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신분을 밝혔더니 아내가 후회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551 - 챕터 560

564 챕터

제551화

“이 미친년이! 너 내 옷이 얼마짜린 줄은 알아?!”정장 차림의 남자가 선두로 여자를 향해 손가락질하며 욕설을 퍼붓고 있었고 그 따까리쯤으로 보이는 남자들 역시 좋지 않은 시선으로 여자를 바라보고 있었다.“죄... 죄송합니다.”겁에 질린 여자는 연신 고개를 숙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사과를 하고 있었다.“죄송? 그딴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면 끝이야?!”화를 내던 정장 차림의 남자는 갑자기 음흉한 미소를 짓더니 말을 이었다.“고개 들어봐, 얼굴 어떻게 생겼는지나 좀 보게.”“죄송합니다, 제가 정말... 죄송합니다.”남자의 말에도 여전히 고개만 숙인 채 사과를 하는 여자를 보자 남자는 아까보다 더 크게 소리 질렀다.“고개 들라고!”“네...”그 소리에 몸을 파르르 떨던 여자는 남자의 화를 돋우지 않기 위해 천천히 고개를 들 수밖에 없었다.“머리카락에 가려졌잖아, 머리카락 치우고 손 내려! 얼굴이 제대로 안 보이잖아!”“사장님, 정말 죄송해요. 한 번만 봐주시면 안 될까요, 제가 이렇게 사과할게요...”목소리를 깔고 말하는 남자에 여자는 울먹이며 애원했다.“뭐?”여자의 반항에 남자가 미간을 찌푸리자 두려워진 직원은 하는 수없이 얼굴을 절반이나 가리고 있던 손을 내리고 머리를 귀 뒤로 넘겨 계란형의 예쁜 얼굴을 드러냈다.두려움이 가득한 얼굴에 손자국까지 붉게 나 있었지만 여자의 얼굴은 그래도 아름다웠다.“허, 이년 봐라? 얼굴은 반반하네.”여자의 얼굴을 본 남자는 눈을 반짝이고는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네가 가서 내 옷 깨끗하게 빨아와. 그럼 나도 이 일로 더는 뭐라 하지 않을게.”“감사합니다.”여직원은 감격에 겨워 말했다.“옷 벗어 주시면 빨아올게요.”“내가 벗어?”남자는 아까보다 더 음흉한 눈으로 여자를 아래 우로 훑으며 말했다.“네가 수프를 쏟아서 내 옷이 더러워졌는데 그걸 내 손으로 벗으면 내 손까지 더러워지잖아.”“그, 그럼 제가 해드릴게요...”여자는 우물쭈물하면서도 결국 남자 앞으로 다가갔다.지금의 그녀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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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2화

“거기 너, 얘 알아?”정장 차림의 남자는 문어 구에 서 있는 임유환을 향해 기분 나쁜 시선을 보내왔다.“응.”그에 임유환이 고개를 끄덕이자 더 당황한 건 허유나였다.임유환이 자신과의 관계를 인정할 줄 몰랐기에 나온 반응이었다.“무슨 사인데?”“그냥 친구 사이.”하지만 담담히 대답하는 임유환에 허유나의 기대에 찼던 눈빛은 금세 다시 사그라들었다.“그냥 친구?”남자는 임유환의 대답을 듣고는 입꼬리를 올려 냉소를 흘렸다.“그냥 친구면 신경 끄고 가던 길 가. 얘가 지금 내 옷을 더럽혀서 그거 배상하라고 하는 중이니까.”“얼마야? 내가 대신 줄 테니까 그 손부터 좀 놓지.”임유환과 허유나는 이미 아무 관련도 없는 사이였지만 전 부인이 다른 사람한테 모욕을 당하는 걸 본 이상 임유환은 그냥 모른 척할 수가 없었다.그리고 임유환의 대답에 많이 놀란 허유나는 다시 고개를 돌려 임유환을 바라봤다.임유환을 향한 두 눈에도 어느새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하지만 임유환은 그런 허유나가 아니라 남자만을 차갑게 내려다보고 있었다.“대신 내준다고?”남자는 코웃음을 치고는 말을 이었다.“이게 얼만 줄 알고 대신 내준다는 거야? 이거 특별제작이야.”“2천만 원이면 돼?”한번 훑어본 바로는 그냥 길거리에서 파는 싸구려 옷인 것 같았지만 이런 일에 굳이 시간 낭비를 하고 싶지 않았던 임유환은 금액부터 제시했다.“2천? 난 1억은 받아야겠는데.”돈 좀 있어 보이는 상대에 남자는 냅다 가격을 올리기 시작했다.돈과 여자 중에 선택하라면 여자는 당연히 버리고도 남으니까.“길거리에서 파는 싸구려를 1억이나 쳐달라고? 양심이란 건 없니? 누굴 바보로 아나.”느긋하던 임유환의 말투가 갑자기 차가워졌다.처음에 2천만 원을 주겠다한 건 그냥 시간 낭비하는 게 싫어서였지 그렇다고 남한테 호구 잡히겠다는 뜻은 아니었다.“누가 길거리 싸구려를 입었다고 그래!”“2천만 원, 거절하면 한 푼도 없어.”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거짓말을 들켜버린 남자는 역정부터 냈지만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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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3화

