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신분을 밝혔더니 아내가 후회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481 - 챕터 490

564 챕터

제481화

S 시.임유환과 윤서린은 밤바람을 맞으며 동네 공원에서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하지만 심정은 마치 구름에 가려진 달빛마냥 그리 좋진 않았다.그렇게 걷던 둘은 호수 앞에 멈춰 섰다.대리석으로 된 난간에 몸을 기대로 수면에 얼굴을 비춰보던 임유환은 아직도 복잡한 제 마음을 진정시키려 애썼다.파티장에서 나올 때, 클라우드 별장을 떠날 때 모든 개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서인아를 완전히 놓아버렸다고 생각했는데 마음이 후련하기는커녕 무거운 돌덩이가 심장을 짓누르는 듯 답답하기만 했다.그래서 숨조차 제대로 쉬어지지 않는 듯했다.“혹시 서인아 씨 생각해요?”그때 귓가에 윤서린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오자 임유환이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향해 말했다.“아니야. 이렇게 늦었는데 나랑 같이 산책해줘서 고마워.”임유환은 윤서린이 저를 걱정해서 이 늦은 시간까지 옆에 있어 준다는 걸 알고 있었다.밤 열 시가 넘은 시간이라 공원도 한적했고 가끔 한두 쌍의 커플이 지나가는 것 말고는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온 대지가 잠든 이 시각, 임유환은 정신이 그 어느 때보다도 맑았다.“우리 사이에 뭐 이런 걸로 고마워해요.”“그리고 유환 씨 지금 상태 보면 누구라도 걱정할 거예요.”웃으며 말하는 윤서린에 임유환은 고개를 들어 구름에 에워싸인 달을 보며 대답했다.“걱정 마, 나 진짜 괜찮아. 그냥 요즘 많은 일들이 갑자기 일어나서 마음이 좀 복잡한 것뿐이야.”임유환이 요즘 여러 가지 일들로 힘들어하는 건 윤서린도 알고 있었다. 임씨 집안 일 뿐만 아니라 어머니 일, 그리고 서인아 씨까지, 많은 일들이 임유환을 괴롭히고 있었다.“유환 씨...”서인아 생각을 하니 윤서린은 또 말을 잇지 못했다.사실 좀 전에 수미가 윤서린에게 연락을 해 임유환의 위치를 물었었다. 할 말이 있다며 다급 해하는 그 모습에 윤서린도 위치를 보내주었지만 임유환이 화낼까 걱정되어 계속 말을 못 하고 있었다.“응?”윤서린의 부름에 임유환이 눈썹을 세우며 그녀에게로 시선을 돌리자 윤서린이 우물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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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2화

