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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3화

노을이 지는 언덕 위에서 그렇게 임유환은 마침내 서인아의 입술에 제 입술을 맞췄다.

벌어진 입술 틈 사이로 오가는 뜨거운 숨결에 굳게 감은 서인아의 눈초리가 파들파들 떨려왔다.

그때 산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부터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뜨거운 사랑을 나누던 둘은 그 소리에 순간 몸이 굳어져 버렸다.

서인아도 깜짝 놀라 눈을 떴지만 눈을 뜨니 바로 보이는 건 임유환의 얼굴이었다.

둘 사이의 거리는 십 센티미터도 채 안돼 보였다. 금방이라도 입술이 닿을 것만 같은 거리였다.

그 모습에 더욱 부끄러워진 서인아는 다급히 임유환 품에서 나와 전혀 구김이 가지 않은 치마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미안해, 내가 방해했네.”

그때 갑자기 들려오는 멋쩍은 기침 소리에 임유환과 서인아가 고개를 돌려보니 서강인이 멀찍이 떨어져 서 있었다.

“아, 아저씨 오셨어요.”

어색하게 인사를 건네는 임유환도 지금 쪽팔려서 죽을 것 같았고 서인아는 귀 끝까지 달아오른 얼굴을 한 채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아빠가 어떻게 여길...”

“나는 그냥 둘이 화해했나 궁금하기도 하고, 유환이한테 물어볼 것도 있고 해서 왔는데... 이건 전혀...”

둘이 키스하는 걸 목격한 서강인도 나름대로 이 상황이 불편했다.

딸의 성격을 아는 서강인은 사실 아까 윤여진의 일로 서인아가 임유환과 크게 싸울 줄 알아서 걱정되었었는데 이런 모습을 보니 한편으론 다행이다 싶기도 했다.

“그럼 둘이 얘기해요, 난 저기 가서 좀 걷고 있을게요...”

서인아는 붉어진 얼굴로 쑥스러운 듯 말하더니 서둘러 자리를 비켜주었다.

그렇게 그 벤치에는 서강인과 임유환 둘이 나란히 앉게 되었다.

“그, 아저씨, 아까 일은...”

서인아와 임유환의 뜨거운 장면을 목격한 게 하필 서강인이어서 임유환은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뒷머리만 긁적였다.

“하하, 괜찮아. 나도 그런 시절이 있어서 다 알아.”

서강인은 호탕하게 웃으며 임유환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임유환을 바라보는 서강인의 눈에는 감탄과 동경의 눈빛이 섞여 있었다.

서강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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