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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3화

결혼을 한 주도 남기지 않은 이준혁이 이렇게까지 윤혜인을 서둘러 내쫓으려 한 이유는 명확했다.

결혼식을 앞두고 자신의 곁에서 그녀를 완전히 떼어내려는 것이었다.

문 앞에 도착한 윤혜인은 발걸음을 멈췄다. 뒤돌아보지 않았지만 마치 자신에게도, 이준혁에게도 하는 말처럼 한마디를 던졌다.

“당신은 어떻게 나한테 상처를 줘야 내가 완전히 포기할지 너무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이렇게 끝까지 날 아프게 하려고 애쓴다는 건 뭔가 두려워하고 있다는 증거 아닐까요? 아마 이 모든 게 제 상상이 과한 걸지도 모르죠. 대표님 마음엔 아무런 비밀이 없을 수도 있고 이 모든 것이 제 미련 때문일지도 모른단 소리예요. 하지만 어떤 이유로 이러는 거든 간에 대표님은 저를 완전히 부숴버렸어요. 축하해요. 정말 잘 해냈어요.”

윤혜인은 눈을 감았다가 천천히, 그러나 단호하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요. 전 떠날 거니까. 더 이상 대표님을 방해하지 않을 겁니다.”

곧이어 윤혜인은 빠르게 문을 나선 덕에 뒤에서 이준혁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그의 깊은 눈동자는 점차 붉게 변했고 어느새 두 줄기의 맑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손으로 가슴을 감싸며 이준혁은 그 자리에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VIP 병실 안, 주훈이 막 임무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왔다.

그는 최근에 계속 해외를 오가며 이준혁 곁을 떠나 있었기에 이제서야 원지민의 사건과 이준혁의 상태를 알게 되었다.

허약해진 몸으로도 여전히 굳건히 버티고 있는 이준혁을 보자 마음 한구석에 말할 수 없는 고통이 밀려왔다.

주훈은 자신이 부하로서 해야 할 말이 아님을 알고 있었지만 오래 고민한 끝에 말을 꺼냈다.

“대표님, 이렇게까지 해야만 합니까? 사모님... 아니, 혜인 씨를 생각해서 하시는 일이라는 걸 압니다. 하지만 그분은 곽씨 가문이 지켜주고 있고 곽경천 씨가 많은 경호원을 배치해 두지 않았습니까... 분명 이 위기를 넘길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왜 꼭 혜인 씨를 멀리 보내고 돌아올 길조차 남기지 않으려 하시는 건가요?”

그러자 이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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