“수미 씨?”임유환은 흔들리는 눈동자로 다가오는 수미를 향해 물었다.“유환 씨, 한참 찾았어요.”수미는 숨을 고르며 말했다. 한시라도 더 빨리 임유환을 찾으려고 빠르게 움직인 탓에 하이힐 굽까지 거의 끊어질 지경이었다.“무슨 일 있어요 수미 비서님?”수미가 저를 찾아온 건 서인아 일 때문이란 걸 눈치챈 임유환은 미묘하게 가라앉은 눈으로 물었다.“잠깐만 나 따라와 줘요, 할 말 있어요.”수미는 옆에 같이 있던 윤서린을 보더니 시간이 많지 않았던 수미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할 말 있으면 여기서 바로 해요.”임유환은 또 서인아 일로 윤서린을 피하고 싶진 않았기에 그런 수미의 부탁을 거절했다.“윤서린 씨 앞에서 말해도 괜찮겠어요?”그에 수미가 눈썹을 꿈틀거리며 물었다.“네.”“그럼 말할게요.”수미는 바로 이야기를 꺼냈지만 그래도 윤서린 앞이라 조금 돌려 말했다.“아가씨한테 귀찮은 일이 좀 생겼어요.”“귀찮은 일이라뇨?”“정우빈 씨에 관한 일이에요.”“정우빈이요?”정우빈의 이름이 들리자 임유환은 미간을 찌푸리고는 차가워진 목소리로 말을 했다.“정우빈 일을 왜 서인아는 왜 정우빈이 아닌 나한테 수미 씨를 보내서 얘기하는 거죠?”“유환 씨는 아가씨한테 무슨 일이 생겼을까 봐 걱정되지 않으세요?”예상치 못했던 임유환의 차가운 태도에 수미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하하, 서인아가 언제부터 내 관심이 필요한 사람이었죠?”임유환은 냉소를 흘리며 자기 자신을 비웃는 투로 말했다.“내일 결혼식이 끝나면 둘은 정식으로 부부가 되는 거잖아요. 부부 사이의 일을 나 같은 제삼자가 끼어드는 건 아니죠.”“진심이에요?”수미는 차가운 눈으로 임유환을 올려다보며 몸을 옅게 떨었다.“진심이 아니면 뭐겠어요?”임유환은 더는 본인만의 착각으로 서인아를 돕겠다고 나서고 싶지 않아 표정을 굳힌 채 말했다.또다시 서인아의 입에서 임유환은 애초에 서인아한테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었으니 결혼식장엔 오지 말아 달라는 매정한 말을 들을 자신이 없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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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3화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 수미 씨?”임유환은 수미의 붉어진 눈이 신경 쓰여 물었다.“걱정이라는 걸 할 줄 아는 사람이었네요?”수미는 처량한 웃음을 흘려보냈다.“내가 생각해도 이렇게 부질없어 보이는 데 아가씨는 오죽하겠어요.”“아가씨가 그동안 얼마나 유환 씨를 생각해왔는지 알긴 해요? 또 얼마나 많은 걸 겪고 참아왔는데!”“아가씨가 사실은 유환 씨를 아주 많이 신경 쓰고 있었다는 것도 몰랐겠죠?”“서인아가 나를요?”임유환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네.”그 질문에 수미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하며 임유환을 바라보았다.“아가씨가 유환 씨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늘 궁금해했잖아요.”“내가 오늘 알려줄게요.”“보름 전 아가씨가 S 시에 임유환 씨를 보러 왔을 때 집안 어르신들 전부 다 반대했었어요. 그렇게 자신의 안위 따위는 생각도 안 하고 임유환 씨 하나 보고 온 거라고요.”“임유환 씨도 알 거예요. 누군가의 암살대상이 되어버린 아가씨가 연경을 떠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임유환 씨 전처가 임유환 씨 배신했다는 거 알고는 일부러 임유환 씨 기 살려주려고 파티까지 열어서 임유환 씨를 대리인으로 지정한 거예요. 집안 어르신들한테도, 정우빈 씨한테도 안 알리고 몰래요.”“그리고 뒤늦게 그 사실을 안 정우빈 도련님이 S 시로 왔죠.”“아가씨는 도련님이 유환 씨한테 무슨 짓 할까 봐 걱정돼서 일부러 모진 말을 하신 거고요.”“그 말을 하는 아가씨 마음은 편했겠어요?”“그 뒤에 유환 씨가 강씨 집안의 협박을 받을 때도 서씨 집안 경호팀 부팀장 김우현 씨를 직접 보내서 임유환 씨를 지키라고 했었어요.”“그런데 김우현 씨가 질투심 때문에 아가씨 지시를 어기고 몰래 정우빈 도련님한테 보고했었죠.”“그래서 아가씨가 바로 김우현 씨를 처벌하고 집안 어르신들 반대도 무릅쓰고 서씨 집안에서 내쫓았어요.”“임유환 씨는 이 일들 알고 있었어요?”“뭐라고요?”임유환은 벙찐 얼굴을 한 채 세차게 떨리는 눈동자로 수미를 마주하고 있었다.수미는 놀란 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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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4화

