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41화

하지만 윤혜인은 아직 손등의 통증을 느낄 틈도 없었다.

그 순간, 눈앞에 충격적인 광경이 펼쳐졌다.

고급스러웠던 하얀색 강철 티타늄 핸드폰이 화학 용액에 잠기면서 겉이 벗겨지고 부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 물은 분명 평범한 물이 아니라 강력한 부식성을 가진 화학 용액이었다.

만약 윤혜인이 조금만 더 빨리 손을 뻗었더라면 지금 부식되고 있을 것은 핸드폰이 아니라 그녀의 손가락이었을 것이다.

그 끔찍한 상상을 하자마자 윤혜인의 마음은 공포로 가득 찼고 손가락은 미세하게 떨렸다.

그녀는 부식된 핸드폰의 뼈대만 남은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 모습은 소름 끼치게 섬뜩했다.

오랫동안 멍하니 있던 윤혜인은 이내 정신을 차리고 격분하며 소리쳤다.

“제 핸드폰을 무슨 권리로 파괴한 거죠?”

이준혁은 차갑게 대답했다.

“네 핸드폰이 멀쩡하다고 경찰서에서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다 생각하나?”

그는 계속해서 말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해? 원씨 가문과 이씨 가문이 널 그냥 놔줄 거라고?”

원씨 가문은 당연히 윤혜인을 놓아주지 않을 것이고 이씨 가문에는 이천수라는 문제 인물이 있어 이준혁에게 더 많은 골칫거리를 안겨줄 것이 분명했다.

게다가 윤혜인의 전 부인이라는 위치는 이천수가 상황을 더 크게 부풀리게 할 수 있는 약점이었다.

지금 이준혁이 가장 원하지 않는 것은, 윤혜인이 그 문제에 더 깊이 휘말리는 것이었다.

윤혜인은 얼굴이 순식간에 격분에서 평온으로 바뀌었다.

그녀는 이준혁이 던진 말 속의 위협을 명확히 들을 수 있었다.

이준혁의 말은 원지민이 아이를 잃으면 그 책임은 윤혜인에게 돌아갈 것이며 원씨 가문과 이씨 가문이 그녀를 놓아주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윤혜인은 한때 사랑했던 남자를 바라보며 가슴이 찢어질 듯한 고통을 느꼈다.

이제 그녀는 처음처럼 확신할 수 없었다. 원지민이 임신한 아이가 이준혁의 아이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이준혁이 다른 사람의 아이를 위해 이토록 극단적인 행동을 할 리 없었으니 말이다.

가슴에 몰려오는 고통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