쳐 갔다.‘이 시기는... 혹시 아이가 준혁이의 아이일 수도 있지 않을까?’원지민의 눈빛이 어두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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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5화

원지민은 자신이 계획한 대로 이준혁이 남은 인생 동안 자신을 위해 재부를 창출해줄 것이라고 확신했다.어차피 그는 자신이 어떻게 변해갈지 모를 테니 말이다.그러나 지금 윤혜인의 임신으로 인해 일이 꼬일 가능성이 생겼다.그리고 원지민은 절대 그런 변수가 생기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그녀의 손은 점점 더 꽉 쥐어져 거의 젓가락을 휘게 만들 정도였다.모든 것이 완벽하게 계획되었지만 윤혜인의 임신이 모든 것을 예측 불가로 만들고 있었다.그렇다면 그 아이를 정말 무사히 낳을 수 있을지 두고 보자는 심정이었다.한편, 윤혜인은 식사를 마치고 염료 공장 사장 부인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두 사람은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마침 그때 아름이가 영상 통화를 걸어와 윤혜인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아름이와 대화를 나눴다.약 5분 정도 이야기한 후, 윤혜인은 아름이에게 말했다.“아름아, 엄마 이제 차로 갈 거니까 차에 타면 다시 이야기하자. 알겠지?”“네, 엄마! 바이바이!”아름이는 화면을 향해 공중에 키스를 날리며 인사했다.윤혜인은 미소 지으며 아쉬운 마음으로 통화를 끊었다. 곧 딸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윤혜인의 눈빛은 따뜻해졌다.몇 걸음 걷다가 지나가던 직원이 그녀에게 말했다.“앞에 바닥에 기름이 흘러서 미끄러워요. 가게에서 청소 중이니까 뒤쪽 문으로 나가세요.”앞을 보니 확실히 기름이 잔뜩 흘러 있었다. 하여 윤혜인은 혹여라도 미끄러질까 봐 겁이 나 뒤쪽 문으로 향했다.그런데 후문에 도착하자마자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원지민을 만나게 된 것이다.윤혜인은 속으로 오늘 운이 정말 없다고 생각했다. 굳이 그녀에게 시선을 줄 필요도 없다고 느끼며 피하려고 했지만 원지민이 먼저 말을 걸어왔다.“혜인 씨, 여기서 우연히 만나네요?”그러나 윤혜인은 눈길 한번 없이 원지민과 대화할 마음이 없다는 듯이 몸을 비켜 지나가려고 했다.그런데 원지민이 그녀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왜 이렇게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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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6화

윤혜인은 고개를 돌려 물었다.“곽씨 가문의 여자들이라뇨?”순간 당황하며 원지민은 자신이 말실수를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자칫하면 윤아름에 대한 소식을 말해버릴 뻔했다.이건 자신이 최근 아버지 원정호의 심복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였다. 정확하지는 않았지만 윤아름이 원진우에게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다.‘천재 소설가라더니... 결국 남편도 버리고 이름도 없이 우리 삼촌이랑 지내고 있는 거야?’원지민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혜인 씨 말이에요. 혜인 씨도 곽씨 가문이 여자잖아요.”하지만 윤혜인은 그 말을 똑똑히 들었고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방금 곽씨 가문의 여자들이라고 했잖아요. 여자들이라는 게 누구를 말하는 거죠?”원지민은 잠시 표정이 굳어졌지만 곧 태연한 척 말했다.“말실수였어요. 근데 가족들을 그렇게 챙기고 싶어요? 곽씨 가문에는 애인들을 많이 두나 보죠?”윤혜인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저희 곽씨 가문에는 그런 사람 없습니다. 근데 제 앞에 있네요. 진짜 불륜녀.”그러자 원지민은 이를 악물더니 윤혜인을 쏘아보았다.“지금 무슨 헛소리 하는 거예요?”“헛소리라뇨?”윤혜인은 미소를 유지하며 말했다.“예전에 제가 준혁 씨랑 아직 부부일 때 원지민 씨가 직접 나서서 저한테 자기가 준혁 씨의 약혼녀라고 말하지 않았었나요? 심지어 내가 알았으면 그만이지 언론을 통해 자신이 약혼녀라고 홍보까지 했었잖아요.”“너!”원지민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고 목에 핏줄이 선명하게 드러난 채 소리쳤다.“닥쳐!”그러자 윤혜인은 미소를 지으며 입꼬리를 올렸다.“원지민 씨, 나 건드리지 마요. 어차피 난 그쪽 신경쓰지 않거든요. 하지만 계속 이렇게 날 도발하고 싸움을 걸면 원지민 씨의 치부를 모두 드러낼 수도 있어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난 이준혁 씨한테 관심 없습니다. 그리고 전 도덕을 어기는 일은 절대 하지 않을 거예요. 정말 이선 그룹 대표 아내가 되고 싶으면 그 자리를 확실히 지키고 나서 얘기해요.”이 말에 원지민의 얼굴은 창백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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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7화