“정우빈.”난간을 움켜쥐고 나지막하게 말하는 임유환이었지만 그 짤막한 문장에는 살기가 가득했다.“유환 씨, 괜찮아요?”윤서린은 감정 기복이 심해 보이는 임유환을 걱정스레 바라보았다.아까 임유환과 수미의 얘기를 듣고서야 윤서린도 그동안의 진실에 대해 알게 되었다.“미안해, 서린아.”윤서린의 목소리를 들은 임유환은 갑자기 침착해지며 걱정 가득한 윤서린의 얼굴을 쳐다보았다.또 자기 일로 걱정을 시킨 것 같아 미안함이 가득했다.그리고 이번에는 약속도 지키지 못할 것 같았다. 서인아가 자신을 위해 그동안 묵묵히 참아왔으니 내일의 결혼식엔 가야 할 것 같았다.“우리 사이에는 그런 말 안 해도 된다니까요, 유환 씨도 잘못도 아니잖아요.”“하지만... 어쨌든 나 때문에 일어난 일이니까...”윤서린이 다 이해한다고 했지만 임유환은 미안함을 쉽게 떨칠 수가 없었다.“그리고 내일 결혼식도...”임유환은 더 이상 말을 이어나갈 수가 없었다.서인아의 결혼식에 가야겠다는 말을 윤서린 앞에서 하기에는 너무 미안했기 때문이다.“내일 서인아 씨 결혼식에 간다는 말이 하고 싶은 거죠?”“응.”윤서린이 난처해하는 임유환 대신 말을 꺼내자 임유환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는 더 미안해져 고개를 들지 못했다.정말 자신은 윤서린에게 좋은 남자친구가 아닌 것 같았다.“알겠어요. 나라도 유환 씨 같은 결정 내렸을 거예요.”임유환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는 윤서린은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말했다.“서린아, 나는...”윤서린 또한 저를 위해 많은 걸 참고 견딘다는 걸 아는 임유환은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됐어요, 그만 생각하고 내일 결혼식에 참석해요.”임유환을 보는 윤서린의 눈빛이 아까보다 더 다정해져 있었다.“근데 하나만 약속해줘요.”“뭔데?”진지한 표정으로 하는 말에 임유환 역시 윤서린을 바라보며 물었다.“무사히 돌아오겠다고 약속해요.”“그래, 약속할게.”진지한 윤서린에 임유환도 세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답을 했다.“그거면 됐어요. 늦었는데 얼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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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5화

“서인아 씨 대신 복수를 하신다고요?”짤막한 문장에서 폭풍전야와 같은 오싹함을 느낀 흑제가 깜짝 놀라 되물었다.“예, 주인님!”“그래.”흑제의 대답을 듣고 난 임유환이 전화를 끊고 침대에 누워 천장을 응시하고 있었다.머릿속에는 지금까지의 서인아와의 그 많던 만남이 펼쳐졌다.공항에서 부터 해수욕장, 파티장까지 그리고 끝내 다가온 이별 뒤의 재회까지, 서인아와의 많고 많았던 만남이 다 그녀가 죽을 만큼 고생해서 이뤄진 거라는 생각에 마음이 복잡해졌다.그렇다면 7년 전 그 새벽녘에 서인아에게서 전해 들은 모진 말들 또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한 선택이지 않았을까 싶었다.그날의 서인아는 분명 임유환보다도 더 힘들고 아팠을 것이다.그래서 임유환을 7년 내내 찾아다닌 것이다.왜 바보같이 혼자 그 모든 걸 감당하려 들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던 임유환은 주먹을 꽉 쥐었다가 이내 다시 손을 풀었다.지금까지 모든 순간을 임유환 바라보며 뒤에서 묵묵히 지켜주었던 여자를 원망할 자격이 임유환에게는 없었다.바보는 서인아가 아닌 임유환 자신이었다. 임유환이 혼자 서인아를 오해하며 그녀에게서 멀어졌던 것이다.“후...”깊은 한숨을 내쉬는 임유환의 눈은 결의에 찬 듯 보였다.임유환은 더 이상은 서인아 혼자 그 큰 짐을 짊어지게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그래서 직접 서인아 앞에 놓인 걸림돌들을 치워주기로 했다.잠이 오지 않는 밤을 보내는 건 임유환뿐이 아니었다.윤서린, 조명주, 수미, 그리고 서인아에게도 긴 밤이었다.침대에 누운 윤서린은 아까부터 몸을 뒤척이고 있었다.물론 임유환의 약속도 받아냈고 또 흑제 어르신이 도와줄 걸 알고 있지만 그래도 정우빈의 세력을 생각하면 임유환의 안위가 걱정되는 건 어찌할 수가 없었다.한편 호텔에 있던 조명주는 갑자기 가빠지는 호흡에 창문 앞으로 다가와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그러다 보니 문득 임유환 생각이 났다.‘설마 내일 오진 않겠지?’같은 시각, 수미는 침대에 누워 벽에 걸린 시계의 초침이 돌아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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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6화