“네가 정우빈 도련님을 알아?”눈썹을 꿈틀거리며 묻는 남자에 임유환은 놀리듯 웃으며 답했다.“알자, 정우빈을 어떻게 몰라.”“그럼 돈이나 빨리 내놔!”“돈 없으면 내 일 방해 말고 빨리 꺼져.”남자는 임유환의 말을 친한 척한다고 여겨 그를 재촉하고 나섰다.이 연경 바닥에서 정우빈 이름 석 자면 모두들 고개를 숙이니 임유환 역시 그러할 거라고 생각했다.“하하, 뭔가 좀 오해를 한 것 같은데.”남자의 말을 들은 임유환은 아까보다 더 익살스럽게 웃으며 말했다.“그럼 어쩌겠다는 건데?”남자가 다시 미간을 찌푸리며 묻자 임유환은 고개를 저었다.“정우빈 사람이면 내가 굳이 2천만 원을 낭비할 필요가 없겠다는 뜻이었어.”“네가 감히 날 놀려?!”그제야 임유환의 말뜻을 알아차린 남자는 눈을 번뜩이며 잔뜩 열이 올라서 소리쳤다.“야, 당장 저놈 처리해!”“예, 보스!”남자의 표정이 일그러짐에 따라 철주를 포함한 다른 양아치들도 험상궂은 표정을 지으며 다시 손을 털어댔다.그들은 감히 제 보스를 농락하고 정우빈을 욕 먹이는 임유환을 제대로 교육해주리라 다짐하고 있었다.그 광경을 본 서인아는 당장 핸드폰을 들어 호텔 경호원을 부르려 했지만 임유환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그마저도 제지시켰다.“인아야, 걱정 마.”“처리해.”말을 마친 임유환이 무리를 향해 천천히 다가가자 정장 차림의 남자는 험악한 얼굴을 더 일그러뜨리며 양아치들에게 명령했다.그러자 열몇 명의 따까리들이 임유환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며 달려나갔다.그 모습에 가만히 있던 허유나도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며 임유환을 걱정했다.“임유환, 조심해!”하지만 잔뜩 놀란 그녀와 달리 임유환은 여전히 무표정을 유지한 채 주먹을 들어 올렸다.그 주먹이 바람을 가르며 양아치들을 향해 돌진하자 곧이어 처절한 비명소리가 연달아 방안에 울려 퍼졌다.“아아아!”아까 임유환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새우마냥 몸을 웅크린 채 누워있는 모습에 허유나는 너무 놀라 입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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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4화

