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신분을 밝혔더니 아내가 후회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541 - 챕터 550

564 챕터

제541화

“유환아.”“응?”갑자기 임유환을 불러오는 서인아에 임유환은 그녀를 바라보았다.“난 내가 너무 운이 좋았던 것 같아. 운 좋게 너를 만났잖아.”나지막이 말하는 서인아는 그 어느 때보다도 다정했다.임유환을 만난 건 정말 하느님이 베풀어준 은덕 같았다.임유환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잘 짜인 각본처럼 아무런 파동도 없이 기계적으로 살아갔을 텐데 임유환이라는 사람을 만나 평온하던 인생에도 파동이 일기 시작했다.서인아에게도 신경 쓰이는 존재가 생겨버린 것이다.“나도.”대답하며 고개를 들던 임유환은 익숙한 그 얼굴에 심장이 떨려왔다.서인아는 임유환 기억 속의 7년 전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저 어린 날의 청초함이 이젠 여자의 성숙함으로 바뀐 것뿐이었다.“유환아, 유리 처음 만났을 때 기억해?”서인아는 여전히 임유환 어깨에 기댄 채 다정히 물었다.“기억하지.”둘의 첫 만남 장소는 연경 공항이었다.“그때 나 첫인상 어땠어?”“도도했어.”“도도한 거 말고는?”“음... 이쁘고 몸매 좋다?”“남자들은 다 짐승이라니까.”“어...”서인아가 토라진 척 말하자 임유환이 입꼬리를 애써 올리다가 물었다.“그럼 너는? 내 첫인상 어땠는데?”“몰라, 그런 거 없어.”“어...”첫 만남에 그냥 지나가는 행인 정도로 서인아에게 존재감이 없었나 하는 생각에 임유환은 마음이 조금 복잡해졌다.“거짓말이고... 나 사실 너 엄청 기억에 남았었어.”“어떤 인상이었는데?”웃음을 흘리며 말하는 서인아에 임유환도 흥미가 생겨 물었다.“입은 옷은 그저 그렇고 사람은 별로 믿음직해 보이지도 않고.”“하하, 별로 좋은 인상은 아니었네.”입술을 삐죽이며 말하는 임유환에 서인아가 옅은 웃음을 흘렸다.“기억에 남았다고만 했기 좋은 인상이라곤 안 했어.”“그때는 아버지가 왜 이런 경호원을 보내줬는지 이해가 안 갔는데 뭐 좀 보다 보니까 꽤 실력 있더라 너.”옛날 일들을 떠올리니 서인아의 얼굴이 다시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빗발치는 총알을 뚫고 적들을 하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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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2화

저도 모르게 삼켜지는 침 때문에 울대가 움직였고 호흡도 점점 가빠지기 시작했다.임유환에게 머리를 기대고 있던 서인아도 임유환의 그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느끼고는 고개를 돌려 의아하다는 듯 임유환을 바라보았다.그러더니 바로 동공이 흔들리며 서인아의 얼굴도 빛을 속도로 빨간 물감이 들어갔다.“유환아, 왜 그래...”흔들리는 속눈썹이 떨리는 서인아의 마음을 대변해주고 있었다.아무리 도도하고 차가운 서인아라 할지라도 이런 상황에서까지 평정심을 유지하는 건 무리였다.임유환은 말없이 서인아만을 바라보고 있었다.그 누구 앞에서 이리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을 서인아를, 경국지색의 얼굴로 제 앞에서만 쑥스러워하는 서인아를 고스란히 눈에 담고 있었다.서인아의 손을 잡으려던 임유환의 손은 저도 모르게 서인아의 허리로 향했다.“안돼, 유환아!”그에 온몸이 굳어버린 서인아가 소리 질렀지만 이미 본능에 이성이 집어 삼켜진 뒤라 임유환의 귀에 그런 말이 들어갈 리 만무했다.서인아의 얇은 허리 위에 올려진 임유환의 손에 힘이 들어가자 서인아는 맥없이 임유환의 품 안으로 들어갔고 그렇게 둘은 아까보다 더 가까이에서 서로를 느끼고 있었다.임유환의 박력 넘치는 모습과 행동에 얼굴이 빨개진 서인아는 심장까지 터질 듯 빨리 뛰고 있었다.이성과 처음으로 하는 이런 진한 스킨십에 서인아의 볼은 갈수록 뜨거워져 가고 있었고 아까까지만 해도 희미하게 남아있던 눈 속의 도도함은 이미 몽롱함으로 대체된 지 오래였다.그럴수록 임유환의 목은 점점 타들어 갔다.임유환은 서서히 시선을 옮겨 긴장한 탓에 살짝 벌어져 있는 서인아의 입술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그에 임유환의 의도를 알아차린 서인아의 눈이 반짝였다.“유환아...”부끄러운 듯 빨개진 얼굴로 나지막이 부르는 목소리에 임유환은 무언가에 이끌리기라도 하듯 천천히 서인아의 입술에 가까워져 갔다.“안돼...”서인아는 발버둥을 치며 임유환을 밀어내보려고 했지만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그래서 밀어내는 게 아니라 밀어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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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3화

