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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0화

“이건... 비행기?”

어리둥절한 하객들의 귀에 그 소리가 더욱더 가깝게 더욱더 선명하게 들렸다.

한대, 두대, 세대... 그 수는 헤아릴 수도 없이 많아 보였다.

그리고 내는 소리로 보아 평범한 비행기가 아니라 전투기인 것 같았다.

전투기가 호텔 밖에서 날고 있단 소리였다.

다들 정서진이 임유환을 상대하기 위해 전투기를 부른 줄로만 알고 있었다. 그들의 짧은 식견으로 보아 이 연경지역에서 그만한 지위와 실력을 갖춘 사람은 정씨 집안 뿐이었다.

전투기 소리에 잠시 당황하던 정씨 집안 사람들도 이내 정서진이 정씨 집안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고 그 명망을 더 쌓기 위해 작전지역에서 공군을 불러들인 줄로 알고 환해진 얼굴로 정서진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사람들의 시선을 느낀 정서진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에게는 육군을 움직일 수 있는 권한밖에 없었는데 어떻게 공군이 움직인 건지 의아해 났다.

그러다 문득 총사령관이 부른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정서진은 환한 얼굴로 무대 위의 총사령관을 바라보았다.

정서진은 총사령관이 정씨 집안의 체면을 위해 공군까지 보내 저를 도와준다는 생각에 자신이 총사령관 마음속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육군을 움직이는 걸 막지 않았을뿐더러 이렇게 조용히 도움까지 주신다며 혼자 들떠있는 정서진과 달리 총사령관은 그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조용히 임유환을 주시하고 있었다.

전에 정서진이 육군을 움직이는 것에 반대하지 않은 것은 무언의 긍정 따위가 아니라 임유환의 생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에 함부로 나서지 않은 것뿐이었다.

임유환이 지금 호패의 주인이자 또 자신의 오랜 친구의 제자였기에 총사령관은 그가 현장을 지나친 혼란에 빠뜨리지 않는 이상 지켜보고만 있으려 했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알 리 없는 정서진은 총사령관도 저를 돕는다 생각해 우쭐거리며 섬뜩하게 임유환을 노려보며 말했다.

“군대도 다 왔겠다 너도 이젠 죽을 건데 유언이라도 말해봐.”

공군까지 왔으니 정서진은 이건 틀림없는 정씨 집안의 승리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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