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억만장자 신분을 밝혔더니 아내가 후회했다: Chapter 501 - Chapter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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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1화

임유환의 대답은 현장에 있던 사람들로 하여금 입을 더욱 꾹 닫게 만들었다. 마치 멈추기 버튼을 누른 것 마냥 사람들은 작은 움직임조차 편히 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내 누군가의 숨소리가 고요한 현장에 울려 펴졌다. 모든 사람들은 들리는 소리를 따라 놀란 토끼 눈으로 정우빈을 쳐다보았다. 감히 정씨 가문의 주인 앞에서 저런 말을 당당히 내뱉다니! 정서진의 눈빛은 임유환이 한 무례한 말 때문에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었다. “좋아. 정말 대단하군!” “정말이지 미친놈이구나.” 정서진은 화가 너무 나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버렸다. 그의 말은 고요한 현장에 요란하게 울려 퍼졌기에 사람들에게 거대한 압박감이 느껴지게 만들었다. 사람들은 심장이 빠르게 뛰어댔고 조명주 또한 마음이 급해졌다. 전에 임유환이 놀랄 만큼 강한 실력을 보여줬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그를 도마 위에 놓인 생선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필경 그가 마주할 사람은 전체 정씨 가문의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지금 연경에서 절대적인 통치력을 가지고 있는 가문이기에 임유환은 상대가 안 될 것 같았다. 정서진이 정씨 가문의 장악력을 손에 쥐게 된 데에는 그의 실력이 뒷받침 해주고 있었고 무존 중기 급인 그의 실력은 정우빈과는 비교조차 할 수가 없었다. “허허, 정 씨 주인님? 그 기세와는 달리 방금 정우빈 씨는 반칙까지 해가면서 싸우시던데, 제가 좀 미친 짓을 해도 괜찮지 않겠습니까?”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은 임유환의 얼굴에는 옅은 미소만 보여졌다. [감히 정서진을 화나게 하다니! 저런 대담한 사람을 보았나!] “하하, 정말 입만 살아서 움직이는 아이구나.” 정서진은 크게 웃고 있었지만 눈에는 여전히 살의가 느껴졌다. “지금까지 나 정서진에게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누구도 없었는데 네가 처음이구나.” “오늘 내가 만약 네 스스로 여기서 걸어 나가게 한다면 우리 정 씨 가문이 뭐가 되겠냐?” “자존심이요?” “제가 만약 정말 간다고 하면 정 씨 가문 고작 하나만 믿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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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2화

“저 분은 바로 흑제 어르신?” 대중들은 그의 등장에 다 놀란 듯 동공마저 흔들리는 것 같았다. 그들은 앞에 있는 존엄 있지만 익숙한 얼굴에 숨을 죽였고 작은 움직임도 보이지 못했다. 사람들은 임유환이 도움을 청한 사람이 바로 세계적인 부자인 흑제일 줄은 예상도 못했다. [저러니까 정서진을 무서워하지도 않았구나.] [이렇게 큰 패를 숨기고 있었다니!] “흑제?” 조명주 또한 흑제의 등장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전에는 흑제가 임유환을 도와주는 것이 소백우 때문이나 임유환이 s시의 대표 인물이라서 그런 줄 알았었다. 하지만 오늘 보니 흑제가 임유환을 도와주는 데에는 소백우랑 아무런 관계가 없어보였다. [이건 완전 임유환을 위해서 나서는 거잖아.] [도대체 얼마나 많은 일을 숨기고 있는 거지?] [대체 무슨 신분인 거야?] 원래 임유환이 말한 국가 특수요원 신분은 오늘 두 눈으로 본 바에 의하면 근본 비길 수가 없는 모양이지 않은가? 