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버지가 연상되는 상황에 임유환의 눈동자가 잠시 흔들렸지만 이내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이젠 임유환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이니까.“유환아, 이렇게 위로해줘서 고마워. 이 일 마음에 담아둔 지 꽤 됐었는데 드디어 믿음직한 사람을 만나서 이렇게 얘기하니까 마음이 놓인다.”감사 인사를 하는 서강인의 눈에는 믿음과 다정함이 가득했다.“그런 말씀 마세요, 아저씨.”아버지 된 사람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듯 임유환이 웃어 보였다.자식한테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계속 마음에 담아두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세상 모든 부모가 그렇듯 서강인도 서인아를 가장 사랑할 것이다.이번에 서인아를 위해 정씨 집안과 대립하는 모습이 그걸 증명해주고 있었다.이런 서강인을 보고 있으니 임유환은 자연스레 임준호를 떠올리게 되었다.서강인은 앞장서서 제 딸을 지키는데 임준호는 정씨 집안의 기에 눌려 한쪽에 물러서서는 지켜만 보다가 마지막에는 나서서 오히려 임유환을 내치기까지 했다.정말 대비되는 나약한 모습에 임유환은 다시 한번 더 임준호에게 실망했다.이제 그에게는 어떠한 기대도 없었다.지금 임유환이 알고 싶은 건 그날 임씨 집안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뿐이었다.이런 생각들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진지해진 임유환이 서강인을 향해 물었다.“근데 아저씨, 예전에 임씨 집안 일에 대해서 혹시 아시는 거 있으세요?”서씨 집안도 연경 8대 가문 중 하나이니 임유환은 그 수장인 서강인은 그래도 무언가 아는 게 있을 것 같아 물었다.“15년 전 임씨 집안에 일어난 일 말하는 거야?”그날 일을 언급하는 임유환에 서강인의 표정도 어두워졌다.“네.”고개를 끄덕이는 임유환에 서강인은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그날 일은 사실 나도 잘 몰라.”“그날 검은 옷을 입은 남자 하나가 내 서재로 들어왔었어. 그런데 그 인기척을 나조차도 전혀 못 느꼈었지.”15년 전의 서강인은 물론 지금 만큼의 실력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무제에 발을 들인 고수였는데 그런 사람조차 다
“그래.”서강인은 탄식을 뱉으며 말했다.“그때 나도 좀 이상하긴 했어. 내가 준호 씨한테 혹시 협박받은 거냐고 물었었거든. 근데 아니라고만 하고 바로 전화를 끊었었어.”“그리고 5일째 되는 날 밤, 임씨 집안에 그런 일이 일어났지.”“그날 임씨 집안에 불까지 나면서 복면 쓴 사람들이 우르르 들어가서 인명피해가 엄청났던 걸로 알아.”“임씨 집안이 그날 이후로 점점 몰락의 길을 걷게 된 거지.”서강인도 안타깝다는 듯 말했다.예전의 임씨 집안은 손으로 하늘을 가린다 해도 믿을 정도로 대단한 세력을 갖춘 가문이었는데 임씨 집안에 있는 고수들만 해도 나머지 일곱 가문을 더한 것보다 더 많았다.그날 일을 겪은 뒤로 임씨 집안의 세력이 급격히 감소하여 재정 상황에도 큰 타격을 주게 됐었다.죽어 나간 낙타가 말보다도 더 컸지만 그런데도 임씨 집안은 빠르게 재정비를 하여 지금까지 줄곧 8대 가문에는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그러니 그 옛날 임씨 집안의 능력이 정말 대단했다는 걸 보여주고 있었다.그 말을 들은 임유환은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물론 그때 임유환은 이미 독을 먹고 쫓겨나서 집에 없었지만 서강인의 말만으로도 그날 밤의 임씨 집안이 얼마나 참혹한 처지였는지 느껴지는 것 같았다.임유환은 깊은숨을 들이마시고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아저씨, 그럼 그때 어느 집안들이 그 일에 가담했는지는 알고 계세요?”“몰라.”“그냥 임씨 집안이 그렇게 되고 나서 원래는 이름도 못 올렸던 정씨 집안이 갑자기 연경 제일 세력이 되어 벼렸어.”“지금 서씨 집안이 경제 쪽에서는 일인자지만 작전 지역으로 따지면 아직도 정씨 집안과는 비할 바가 못돼.”“그래서 우리가 정씨 집안과의 정략결혼을 받아들였던 거야. 정씨 집안의 작전 지역 세력이 너무 강하니까.”“정씨 집안이요.”눈을 감았다 뜬 임유환의 눈에는 아까와 달리 살기가 가득했다.“아저씨, 그럼 그때 우리 어머니를 죽게 만든 범인은 누군지 혹시 아세요?”이건 임유환이 제일 관심하는 문제였다.
