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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2화

윤혜인은 마치 발밑에 짓밟힌 듯한 굴욕감에 휩싸였다.

분노를 억누르지 못한 채 테이블 위에 있던 찻잔을 집어 들고 이준혁의 얼굴에 그대로 물을 끼얹었다.

이준혁은 재빠르게 얼굴을 손으로 가렸지만 팔과 머리카락은 차마 피하지 못해 찻물이 튀고 찻잎이 걸렸다.

그의 얼굴에는 뚜렷한 분노가 가득했지만 윤혜인의 절망을 보고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미쳤구나?”

그가 차갑게 말했고 윤혜인은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

“그래요. 미쳤어요. 그쪽이랑 다시 시작한 내가 미쳤던 거예요. 다시 그쪽을 사랑한 내가 더 미친 거라고요.”

“이준혁 씨, 당신은 정말 하나도 가치가 없는 사람이에요.”

윤혜인의 창백한 입술은 피 한 방울 없이 말라 있었고 얼굴에는 멈추지 않는 눈물이 흘렀으며 목소리에는 자조 섞인 웃음이 가득했다.

마음속 가득했던 분노가 이준혁은 그녀의 눈빛 속 절망을 보자마자 사라졌고 할 말을 잃은 듯했다.

윤혜인의 가슴은 찢어질 듯 아팠고 숨을 쉴 수조차 없었다.

그녀는 눈앞의 남자를 낯선 사람처럼 바라보았다.

‘대체 어떻게 이렇게까지 변했을까? 정말 이렇게까지 차가운 사람이었나?’

알고 보니 이 관계를 중히 여긴 건 오직 윤혜인 자신뿐이었던 것 같았다.

이준혁에게 그녀는 그저 필요할 때만 찾는 가벼운 존재였다. 이준혁은 자신의 이익에 위협이 되면 망설임 없이 그녀를 버릴 수 있는 사람이었다. 마치 지금처럼 말이다.

울다가도 윤혜인은 갑자기 쓴웃음을 지었다.

다행히 자신이 그의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이준혁이 아직 모른다는 점에서 말이다.

‘만약 지금 그걸 알았다면 분명 직접 이 아이를 없애려고 했을 거야... 나와 내 아이는 반드시 내가 지켜낼 거야. 이 아이는 내 아이이지 그 누구의 아이도 아니니까.’

이 일로 인해 윤혜인은 앞으로 쉬이 감정에 얽매이지 않기로 다짐했다.

남은 인생은 오직 아기들과 함께하는 삶으로 채우며 말이다.

아름이가 혼자 외롭지 않게 동생을 만들어 주려는 이유에서 윤혜인은 아이를 낳기로 결심했다.

나중에 자신이 나이가 들면 아이들은 혈연의 유대감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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