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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9화

윤혜인은 팔목을 세차게 들어 올려 한구운의 가슴을 향해 힘껏 내리쳤다.

“지지직...”

전류가 흐르는 소리가 나며 한구운은 짧은 신음을 내뱉고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윤혜인은 손에 들린 작은 호신용 전기 충격기를 다시 주머니에 넣으며 차갑게 말했다.

“지금처럼 한구운 씨는 힘이 세다는 이유로 남을 억누르고 강자처럼 행동하잖아요. 그런 사람은 절대 남의 존경을 받을 수 없습니다.”

한구운은 윤혜인이 자신을 전기 충격기로 공격할 거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전혀 대비하지 못한 그는 온몸의 힘이 빠져 몇 번이고 일어나려고 했지만 겨우 몸을 지탱할 수 있을 뿐 그녀를 제어할 힘은 남아 있지 않았다.

가슴을 부여잡고 한구운은 창백한 얼굴로 윤혜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럼 그 남자는? 이준혁이 지금 널 이렇게 대하는데도 넌 이준혁이 일하는 곳을 이렇게 애틋하게 바라보고 있는 거야? 이준혁이 그렇게도 좋아?”

그러자 핏기조차 없는 얼굴로 윤혜인이 고개를 숙였다.

“이준혁 씨와는 이미 끝났어요. 내가 여기 서 있는 건 그 사람을 추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사람에게 작별을 고하기 위해서예요...”

그 말만 남기고 윤혜인은 돌아서서 떠나버렸다.

곧 한구운의 뒤에서 검은 옷을 입은 두 명의 경호원이 나타나 그를 부축했다.

경호원들은 떠나는 윤혜인의 뒷모습을 보며 물었다.

“도련님, 저분을 막을까요?”

“그럴 필요 없어.”

한구운은 전기 충격으로 인한 가슴의 고통이 조금씩 가라앉자 몸을 세우며 멀리서 빛나는 건물을 바라보았다.

그의 까맣고 깊은 눈동자에는 차가움과 잔혹함이 서려 있었다.

지금 그에게는 더 중요한 일이 있었다.

모든 것을 차지하게 되면 그때 그 몰락한 자가 무엇을 가지고 자신과 맞설 수 있을지 두고 보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여자는 돈과 시간만 들이면 언제든 내 손에 들어올 수 있어.’

한구운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가진 게 없는 사람은 아무도 존중하지 않으며 무엇 하나 가질 수 없다는 것을.

그래서 그는 이 중요한 순간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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