어느 특수요원이 무제의 실력을 소유할 수 있는지, 어떤 특수요원을 위해 세계적인 부자가 직접 나서는지 조명주는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의 놀라고 있을 때, 정서진의 동공도 급격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는 임유환이 흑제의 도움을 요청할 줄은 몰랐다. [저래서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거구만.] 하지만 여기는 연경이었다. 여기 있는 모든 것은 군권이 장악하고 있었고 정씨 가문의 손아귀에 놓아져 있었다. 그저 부자일 뿐인 흑제가 돈이 많다고 해서 연경에서 무얼 할 수 있겠는가? 연경에 있는 권력과 군인, 그리고 정씨 가문을 절대 이기지는 못할 것이라고 정서진은 생각했다. 자신의 생각이 맞다고 생각한 그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임유환을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 “이게 바로 너의 마지막 패였던 것이냐?” “고작 세계적인 부자 한명 데리고 왔다고 우리 정 씨 가문에서 너를 못 건드릴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지?” “그럼 어디 한번 건드려 보십시오.” 임유환은 정서진의 말에 담담한 말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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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3화

흑제 어르신의 단호한 목소리는 현장에 크게 울려 퍼졌다. 모든 사람들의 심장은 하나 같이 빠르게 뛰었다. 대중들은 흑제 어르신이 저 사람을 위해 정씨 가문을 건드리는 결정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정서진의 안색은 아까보다 더 굳어져있었다. 그는 흑제 어르신을 노려보며 한 자 한자 또박또박 말을 내뱉었다. “흑제 어르신? 저 놈을 위해 저희 정 씨 가문을 정말 건드리려는 것입니까? 잘 생각하시고 결정을 하시는게 좋을 텐데요. 어떤 후과가 초래될지 모르니까.” “후과요? 정 씨 가문은 그저 내 눈에 우물 속의 개구리 일뿐입니다.” 흑제 어르신은 차가운 미소만 지으며 정서진에게 대답을 해줬다. 그의 대답에 정서진은 분노가 치솟아 입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후.” 정서진은 깊은 숨을 내뱉더니 눈빛이 철저히 싸늘하게 식어갔다. “좋아요. 아주 좋습니다. 우물 속 개구리라니!” “보아하니 저희 가문에서 오랫동안 너무 조용히 지냈나 봅니다. 이렇게 개나 소나 저희를 얕잡아 보는걸 보니.” “하나는 임 씨 가문의 버려진 아들, 또 하나는 그저 부자 일 뿐인 사람이 무슨 실력으로 이러는 겁니까?” “우리 가문에서 연경을 손에 꽉 쥐고 있기까지 단지 실력 하나만 있었을 것 같습니까?” “그럼 지금부터 보여드리지요. 저희 정 씨 가문의 진짜 패를.” “이제 두 사람 다 후회할 기회도, 도망칠 시간도 없을 겁니다.” 정서진은 험악해진 얼굴로 말을 했고 손을 슥 움직이자 크고 웅장한 번개와도 같은 소리가 현장에 울렸다. “여봐라! 내 명령에 다들 따르거라.” “육군전사를 총 동원해 싸울 것이니 준비 시키도록!” “네! 주인님.” 정서진의 말에 사람들은 하나같이 내쉬던 숨을 꾹 참게 되었다. 정씨 가문의 주인이 연경 작전지역에서부터 육군전사를 동원해 두 사람을 짓밟으려 하다니! [이제는 정말 큰 일이 벌어지겠구나! 정서진이 군들까지 동원하니.] “육군전사!” 무대 위에 있던 소백우는 이 말을 듣고 표정이 순식간에 변해 버렸다. “큰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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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4화

