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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2화

“거기 너, 얘 알아?”

정장 차림의 남자는 문어 구에 서 있는 임유환을 향해 기분 나쁜 시선을 보내왔다.

“응.”

그에 임유환이 고개를 끄덕이자 더 당황한 건 허유나였다.

임유환이 자신과의 관계를 인정할 줄 몰랐기에 나온 반응이었다.

“무슨 사인데?”

“그냥 친구 사이.”

하지만 담담히 대답하는 임유환에 허유나의 기대에 찼던 눈빛은 금세 다시 사그라들었다.

“그냥 친구?”

남자는 임유환의 대답을 듣고는 입꼬리를 올려 냉소를 흘렸다.

“그냥 친구면 신경 끄고 가던 길 가. 얘가 지금 내 옷을 더럽혀서 그거 배상하라고 하는 중이니까.”

“얼마야? 내가 대신 줄 테니까 그 손부터 좀 놓지.”

임유환과 허유나는 이미 아무 관련도 없는 사이였지만 전 부인이 다른 사람한테 모욕을 당하는 걸 본 이상 임유환은 그냥 모른 척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임유환의 대답에 많이 놀란 허유나는 다시 고개를 돌려 임유환을 바라봤다.

임유환을 향한 두 눈에도 어느새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하지만 임유환은 그런 허유나가 아니라 남자만을 차갑게 내려다보고 있었다.

“대신 내준다고?”

남자는 코웃음을 치고는 말을 이었다.

“이게 얼만 줄 알고 대신 내준다는 거야? 이거 특별제작이야.”

“2천만 원이면 돼?”

한번 훑어본 바로는 그냥 길거리에서 파는 싸구려 옷인 것 같았지만 이런 일에 굳이 시간 낭비를 하고 싶지 않았던 임유환은 금액부터 제시했다.

“2천? 난 1억은 받아야겠는데.”

돈 좀 있어 보이는 상대에 남자는 냅다 가격을 올리기 시작했다.

돈과 여자 중에 선택하라면 여자는 당연히 버리고도 남으니까.

“길거리에서 파는 싸구려를 1억이나 쳐달라고? 양심이란 건 없니? 누굴 바보로 아나.”

느긋하던 임유환의 말투가 갑자기 차가워졌다.

처음에 2천만 원을 주겠다한 건 그냥 시간 낭비하는 게 싫어서였지 그렇다고 남한테 호구 잡히겠다는 뜻은 아니었다.

“누가 길거리 싸구려를 입었다고 그래!”

“2천만 원, 거절하면 한 푼도 없어.”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거짓말을 들켜버린 남자는 역정부터 냈지만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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