“유환아, 아빠가 너 뭐 곤란하게 하거나 그러진 않았지?”서강인이 자리를 뜨자 서인아가 바로 다가와 임유환에게 물었다.“아니.”임유환은 저를 걱정스레 쳐다보는 서인아를 향해 웃어 보이며 말했다.“아저씨가 그냥 나한테 너 잘 부탁한다고만 하셨어. 여태껏 너한테 미안한 게 많으셨다고 하더라.”서강인은 이런 말을 직접 하기 어려워하니 임유환은 자신이라도 그를 대신해 진심을 전해주기로 했다.아버지가 임유환을 찾아온 게 이런 말을 하기 위함이었다는 건 전혀 예상 못 했던 서인아가 의아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 보이고는 조금 차분해진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알겠어.”사실 서인아도 그런 서강인의 진심을 알고 있었기에 단 한 번도 그를 원망해 본 적은 없었다.서인아의 따뜻해진 눈을 보고 그녀가 이미 서강인의 사과와 마음을 받아주었다고 생각한 임유환도 한결 편안해 보이는 웃음을 지었다.“아빠가 다른 얘기는 안 했어? 아까 갈 때 보니까 막 고개도 저으시던데.”“아까 네가 나 그렇게 걱정하는 거 보시더니 역시 다 큰딸은 끼고 사는 게 아니라고 하셨어.”임유환은 능글맞게 웃으며 서인아를 향해 말했다.“그리고 남은 시간은 우리 둘이 하던 거 마저 하라시던 데.”“누가 널 걱정했다고 그래!”임유환의 마지막 말에 서인아는 다시 얼굴을 붉히며 임유환을 향해 눈을 흘겼다.“그리고 아까 그 얘기는 그만해!”아까 임유환과 더한 것까지 할 뻔했던 서인아였기에 아버지가 말한 하던 거 마저 하라는 말의 의미를 서인아는 모를 수가 없었다.평소에는 차갑고 감정 없다는 말을 듣는 서인아도 이런 상황에서는 얼굴이 빨개지고 눈동자가 사정없이 흔들리는 것이 영락없는 소녀 같았다.“인아야, 아까...”“다음에 또 그러면 진짜 잘라버릴 거야!”임유환이 무슨 말을 하려고 입을 열자마자 서인아는 소리를 지르며 임유환을 노려봤다.“어...”서인아의 말처럼 섬뜩한 눈빛에 임유환은 등골이 오싹해 나는 걸 느꼈다.“어... 어딜 잘라?”말을 하면서도 저도 모르게 고개가 아래로 내
“일단 정씨 집안과 임씨 집안 일부터 해결하고, 그다음에...”진지하게 얘기하다 갑자기 멈칫하는 임유환을 향해 서인아가 다급하게 물었다.“그다음엔 뭐?”“서린이를 연경에 데리고 오든 네가 S에 와서 살든 해야지.”임유환은 동의를 구하듯 서인아를 바라보았다.“난 왜 보는데?”“네가 이렇게 제멋대로인 거 서린 씨는 알아?”“그럼 내가 지금 연락해볼까?”눈을 깜빡이는 서인아를 향해 임유환이 사뭇 진지하게 물었다.“진짜 꿈은 야무지구나 너.”그에 서인아는 순간 긴장이 풀리며 임유환을 향해 눈을 흘겼다.“저기... 인아야, 만약 서린이가 우리 셋 같이 사는 거 허락하면... 넌 들어와서 살 거야?”그 뻔뻔하던 임유환도 이런 말은 차마 내뱉기가 민망했는지 한 자 한 자 아주 조심스럽게 말하고 있었다.다른 그 누가 들어도 욕심이 많다고 수군댈 게 분명한 요구임을 임유환 본인 역시 알고 있었다.“그렇게 셋이 같이 살고 싶어?”서인아는 바로 대답을 하지 않고 눈썹을 꿈틀거리며 임유환을 보았다.“그게…. 그냥 그때 가서 너희 지켜주는 데도 편하고.”임유환은 또 뻔뻔하게 말을 이었다.“아, 그런 거였어?”서인아는 그 말에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지만 입으로는 임유환을 놀리는 듯한 말을 하고 있었다.