“수빈아, 나는...” 임준호는 주먹을 꼭 쥐고는 흔들리는 눈빛으로 채수빈을 바라보았다. 그의 옆에 서있던 여성의 이름은 채수빈, 임준호의 현 아내되는 사람이다. “준호 오빠, 저도 오빠 마음 알아요.” 채수빈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임준호를 다정하게 바라보며 흥분한 그를 말렸다. “알겠어.” 임준호는 채수빈의 만류에 하는 수 없이 이만 꽉 깨물 뿐 나서지 않았다. 그러나 임준호는 한 가문의 주인이나 돼서 가만히 구경만 하는 것이 못내 탐탁치가 않았다. 자신의 아들이 크나큰 위험에 처해있는데 아버지가 돼서 그저 바라만 보게 된 상황이지 않은가? 마치 15년 전 그날처럼 말이다. 그러나 그때, 현장에는 조명주의 큰 외침 소리가 울렸다. “정 씨 아버님, 작전 지역에서 군인까지 동원하면서 임유환같은 백성을 상대하는 것이 조금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신지요?” 그녀는 더는 가만히 지켜볼 수가 없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모든 사람들의 시선은 목소리를 낸 조명주에게 향했고 한 번에 이분은 p시 작전 지역에 있던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정우빈과 마찬가지로 작전 지역에서 에이스라고 불리던 조명주는 군인 집안에서 태어났었다. 그녀의 할아버지는 p시의 총 사령관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몸이 허약해진 탓에 조명주의 결혼식에는 참여를 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사람들은 조명주가 임유환과 무슨 사이기에 이런 상황에서 그의 편을 들어주는지, 정씨 가문이 두렵지도 않은지가 궁금했다. “조명주?” 임유환의 동공이 조명주를 보고는 급격히 떨리고 있었다. 그는 조명주가 이럴 때 자신을 도와 말을 해주리 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기에 무척이나 감동을 받았다. “조 씨 가문의 딸 아니신가?” 정서진은 조명주의 말에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저 놈이랑은 무슨 사이지?” “친구예요.” 조명주는 정서진의 말에 담담한 말투로 대답했다. 펑! 그녀의 대답이 떨어지기 무섭게 현장에서는 갑자기 큰 소리가 들려왔다. 조명주가 저 놈이랑 친구 사이라니! 사람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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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5화

정적에 휩싸인 장내에서 사람들의 시선은 일제히 무대 위의 총사령관에게로 향해 있었다.하지만 총사령관은 하얗게 센 눈썹을 꿈틀거리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았고 또 나서서 막지도 않았다.하지만 사람들은 그것은 정서진의 행동에 대한 무언의 긍정이라 받아들이고는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있었다.정서진 역시 총사령관이 지금 연경 작전지역에서 중요한 자리에 있는 정씨 집안을 도울 거라 생각해 웃음을 지어 보였다.정서진은 득의양양해서 하객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총사령관님의 뜻이 무엇인지 여러분도 보았겠죠.”“누가 또 감히 나서서 저놈을 두둔한다면 우리 정씨 집안, 그리고 이 정서진과 척을 질 각오는 하셔야 할 겁니다.높진 않지만 힘 있는 목소리가 결혼식장 안에 울려 퍼졌다.장내는 쥐죽은 듯 조용했고 다들 임유환의 안위가 위태로워질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그리고 총사령관이 정서진의 손을 들어줄 줄 몰랐던 조명주는 마음이 무거워졌다.여러 가문의 가장들은 다들 한숨을 내쉬며 오랜만에 나온 인재의 죽음에 안타까워했다.“이제 죽을 준비는 좀 됐나?”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다시금 정서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죽어? 누가 죽을진 아직 모르지 않나?”“제 주제도 모르는 놈이!”담담히 저를 쳐다만 보는 임유환에 정서진은 분노 가득한 눈으로 소리쳤다.“그래도 죽기 전에 네가 어떤 놈인지는 좀 봐야겠다. 네 뼈도 입처럼 단단한지 확인하고 죽여도 늦진 않으니까.”말을 마친 정서진은 이마에 힘을 주더니 순식간에 어마어마한 기운을 뿜어냈다.아주 잠깐이지만 그 힘은 무제 중기에는 족히 달하는 힘이었다.