“뭐 더 할 말 있어?”그 부름에 뒤로 돈 임유환이 허유나를 바라보며 차분하게 물었다.“아까는... 고마웠어.”허유나는 눈을 피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지금의 허유나는 예전처럼 기고만장하지도 않았고 임유환의 얼굴조차 똑바로 보지 못했다.“응.”그에 임유환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꾸하다가 허유나의 부어오른 뺨을 보며 한마디 덧붙였다.“반차 내고 병원 가봐, 돈이 부족하면 내가 사람 시켜서 보내줄게.”임유환의 말에 허유나의 눈빛이 세차게 흔들렸다.자신이 전에 임유환에게 그런 몹쓸 짓들을 했는데 아직도 저를 도와주려는 임유환에게서 일말의 희망을 보아낸 허유나는 입술을 짓이기다 한참 만에 용기를 내어 고개를 들고는 임유환과 눈을 맞추며 말했다.“전... 전에는 내가 많이... 미안했어... 이 정도 돈이면 병원이 충분히 갈 것 같아...”허유나가 말한 돈은 남자가 준 천만 원을 일컫고 있었다.임유환 역시 더는 오만방자하지 않은 허유나의 모습에 그래도 한 달 사이에 많이 변한 것 같아 다행이다 싶었다.하지만 그 외의 감정은 존재하지 않았다.“응, 그럼 나 먼저 갈게. 몸조심해.”말을 마친 임유환이 돌아서자 허유나는 한 치의 미련도 없어 보이는 그 뒷모습을 서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입술을 짓이겼다.하지만 전에 제가 한 짓이 도를 넘었다는 걸 본인도 알고 있었기에 허유나는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서인아는 오만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온통 후회로 가득해 보이는 허유나를 가만히 보고 있다가 담담히 한마디 했다.“내일 오전 아홉 시, 장안로 서원 그룹 인사팀으로 가. 비서한테 업무 파일 관련된 자리 하나 빼놓으라고 연락할게.”갑작스러운 서인아의 말에 당황하던 것도 잠시, 허유나는 연신 고맙다며 고개를 숙였디.“감사합니다, 아가씨. 정말 감사드려요!”“그래.”담담히 대꾸한 서인아는 임유환과 함께 뒤 돌아 나갔고 허유나의 시선은 서인아 뒷모습에서 조명주와 최서우에게로 옮겨졌다.자신보다 더 예쁘고 더 잘난 사람들이 모두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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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5화

