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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0화

연기 속에서 이준혁의 날카로운 옆모습은 더욱 선명하게 보였다.

윤혜인은 몇 초간 멍해졌다.

예전엔 그가 거의 담배를 피우지 않았고 피울 때도 그녀 앞에서 절대 피우지 않았던 기억이 났다.

다행히도 이준혁은 오랫동안 담배를 피우지 않았고 윤혜인이 들어오자 담배를 끄고는 손짓으로 자리에 앉으라고 했다.

“앉아.”

다리가 너무 아팠던 윤혜인은 자리에 앉을 수 있는 상황에서 굳이 서 있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 바로 앉았다.

그러고는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대표님, 전 할 일이 많습니다. 이렇게 저를 억류할 자격은 없어요. 만약 진짜로 제가 대표님의...”

그녀는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말을 이었다.

“대표님의 약혼녀를 밀쳤다고 생각한다면 저를 경찰에 넘기세요. 제 자유를 마음대로 제한할 권리는 없습니다.”

곧 이준혁은 차갑게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경찰이 너를 믿어준다고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지?”

윤혜인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건 대표님이 신경 쓸 일이 아니에요. 제가 한 일이 아니라면 하늘이 증명해 줄 겁니다.”

그러나 이준혁은 여전히 무표정했다.

“순진하군.”

그의 말에 윤혜인은 속에서 오싹함이 느껴졌다. 바로 그때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들어와.”

들어온 사람은 아까 그 비서였고 그는 공손하게 두 손으로 핸드폰을 이준혁에게 건넸다.

“대표님, 보시죠.”

이준혁은 천천히 핸드폰을 받아들었고 윤혜인은 그제야 그 하얀색 핸드폰이 자신의 것임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온몸이 굳었다. 이준혁은 그 핸드폰을 윤혜인의 얼굴 가까이에 들이밀며 아까 몰래 녹음했던 음성을 틀었다.

두 사람의 대화가 다시 재생되었다.

“비켜줄래요?”

“윤혜인, 왜 너는 그냥 사라지지 않는 거야? 왜 자꾸 내 눈앞에서 거슬리게 구는 거냐고.”

“분명 놓으라고 했습니다. 당장 손 떼요!”

“...”

공포스러운 비명이 들린 후 녹음은 끊겼다.

윤혜인은 원지민을 보자마자 경계심을 갖고 대화를 녹음해두었다.

누구를 해치려는 의도는 없었지만 항상 자신이 피해자가 되는 상황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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