노을이 지는 언덕 위에서 그렇게 임유환은 마침내 서인아의 입술에 제 입술을 맞췄다.벌어진 입술 틈 사이로 오가는 뜨거운 숨결에 굳게 감은 서인아의 눈초리가 파들파들 떨려왔다.그때 산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부터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뜨거운 사랑을 나누던 둘은 그 소리에 순간 몸이 굳어져 버렸다.서인아도 깜짝 놀라 눈을 떴지만 눈을 뜨니 바로 보이는 건 임유환의 얼굴이었다.둘 사이의 거리는 십 센티미터도 채 안돼 보였다. 금방이라도 입술이 닿을 것만 같은 거리였다.그 모습에 더욱 부끄러워진 서인아는 다급히 임유환 품에서 나와 전혀 구김이 가지 않은 치마를 정리하기 시작했다.“미안해, 내가 방해했네.”그때 갑자기 들려오는 멋쩍은 기침 소리에 임유환과 서인아가 고개를 돌려보니 서강인이 멀찍이 떨어져 서 있었다.“아, 아저씨 오셨어요.”어색하게 인사를 건네는 임유환도 지금 쪽팔려서 죽을 것 같았고 서인아는 귀 끝까지 달아오른 얼굴을 한 채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아빠가 어떻게 여길...”“나는 그냥 둘이 화해했나 궁금하기도 하고, 유환이한테 물어볼 것도 있고 해서 왔는데... 이건 전혀...”둘이 키스하는 걸 목격한 서강인도 나름대로 이 상황이 불편했다.딸의 성격을 아는 서강인은 사실 아까 윤여진의 일로 서인아가 임유환과 크게 싸울 줄 알아서 걱정되었었는데 이런 모습을 보니 한편으론 다행이다 싶기도 했다.“그럼 둘이 얘기해요, 난 저기 가서 좀 걷고 있을게요...”서인아는 붉어진 얼굴로 쑥스러운 듯 말하더니 서둘러 자리를 비켜주었다.그렇게 그 벤치에는 서강인과 임유환 둘이 나란히 앉게 되었다.“그, 아저씨, 아까 일은...”서인아와 임유환의 뜨거운 장면을 목격한 게 하필 서강인이어서 임유환은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뒷머리만 긁적였다.“하하, 괜찮아. 나도 그런 시절이 있어서 다 알아.”서강인은 호탕하게 웃으며 임유환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임유환을 바라보는 서강인의 눈에는 감탄과 동경의 눈빛이 섞여 있었다.서강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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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화

