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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0화

“네, 문제없습니다. 내일 파리 한 마리도 들어오지 못하게 할 겁니다.”

이준혁은 멀리서 반짝이는 별을 바라보듯 그곳을 응시하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래. 그때 바깥에서 상황 좀 봐줘.”

주훈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대답했다.

“대표님, 그래도 제 생각엔 제 옆에 계시는 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현재 이준혁의 건강 상태를 고려했을 때 주훈은 그를 잠시도 혼자 두고 싶지 않았다.

다가오는 결혼식을 앞두고 주훈은 바깥일을 마무리하느라 밤낮없이 일했고 이제는 그 중요한 순간에 이준혁의 곁을 지키기 위해 돌아온 것이었다.

지난번 폭탄 사건 같은 일은 다시 일어나게 둘 수 없었다.

필요하다면 주훈은 이준혁을 대신해 기꺼이 희생할 생각이었다.

주훈이 이렇게 결심한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이준혁이 그를 발굴하고 키워준 은인이라는 점에서였다. 그 누구도 주훈을 믿지 않던 시절 이준혁은 그를 직접 길러냈다.

다른 하나는 이준혁의 지혜와 능력이었다.

이준혁의 머리는 마치 금융이라는 폭풍 속에서도 안정적인 항해를 이끄는 배와 같았고 그 덕분에 한국의 금융 시장이 외국인들에게 짓밟히지 않고 높은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국가의 명예를 세우고 외세에 무시당하지 않게 하는 것이 주훈이 지켜온 신념이었다.

그래서 그는 어떤 일이 있어도 국가에 기여하고 있는 이준혁 같은 사람을 지켜야 한다고 믿고 있었다.

“괜찮아. 바깥도 중요해. 다른 사람에게 맡기기엔 내가 불안하니까.”

이준혁이 환한 빛 속에 앉아 있었지만 주훈은 그가 어느 순간 먼 곳으로 사라져 버릴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그 느낌은 잠시였고 이준혁의 말에 금세 설득당했다.

이준혁은 차가운 목소리로 덧붙였다.

“내부는 W에게 맡길 거야.”

W는 이준혁의 해외 프로젝트에서 가장 신뢰받는 인물이었고 주훈과 맞먹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W는 위험한 상황을 많이 겪었기 때문에 위기 대처 능력은 오히려 주훈보다 더 뛰어났다.

주훈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이준혁의 지시에 따랐다.

“알겠습니다, 대표님.”

“이제 나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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