“나는 네가 우리를 양옆에 끼고 싶어서 그러는 줄 알았잖아.”“어...”정말로 그런 생각이 있긴 했던 임유환은 서인아의 말을 듣고 나서 조금 난감하긴 했다.“뭐야, 설마 내 말이 맞았어?”서인아가 두 손을 올려 팔짱을 낀 채 임유환을 보며 웃자 임유환은 손사래까지 치며 변명했다.“당연히 아니지!”“넌 내가 그런 사람으로 보여?”“응. 그래 보여.”“어...”아무 고민도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서인아에 임유환은 입꼬리를 이리저리 움직여보며 할 말을 찾느라 애쓰고 있었다.“됐어, 다 장난이야.”그냥 한번 놀려보고 싶어서 던진 말인데 임유환이 그걸 모르고 진지하게 받아들이니 더 이상 그를 난처하게 하고 싶지 않았던 서인아가 말했다.“서
”허유나, 대체 나한테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건데?”“결혼생활 5년 동안, 내가 그렇게 부족했어? 왜 나 몰래 다른 남자랑 호텔까지 가는 건데!”별장 안.임유환의 두 눈은 빨갛게 충혈되어 있었다. 그는 검은색 정장 차림을 하고 있는 미인에게 핏대를 세워가며 따져 묻고 있었다.그들 앞에 있는 테이블 위에는 허유나가 낯선 남자에게 안겨 호텔 안으로 들어가는 사진이 몇 장 놓여있었다.“유환 씨, 설마 나 미행한 거야?”허유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상 위에 놓여 있는 사진을 쳐다보았다. 예쁜 그녀의 얼굴에는 조금의 죄책감도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차갑게 말하고 있었다. “이미 이렇게 된 거, 우리 그냥 이혼 하자.”“이혼?”그녀의 말에 임유환은 그만 머리가 띵해졌다. 충격을 받은 건지 몸까지 비틀거리고 있었다.그는 단지 허유나의 해명을 듣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가 우려했던 일은 없었다고, 설사 그것이 거짓말이라고 해도 말이다. 하지만 그를 기다리는 것은 이혼하자는 말뿐이었다.“그래, 이혼.”“자. 이혼서류야, 어서 사인해.”허유나는 5천만 원이 넘는 에르메스 핸드백에서 이혼서류를 꺼내더니 그것을 임유환의 앞에 내려놓았다.그녀의 행동에 임유환은 믿기지 않은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는 유나가 미리 준비해 온 이혼 합의서를 멍하니 쳐다보며 그녀에게 물었다. “너, 벌써부터 나랑 이혼할 생각 하고 있었던 거야?”“네가 자초한 일이야.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바로 다른 사람이 날 미행하는 거야.”허유나의 말투는 무척이나 냉정했다.“그래서, 결국 다 내 잘못이라는 얘기네?”“유환 씨, 그런 눈으로 바라보지 마. 최근 몇 년 동안 당신, 내 돈으로 생활했잖아. 내가 누구랑 같이 있든 당신이 간섭할 자격은 없는 것 같은데.”“간섭할 자격이 없다니? 허유나, 넌 내 와이프야! 나 임유환은 법적으로 와이프의……”임유환은 그녀에게 소리치려 했었다. 하지만 눈앞에 놓인 이혼서류를 보는 순간 소리칠 용기를 그만 잃어버렸다.그는 주먹을 꼭 쥐