“그렇게 긴장할 필요는 없어. 아무 일도 없는데 그냥 사람이 나이가 드니까 이런저런 생각이 다 들어서 그래.”서강인은 잔뜩 긴장한 임유환의 어깨를 두어 번 두드려주며 말했다.“아저씨 아직 이렇게 젊으신데 뭐가 나이 들어요.”그에 임유환도 실소를 터뜨리며 안도의 숨을 뱉어냈다.“그래도 자네 같은 젊은이들한테는 못 비기지.”“앞으로는 다 자네 같은 젊은이들 세상이지. 근데 아까 내가 한 말은 약속해줄 수 있겠나?”“걱정 마세요 아저씨, 제가 있는 한 인아가 힘든 일은 없을 거예요.”진지하게 서강인에게 약속하는 임유환을 본 서강인은 아까보다 편한 마음으로 웃어 보였다.“자네가 그렇게 약속해주니 내 마음이 조금 놓이네.”“아저씨, 진짜 별일 없으신 거 맞죠?”하지만 계속 무언가를 감추는 듯한 서강인에 임유환은 다시 한번 되물었다.“정씨 집안에서 서씨 집안에 무슨 짓 했어요?”“정씨 집안에서는 아직 아무 짓도 안 했어. 그냥 내가 우리 인아한테 미안한 게 많아서 그래.”서강인은 한숨을 쉬고는 말을 이었다.“인아도 진짜 불쌍한 아이야. 태어나보니 엄마가 저를 낳다가 돌아가셨지.”“그리고 내가 인아한테 새엄마를 하나 찾아줬는데.”“그게 내가 한 제일 큰 잘못이야. 그것 때문에 벌어지지 않아도 될 일들이 벌어졌어.”그 말을 하는 서강인의 눈에 진한 후회와 죄책감이 피어올랐다.어쩐지 서인아가 엄마 얘기를 한 번도 안 한다 했는데 어머님이 그렇게 돌아가셨다는 말을 들은 임유환은 심장이 철렁했다.그런데 새엄마라는 분은 이 집에서 한 번도 못 본 것 같은데 어떻게 된 일인지 의아했다.“아저씨, 그럼 그 새엄마라는 분은 어떻게 됐어요?”“그 못된 년!”새엄마를 언급하자 서강인의 눈에 살기가 차올랐다.“그 여자가 우리 인아를 죽일 뻔했어!”“죽일 뻔했다고요?”“그래.”심장이 다시 한번 철렁한 임유환이 묻자 서강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살기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그 여자가 우리 집 재산을 탐내서 나 모르게 인아를 몇 번이나 노렸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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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5화

제 아버지가 연상되는 상황에 임유환의 눈동자가 잠시 흔들렸지만 이내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이젠 임유환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이니까.“유환아, 이렇게 위로해줘서 고마워. 이 일 마음에 담아둔 지 꽤 됐었는데 드디어 믿음직한 사람을 만나서 이렇게 얘기하니까 마음이 놓인다.”감사 인사를 하는 서강인의 눈에는 믿음과 다정함이 가득했다.“그런 말씀 마세요, 아저씨.”아버지 된 사람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듯 임유환이 웃어 보였다.자식한테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계속 마음에 담아두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세상 모든 부모가 그렇듯 서강인도 서인아를 가장 사랑할 것이다.이번에 서인아를 위해 정씨 집안과 대립하는 모습이 그걸 증명해주고 있었다.이런 서강인을 보고 있으니 임유환은 자연스레 임준호를 떠올리게 되었다.서강인은 앞장서서 제 딸을 지키는데 임준호는 정씨 집안의 기에 눌려 한쪽에 물러서서는 지켜만 보다가 마지막에는 나서서 오히려 임유환을 내치기까지 했다.정말 대비되는 나약한 모습에 임유환은 다시 한번 더 임준호에게 실망했다.이제 그에게는 어떠한 기대도 없었다.지금 임유환이 알고 싶은 건 그날 임씨 집안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뿐이었다.이런 생각들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진지해진 임유환이 서강인을 향해 물었다.“근데 아저씨, 예전에 임씨 집안 일에 대해서 혹시 아시는 거 있으세요?”서씨 집안도 연경 8대 가문 중 하나이니 임유환은 그 수장인 서강인은 그래도 무언가 아는 게 있을 것 같아 물었다.“15년 전 임씨 집안에 일어난 일 말하는 거야?”그날 일을 언급하는 임유환에 서강인의 표정도 어두워졌다.“네.”고개를 끄덕이는 임유환에 서강인은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그날 일은 사실 나도 잘 몰라.”“그날 검은 옷을 입은 남자 하나가 내 서재로 들어왔었어. 그런데 그 인기척을 나조차도 전혀 못 느꼈었지.”15년 전의 서강인은 물론 지금 만큼의 실력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무제에 발을 들인 고수였는데 그런 사람조차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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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6화