밥을 다 먹고 호텔 입구까지 온 임유환은 좀 있다가 이어질 서인아의 잔소리에 자연스레 표정이 어두워졌다.그리고 그 모습을 보아 낸 서인아는 임유환을 보며 귀엽다는 듯 입꼬리를 올렸다.“서인아 씨, 오늘 정말 너무 잘 먹었어요!”그때 최서우가 잘 먹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해오자 서인아도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별말씀을요, 아 그런데 서우 씨랑 조 중령님은 어떻게 여기에 오신 거예요?”“택시 타고 왔어요.”“그럼 제가 차로 모셔다드릴게요.”최서우의 대답에 서인아는 흔쾌히 자신이 데려다주겠다고 말했다.“아니에요, 번거롭게 그러실 필요 없어요.”“괜찮아요. 저 주차장 가서 차 가져올 테니까 여기서 잠깐만 기다리고 계세요.”서인아는 최서우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는 주차장으로 향했다.가만히 서인아의 뒷모습을 보고 있던 최서우는 서인아가 좀 멀어지자 손으로 입을 가리고는 울상을 짓고 있는 임유환에게 물었다.“유환 씨, 서인아 씨랑은 진도 어디까지 나간 거예요?”아까 식사 자리에서는 예기치 못한 사건사고가 좀 있어 흐지부지하게 끝난 화제였지만 궁금한 건 참을 수 없었던 최서우가 서인아가 없는 틈을 타 물은 것이다.“그게...”“그냥 좀 알려줘요!”임유환이 예상대로 망설이자 최서우는 눈을 반짝이며 그를 재촉했다.최서우 본인이 궁금한 것도 있었지만 제 친구인 조명주를 돕고자 묻는 것이기도 했다.천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차도녀라고 불리는 서인아는 최서우가 알기로는 연애는 고사하고 이성들과도 철저히 거리를 지키는 사람이었는데 임유환을 대하는 태도는 그런 소문과는 확연히 달랐다.그리고 7년 전부터 알고 지냈다 하니 최서우의 호기심이 제대로 발동해버린 것이다.조명주 역시 그 일이 신경 쓰였는지 임유환을 바라보고 있었다.“그게... 말하자면 좀 길어요. 나중에 자세히 알려줄 테니까 오늘은 우리 먼저 보내줘요...”임유환이 고심 끝에 김빠지는 대답을 하자 최서우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어우 진짜 쪼잔해요! 나랑 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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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6화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보였지만 계속 망설이기만 하고 말을 내뱉지 못하고 있는 조명주를 임유환은 의아하다는 듯 바라보았다.“네? 왜요?”“아, 아니에요. 우리 얼른 내려가자고요.”그에 조명주는 흔들리는 눈빛을 다 잡으며 호텔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사실 어제 결혼식이 끝난 뒤부터 조명주는 마음이 뒤숭숭했다.서인아의 결혼식장에 백마 탄 왕자처럼 나타나는 모습을 보니 만약 제가 서인아와 같은 처지라면 과연 임유환이 달려왔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왜 자신의 머릿속에 그런 생각이 떠올랐는지는 모르겠지만 아까 서인아와 임유환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니 그 생각이 점점 더 뚜렷해졌다.“조 중령님, 괜찮아요?”“네...”임유환은 어딘가 이상해 보이는 조명주를 쫓아갔지만 조명주는 괜찮다며 애써 둘러댈 뿐이었다.그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던 최서우는 조명주가 너무 답답해 났다.임유환한테 호감이 있고 또 무엇이 궁금한지 뻔히 보이는데도 말을 못 하고 혼자 끙끙대는 게 안쓰러웠던 최서우는 자신이 대신 말해주기로 했다.“유환 씨, 명주는 자신이 어제 서인아 씨 같은 상황에 처했어도 유환 씨가 구하러 와 줄 건지 물어보고 싶대요.”“서우야!”최서우가 필터링도 없이 말을 내뱉자 조명주의 눈빛은 세차게 흔들렸다.“인아를 구하러 간 것처럼요?”임유환이 이해를 못 한 듯 되묻자 최서우는 손까지 동원하여 다시 설명해주었다.“그러니까 명주가 서인아 씨처럼 원치 않는 결혼을 하게 된다면 유환 씨가 어젯밤처럼 결혼식장에 쳐들어가서 다들 한마디도 못 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묻는 거죠.”말을 하던 최서우는 어젯밤 임유환의 용감한 자태가 떠올라 저도 모르게 눈을 반짝였다.여자라면 누구나 백마 탄 왕자를 좋아하듯 최서우도, 조명주도 마찬가지였다.“어... 명주 씨한테도 혹시 그런 일이 생겼어요?”“아니요, 그냥 물어보는 거죠. 대답이나 해요.”임유환이 놀란 듯 묻자 최서우는 눈을 깜빡이며 대답을 재촉했다.“당연하죠.”임유환은 당연하다는 듯 답하며 조명주에게 그런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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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7화

공기가 순식간에 차가워졌고 임유환의 경계는 더욱 짙어졌다.그걸 본 조명주도 진지해진 표정으로 임유환을 향해 물었다.“유환 씨, 왜 그래요?”“주변에 살기가 느껴져요, 얼른 서우 씨 데리고 호텔로 먼저 가 있어요!”사뭇 엄숙해 보이는 임유환의 표정과 차가운 눈빛을 본 조명주의 눈빛에도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하지만 조명주가 반응하기도 전에 무언가가 밤바람을 가르며 그들을 향해 날아왔다.“조심해요!”그걸 본 임유환은 소리를 지르며 조명주와 최서우를 잡고 바닥으로 몸을 숙였다.공중에서 날아온 힘은 그대로 호텔 계단을 부쉈고 거기서 떨어져 나온 파편들이 사방으로 튕겨 나갔다.굉음과 함께 계단에는 큰 홈이 생겨났다.고개를 들어 그 홈을 유심히 바라보던 조명주는 총알의 모양과 똑같은 걸 보고 두 눈을 크게 떴다.홈의 깊이로 보아 그냥 총알이 아니라 저격 창에서 발사된 총알인 것 같았다.임유환에 의해 몸이 숙여진 최서우는 그 소리에 깜짝 놀라 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어대고 있었다.최서우는 임유환과 조명주와는 다른 훈련을 거치지 않은 일반인이었기에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이런 상황이 무섭기만 해 머릿속까지 하얘졌다.그때 총알이 다시 그들을 향해 날아왔다.총알이 날아온 방향은 동, 서, 남 총 세 군데였다. 그 말인즉 킬러가 셋이란 뜻이었다.“얼른 은신처를 찾아야 해요!”임유환이 소리를 치며 진기를 뿜어내자 최서우와 조명주는 순식간에 그 손에 들려 근처에 있는 시멘트로 된 기둥 뒤에 몸을 숨길 수 있었다.그러자 총알들이 빗발치듯 날아오며 정확히 기둥을 맞고 떨어진 돌 조각과 함께 튕겨 나갔다.지금은 기둥이 은신처 역할을 해주고 있었지만 계속 이 상태로 있다가는 기둥이 무너지는 것도 시간문제였다.그때가 되면 킬러들의 망원경 앞에 그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버릴 것이기에 임유환은 다른 수를 써야만 했다.“조 중령님은 최서우 씨 지켜요, 저 새끼들은 제가 상대할게요.”“조심해요.”“네.”잔뜩 긴장한 상태에서도 당부를 잊지 않는 조명주에 임유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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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8화

