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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8화

지금 모든 것이 변해버린 상황에서 윤혜인은 이 다리를 다시 한번 건너기로 결심했다.

이제 이곳에서 모든 것을 끝내야겠다고 마음먹으며 말이다.

다리 위에 서자 차가운 바람이 불어왔고 윤혜인의 눈에는 멀리 있는 이선 그룹의 거대한 네온사인이 들어왔다.

‘이선’이라는 두 글자가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정말 멋지지 않아?”

한 남자의 목소리가 윤혜인의 귀에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한구운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윤혜인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하지만 한구운은 윤혜인의 표정 변화를 전혀 개의치 않고 깊고 검은 눈으로 빛나는 두 글자를 바라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나도 여기 서서 보는 걸 좋아해. 여기에 서면 저 고층 건물을 아주 선명하게 볼 수 있거든.”

곧 윤혜인이 돌아서서 가려 하자 남자는 그녀의 팔을 단번에 붙잡았다.

그러자 윤혜인이 힘껏 팔을 빼려 하며 소리쳤다.

“이... 이 손 놔요!”

하지만 한구운은 손을 놓지 않았고 오히려 더 강하게 윤혜인을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한구운... 으음...”

그는 윤혜인의 얼굴을 자신의 가슴에 파묻으며 남은 말을 삼켜버리도록 했다.

그 어두운 눈빛에는 광적인 기운이 감돌았다.

“흥분하지 마. 난 그저 너와 대화하고 싶을 뿐이니까.”

윤혜인은 숨이 막혀서 거의 숨을 쉴 수 없었다.

애초에 남녀 간의 힘의 차이는 너무나 컸고 그녀는 몸부림칠수록 체력이 고갈될 뿐이었다.

그래서 윤혜인은 최대한 몸에 힘을 풀며 더 이상 저항하지 않았다.

한구운은 윤혜인이 얌전해진 것이 마음에 들었는지 그녀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다정하게 말했다.

“어릴 때 내가 가장 부러워했던 말은 바로 무전유죄, 유전무죄라는 말이었어. 왜 저 사람은 떳떳하게 소위 말하는 부자의 삶을 누리는데 나는 누구에게나 미움받고 쥐새끼처럼 숨어 살아야 하는 사생아로 살아야 했을까?”

윤혜인은 조용히 그의 말을 듣고 있었고 최대한 소리 나지 않게 손을 가방 쪽으로 움직였다.

한구운은 술을 많이 마신 듯 말할 때마다 술 냄새가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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