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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9화

짧은 몇 마디가 회오리처럼 장내에서 소용돌이치자 다들 덩달아 놀랐다.

이 자리에 앉은 모든 이가 다 느낄 수 있을 만한 분노에 서강인도 표정이 변하더니 다시 한번 두 손을 맞붙이며 정중하게 말했다.

“오늘 일은 제가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자식 교육은 제가 꼭 다시 잘 시키겠습니다.”

“임유환은 정씨 집안 가주께서 한 번만 너그럽게 봐주신다면 저의 서씨 집안에서 책임지고 해결하겠습니다.”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고 내일 반드시 정씨 집안과 우빈이에게 답을 드리겠습니다.”

“봐달라고요? 지금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얘기하는 겁니까?”

“압니다. 정씨 집안 가주의 아량을 바라고 드린 얘깁니다.”

굳어진 정서진의 얼굴을 보며 서강인이 다시 한번 사과를 했다.

“오늘 저놈을 꼭 살리시겠단 뜻이죠?”

한 자 한 자 힘주어 말하는 정서진에 서강인 한숨을 쉬더니 대답했다.

“후.”

“네. 그런 뜻 맞습니다.”

“제가 싫다면요?”

“그럼 저도 제 방식대로 처리해야겠죠.”

낮게 가라앉은 정서진의 목소리에 서강인이 주먹을 꽉 쥔 채 말했다.

꽉 쥔 주먹에서 땀이 흘러나오는 걸 봐서 서강인도 이 말을 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정서진은 얼굴이 굳어졌을 뿐 아니라 섬뜩한 눈으로 서강인을 응시하며 마지막으로 확인하고자 입을 열었다.

“이 말을 정씨 집안에 대한 선전포고로 받아들여도 되겠습니까?”

“저는 저에게 하룻밤만 시간을 줘서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게 해달라는 부탁을 드리고 있는 겁니다.”

“죄송하지만 그 부탁 거절해야겠습니다.”

“그럼 저도 어쩔 수 없죠.”

가라앉은 정서진의 얼굴에 서강인도 한숨을 한번 쉬고는 짤막하게 대꾸했다.

서강인은 눈 깜짝할 사이에 서인아의 앞에 와서더니 그녀를 향해 말했다.

“얼른 임유환 데리고 여기서 나가. 여긴 아빠가 시간 끌고 있을게.”

그 모습에 안도한 서인아의 얼굴이 다시 밝아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리고는 아빠의 말대로 임유환을 데리고 이곳을 빠져나가려 했다.

“유환아, 얼른 가자.”

“어딜 가?!”

정서진은 호통을 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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