그 목소리에 검은 옷을 입은 남자는 등골이 오싹해났다.이미 무왕 후기에 오른 최고의 킬러인 자신도 남자가 등 뒤까지 오는 동안에 아무런 인기척을 느끼지 못했기에 더욱 두려워졌다.“10초 줄게. 누가 보냈는지 대답해.”섬뜩한 임유환의 목소리는 죽음을 알리는 종소리처럼 킬러의 귓가에 맴돌았다.그에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은 남자는 갑자기 표정을 싹 바꾸더니 혀들 들어 올려 이빨 사이에 있는 독약을 먹고 자결하려 했다.하지만 그걸 이미 예상하고 있던 임유환은 손을 들어 남자의 턱을 세게 잡아당겼다.임유환은 턱이 빠져버린 남자를 향해 섬뜩하게 웃으며 말했다.“왜, 죽으려고?”이렇게 허무하게 자살의 기회까지 빼앗겨버린 킬러의 눈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렬한 두려움이 차올랐다.“얌전히 내 말에 협조하는 게 좋을 거야. 널 괴롭힐 방법은 많고 많으니까. 내 말을 따르지 않는다면 넌 사는 게 죽는 것보다도 더 괴로워질 거야.”사신마냥 제 귓가에 대고 죽음을 예고하는 임유환에 킬러는 온몸을 세차게 떨어댔다.임유환의 표정을 보니 그냥 겁주려고 하는 말은 아닌 것 같았다.그리고 남자의 몸이 떨리는 걸 느낀 임유환은 다시 차가운 말을 내뱉었다.“앞으로 내가 묻는 말에 너는 고개를 끄덕이거나 젓는 걸로 대답해.”“원하는 대답을 들으면 넌 살려줄게.”“그렇지 않으면 널 데려가서 직접 심문할 거야. 네가 바른대로 말할 때까지.”“정씨 집안에서 너희를 보낸 거지?”임유환의 첫 번째 질문에 킬러는 고개를 움직이는 대신 웅얼거리며 울부짖었다.“대답해!”그에 임유환은 호통을 치며 은침을 들어 킬러의 척추를 찔렀다.킬러는 온몸을 관통하는 듯한 그 통증에 처절한 비명을 지르며 식은땀이 흘려댔다.“이건 애피타이저일 뿐이야. 더한 걸 경험하고 싶지 않다면 빨리 말하는 게 좋을 텐데.”다시 입을 연 임유환의 목소리는 차갑기 그지없었지만 킬러는 두려움에 떨면서도 끝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말, 안 할 거야?”그에 인내심을 잃은 임유환이 두 번째 침을 놓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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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9화

