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지윤은 정신이 혼미한 채 손을 뻗어 침대 머리맡에서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반쯤 감긴 눈으로 홈 화면을 확인하자 한 줄의 문자가 보였다.[구지윤, 나 너 보러 왔어.]“쿵.”핸드폰이 그녀의 손에서 미끄러져 바닥에 떨어졌다.머리가 한 대 얻어맞은 듯 울리기 시작했고 과거의 악몽들이 몰려왔다.구지윤은 공포에 휩싸여 비명을 지르려 했으나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마치 목이 꽉 잠긴 듯 아무 소리도 낼 수 없었다.“아...”그녀는 온 힘을 다해 겨우 뭔가 막힌듯한 소리를 냈다.그 순간, 쿵 소리와 함께 몸에 커다란 통증이 밀려왔다.눈을 깜빡였을 때 주위는 칠흑처럼 어두웠고 고요함이 감돌았다.구지윤은 허둥지둥 핸드폰을 찾으려 했지만 아무리 찾아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그렇게 이성을 잃어갈 때 귀에 익숙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구지윤의 알람 소리였다.소리가 나는 곳을 더듬어 보다가 그녀는 침대 머리맡에 조용히 놓여 있는 핸드폰을 발견했다.알람을 끄고 화면을 확인했지만 핸드폰에는 아무 메시지도 없었다.알고 보니 방금 그저 악몽을 꾼 것이었다.구지윤은 이미 번호를 바꿨고 연락처에도 육선재의 번호는 저장되어 있지 않았다.게다가 육선재는 육씨 가문의 어르신에게 L국을 떠나지 말라는 명령을 받았으니 여기까지 올 리가 없었다.점차 정신이 돌아오자 구지윤은 침대 옆의 가구를 잡고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잠시 후, 그녀는 일어나야 한다는 책임감에 몸을 움직였다. 하지만 제대로 쉬지 못해 몸이 무거웠고 일어설 때 균형을 잡기가 힘들었다.따뜻한 물을 한 잔 마신 후, 갑자기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구지윤은 당황스러웠다.곽경천, 윤혜인, 그리고 홍승희 외에는 이 집의 위치를 아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하지만 홍승희는 지금 L국에 있었고 윤혜인은 아침에 찾아올 일이 없었다. 하지만 곽경천은 구지윤네 집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다.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구지윤은 문득 어젯밤에 비밀번호를 바꾼 게 생각났다.‘근데 이렇게 이른 아침에 웬일로 여기 온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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