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약간의 한기가 몸을 파고들었다. 그 한기는 어딘가 낯설면서도 무서웠다.“이... 이거 놔요...”윤혜인은 그 사람의 품에 갇힌 채 온 힘을 다해 웅얼댔지만 잘 들리지 않았다.발버둥 쳤지만 그 사람의 힘이 너무 세서 뿌리칠 수가 없었다.사회자가 어둠 속에서 이렇게 말했다.“사랑을 속삭이는 가장 쉬운 방법이 포옹이라고 하죠. 이 사랑은 가족 간의 사랑일 수도 있고 이성과의 사랑일 수도 있습니다. 이 아름다운 밤에 따듯함으로 가득한 포옹을 나누며 모든 불쾌함을 떨쳐버리길 바랍니다.”“윽... 윽...”윤혜인이 다시 웅얼거렸지만 남자의 포옹에 묻히고 말았다. 남자의 품은 마치 자석처럼 그녀의 몸을 바짝 끌어당기고 있었다.마치 그녀를 몸에 녹여버리기라도 할 것처럼 꽉 끌어안았다.카운트다운이 끝날 때쯤 윤혜인을 옥죄던 힘이 사라졌다.탁.클럽이 다시 밝아졌다.윤혜인의 시선은 이준혁이 앉은 자리로 향했다. 하지만 그곳엔 수줍음 가득한 얼굴이 보였다.진희은은 언제 이준혁 옆으로 간 건지 팔을 주무르며 애교를 부렸다.“오빠, 너무 꽉 안아서 팔이 아파...”윤혜인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숨이 잘 올라오지 않았다.안경을 낀 남자가 바짝 다가오더니 말했다.“윤혜인 씨, 미안해요. 아까는...”윤혜인이 화를 냈다.“다른 사람의 동의를 얻지 않은 스킨십은 실례에요.”소리가 너무 컸는지 주변 사람들이 동작을 멈췄다.변지호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혜인아, 왜 그래?”“아저씨, 즐거운 시간 보내요. 저는 몸이 안 좋아서 이만 가볼게요.”변지호는 윤혜인의 안색이 별로 좋지 않다는 걸 발견하고 억지로 남기지는 않았다.“그래, 운전기사 불러줄게.”“아니에요. 아저씨. 저도 기사님 데려왔어요.”윤혜인이 클럽에서 나가고 변지호는 안경 낀 젊은이에게 엄숙하게 물었다.“자네가 우리 혜인이 기분 잡치게 한 건가?”젊은이가 머리를 긁적이더니 우물쭈물하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변지호가 바로 알아채고 이렇게 물었다.“설마 아까 혜인이 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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