“미안해요, 내가 늦었죠.”조명주와 최서우를 등진 채 우뚝 서 있는 임유환의 뒷모습에 그들은 왠지 모를 안도감을 느꼈다.임유환은 이내 사지에 힘을 주며 진기를 뿜어내더니 날아오는 총알들을 순식간에 가루로 만들어버렸다.그걸 본 검은 옷차림의 킬러들이 놀란 틈을 타 임유환은 그들을 향해 돌진하려 했는데 그 순간 등 뒤에서도 또 다른 살기가 느껴졌다.아무래도 이번에 상대가 이를 갈고 대량의 인원을 보낸 것 같았다.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여 있는 이 상황에서 임유환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도 차가워졌다.조명주까지 부상을 입었으니 임유환이 그들을 두고 싸우는 건 말이 안 됐고 그렇다고 계속 이렇게 시간을 끌며 적들에게 노출될 수도 없음이었다.이 위험천만한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임유환은 반드시 방도를 생각해내야만 했다.임유환이 그렇게 미친 듯이 머리를 굴리고 있을 때 호텔 쪽에서 자동차의 경적소리가 들려왔다.서인아가 하얀색 포르쉐를 이끌고 큰 호선을 그리며 그들 앞으로 오더니 다급하게 외쳤다.“얼른 타요!”임유환은 적재 적시에 등장한 서인아를 보고 눈을 크게 뜨다가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다급히 차 문을 열고 최서우, 조명주와 함께 차에 올라탔다.그들이 올라탄 포르쉐의 타이어는 급발진한 탓에 바닥에 검은 흔적을 남기며 빠르게 호텔의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갔다.“X발!”그들이 떠나니 킬러들도 어쩔 수 없이 씩씩대며 자리를 떴다.“후...”지하주차장으로 대피한 그들은 차에서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있었다.임유환은 아까의 그 습격이 저를 노리고 일어난 것 같아 한마디도 하지 않고 골똘히 생각만 하고 있었다.“괜찮아요?”서인아는 제가 차를 가지러 간 사이 킬러들의 습격을 받은 세 사람을 보며 걱정스레 물었다.“괜, 괜찮아요. 고마워요 인아 씨.”최서우는 정말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사람처럼 창백해진 얼굴에 아직도 흔들리는 눈빛을 한 채 대답했다.“저도 괜찮아요. 인아 씨 덕분에 살았어요.”아까 서인아가 위험을 무릅쓰고 뛰어들어 자신들을 구해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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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0화

임유환은 아무리 봐도 이상한 그의 행동에 미간을 찌푸린 채 그를 주시하고 있었다.“왜 그러는 거야?”서인아는 그런 임유환을 의아한 듯 쳐다보며 물었다.“저 경찰 좀 수상해 보이지 않아?”임유환의 의심 가득한 말을 들은 서인아는 그가 가리킨 경찰을 눈여겨보았다.마침 팀장쯤 돼 보이는 다른 경찰이 그 경찰의 어깨를 토닥여주고 있었다.“이 형사, 현장은 처음일 텐데 이것도 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 너무 긴장은 하지 마. 그럼 잘해봐.”“네, 팀장님.”모자를 푹 눌러쓴 경찰은 고개를 끄덕이며 팀장을 따라 현장에서 증거를 수집하기 시작했다.“아니야, 내가 너무 예민했던 것 같아.”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상황에 임유환도 한시름 놓으며 말했다.“가서 물어보자, 뭐 나온 거 있나.”임유환이 이번 습격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걸 서인아도 알고 있었기에 그 궁금증을 풀어주고자 넌지시 제안했다.그에 임유환도 고개를 끄덕였고 그렇게 네 사람은 현장 쪽으로 다가갔다.“죄송하지만 여긴 사전 현장입니다. 민간인은 출입 못 하세요.”하지만 그들을 잔뜩 경계하며 언성을 높이는 경찰에 서인아는 차갑게 말했다.“아까 제가 신고했어요.”“아, 서인아 아가씨시네요. 죄송합니다, 어디 다치신 데는 없으세요?”경찰은 서인아를 보자 바로 공손해지며 고개를 숙였다.“다친 덴 없고요, CCTV는 돌려봤어요? 용의자는 특정됐나요?”“아직은 아무런 결과도 나오지 않았어요. 그래도 곧 나올 거니까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아가씨. 결과 나오면 저희 쪽에서 연락 드릴게요.”“네.”고개를 끄덕인 서인아는 임유환을 바라보며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우린 그냥 기다려야겠네.”“그럼 난 잠깐 어디 갔다 올게, 금방 올 테니까 여기서 조금만 기다려줘.”“응.”서인아가 고개를 끄덕이자 임유환은 아까 그 수림 속으로 들어갔다.호텔에서 300미터쯤 떨어진 그곳에는 총알과 핏자국이 가득했다.다만 아까 임유환이 심문하던 남자와 다른 킬러들의 시신은 이미 그의 예상대로 말끔히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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