그 놀라운 기운에 사람들은 정서진이 친히 나서려는가 보다 하며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 채 그를 주시했다.“무제 중기?”마찬가지로 이 광경을 보고 있던 임준호는 깜짝 놀라 낯빛이 파랗게 질리며 말했다.“다 늙어서 젊은이 상대로 힘을 쓰다니! 너무한 거 아니야?!”그리고 다른 여섯 가문의 가장들도 명문가의 가주인 정서진이 직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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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6화

조명주는 제가 정서진의 결심을 너무 가볍게 여겼다는 생각에 낯빛이 어두워졌다.“그러니 명주 너는 얼른 비켜. 잘못해서 널 다치게 하면 안 되잖니.”다시 입을 연 정서진의 뜻은 명확했다. 얼핏 보면 조심하라는 것 같지만 사실은 마지막 경고였다.서인아도 정서진의 살기를 느꼈기에 차가운 손을 꽉 말아쥐며 제 아버지를 향해 도와달라는 눈빛을 보냈다.지금 이 상황에서 정서진 앞에 당당히 나설만한 사람은 오직 서인아의 아버지 서강인뿐이었다.하지만 서강인은 제 딸을 향해 고개를 내저었다.정씨 집안이 제 뜻을 이토록 강력하게 피력했는데 이 상황에서 나선다면 정씨 집안과 적이 되겠다는 뜻이기에 아무리 서강인이라도 무모하게 행동할 수는 없었다.지금은 그냥 가만히 지켜보는 것이 최선이었다.임유환은 천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재능이 있는 사람이었지만 천재도 갈고 닦을 시간이 필요한 건데 정서진은 그 시간을 줄 마음이 없어 보였다.서인아는 도와주지 않을 것 같은 아버지를 보며 점점 더 조급해나 주먹만 꼭 쥐고 있었다.그때 정서진이 한 걸음 한 걸음 임유환에게로 다가갔다.강력한 기운이 그 발걸음에서 새어 나와 다들 숨을 죽인 채 정서진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었다.이게 바로 무제 중기인가 싶은 아우라는 아까의 정우빈과는 전혀 비교도 안 되는 기운이었다.그에 눈빛이 흔들리던 조명주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는 다급히 뒤돌아서서 임유환을 향해 말했다.“유환 씨, 정서진이 움직이기 전에 빨리 흑제와 함께 여기서 나가요. 내가 어떻게든 시간 끌어볼게요.”“조 중령님...”임유환은 저를 위해 목숨까지 내놓으려 하는 조명주에 말을 잇지 못했다.“뭐해요 빨리 안 가고!”조명주는 눈까지 빨개진 채 다급하게 외쳤다.임유환이 여기 이대로 있다면 정서진 손에 죽을 게 뻔하지만 조명주는 달랐다.조명주 본인이 작전지역 중령이기도 하고 또 할아버지가 P 시 사령관이시니 정서진이 정말로 조명주를 다치게 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하지만 조명주도 자신이 정서진을 오랫동안 잡아둘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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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7화

“인아야, 지금 뭐 하는 짓이야?”“아저씨, 이 사람 한 번만 용서해주세요.”굳어진 얼굴로 묻는 정서진을 향해 서인아는 사정했다.“너와는 상관없는 일이야. 얼른 비켜!”정서진의 호통에 서인아의 눈동자가 흔들렸지만 서인아는 그 분노를 느꼈지마는 결코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인아야, 네가 우리 집안 며느리가 될뻔했던 걸 봐서 한번은 눈감아줄 테니 빨리 비켜. 계속 막고 있으면 너한테도 손을 댈 수밖에 없어.”정서진은 굳은 얼굴로 차갑게 말했다.“아저씨, 저는...”“비켜!”얼굴이 빨개지도록 화를 내는 정서진을 보면서도 서인아는 물러서질 않았다.“난 기회를 줬어. 안 비킨 건 너니까 나 원망하지마.”정서진은 이글거리는 눈으로 서인아를 보며 살기를 드러냈다.제 아들이 맞은 일로 이미 정씨 집안의 체면이 바닥에 떨어졌는데 예비 며느리까지 나서서 저런 근본 없는 놈을 두둔하니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그래서 정서진은 기운을 모으며 장풍을 만들어 서인아부터 처리하려 했다.“인아야, 얼른 나와! 거기 있지 말고!”