연경에서 최호화라고 불리는 킹더베이 호텔은 오늘 정우빈과 서인아의 결혼식을 위해 정씨 집안에서 전체대관을 한 곳이었다.오후 다섯 시쯤 되자 그 많던 객석은 사람들로 가득 찼고 다들 6시 정각에 열릴 연경 최고 명문가 정씨 집안의 도련님 정우빈과 서씨 집안 아가씨 서인아의 결혼식을 고대하고 있었다.둘의 결혼은 앞으로 십 년은 서씨 집안이 연경을 쥐고 흔들 것임을 뜻하고 있었다.하객석 첫 줄에는 내노라하는 유명인사들이 자리했는데 서씨 집안과 정씨 집안 주요권력자들 외에도 작전지역 대장, 원수급의 사람들이 앉아있었다. 연경 작전지역 총사령 역시 첫 줄에 자리했다.그 밖에 시장, 시장 비서, 그리고 연경 제일 갑부라는 칭호를 가진 사람들은 다 세 번째 줄에 앉아있었다. 두 번째 줄에 앉기에는 그들도 자격 미달이었다.조명주와 최서우도 수미와 같이 세 번째 줄에 앉아있었다.최서우는 처음 보는 어마어마한 라인업에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 자리에 있는 사람을 하나만 예로 들어도 S 시 유권자 따위는 손쉽게 눌러 버릴 것 같았다.이게 바로 정씨 집안과 서씨 집안의 영향력인가 싶어 최서우는 마음속으로 연신 감탄을 내뱉고 있었다.조명주는 자리에 앉자마자 주위부터 둘러보았고 익숙한 인영이 보이지 않는 걸 확인하고서야 임유환이 오지 않은 줄 알고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그렇게 모두의 기다림 속에서 시간은 빠르게 흘러 시계의 초침이 분침과 겹칠 때, 6시 정각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고 사람들의 마음도 그와 함께 설레기 시작했다.6시에 맞춰 불이 꺼진 홀에서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나오더니 주례를 맡은 사회자가 무대 위로 올라 잔뜩 격앙된 목소리로 결혼식의 시작을 알렸다.“이 자리를 빛내주신 모든 분들, 여사님, 회장님, 그리고 많은 대장, 원수님들, 모두들 안녕하십니까!”“정우빈 신랑님과 서인아 신부님의 결혼식에 참석해주신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다음 순서로 신랑 정우빈 님의 등장이 있겠습니다, 모두들 큰 박수로 맞아주십시오!”우레와 같은 박수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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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7화

수미가 가라앉은 마음으로 반쯤 포기하고 있을 때 서인아는 이미 무대에 올라 정우빈과 서로 마주 보고 있었다.주례는 마이크를 들고 아까와 같이 흥분되고 격앙된 목소리로 다시 말을 시작했다.“이 자리를 빛내주신 여사님들, 그리고 많은 신사분들, 오늘 여러분들의 많은 축하를 받으며 또 한 쌍의 아름다운 부부가 탄생했습니다!”“다 같이 큰 박수로 신랑신부의 결혼을 축하해줄까요?”“좋아요!”하객들의 동의와 함께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들려왔고 무대에 서 있던 정우빈은 그런 하객들을 바라보며 마치 저가 오늘의 주인공이 된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흡족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서인아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결혼식장의 문을 바라보며 임유환이 오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있었다.그리고 다행이라고 생각하던 그때 주례가 다시 입을 열었다.“감사합니다. 우리 신랑신부님도 여러분들의 진심 어린 축하를 느끼셨을 거라 생각해요!”“이제 이 무대로 신랑신부님께 넘겨드릴 때가 온 것 같은데요?”말을 마친 주례는 이번에는 정우빈을 향해 돌아섰다.“우리 신랑님께서 오늘은 아주 많이 기다리셨을 것 같아요, 신부님이 이렇게 아름다우시니 얼마나 빨리 데려가고 싶으셨겠어요.”“그럼 우리 신랑님 신부님 손 좀 잡아 주실까요?”미소를 지은 정우빈이 서인아의 손을 자신의 손바닥으로 받쳐 들자 주례가 말을 이어나갔다.“신랑님이 지금 받쳐 드신 두 손은 하늘이 신랑님께 내린 선물이고 앞으로의 인생을 함께 걸어가야 할 신부님의 손입니다.”“그럼 신랑님께 묻겠습니다. 이런 행복과 함께 짊어져야 할 든든한 남편의 책임을 다할 수 있으시겠습니까?”“앞으로 건강할 때도 몸이 아플 때도, 부유할 때도 가난할 때도, 삶이 힘들 때도 행복할 때도 변함없이 신부님의 옆에서 신부님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로 만들어 줄 자신 있으십니까?”“네!”이 순간만을 기다려왔던 정우빈이기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좋습니다, 우리 신랑님의 다짐을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들, 그리고 신부님도 잘 들으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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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8화

