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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6화

조명주는 제가 정서진의 결심을 너무 가볍게 여겼다는 생각에 낯빛이 어두워졌다.

“그러니 명주 너는 얼른 비켜. 잘못해서 널 다치게 하면 안 되잖니.”

다시 입을 연 정서진의 뜻은 명확했다. 얼핏 보면 조심하라는 것 같지만 사실은 마지막 경고였다.

서인아도 정서진의 살기를 느꼈기에 차가운 손을 꽉 말아쥐며 제 아버지를 향해 도와달라는 눈빛을 보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정서진 앞에 당당히 나설만한 사람은 오직 서인아의 아버지 서강인뿐이었다.

하지만 서강인은 제 딸을 향해 고개를 내저었다.

정씨 집안이 제 뜻을 이토록 강력하게 피력했는데 이 상황에서 나선다면 정씨 집안과 적이 되겠다는 뜻이기에 아무리 서강인이라도 무모하게 행동할 수는 없었다.

지금은 그냥 가만히 지켜보는 것이 최선이었다.

임유환은 천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재능이 있는 사람이었지만 천재도 갈고 닦을 시간이 필요한 건데 정서진은 그 시간을 줄 마음이 없어 보였다.

서인아는 도와주지 않을 것 같은 아버지를 보며 점점 더 조급해나 주먹만 꼭 쥐고 있었다.

그때 정서진이 한 걸음 한 걸음 임유환에게로 다가갔다.

강력한 기운이 그 발걸음에서 새어 나와 다들 숨을 죽인 채 정서진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었다.

이게 바로 무제 중기인가 싶은 아우라는 아까의 정우빈과는 전혀 비교도 안 되는 기운이었다.

그에 눈빛이 흔들리던 조명주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는 다급히 뒤돌아서서 임유환을 향해 말했다.

“유환 씨, 정서진이 움직이기 전에 빨리 흑제와 함께 여기서 나가요. 내가 어떻게든 시간 끌어볼게요.”

“조 중령님...”

임유환은 저를 위해 목숨까지 내놓으려 하는 조명주에 말을 잇지 못했다.

“뭐해요 빨리 안 가고!”

조명주는 눈까지 빨개진 채 다급하게 외쳤다.

임유환이 여기 이대로 있다면 정서진 손에 죽을 게 뻔하지만 조명주는 달랐다.

조명주 본인이 작전지역 중령이기도 하고 또 할아버지가 P 시 사령관이시니 정서진이 정말로 조명주를 다치게 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조명주도 자신이 정서진을 오랫동안 잡아둘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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