정서진의 살기를 느낀 서강인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지만 서인아는 고집스러운 눈을 하고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았다.7년 전, 집안 어르신들의 핍박에 못 이겨 임유환과 헤어지고 7년 후의 오늘도 집안의 미래를 위해 정우빈과 결혼하려 했었던 서인아는 이제는 더 양보할 생각이 없었다.임유환이 서인아를 위해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듯 서인아도 그러했다.“아버지, 이번만은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게 해주세요.”서인아는 낮게 혼잣말을 하며 임유환을 막아선 채 정서진을 바라보았다.서인아는 자신이 목숨을 내걸어야만 아버지가 움직일 걸 알고 있었기에 정말 죽을 수도 있는 상황 앞에서도 꼼짝하지 않았다.“당장 이리 안 와?!”다급한 서강인의 부름에도 움직이지 않는 서인아에 정서진은 이글거리는 눈을 한 채 말했다.“네가 그렇게 저놈을 지켜야겠다면 둘이 같이 죽는 것도 괜찮겠네.”말을 마친 정서진은 서인아의 얼굴을 향해 장풍을 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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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8화

굉음과 함께 임유환의 두 손바닥이 허공에서 부딪쳤다.그 우레와 같은 소리도 놀라웠지만 사람들은 감히 정서진과 실력으로 맞서려 하는 임유환의 기개에 더 놀랐다.크게 뜬 그들의 눈에는 더 놀라운 광경이 보였다.정서진이 임유환의 힘에 의해 뒤로 물러나게 된 것이다. 그에 반해 임유환은 흔들림 없이 그 자리에 우뚝 서 있었다.“어떻게 이래?!”손바닥으로 천하를 정서진을 밀어버린 임유환에 다들 말없이 놀라운 기색만 비치고 있었다.서강인도 입을 틀어막고 놀라고 있었고 조명주와 서인아도 놀라운 눈으로 앞에 선 임유환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다들 숨 쉬는 것조차 잊은 채 조용히 그들의 결투를 주시하고 있었다.임유환에게 밀린 것이 김우현도 정우빈도 아닌 무제 중기의 실력을 갖춘 정서진이었기에 다들 한동안 놀랐지만 이내 그 이유를 알아차렸다.서인아가 그 앞을 막아서고 있었기에 정말 그녀를 다치게 하면 서강인이 서씨 집안의 모든 권력을 총동원해 정서진을 견제할 것을 염려하여 정서진이 마지막에 힘을 거둔 것 같았다.“후.”그 광경을 지켜보던 서강인은 무사한 제 딸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하지만 자신이 서씨 집안의 연경 세력들을 고려하여 힘을 거둔 틈을 타 장풍을 쏜 임유환에 정서진의 눈빛은 아까보다 더 번뜩였다.서인아를 걱정하여 온 힘을 다하지 않았는데 그게 도리어 임유환을 도와주는 꼴이 되어 하마터면 쪽팔릴 뻔했다는 생각에 정서진은 아까보다 더 짙어진 살기가 담긴 눈으로 임유환을 노려보며 이번에는 온 힘을 다해 진기를 내뿜었다.“임유환, 위험해!”그에 벙쪄있던 서인아도 정신을 차리며 다급하게 소리쳤다.“나 괜찮으니까 걱정 마.”임유환은 서인아를 향해 속삭이며 부드럽게 웃어 보였지만 서인아는 안심하기는커녕 점점 더 조급해나 다시 한번 아버지를 향해 도와달라는 눈길을 보냈다.서인아의 성격상 자신이 나서지 않으면 포기할 것 같지 않아 보였기에 서강인도 고개를 젓더니 앞으로 나서며 입을 열었다.“그만하시죠.”서강인이 입을 열자 장내는 다시 조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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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9화

