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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7화

원지민의 눈빛은 잔인했고 그 깊고 어두운 눈동자는 마치 독을 품은 전갈처럼 끔찍한 악의로 가득 차 있었다.

그 장면을 놓칠 리 없었던 윤혜인은 마음속에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즉시 자리를 피하려 했으나 그때 원지민이 갑자기 외쳤다.

“살려줘요. 혜인 씨, 나... 나도 임신한 몸이라고요...”

처음엔 그 말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원지민이 쓰러지는 방향을 보고 윤혜인의 눈이 커졌다.

원지민의 허리가 탁자 모서리를 향하고 있었다.

지금처럼 배가 불러 있는 상태에서 그렇게 부딪치면 태아에게 치명적인 위험이 닥칠 것이 분명했다.

순간적인 본능으로 윤혜인은 망설임 없이 손을 뻗었다.

그러자 원지민의 눈에 순간적으로 한 줄기 사악한 빛이 번졌고 입가에 미소가 슬며시 번졌다.

그녀는 이 모든 상황을 예상이라도 한 듯했다.

윤혜인은 이미 원지민의 손바닥 안에 있었다.

원지민 또한 손을 뻗으며 이를 악물었다. 그녀는 윤혜인을 잡아채서 문 옆에 있는 선반에 세게 부딪치게 만들 생각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손끝이 닿는 순간, 윤혜인은 갑자기 멈췄다.

원지민의 목적이 담긴 눈빛을 뚫어지게 보던 윤혜인은 단호하게 손을 거둬들였다.

그 순간, 원지민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그녀는 이 순간만큼은 윤혜인이 반드시 손을 내밀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동안 착하고 쉽게 마음을 주는 그녀가 이렇게 중요한 순간에 손을 뻗지 않을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아아아!!!”

원지민의 비명이 실내를 가득 채웠다.

허리가 탁자 모서리에 세게 부딪치며 그녀는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곧 다리 밑에서 대량의 붉은 피가 흘러나와 현장은 마치 끔찍한 재난 현장 같았다.

윤혜인은 아무런 감정도 없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고 원지민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윤혜인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목소리를 쥐어짜냈다.

“너... 너... 너...”

몇 번이나 ‘너’라고 말했지만 그 이상의 말은 하지 못했다.

언제부터 윤혜인이 이렇게까지 냉정하고 잔인해졌는지 원지민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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