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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7화

“유환아, 아빠가 너 뭐 곤란하게 하거나 그러진 않았지?”

서강인이 자리를 뜨자 서인아가 바로 다가와 임유환에게 물었다.

“아니.”

임유환은 저를 걱정스레 쳐다보는 서인아를 향해 웃어 보이며 말했다.

“아저씨가 그냥 나한테 너 잘 부탁한다고만 하셨어. 여태껏 너한테 미안한 게 많으셨다고 하더라.”

서강인은 이런 말을 직접 하기 어려워하니 임유환은 자신이라도 그를 대신해 진심을 전해주기로 했다.

아버지가 임유환을 찾아온 게 이런 말을 하기 위함이었다는 건 전혀 예상 못 했던 서인아가 의아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 보이고는 조금 차분해진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알겠어.”

사실 서인아도 그런 서강인의 진심을 알고 있었기에 단 한 번도 그를 원망해 본 적은 없었다.

서인아의 따뜻해진 눈을 보고 그녀가 이미 서강인의 사과와 마음을 받아주었다고 생각한 임유환도 한결 편안해 보이는 웃음을 지었다.

“아빠가 다른 얘기는 안 했어? 아까 갈 때 보니까 막 고개도 저으시던데.”

“아까 네가 나 그렇게 걱정하는 거 보시더니 역시 다 큰딸은 끼고 사는 게 아니라고 하셨어.”

임유환은 능글맞게 웃으며 서인아를 향해 말했다.

“그리고 남은 시간은 우리 둘이 하던 거 마저 하라시던 데.”

“누가 널 걱정했다고 그래!”

임유환의 마지막 말에 서인아는 다시 얼굴을 붉히며 임유환을 향해 눈을 흘겼다.

“그리고 아까 그 얘기는 그만해!”

아까 임유환과 더한 것까지 할 뻔했던 서인아였기에 아버지가 말한 하던 거 마저 하라는 말의 의미를 서인아는 모를 수가 없었다.

평소에는 차갑고 감정 없다는 말을 듣는 서인아도 이런 상황에서는 얼굴이 빨개지고 눈동자가 사정없이 흔들리는 것이 영락없는 소녀 같았다.

“인아야, 아까...”

“다음에 또 그러면 진짜 잘라버릴 거야!”

임유환이 무슨 말을 하려고 입을 열자마자 서인아는 소리를 지르며 임유환을 노려봤다.

“어...”

서인아의 말처럼 섬뜩한 눈빛에 임유환은 등골이 오싹해 나는 걸 느꼈다.

“어... 어딜 잘라?”

말을 하면서도 저도 모르게 고개가 아래로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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