원지민의 눈빛은 잔인했고 그 깊고 어두운 눈동자는 마치 독을 품은 전갈처럼 끔찍한 악의로 가득 차 있었다.그 장면을 놓칠 리 없었던 윤혜인은 마음속에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즉시 자리를 피하려 했으나 그때 원지민이 갑자기 외쳤다.“살려줘요. 혜인 씨, 나... 나도 임신한 몸이라고요...”처음엔 그 말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원지민이 쓰러지는 방향을 보고 윤혜인의 눈이 커졌다.원지민의 허리가 탁자 모서리를 향하고 있었다.지금처럼 배가 불러 있는 상태에서 그렇게 부딪치면 태아에게 치명적인 위험이 닥칠 것이 분명했다.순간적인 본능으로 윤혜인은 망설임 없이 손을 뻗었다.그러자 원지민의 눈에 순간적으로 한 줄기 사악한 빛이 번졌고 입가에 미소가 슬며시 번졌다.그녀는 이 모든 상황을 예상이라도 한 듯했다.윤혜인은 이미 원지민의 손바닥 안에 있었다.원지민 또한 손을 뻗으며 이를 악물었다. 그녀는 윤혜인을 잡아채서 문 옆에 있는 선반에 세게 부딪치게 만들 생각이었다.하지만 두 사람의 손끝이 닿는 순간, 윤혜인은 갑자기 멈췄다.원지민의 목적이 담긴 눈빛을 뚫어지게 보던 윤혜인은 단호하게 손을 거둬들였다.그 순간, 원지민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그녀는 이 순간만큼은 윤혜인이 반드시 손을 내밀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그동안 착하고 쉽게 마음을 주는 그녀가 이렇게 중요한 순간에 손을 뻗지 않을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아아아!!!”원지민의 비명이 실내를 가득 채웠다.허리가 탁자 모서리에 세게 부딪치며 그녀는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곧 다리 밑에서 대량의 붉은 피가 흘러나와 현장은 마치 끔찍한 재난 현장 같았다.윤혜인은 아무런 감정도 없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고 원지민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윤혜인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목소리를 쥐어짜냈다.“너... 너... 너...”몇 번이나 ‘너’라고 말했지만 그 이상의 말은 하지 못했다.언제부터 윤혜인이 이렇게까지 냉정하고 잔인해졌는지 원지민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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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8화

윤혜인은 조금 전 상황을 명확하게 읽어냈다.음모로 가득 찬 원지민이 단순히 넘어진 것으로 도움을 요청하려는 것이 아님을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이건 분명 윤혜인을 함정에 빠뜨리려는 술책이었다.원지민은 분노에 찬 표정으로 고통을 견디며 하마터면 기절할 지경이었다. 만약 몸이 따라줬다면 이미 윤혜인의 배를 손으로 찢어버렸을지도 모른다.“천하의 나쁜 년!”그녀는 이를 갈며 숨을 헐떡이고는 몇 번이나 욕을 퍼부었다.윤혜인은 분노에 찬 원지민이 수치심을 느끼는 것을 보고 조금 전의 행동이 잘한 선택임을 더욱 확신했다.선의는 자신을 지킬 수 있을 때 만 가치가 있는 것이다.그렇지 않으면 결국 악인의 손에 놀아나게 되어 자신이 피해자가 될 뿐이다.윤혜인은 더 이상 원지민과 엮일 생각이 없었는지라 앞쪽으로 걸어가 직원에게 경찰을 부르라고 할 생각이었다.그것만으로도 윤혜인은 충분히 자비를 베푼 것이었다.그러나 윤혜인이 돌아서려는 순간, 원지민의 음침한 목소리가 그녀를 붙잡았다.“네가 이렇게 한다고 안전할 것 같아?”그러자 윤혜인은 도대체 무슨 속임수를 준비했는지 궁금해져 잠시 뒤를 돌아보았다.이때, 원지민이 크게 소리쳤다.“살려줘요! 날 죽이려고 해요! 누군가 날 죽이려고 해요!”윤혜인은 순간 당황했다.원지민은 바닥을 기는 연기를 하며 손에 묻은 피를 윤혜인의 손에 묻히고 그녀를 꽉 붙잡았다.“도망갈 생각 하지 마!”원지민의 눈빛은 증오로 가득 차 있었다.다음 순간, 어디선가 원지민의 비서가 달려와 윤혜인을 붙잡고 외쳤다.“살인자! 도망가기만 해봐!”윤혜인은 그들을 떨쳐내려고 했지만 바닥이 피와 물로 젖어 매우 미끄러웠기 때문에 크게 움직일 수가 없었다.결국 원지민의 비서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다.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사람들은 윤혜인에게 비난의 눈길을 보냈고 속삭이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저 여자 참 착해 보이는데 살인을 하려 하다니... 사람은 겉모습만 보고는 모른다니까.”“맞아. 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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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9화