정적이 깃든 결혼식장에서 수많은 눈동자들이 경악과 당황스러움을 금치 못한 채 감히 서인아와 정우빈의 결혼식에 나타나 소란을 피우는 임유환에게로 향해 있었다.“임유환!”서인아는 흔들리는 눈으로 주먹을 꼭 말아쥐며 불안한 심정을 억누르려는 듯 보였다.조명주 역시 결혼식장에 나타난 임유환을 보고 입을 틀어막았다.‘설마 서인아를 빼앗으러 온 건가?’“역시 남자는 맞네!”수미는 이를 악물며 말했지만 서인아에게 희망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눈 속에 가득해진 기쁨은 숨길 수가 없었다.다들 갑작스러운 상황에 넋이 나가버려 결혼식장은 한참 동안 정적뿐이었지만 이내 하나둘 정신을 차린 사람들이 낮은 소리로 수군대기 시작했다.“저놈은 누구야?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누군지 아는 사람 있어?”“몰라요 저는...”“저도 잘 모르겠어요...”“연경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요.”“저 사람이 누군지 뭐가 중요해, 감히 정우빈 도련님의 결혼식을 망쳤으니 이젠 죽은 목숨이지.”두 번째 줄에 앉은 조씨, 전씨, 손씨, 이씨, 윤씨, 임씨 가문의 권력자들 사이에서도 수군거림이 들려오고 있었다.“저건... 유환이?”그때 청색 정장을 빼입고 엄숙한 표정으로 앉아있던 임씨 가문 가장 임준호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표정으로 말했다.“유환이? 그래 유환이 맞네!”그리고 그 옆에 앉아있던 젊은 여자도 갑자기 눈이 커지며 몸을 떨어댔다.어쩐지 처음 봤을 때부터 익숙하더라니.“저놈이 어떻게 여길 온 거지?”그때 제일 첫 줄에 앉아있던 총사령관도 한마디 거들자 같은 테이블에 있던 여러 원수들과 정씨 집안과 서씨 집안의 가장이 놀란 듯 물었다.“총사령관님은 저 사람이 누군지 아십니까?”“알지, 예전 임씨 집안의 작은 아들이야.”총사령관은 임유환의 현재 신분은 말하지 않았다.옛친구에게 약속을 지켜주겠다 당부하기도 했었고 임유환의 신분은 국가 최고 기밀이었기에 함부로 발설할 수가 없었다.“예전 임씨 집안 사람이라고요?”다들 총사령관의 말에 기억을 더듬고 있을 때 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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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화