“그래.”서강인은 탄식을 뱉으며 말했다.“그때 나도 좀 이상하긴 했어. 내가 준호 씨한테 혹시 협박받은 거냐고 물었었거든. 근데 아니라고만 하고 바로 전화를 끊었었어.”“그리고 5일째 되는 날 밤, 임씨 집안에 그런 일이 일어났지.”“그날 임씨 집안에 불까지 나면서 복면 쓴 사람들이 우르르 들어가서 인명피해가 엄청났던 걸로 알아.”“임씨 집안이 그날 이후로 점점 몰락의 길을 걷게 된 거지.”서강인도 안타깝다는 듯 말했다.예전의 임씨 집안은 손으로 하늘을 가린다 해도 믿을 정도로 대단한 세력을 갖춘 가문이었는데 임씨 집안에 있는 고수들만 해도 나머지 일곱 가문을 더한 것보다 더 많았다.그날 일을 겪은 뒤로 임씨 집안의 세력이 급격히 감소하여 재정 상황에도 큰 타격을 주게 됐었다.죽어 나간 낙타가 말보다도 더 컸지만 그런데도 임씨 집안은 빠르게 재정비를 하여 지금까지 줄곧 8대 가문에는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그러니 그 옛날 임씨 집안의 능력이 정말 대단했다는 걸 보여주고 있었다.그 말을 들은 임유환은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물론 그때 임유환은 이미 독을 먹고 쫓겨나서 집에 없었지만 서강인의 말만으로도 그날 밤의 임씨 집안이 얼마나 참혹한 처지였는지 느껴지는 것 같았다.임유환은 깊은숨을 들이마시고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아저씨, 그럼 그때 어느 집안들이 그 일에 가담했는지는 알고 계세요?”“몰라.”“그냥 임씨 집안이 그렇게 되고 나서 원래는 이름도 못 올렸던 정씨 집안이 갑자기 연경 제일 세력이 되어 벼렸어.”“지금 서씨 집안이 경제 쪽에서는 일인자지만 작전 지역으로 따지면 아직도 정씨 집안과는 비할 바가 못돼.”“그래서 우리가 정씨 집안과의 정략결혼을 받아들였던 거야. 정씨 집안의 작전 지역 세력이 너무 강하니까.”“정씨 집안이요.”눈을 감았다 뜬 임유환의 눈에는 아까와 달리 살기가 가득했다.“아저씨, 그럼 그때 우리 어머니를 죽게 만든 범인은 누군지 혹시 아세요?”이건 임유환이 제일 관심하는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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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7화

“유환아, 아빠가 너 뭐 곤란하게 하거나 그러진 않았지?”서강인이 자리를 뜨자 서인아가 바로 다가와 임유환에게 물었다.“아니.”임유환은 저를 걱정스레 쳐다보는 서인아를 향해 웃어 보이며 말했다.“아저씨가 그냥 나한테 너 잘 부탁한다고만 하셨어. 여태껏 너한테 미안한 게 많으셨다고 하더라.”서강인은 이런 말을 직접 하기 어려워하니 임유환은 자신이라도 그를 대신해 진심을 전해주기로 했다.아버지가 임유환을 찾아온 게 이런 말을 하기 위함이었다는 건 전혀 예상 못 했던 서인아가 의아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 보이고는 조금 차분해진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알겠어.”사실 서인아도 그런 서강인의 진심을 알고 있었기에 단 한 번도 그를 원망해 본 적은 없었다.서인아의 따뜻해진 눈을 보고 그녀가 이미 서강인의 사과와 마음을 받아주었다고 생각한 임유환도 한결 편안해 보이는 웃음을 지었다.“아빠가 다른 얘기는 안 했어? 아까 갈 때 보니까 막 고개도 저으시던데.”“아까 네가 나 그렇게 걱정하는 거 보시더니 역시 다 큰딸은 끼고 사는 게 아니라고 하셨어.”임유환은 능글맞게 웃으며 서인아를 향해 말했다.“그리고 남은 시간은 우리 둘이 하던 거 마저 하라시던 데.”“누가 널 걱정했다고 그래!”임유환의 마지막 말에 서인아는 다시 얼굴을 붉히며 임유환을 향해 눈을 흘겼다.“그리고 아까 그 얘기는 그만해!”아까 임유환과 더한 것까지 할 뻔했던 서인아였기에 아버지가 말한 하던 거 마저 하라는 말의 의미를 서인아는 모를 수가 없었다.평소에는 차갑고 감정 없다는 말을 듣는 서인아도 이런 상황에서는 얼굴이 빨개지고 눈동자가 사정없이 흔들리는 것이 영락없는 소녀 같았다.“인아야, 아까...”“다음에 또 그러면 진짜 잘라버릴 거야!”임유환이 무슨 말을 하려고 입을 열자마자 서인아는 소리를 지르며 임유환을 노려봤다.“어...”서인아의 말처럼 섬뜩한 눈빛에 임유환은 등골이 오싹해 나는 걸 느꼈다.“어... 어딜 잘라?”말을 하면서도 저도 모르게 고개가 아래로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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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8화

