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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4화

원지민은 점점 더 확신이 들었다.

‘그래, 윤혜인은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진 게 틀림없어. 준혁이를 정말 사랑하는 줄 알았는데 헤어진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다른 남자와 엮어 아이까지 가지다니... 수년간의 정이 참 가볍기도 하네. 역시 천박한 여자는 변하지 않지,’

원지민은 속으로 비웃었다.

이 상황을 이준혁에게 빨리 말하고 그의 표정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들은 대개 자기 전 여자가 다른 남자와 엮이는 일을 싫어할 테고 특히 그것도 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말이다.

이준혁의 태도를 생각하니 원지민은 당장 전화를 걸어 이 소식을 직접 알리고 싶었다.

윤혜인의 진짜 모습을 그가 알 수 있도록 말이다.

그러나 혹시 잘못된 정보일까 봐 조심스럽게 다시 물어보았다.

“정말 확실해? 임신한 게 맞아?”

그러자 비서는 의자를 끌어와 원지민 옆에 앉으려 했다.

하지만 원지민은 코를 막고 손을 휘저으며 조금 떨어져 앉으라고 지시했다.

그 비린내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것이었다. 임신한 사람으로서는 더더욱 그 냄새를 참을 수 없었다.

비서는 쑥스러운 듯 웃으며 의자를 멀찍이 끌어가며 말했다.

“제가 들어갔을 때 또 구토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물어봤는데 임신은 아니라고 부정하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한번 시도해봤죠. 일부러 부딪칠 듯이 다가갔는데 첫 반응이 배를 감싸는 거였어요. 그러니 임신이 아니면 뭐겠어요?”

원지민은 임신 후 육감이 예민해져서 그런지 한눈에 보고 윤혜인이 임신했을 가능성을 의심했었다. 그런데 그게 사실로 밝혀진 것이다.

비서는 경험이 많은 듯 덧붙였다.

“제 생각엔 아직 초기인 것 같아요. 보통 임신 5개월 이전에는 배가 잘 드러나지 않거든요. 5개월 이후부터 조금씩 배가 불러오고 7,8개월쯤 되면 크게 부풀어요. 제 짐작으로는 3,4개월 정도 된 것 같아요.”

“3,4개월...”

그 말을 듣고 멍해진 원지민은 얼굴에 당혹스러운 듯한 기색이 스쳐 갔다.

‘이 시기는... 혹시 아이가 준혁이의 아이일 수도 있지 않을까?’

원지민의 눈빛이 어두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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