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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9화

구지윤은 몸에 전해지는 따뜻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멍한 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곽경천은 복잡한 심정이 담긴 표정으로 그녀를 잠시 바라보았다.

차갑지만 어딘가 미묘한 표정이었다.

곧 그가 경찰관에게 말했다.

“제 여동생입니다. 제가 함께 병원에 가서 상처를 확인하겠습니다.”

서류에 사인을 한 후, 그는 구지윤에게 손을 내밀었다.

구지윤은 잠시 당황한 듯 그 손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망설이는 사이, 곽경천은 허리를 살짝 굽혀 구지윤의 손을 잡고 일으켜 세웠다.

곧 구지윤의 목에 선명하게 남아 있는 붉은 자국에 시선이 닿자 그는 눈을 가늘게 뜨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걸을 수 있겠어?”

구지윤은 작은 손이 곽경천의 손에 감싸 쥐어 있어 그 온기를 고스란히 전해 받을 수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대답했다.

“걸을 수 있어요.”

그러자 곽경천은 고개를 살짝 숙여 그녀의 옷을 단정히 해주며 서서히 코트의 단추를 잠가 주었다.

차 안에서 병원으로 가는 동안, 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색한 침묵이 차 안을 감쌌다.

병원에서 상처를 검사받고 나온 후, 곽경천은 결과 자료를 들고 자신의 비서에게 넘기며 말했다.

“최고의 변호사를 구해. 반드시 그 사람이 저지른 일에 대해 마땅한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하니까.”

그 말을 듣고 나서야 구지윤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일던 두려움이 조금씩 가라앉는 듯했다.

그리고 마음도 차츰 안정되기 시작했다.

비서가 떠난 후, 곽경천은 차 안의 온도를 조절한 후 구지윤에게 따뜻한 설탕물을 건넸다.

그렇게 구지윤은 몇 모금 마시면서 조금씩 진정되었다.

이때, 곽경천이 말했다.

“혜인이가 너한테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작업실의 전화를 받고 나한테 전화해서 네 상태를 확인해 달라고 부탁했어.”

그는 자신이 왜 이곳에 나타났는지 설명해 주었다.

구지윤이 묻기도 전에 곽경천은 그녀가 궁금해할 일을 이미 말해주고 있는 것이었다.

“육씨 가문 어르신이 돌아가셨어. 그래서 육선재가 서울에 올 수 있었던 거야.”

육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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