“일단 정씨 집안과 임씨 집안 일부터 해결하고, 그다음에...”진지하게 얘기하다 갑자기 멈칫하는 임유환을 향해 서인아가 다급하게 물었다.“그다음엔 뭐?”“서린이를 연경에 데리고 오든 네가 S에 와서 살든 해야지.”임유환은 동의를 구하듯 서인아를 바라보았다.“난 왜 보는데?”“네가 이렇게 제멋대로인 거 서린 씨는 알아?”“그럼 내가 지금 연락해볼까?”눈을 깜빡이는 서인아를 향해 임유환이 사뭇 진지하게 물었다.“진짜 꿈은 야무지구나 너.”그에 서인아는 순간 긴장이 풀리며 임유환을 향해 눈을 흘겼다.“저기... 인아야, 만약 서린이가 우리 셋 같이 사는 거 허락하면... 넌 들어와서 살 거야?”그 뻔뻔하던 임유환도 이런 말은 차마 내뱉기가 민망했는지 한 자 한 자 아주 조심스럽게 말하고 있었다.다른 그 누가 들어도 욕심이 많다고 수군댈 게 분명한 요구임을 임유환 본인 역시 알고 있었다.“그렇게 셋이 같이 살고 싶어?”서인아는 바로 대답을 하지 않고 눈썹을 꿈틀거리며 임유환을 보았다.“그게…. 그냥 그때 가서 너희 지켜주는 데도 편하고.”임유환은 또 뻔뻔하게 말을 이었다.“아, 그런 거였어?”서인아는 그 말에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지만 입으로는 임유환을 놀리는 듯한 말을 하고 있었다.“나는 네가 우리를 양옆에 끼고 싶어서 그러는 줄 알았잖아.”“어...”정말로 그런 생각이 있긴 했던 임유환은 서인아의 말을 듣고 나서 조금 난감하긴 했다.“뭐야, 설마 내 말이 맞았어?”서인아가 두 손을 올려 팔짱을 낀 채 임유환을 보며 웃자 임유환은 손사래까지 치며 변명했다.“당연히 아니지!”“넌 내가 그런 사람으로 보여?”“응. 그래 보여.”“어...”아무 고민도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서인아에 임유환은 입꼬리를 이리저리 움직여보며 할 말을 찾느라 애쓰고 있었다.“됐어, 다 장난이야.”그냥 한번 놀려보고 싶어서 던진 말인데 임유환이 그걸 모르고 진지하게 받아들이니 더 이상 그를 난처하게 하고 싶지 않았던 서인아가 말했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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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화