눈앞의 엄청난 장면에 대하여,임유환은 태연한 태도를 유지했고, 매우 놀라 하지도 않았다.“임 선생님, 안녕하십니까!”줄지어 서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공손하게 인사했다.“그래요.”임유환은 머리를 끄덕여 인사하고, 차에 탑승했다.그러자 동시에 전화가 연결되었다. “주인님!” 이때, 공손하게 인사 올리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흑제.”임유환이 낮은 목소리로 얘기했다.“주인님, 돌아오신 것을 환영합니다!”“주인님 안 계시는 동안, 주인님께 소속되어있는 전국의 150개 회사, 그리고 해외 자회사의 100조원의 자산은 제가 분부대로 잘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주인님께서 돌아오셨기에, 이 자산은 제가 오늘 내로 순차적으로 주인님께 전달해 드리겠습니다.”“그렇게 급하게 줄 필요 없어. 자네도 알고 있듯이, 난 5년 동안 나태해졌어.”“그 여자 때문에 주인님께서 많이 힘드셨겠네요.”흑제의 말투에 순간 냉기가 가득했다. “주인님, 그 여자의 회사가 부도나게 조치할까요?”최근 몇 년 동안, 임유환이 허유나의 사업에 도움을 주라고 얘기하지 않았으면, 그 여자의 회사는 오늘의 성공은 없었을 것이다. 그녀는 또 무슨 능력으로 S시의 걸출한 기업가가 되겠는가?은혜도 모르는 여편네!“됐어, 그대로 둬.”임유환은 차분하게 얘기했다.그래도 부부로 함께한 세월이 있는데,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허유나의 진정한 모습을 안 후, 그는 이젠 아무런 감정도 남아 있지 않았다.그리고, 각자의 길을 가기로 했다.“네, 주인님!”흑제는 명을 받들고, 이어서 또 물었다. “주인님, 최근에 S시에서 지내실 겁니까?”“그래, 잠시 여기서 먼저 지낼 생각이야.”“주인님, 그럼, 제가 S시에 있는 5개의 회사를 먼저 주인님께 넘겨드리겠습니다.”“자네 정말……”임유환은 웃으면서 머리를 저었다. “그래, 그럼, 그것만 먼저 줘.”“네, 주인님. 호텔까지 포함하여, S시에 총 5개의 회사를 소유하고 계십니다. Y 그룹은 현재 시가 총
설마 윤서린이 그녀 모르게 임유환과?그럴리가 없어! 허유나는 그럴 가능성을 배제했다.결혼 생활 5년 동안, 그녀는 한 번도 임유환에게 친구를 소개하지 않았다.그리고, 윤서린의 외모는 물론, 그 가문에서, 임유환처럼 볼품없는 남자를 받아 줄 리가 없다.윤씨 가문은 S시에서 재벌급은 아니어도, 역사가 깊은 집안이다.이 리본 머리핀은, 임유환이 필시 어디에서 주워 오거나 훔친 것이 분명하다!이놈이 많은 재벌 가 여인들이 자신에게 편지 보는 것처럼 위장하는데, 그보다 더한 일을 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었다!하지만, 확인차 그녀는 윤서린에게 전화해서 묻기로 했다.자신은 바람을 피워도, 임유환이 바람 피우는 것은 그녀는 용납할 수가 없었다.허유나는 윤서린에게 전화했지만,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전화를 안 받아?”허유나는 눈썹을 찌푸렸다.하지만 아마 지금쯤 서린은 회사 일로 바쁠 거라는 생각에 조금 후에 다시 전화해 보기로 다짐했다. 그녀는 장문호와 함께 Y그룹에 가서 프로젝트 관련 회의에 참석하기로 약속되었다. 미팅 끝난 후, 둘은 같이 저녁 식사하기로 약속하였기에, 예쁘게 치장해야 한다.