임유환의 입에서 ‘미안해’란 말이 나올 줄도 몰랐고 또 그 말을 감히 바라지도 못했던 서인아는 상상 속에만 존재했던 그 말을 듣고 몸을 떨며 눈가가 촉촉해졌다.그 말이 뭐라고 지난날의 서러움과 쌓이기만 했던 오해들이 그렇게 부질없는 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서인아는 걱정스러운 말투로 임유환을 나무라는 말을 내뱉었다.“오지 말라고 했잖아, 여긴 왜 왔어...”임유환이 오지 않길 바라고 있었지만 임유환이 들어온 순간 서인아는 감동과 함께 이미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고 있었다.“나 원래 말 안 듣는 거 너도 알잖아.”임유환의 환한 웃음에 서인아는 7년 전처럼 가슴이 두근거렸다.그리고 서인아와 임유환이 사랑싸움을 하는 것만 같은 모습에 하객들은 잠시 정적을 유지하다 또 수군대기 시작했다.다들 임유환과 서인아의 관계에 대해 떠들자 정우빈은 떨리는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주먹만 꽉 말아쥐었다.“이게 뭐 하는 짓이야!”정우빈이 입을 열기도 전에 정씨 집안의 가장인 정우빈의 아버지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문 앞에 서 있는 임유환을 향해 소리쳤다.“감히 정씨 집안의 결혼식을 망치다니? 그 결과에 대해서 생각은 해봤나?”“나는 나쁜 결과 따윈 생각할 필요가 없어요.”정씨 집안 가장의 협박에도 태연하게 반박하는 임유환의 모습에 하객들은 숨을 들이마셨다.연경에서 정씨 집안의 세력은 그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정도로 엄청났는데 임유환이 감히 그 말에 토를 다니 다들 놀라울 따름이었다.“그래, 그렇게 나온단 말이지!”정서진이 분노에 찬 냉소를 흘리고는 임유환을 바로 내쫓지 않고 고개를 돌려 두 번째 줄에 앉아있는 임준호를 보며 말했다.“임준호 씨, 저놈도 임씨 집안 사람이었죠? 오늘은 내 아들의 결혼식이니 저도 화를 내고 싶지 않아요. 당장 내보내세요. 안 그러면 제가 직접 처리할 겁니다.”정씨 집안 가장이 돼서 저런 놈한테 직접 손을 대는 것보다 임준호를 시켜 일을 해결하면 화도 풀리고 또 이 기회를 빌려 정씨 집안의 절대적인 권력을 사람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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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0화

펑!결혼식장은 임유환의 말로 인해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감히 정씨 가문 사람 앞에서 이런 말을 내뱉다니! 그 자리에 있던 임준호의 표정도 임유환의 말에 순식간에 변해버렸다. 임준호의 긴 옷소매 안에 있던 손에 힘이 잔뜩 실렸고 그는 두 주먹을 꽉 쥐었다. [미친거 아니야? 정말 다 제멋대로 하려고 하네.] “정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구나!” 정서진은 노발대발 화를 내며 안색이 무섭게 변했다. 그는 임유환을 노려보며 중후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감히 우리 정 씨 집안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내뱉는 사람은 네가 처음이구나.” “오늘 내가 이 자리에서 너를 제대로 교육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다 우리 정 씨 집안을 만만하게 볼까 두렵구나.” 말을 마친 정서진은 부하에게 손을 보라는 명령을 내렸다. “아버님, 이번 일은 아들인 제가 해결해도 되겠습니까?” 순간 옆에 있던 정우빈이 입을 열었다. “네가 해결한다고?” 정서진은 믿기지 않는다는 눈으로 정우빈을 쳐다보았다. “네. 마침 저도 저 사람이랑 약간의 원한이 있어서요.” 정우빈은 정서진의 눈빛에도 흔들리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자 정서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래, 그럼 이번 일은 너한테 맡기마.” “절대로 우리 집안의 실력을 얕보게 해서는 안 돼.” “근심마세요 아버님.” 정우빈은 입술을 혀로 슥 핥더니 임유환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는 담담한 말투로 그에게 말을 했다. “우리 아버지가 하신 말씀 너도 들었을 거라고 믿어.” “솔직히 네가 내 결혼식에 올 줄은 나도 몰랐어. 게다가 감히 우리 정 씨 집안 손님들 앞에서 그렇게 미친 말이나 막 해댈 줄이야.” “도대체 누가 너한테 그런 자신감을 준거지?” “뭐 어차피 온 김에 오늘부터 여기 평생 남아있어.” “김우현! 네가 나설 차례야.” 정우빈의 외침소리와 함께 그의 뒤에서는 하얀 갑옷을 입은 수많은 사람들이 일정한 발걸음소리로 무대 위에 등장을 했다. 그 사람들의 정체는 바로 정씨 집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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