“너도 같이 간다고?”특별한 모임이 아니면 그런 공공장소에는 잘 출입을 하지 않던 서인아가 같이 가겠다고 나서자 임유환은 적잖이 놀란 듯했다.“왜? 네 친구들도 나한테 소개해줘야지. 우리가 알고 지내는 게 싫어?”서인아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임유환을 바라봤다.“조 중령님은 본 적 있잖아.”“그럼 최서우 씨는?”가만히 듣고 보니 서인아가 최서우를 본 적은 없는 것 같은데 그래도 오늘따라 서인아의 경계심이 더 강한 것 같아 임유환은 이 찝찝함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설마 여진이 때문인가?하지만 임유환이 그런 걸 따질 새도 없게 서인아는 다시 도도한 말투로 그를 향해 말했다.“그럼 같이 가는 걸로 하고 식당은 내가 집사한테 알아봐 놓으라고 할게. 넌 좀 있다 친구들한테 전하기만 하면 돼.”말을 마친 서인아는 임유환이 대답도 하기 전에 긴 다리를 휘적이며 산을 내려갔고 혼자 덩그러니 남은 임유환은 이게 무슨 상황인지 어안이 벙벙해져 뒷머리만 긁적이고 있었다....그날 밤 연경 최호화 호텔인 레서코튼 호텔에서는 서인아가 예약한 대로 임유환을 포함한 몇 명이 6006번 방에 함께 둘러앉아 있었다.이 방은 호텔 통틀어서 예약이 가장 어려운 방으로 아주 중요한 분에게만 남겨주는 것인데 하필 호텔이 서씨 집안 산하의 것이라 서인아는 말 한마디로 그 어려운 일을 해결할 수 있었다.“와, 이거 나 연경에서 먹는 첫 낀데, 그 장소가 레서코튼 호텔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최서우는 화려한 호텔을 보고 두 손을 모은 채 감탄만 했지만 그 옆에 앉은 조명주는 호텔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다른 생각만 하고 있었다.똑같이 몇 시간 전에 서인아도 함께 온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지만 별다른 반응 없이 흥분해있는 최서우와 달리 조명주는 왠지 모르게 기분이 가라앉는 것 같았다.최서우는 이 상황이 재밌는지 맞은 편에 앉은 임유환과 서인아를 보며 속닥거렸다.“유환 씨, 유환 씨가 서인아 아가씨랑 같이 올 줄은 우리 둘 다 몰랐어요. 둘이 대체 무슨 사이에요?”“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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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0화

옆에 있던 최서우는 조명주의 복잡한 심경을 눈치 채고는 그녀를 향해 물었다.“명주야, 너 어디 아파?”“아니야, 그냥... 그날인 것 같아.”“그럼 먼저 들어가서 쉴래?”아무런 핑계나 대며 둘러두는 조명주를 걱정하는 최서우였다.그날이라는 조명주의 말을 철석같이 믿은 최서우는 같은 여자로서 그날이면 몸이 불편하고 또 첫 며칠은 온몸이 쑤시듯 아파오는 것에 공감하듯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었다.“괜찮아, 그냥 몸이 좀 찌뿌둥한 것뿐이야. 좀 있다 밥 먹으면 괜찮아져.”미소를 지어 보인 조명주는 별로인 제 기분을 들키지 않으려고 일부러 먼저 말을 걸었다.“인아 씨랑 유환 씨는 언제부터 알고 지낸 거예요? 임유환 씨가 입이 어찌나 무거운지 전에는 한마디도 언급을 안 했거든요.”“조 중령님, 그건 유환이보다 제 탓이 커요.”“음, 저희가 알고 지낸 건 사실 7년 전부터죠.”“7년 전이요?”웃으며 하는 서인아의 말에 조명주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그렇게 오래 알고 지낸 사이라고요?”서인아와 임유환이 기껏해야 일이 년 알고 지냈다고 생각했던 최서우도 많이 당황한 듯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하하, 그럼 진짜 오래된 사이네요.”7년이란 말을 들은 조명주는 겉으로는 웃고 있었지만 표정은 거짓말을 못 하고 더욱더 어두워졌다.그 모습을 본 최서우도 조명주가 기분이 안 좋았던 건 그날이어서가 아니라 임유환과 서인아 사이 때문이었음을 마침내 알아차렸다.하긴 서인아는 어떤 여자한테도 만만치 않은 상대이긴 했다. 같은 여자인 최서우도 아까부터 서인아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으니까.그런데 정말 비기려고 든다면 조명주도 얼굴이며 몸매며 꿇릴 건 하나도 없었다.그저 임유환과 서인아가 알고 지낸 시간이 훨씬 더 길다는 게 문제긴 하지만.하지만 임유환에게 윤서린이란 여자친구가 있는 한 조명주에게도 기회는 있었다.그리고 조재용이 주최한 파티에서 서인아도 윤서린을 본 적이 있었기에 여자친구에 대해서는 알고 있을 게 분명했다.그럼 조명주와 서인아 모두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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