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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8화

육선재는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경찰관님, 제 전처는 예전에 우울증과 정신질환을 앓았고 해외에서 오래 치료받았었어요. 빨리 병원에 데려가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입으로는 연민을 담은 말을 했지만 구지윤을 바라보는 눈빛은 악의로 가득 차 있었다.

입술이 소리 없이 움직였으나 구지윤은 그가 뭐라고 말했는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두고 봐, 내가 어떻게 너를 망가뜨리는지!’

공포가 마치 붉은 개미 떼처럼 사방에서 기어와 구지윤의 온몸을 갉아먹기 시작했다.

그녀는 순식간에 차갑게 식어갔고 마치 깊은 구렁텅이로 떨어지는 듯한 기분에 휩싸였다. 육선재의 사악한 이미지가 구지윤의 마음속에 깊이 박혀 있었다.

허리띠를 만지작거리며 육선재는 입가에 미소를 띠고 계속해서 작은 행동들로 그녀를 자극하며 도발하고 있었다.

“쨍그랑!”

구지윤의 손에 들려 있던 칼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녀는 칼을 떨어뜨린 채 손을 들어 올리며 육선재의 의아한 표정을 바라보다가 비참하게 울음을 터뜨렸다.

“경찰관님, 제 전남편은 가정폭력 전력이 있어요. 해외에서 이미 접근금지 명령을 신청한 적도 있습니다. 저 사람이 방금 저를 위협했어요. 제가 칼을 든 건 자기방어를 위해서였어요. 정말 다행히도 제때 오셨네요...”

비록 슬피 눈물을 흘리고 있었지만 구지윤은 논리적이고도 뚜렷하게 중요한 요점을 명확히 전했다.

그러자 순식간에 육선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는 구지윤이 이렇게 똑똑해질 줄은 몰랐고 이전에 해외에서 자주 써먹던 수법이 전혀 통하지 않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이를 악물더니 육선재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감히 날 고발해? 간땡이가 부었구나?!”

“아아아!!!”

구지윤은 크게 소리쳤다. 그녀의 표정은 마치 무엇인가 두려운 것을 본 것 같았고 충격에 휩싸인 듯 몸을 비틀거리더니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러고는 머리를 감싸 쥐고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때리지 마요. 제발 때리지 마요...”

그 모습은 명백히 오랜 시간 학대를 당한 사람의 무의식적인 반응이었다.

이 모습에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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