허유나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머리핀을 서랍에 넣어 둔 뒤, 거울 앞에 와서 화장하기 시작했다.……오후 2시 반.임유환은 마이바흐를 타고 Y그룹에 갔다.눈앞에 있는 높은 건물을 보니, 익숙하고 또 낯선 감정이 벅차올랐다.5년 동안, 변화가 너무 많았다. 회사를 포함하여.하여, 그는 일부러 30분 일찍 왔다. 회사가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해서.감개무량한 마음을 안고, 회사 안으로 들어갔다.로비의 배치는 기존과 다르지 않았다. 규모가 더 커진 것 외에는.“흑제, 신경 많이 썼네.”임유환은 다정하게 웃으며 말했고, 로비를 조금 더 둘러볼 생각이었다.띵.그때,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엘리베이터 안에서는 남자와 여자가 웃으면서 안에서 걸어 나왔다.남자는 진 청색 정장을 입었고, 올백 머리를 하고 선글라스를 하고 있었으며,
임유환은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그렇다면, 그동안 그가 잘못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그렇다면, 똑같은 머리핀이 두 개라는 뜻이고, 애초에 그 선량한 여자는 허유나가 아니란 얘기가 된다!“왜? 내가 딱 맞게 얘기했나 보지?”허유나는 임유환의 반응을 보아, 자기가 맞게 짚은 줄로 착각하고, 눈빛에 역겨움이 가득했다.임유화의 머릿속은 텅 비었다. 그는 허유나의 얘기는 도통 귀에 들리지 않았다.“얘기해, 아깐 그렇게 잘도 얘기하더니, 지금은 왜 벙어리가 되었어?”허유나는 눈썹을 치켜들고, 기세등등해서 얘기했다. “내가 어떻게 당신 같은 사람이랑 5년 동안 같이 생활했지? 임유환, 당신 오늘 나에게 정신 피해 보상을 해 주지 않으면, 난 당신 가만두지 않아.”“너 이 변태 자식, 미치광이! 말해, 너 내 절친 얼마나 오랫동안 노린 거야?”“너 그 입 당장 다물어.”정신이 돌아온 후, 감정 없이 허유나를 바라보았다. “난 네 절친 물건 훔친 적이 없어!”그는 지금 마음이 혼란스러웠고, 귀엔 잡소리만 들렸다.허유나는 멈칫했다.이 자식이 감히 나한테 소리쳐?!결혼 5년 동안, 임유환이 하루도 빠짐없이 그녀의 뜻대로 하지 않고, 잘해 주지 않은 적이 없었다.“아, 진짜!”허유나는 생각할수록 화가 나서, 임유환에게 소리쳤다. “이 병신새끼, 그동안 내가 벌어다 준 돈으로 생활했으면 됐지,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소리까지 쳐?”“소리 그만 칠 수 없을까? 너무 시끄러워서 말이야.”임유환은 허유나를 쳐다보며 말했다,“내가 말했지.네 친구 물건 훔친적 없다고.”“안 훔쳤다고? 그럼 얘기해 봐, 그 머리핀 어디서 난 건지?”허유나는 이를 악물었고, 온 얼굴에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당신이랑 뭔 상관인데?”임유환의 눈빛은 차가워졌다.“너!”한마디 말에, 허유나는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그래, 임유환, 이혼 후에도 나한테 그런 태도인지 어디 한번 보지. 애초에 내가 정말 눈이 삐었지. 너 같은 남자를 먹여 살리다니. 변태 자식, 정말 역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