짧은 몇 마디가 회오리처럼 장내에서 소용돌이치자 다들 덩달아 놀랐다.이 자리에 앉은 모든 이가 다 느낄 수 있을 만한 분노에 서강인도 표정이 변하더니 다시 한번 두 손을 맞붙이며 정중하게 말했다.“오늘 일은 제가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자식 교육은 제가 꼭 다시 잘 시키겠습니다.”“임유환은 정씨 집안 가주께서 한 번만 너그럽게 봐주신다면 저의 서씨 집안에서 책임지고 해결하겠습니다.”“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고 내일 반드시 정씨 집안과 우빈이에게 답을 드리겠습니다.”“봐달라고요? 지금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얘기하는 겁니까?”“압니다. 정씨 집안 가주의 아량을 바라고 드린 얘깁니다.”굳어진 정서진의 얼굴을 보며 서강인이 다시 한번 사과를 했다.“오늘 저놈을 꼭 살리시겠단 뜻이죠?”한 자 한 자 힘주어 말하는 정서진에 서강인 한숨을 쉬더니 대답했다.“후.”“네. 그런 뜻 맞습니다.”“제가 싫다면요?”“그럼 저도 제 방식대로 처리해야겠죠.”낮게 가라앉은 정서진의 목소리에 서강인이 주먹을 꽉 쥔 채 말했다.꽉 쥔 주먹에서 땀이 흘러나오는 걸 봐서 서강인도 이 말을 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정서진은 얼굴이 굳어졌을 뿐 아니라 섬뜩한 눈으로 서강인을 응시하며 마지막으로 확인하고자 입을 열었다.“이 말을 정씨 집안에 대한 선전포고로 받아들여도 되겠습니까?”“저는 저에게 하룻밤만 시간을 줘서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게 해달라는 부탁을 드리고 있는 겁니다.”“죄송하지만 그 부탁 거절해야겠습니다.”“그럼 저도 어쩔 수 없죠.”가라앉은 정서진의 얼굴에 서강인도 한숨을 한번 쉬고는 짤막하게 대꾸했다.서강인은 눈 깜짝할 사이에 서인아의 앞에 와서더니 그녀를 향해 말했다.“얼른 임유환 데리고 여기서 나가. 여긴 아빠가 시간 끌고 있을게.”그 모습에 안도한 서인아의 얼굴이 다시 밝아지며 고개를 끄덕였다.“네!”그리고는 아빠의 말대로 임유환을 데리고 이곳을 빠져나가려 했다.“유환아, 얼른 가자.”“어딜 가?!”정서진은 호통을 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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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0화

“이건... 비행기?”어리둥절한 하객들의 귀에 그 소리가 더욱더 가깝게 더욱더 선명하게 들렸다.한대, 두대, 세대... 그 수는 헤아릴 수도 없이 많아 보였다.그리고 내는 소리로 보아 평범한 비행기가 아니라 전투기인 것 같았다.전투기가 호텔 밖에서 날고 있단 소리였다.다들 정서진이 임유환을 상대하기 위해 전투기를 부른 줄로만 알고 있었다. 그들의 짧은 식견으로 보아 이 연경지역에서 그만한 지위와 실력을 갖춘 사람은 정씨 집안 뿐이었다.전투기 소리에 잠시 당황하던 정씨 집안 사람들도 이내 정서진이 정씨 집안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고 그 명망을 더 쌓기 위해 작전지역에서 공군을 불러들인 줄로 알고 환해진 얼굴로 정서진을 바라보았다.하지만 사람들의 시선을 느낀 정서진은 미간을 찌푸렸다.그에게는 육군을 움직일 수 있는 권한밖에 없었는데 어떻게 공군이 움직인 건지 의아해 났다.그러다 문득 총사령관이 부른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정서진은 환한 얼굴로 무대 위의 총사령관을 바라보았다.정서진은 총사령관이 정씨 집안의 체면을 위해 공군까지 보내 저를 도와준다는 생각에 자신이 총사령관 마음속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착각하고 있었다.육군을 움직이는 걸 막지 않았을뿐더러 이렇게 조용히 도움까지 주신다며 혼자 들떠있는 정서진과 달리 총사령관은 그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조용히 임유환을 주시하고 있었다.전에 정서진이 육군을 움직이는 것에 반대하지 않은 것은 무언의 긍정 따위가 아니라 임유환의 생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에 함부로 나서지 않은 것뿐이었다.임유환이 지금 호패의 주인이자 또 자신의 오랜 친구의 제자였기에 총사령관은 그가 현장을 지나친 혼란에 빠뜨리지 않는 이상 지켜보고만 있으려 했다.하지만 그런 사실을 알 리 없는 정서진은 총사령관도 저를 돕는다 생각해 우쭐거리며 섬뜩하게 임유환을 노려보며 말했다.“군대도 다 왔겠다 너도 이젠 죽을 건데 유언이라도 말해봐.”공군까지 왔으니 정서진은 이건 틀림없는 정씨 집안의 승리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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