이준혁의 눈빛은 깊은 연못처럼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 수 없었고 그 안에는 약간의 잔혹함마저 섞여 있었다.그 차가운 눈빛에 윤혜인은 본능적으로 몸이 움츠러들었다.“같이 병원으로 데려가.”이준혁은 무정하게 말했다.하지만 윤혜인은 그와 함께 가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경찰이 오면 자신이 결백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저는 안 가요. 경찰이 오면 제 결백을 증명해줄 겁니다.”윤혜인은 단호하게 말했다.이준혁은 말없이 그녀를 쳐다보더니 입술을 살짝 비틀며 차갑게 말했다.“데려가.”윤혜인은 그가 무슨 의도로 이러는지 알 수 없었기에 마음속에서 불안이 커져갔다. 곧 비서가 억지로 그녀를 차에 태웠고 윤혜인은 저항할 힘이 없었다.그 순간, 윤혜인을 오랫동안 기다리던 염료 공장 사장 부인이 그녀가 끌려가는 모습을 보고 다급하게 달려와 소리쳤다.“지금 뭐 하는 거예요? 대낮에 사람을 납치하다니... 법은 안중에도 없어요?”하지만 비서는 사장 부인의 말을 무시한 채 그녀의 손을 떼어내고 차창을 닫았다.윤혜인은 차창이 닫히기 직전 손에 있던 핸드폰을 사장 부인에게 몰래 넘기며 말했다.“걱정 마세요. 공장 일은 오빠에게 맡기면 돼요.”사장 부인은 잠시 멍하니 서 있었고 그녀는 따라가지 않았다.앞차에 타고 있던 이준혁은 백미러로 그 상황을 지켜보며 냉정하게 말했다.“저 여자도 잡아서 조사해.”병원에 도착하자 원지민은 즉시 응급실로 옮겨졌다.이준혁은 수술실 문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반면, 윤혜인은 피로한 몸을 벽에 기대고 있었다. 그녀의 다리는 이제 지탱하기조차 힘겨웠다.갑자기 수술실 문이 열리고 간호사가 엄숙한 표정을 한 채 나왔다.“환자의 상태가 매우 위급합니다. 만약 아이를 계속 살리려면 산모의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가족분께서 아이를 계속 지킬지에 대해 의견을 주셔야 합니다.”그러자 이준혁은 눈썹을 찡그리며 한동안 말이 없었다. 깊은 고민 끝에 그는 간신히 입을 열었다.“산모를 살려요.”“알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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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0화

연기 속에서 이준혁의 날카로운 옆모습은 더욱 선명하게 보였다.윤혜인은 몇 초간 멍해졌다.예전엔 그가 거의 담배를 피우지 않았고 피울 때도 그녀 앞에서 절대 피우지 않았던 기억이 났다.다행히도 이준혁은 오랫동안 담배를 피우지 않았고 윤혜인이 들어오자 담배를 끄고는 손짓으로 자리에 앉으라고 했다.“앉아.”다리가 너무 아팠던 윤혜인은 자리에 앉을 수 있는 상황에서 굳이 서 있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 바로 앉았다.그러고는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대표님, 전 할 일이 많습니다. 이렇게 저를 억류할 자격은 없어요. 만약 진짜로 제가 대표님의...”그녀는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말을 이었다.“대표님의 약혼녀를 밀쳤다고 생각한다면 저를 경찰에 넘기세요. 제 자유를 마음대로 제한할 권리는 없습니다.”곧 이준혁은 차갑게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경찰이 너를 믿어준다고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지?”윤혜인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그건 대표님이 신경 쓸 일이 아니에요. 제가 한 일이 아니라면 하늘이 증명해 줄 겁니다.”그러나 이준혁은 여전히 무표정했다.“순진하군.”그의 말에 윤혜인은 속에서 오싹함이 느껴졌다. 바로 그때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들어와.”들어온 사람은 아까 그 비서였고 그는 공손하게 두 손으로 핸드폰을 이준혁에게 건넸다.“대표님, 보시죠.”이준혁은 천천히 핸드폰을 받아들었고 윤혜인은 그제야 그 하얀색 핸드폰이 자신의 것임을 알아차렸다.그녀는 온몸이 굳었다. 이준혁은 그 핸드폰을 윤혜인의 얼굴 가까이에 들이밀며 아까 몰래 녹음했던 음성을 틀었다.두 사람의 대화가 다시 재생되었다.“비켜줄래요?”“윤혜인, 왜 너는 그냥 사라지지 않는 거야? 왜 자꾸 내 눈앞에서 거슬리게 구는 거냐고.”“분명 놓으라고 했습니다. 당장 손 떼요!”“...”공포스러운 비명이 들린 후 녹음은 끊겼다.윤혜인은 원지민을 보자마자 경계심을 갖고 대화를 녹음해두었다.누구를 해치려는 의도는 없었지만 항상 자신이 피해자가 되는 상황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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